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73 [박노자] 페미니즘이 매력적인 이유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근본적으로 맑스주의자입니다. 한참 유행과 떨어져 있지만, 지금도 적어도 대규모의 생산수단에 대한 직접생산담당자들의 민주적인, 밑으로부터의 관리와 민주적 계획 경제가 멸망으로 치닫고 있는 이 세계를 구원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단기적, 중기적으로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주의에 그다지 미래가 없다고 지금도 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맑스주의를 고수한다 해도.. 2019. 4. 12.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의 불행한 결혼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의 불행한 결혼:동구권 사회주의와 성평등에 관한 소론(小論) 윤미래 서론 이 소논문의 제목은 정통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비판하면서 여기에 제2물결 페미니즘의 사유를 어느 정도 동등한 위상으로 결합시키려고 시도했던 하이디 하트만의 유명한 논문을 오마쥬한 것이다. 나는 그녀의 이론적 접근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 표현[‘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의 불행한 결혼’]은 동구 사회주의권의 실제 실천을 일컫는 데 대단히 적합하다.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은 성차별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킬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이 사회들에서 여성들의 이익은 여전히 부차적이고 중요성이 덜한 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기득권자 남성과 피억압자 여성의 불평등한 결혼에서 연애 시절의 약속이 깨지는 것처럼. 그렇.. 2019. 4. 1. 세상읽기 - 창원 재보선/ 미세먼지/ 성폭력과 좌파, 페미니즘 전지윤 ● 진보정치의 반목과 창원 재보선 얼마전 논란이 된 블룸버그의 ‘문재인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기사 논란에서 분명 민주당이 기자 개인에게 과하고 부적절하게 공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자의 입을 막으며 ‘매국노’라는 조리돌림을 부추기는 듯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걸림돌인, 자한당이 일으키는 냉전 색깔론의 문제가 가려져선 안된다. 여전히 대통령까지 종북몰이의 타겟이 되는게 한국사회다. 북한에 대한 냉전적 혐오는 국제적 프레임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의 데스크도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다. ‘강대국들 속에서 국제적 왕따를 당해온 북한을 대변하는게 뭐가 문제야. 더 대변해야지’ 이런 상식적 생각은 거의 먹히지 않는다. 요며칠도 통일부 장관 후보 김연철 청문회에서 공공연하게 사상검증과 십.. 2019. 3. 28. 버닝썬 게이트? - 우리 시대 남성성의 범죄적 측면 전지윤 승리와 정준영의 성범죄? 버닝썬 게이트? 이런 용어만으로는 요즘 터져 나오는 사건의 의미와 배경을 담기에 부족해 보인다. 지금 상황은 가부장제와 남성성 자체가 범죄와 게이트의 요소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최근까지도, ‘성차별은 주로 기성세대의 문제이고 요즘 젊은 남성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고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차별을 별로 느끼기 어렵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만능키로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만들어버리면 안 된다’... 이런 말들을 하던 사람들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마땅하다. ‘소수의 남성들만이 성폭력을 저지르고, 성차별로 보통 남성들이 얻는 이득은 없으며, 평범한 여성과 남성은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단결해야 한.. 2019. 3. 18. 국제 - 여성 파업과 투쟁/ 북미회담 결렬/ 중국 노동자 투쟁 전지윤 ● 미국 교사파업 물결의 의미와 교훈 지난 1년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구며 전국에 들불처럼 번져가던 교사파업의 첫 출발점이었던 웨스트버지니아의 교사들이 최근 1년만에 다시 파업에 나섰다가 이번에는 반나절만에 승리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해에 건강보험 개악을 막았던 노동자들이 이번에는 학교 민영화를 저지했다. 거의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고 노동자들은 주의회로 몰려가 점거했으며, 파업에 겁먹은 공화당 주도 의회는 민영화 법안을 부결시켰다. 오클라호마, 켄터키, 애리조나,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LA까지 도달했던 파업과 승리의 불길이 더욱 활활 타오르게 된 것이다. 커다란 대중적 지지를 얻은 교사파업의 물결 덕분에 지난해 미국의 파업 건수는 3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의회 의사.. 2019. 3. 10. [박노자] "성난 남자"들의 문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그들을 가끔, 주로 인터넷의 공간에서 만나곤 합니다. 아주 드물게는 국내에서 강의할 때에 청중 중에서도 만나죠. 그들은 보통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까지의 연령대이고, 계급적 배경은 주로 하층부터 중산층의 중간 레벨까지입니다. 그들과 유사한 사고방식을, 중상층과 이상의 많은 남성들도 보유하긴 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만큼 '분노'를 잘 일으키지 않습니.. 2019. 3. 6. 세상읽기 - 99%의 페미니즘/ ‘역차별’/ 우파 위험/ 트라우마 전지윤 ● 안희정 판결과 99%를 위한 페미니즘 체육계 미투에 이어진 안희정 2심판결은 1년전 이맘때부터 본격화했던 미투운동의 의미와 성과를 기념하기에 아주 시의적절한 이벤트가 됐다. 미투는 전세계적인 운동이기도 했다. 이 운동은 성폭력이 얼마나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있었는지 만이 아니라 그것에 맞설 수 있는 여성, 소수자들의 힘도 보여줬다. 그것만이 아니다. 지금 미국에서 전국적 파업 물결을 주도하는 것은 전통적 산업이나 남성, 백인들이 아니다. 교육, 호텔, 보건의료 부문에서 노동계급의 재구성을 주도하는 것은 주로 여성과 유색인종들이다. 쇠락한 공업지역의 제조업 백인 노동자들이 인종주의에 취약하다는 말들이 나오던 상황에서, 그 지역의 여성, 다인종 노동자들이 치고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나라에서도 .. 2019. 2. 28. 사회적 재생산: 얼마나 중요한 생각인가?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번역: 두견 사회적 재생산 이론(SRT)의 핵심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삶의 생산을 하나의 통합된 과정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인종적이고 성적인 억압은 자본주의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회적 재생산 이론의 발전에 기여해온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은, 이 글에서 SRT가 어떻게 자본주의에서 나날의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녀는 이 변증법적 접근법의 역사, 그것의 다변성, 그리고 그것의 잠재력들을 탐구한다. 수잔 퍼거슨은 캐나다의 윌프레드 로리에(Wilfrid Laurier) 대학의 디지털 미디어 및 저널리즘 관련 부교수로서 사회적 재생산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대해 연구해 .. 2019. 2. 14. 질레트 논란 - 문제는 이 사회의 “남자다움”이 해롭다는 것 박철균 미국에서 2019년 1월 새롭게 공개된 질레트 광고가 크게 논란이 되었다. 기존의 해로운 남성성을 버리고 온갖 폭력을 저지하고 막는데 함께 하자는 내용이 담긴 이 광고는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다는 비난 속에 해당 광고 유튜브 동영상엔 싫어요가 120만개가 달렸고, 질레트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여성에게 그랬으면 페미니스트가 난리쳤을 거다”고 원색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이 소동을 통해 나는 다시금 세상을 돌아 보게 된다. 남성다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폭력이란 무엇인지... 30여년을 살아오면서 남자다움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언제나 최고인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보았던 남자다운 사람으로 표준형화된 사람들은 결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정의로운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2019. 1. 23. 여성 파업에서 새로운 계급 운동까지: 페미니즘의 제3 물결 신시아 아루자(Cinzia Arruzza) 번역: 두견 [트럼프 취임일을 겨냥해 벌어졌던 국제 여성행진이 곧 3년째를 맡이한다. 이처럼 지난 몇 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벌어진 페미니즘 투쟁을 조망하면서 이것을 계급투쟁의 새로운 물결로 분석하는 이글의 필자인 신시아 아루자(Cinzia Arruzza)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학자이면서 사회주의 활동가로서 뉴욕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의 철학 부교수이다.] 출처: https://www.viewpointmag.com/2018/12/03/from-womens-strikes-to-a-new-class-movement-the-third-feminist-wave/?fbclid=IwAR1HO3jwTOXwgKROPnlZKdUG.. 2019. 1. 11. 열린 토론) 난민의 시대: 혐오의 정치에 맞서서 난민의 시대: 혐오의 정치에 맞서서 * 연사: 박노자(오슬로대학교 교원, 등 저자) 이 슬(난민인권센터 활동가) 일시 : 2019년 1월 12일(토) 오후 4시 장소 : 노들 4층 대강당(혜화역 2번출구,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25)http://nodeul.or.kr/location 휠체어 접근이 가능합니다 2018년에 한국사회에서는 난민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목소리가 커지며 뜨거운 쟁점이 됐습니다. 정부의 난민 정책과 대응에 대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슬람, 테러, 범죄, 안전, 인종주의, 페미니즘에 관한 다양한 논점들이 논의됐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난민 문제가 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지, 이것이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지, 한국에.. 2018. 12. 18. 세상읽기 - 안희정 판결/ 장애인 이동권/ 난민과 교차성 전지윤● 미투를 정면 거부한 안희정 무죄 판결 ‘미투? 위드유? 웃기고 있네. 엿이나 먹어라.’ 안희정 판결문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김지은 씨가 만약 미투 고발을 안하고 법적 해결에 기대했다면 어쩔뻔했나 오싹하다. “내가 바로 증거이고 내 기억이 증거”라고 했던 김지은 씨 첫방송이 기억나는데, 법원은 그걸 다 뭉개고 “통조림 속의 음식처럼 갇혀 죽어있는 기분”(김지은 최후진술)을 강요했다. 법적 판결이 성폭력의 최고기준인 것처럼 여기는 분들도 좀 돌아보면 좋겠다. 여전한 가해자중심의 사회와 2차피해의 홍수 속에서 ‘피해자 관점’은 너무나 부족하다. 위력이 작동 안했다고? 젠더 위계라는 ‘기본 위력’에, 유력정치인과 수행비서라는 ‘계급 위력’까지 겹쳐졌는데 뭔 소리인가. 같은 혜화역 집회 다녀와 비슷.. 2018. 8. 30.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