백 명의 적과 백 번의 싸움을 준비할 것이다
윤미래 내가 몇 년간을 목청껏 외쳐왔던 것이 커다란 착각이었다는, 굉장히 창피한 자기 반성.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고, 성별도 없고, 인종도 없다는 거짓말에 아주 오랫동안 홀려 있었다. 기만당한 피해자라고 스스로 규정할 생각은 없다. 나는 내 의지로, 전력을 다해, 적극적으로 그 신념을 선택했다. 남성들과, 백인들과, 강대국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한편이 되고 싶었으니까. 그러면 든든할 것 같았으니까. 그게 길이고, 그래야 이긴다고 믿었다. 계급 투쟁에 걸린 이익은 국적이며 성별, 인종 따위의 알량한 기득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크니까, 그것을 똑바로 지적하고 설득하면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남이 점유한 자원을 빌어쓰는 데는 당연하게 대가가 있다는 쉬운 생각을..
2019.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