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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과 주장262

[박노자] '사람'이 아닌 '조건'과 결혼한다는 것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국내에서 이미 잊혀진 듯하지만, '밖에서' 한국의 현대 사회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2002년 유하 감독의 를 적극 권고합니다. 엄정화의 표정 연기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는 남녀 사생활에 대한 '통념'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1960~70년대는 물론이거니와, 아마도 198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여성이 결혼초기부터 "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을 가지고 나서는 혼외 정사를.. 2019. 5. 17.
[박노자] "어떤" 통일인가가 중요하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최근 구주한국학대회 (AKSE) 참가 건으로 이태리에 잠깐 갔다온 일은 있었습니다. 저는 자국에 대한 개탄의 소리가 가장 많이 들리는 나라는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라고 평소 생각했는데, 로마에서 며칠 보내다 보니 이태리는 우리와 호형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유럽에서 최악의 부정 부패 수준, 정치인과 정부에 대한 최저에 가까운 신뢰, 총국민생산의 7% 정도를 갖고 노는 마피아, .. 2019. 5. 8.
[박노자]"한국 사회", 괴물들을 탄생시키는 피라미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재직하는 오슬로대학에는, 한국인으로서 아마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심각한 문제 하나 있습니다. 바로 법학부 교원 구인난입니다. 네, 여러분들이 오독한 건 아닙니다. 바로 그것이죠. 유자격자, 즉 노르웨이 국내법을 전공하는, 연구 경력이 있는 박사학위 소지자들 중에서는 법학부 교수 되려는 사람들이 하도 없어서 문제입니다. 만약 이게 법학부가 아니고 예컨대 수학부이었다면 아무 문제도.. 2019. 4. 27.
“왜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어르고 달래란 말인가” [근래 버닝썬 게이트와 김학의 성범죄, 단톡방 성희롱 등이 이슈가 된 상황에서 성폭력과 남성성에 대해서 한 다른세상을향햔연대 회원과 인터뷰를 했다. 앞으로 이렇게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회원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유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 남성들의 이런 잘못된 문화를 접하거나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내 예전 남자친구들도 대부분 그랬다. 아주 옛날 남자 친구는 ‘오양 비디오’를 구해 와서 같이 보자고 했다. 그런 것을 봤다는 사실을 부끄럼 없이 이야기하는 게 당시의 사회 분위기이기도 했다. 진보적 활동가라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디지털 성폭력 영상을 보다가 들키니까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더니 나중엔 당당하게 보란 듯이 바탕 화면에 깔아놓고 봤다. 제.. 2019. 4. 25.
동물원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최태규(수의사)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http://www.dailyvet.co.kr/)에 실린 좋은 글을 다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준 필자와 데일리벳에 감사드린다.] 출처: 데일리벳 정상적인 동물원에 가면 항상 볼 수 있는 팻말 문구 중 하나가 “먹이를 주지 마세요!(DO NOT FEED THE ANIMALS!)”다. 어떤 곳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동물 우리 앞에 이 팻말이 붙어있다. 왜냐하면, 관람객들이 기어코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동물원 사육사들이 관람 시간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실내동물원이나 상업적 동물원에서는 ‘먹이주기’를 장려하기도 한다. 전시된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재밌어하기도 하.. 2019. 4. 17.
[박노자] 페미니즘이 매력적인 이유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근본적으로 맑스주의자입니다. 한참 유행과 떨어져 있지만, 지금도 적어도 대규모의 생산수단에 대한 직접생산담당자들의 민주적인, 밑으로부터의 관리와 민주적 계획 경제가 멸망으로 치닫고 있는 이 세계를 구원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단기적, 중기적으로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주의에 그다지 미래가 없다고 지금도 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맑스주의를 고수한다 해도.. 2019. 4. 12.
서로 상처와 원망을 남기는 진보정치를 넘어서 박철균 1.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보궐 선거 날짜인 2019년 4월 3일이 곧 다가온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그리고 이는 현 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기에 자유한국당이든 정의당이든 민중당이든 모두 당선 후 1년의 임기만 남아 있는 이 보궐 선거에 총력 집중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보궐 선거 구역인 통영시고성군 지역은 KTX 정차역 논란이든, 자유한국당 후보의 뇌물 논란이든 창원성산만큼 부각되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2. 마지막 언론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권민호와 단일화를 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큰 차이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궐선거의 특성상 좀 더 두고 봐야 하고 특히 이후 자유한국당 쪽에서 총력으로 보수층 재겹질.. 2019. 4. 3.
[박노자] 한국의 극우들이, 업그레이드(?)된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뉴질랜드에서 저질러진 끔찍한 백색 반이슬람 테러를 보고 이런 생각을 문득 하게 됐습니다. 과연 대한민국은 반이슬람, 반난민 테러의 무풍지대일까요? 여태까지야 대체로 그래왔습니다. 개신교 근본주의자 등의 반난민, 이슬람 혐오 세력들은, 그렇지 않아도 외국인들을 매우 촘촘히 관리하고 일본 그 다음 세계적으로 두번째로 낮은 난민 인정률을 자랑하는(?) 정부더러 이슬람계 난민들을 받아들이지 말라.. 2019. 3. 30.
[박노자]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 돼야 하는 이유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 돼야 하는 이유: '여성'이라는 식민지의 해방을 위해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좌파 중에서는 가끔가다가 (요즘은 그나마 좀 드물게) 페미니즘을 오해하면서 '정체성 정치가 계급 의식을 왜곡시킨다', '기본적인 적대적 모순에 대한 관심을 이렇게 딴 쪽으로 돌리면 안 된다'와 같은 소리를 내뱉는 남성들을 아직도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야 80년대 운동의 가부장적 색채 등을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 2019. 3. 21.
백 명의 적과 백 번의 싸움을 준비할 것이다 윤미래 내가 몇 년간을 목청껏 외쳐왔던 것이 커다란 착각이었다는, 굉장히 창피한 자기 반성.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고, 성별도 없고, 인종도 없다는 거짓말에 아주 오랫동안 홀려 있었다. 기만당한 피해자라고 스스로 규정할 생각은 없다. 나는 내 의지로, 전력을 다해, 적극적으로 그 신념을 선택했다. 남성들과, 백인들과, 강대국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한편이 되고 싶었으니까. 그러면 든든할 것 같았으니까. 그게 길이고, 그래야 이긴다고 믿었다. 계급 투쟁에 걸린 이익은 국적이며 성별, 인종 따위의 알량한 기득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크니까, 그것을 똑바로 지적하고 설득하면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남이 점유한 자원을 빌어쓰는 데는 당연하게 대가가 있다는 쉬운 생각을.. 2019. 3. 15.
[박노자] "성난 남자"들의 문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그들을 가끔, 주로 인터넷의 공간에서 만나곤 합니다. 아주 드물게는 국내에서 강의할 때에 청중 중에서도 만나죠. 그들은 보통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까지의 연령대이고, 계급적 배경은 주로 하층부터 중산층의 중간 레벨까지입니다. 그들과 유사한 사고방식을, 중상층과 이상의 많은 남성들도 보유하긴 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만큼 '분노'를 잘 일으키지 않습니.. 2019. 3. 6.
신은 당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윤미래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와, 그것을 영화화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무척 불편한 이야기다. 아이를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기로 결단하고 그를 찾아온 피해자의 유족에게 ‘하느님이 용서하셨으니 피해자의 용서는 따로 필요없다’고 말하는 살인범의 모습에는 일말의 정의감이라도 남아 있다면 누구나 분노하지 않을 수 없고,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신이 무슨 자격으로 용서한단 말인가’ 하는 어머니의 절규 앞에서는 일말의 염치라도 남아있다면 누구나 고개를 떨구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용서를 말해도 되는가? 아무리 큰 죄인이어도 하느님은 사랑하신다고 말해도 되는가? 인간의 교회가 인간의 정의를 초월하는 것을 인간은 용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그토록 통렬한 것은 피해자로부터 마지막 한 조각의.. 2019.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