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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38

세월호의 진실과 투쟁은 가라앉을 수 없다 전지윤 조지 오웰의 소설 에 나오는 가상국가 오세아니아국 진리부는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구호를 내건다. 요즘 이 나라의 ‘국회 정상화’라는 말은 이런 용어법과 비슷하다. 여야 합의로 국회가 다시 가동되는 것은 어쨌든 좋은 일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지금 ‘국회 정상화’는 세월호 참사 공범들이 합심해서 진실을 파묻는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 정상화’ 이후 서민증세, 의료민영화뿐 아니라 노동시간 연장 법안까지 추진되기 시작했다. 법정근로 시간을 넘어선 연장근로 한도를 20시간까지 허용하고,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금 지급 조항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국회가 정지돼 있을 때 가장 아쉬워한 게, 국회가 다시 열렸을 때 가장 반가워 한 게 누구였을지는 명백하다. 국회의.. 2014. 10. 8.
세월호노믹스 추진도, 유가족 뒤통수치기도 ‘그만해라’ 전지윤 최근 새민련이 겪었던 위기를 보면 4.16(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날)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을 가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근래 새누리당과 조중동도 생각못한 상황 전개에 당황한 기색이 뚜렷하다. 그동안의 패턴은 이랬다. ‘우파는 종북몰이로 새민련을 압박하고 진보진영을 분열시킨다 -> 진보진영은 분열한 채 새민련을 추수한다 -> 새민련은 싸우는 시늉을 하다가 우파와 타협한다 -> 뒤통수를 맞고 기가 꺽인 진보진영 지도자들은 제도권으로 공을 넘긴다 -> 새누리와 새민련은 싸우면서도 적절히 권력을 나눠 먹는다.’ 이번엔 이것이 잘 안 통하고 있다. 새민련이 두 번이나 뒤통수를 쳤지만 세월호유가족들은 기가 꺽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의 ‘세월호노믹스’ 추진을 막아선 채 꿈적않고 있다. 막말, 탄압, 이.. 2014. 9. 24.
세월호도, 퍼거슨도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전지윤 지난 7월 7일부터 시작됐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과 공격으로 이미 수많은 가슴아픈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공격에서 이스라엘의 목적은 관철되지 않고 있다. 일단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번 공격은 하마스가 아니라 오히려 파타의 존재 기반을 약화시켰다. 이스라엘에 협력해 온 파타에 대한 불신은 커진 반면, 하마스처럼 이스라엘에 맞서겠다는 청년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2009년 캐스트리드 작전 때보다 더 짧은 시기에 더 많은 이스라엘군 사상자(거의 6배)가 발생한 것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물론 팔레스타인 희생자 규모에 비하면 비할 것은 없지만, 핵으로 무장한 군사강국이 세계최강대국(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벌인 전쟁이란 점을 감안해 봐야 한다. .. 2014. 8. 27.
7월 셋째 주 세상읽기 - 이스라엘의 학살도, 세월호의 비극도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전지윤 오늘날 중동의 평화와 아랍 민중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제국주의와 그 하수인들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7월 7일 이후 사망자만 2백여 명에 달한다. 최첨단 무기와 ‘아이언돔’이라는 방어 체계로 무장한 이스라엘과 재래식 로켓포와 돌멩이로 무장한 팔레스타인 민중의 대결은 애초부터 결과가 뻔한 일방적인 학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두 달된 아기, 장애인, 노인, 일가족 등이 처참하게 몰살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청년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이는 일도 일어났다. 처음에 이스라엘 경찰과 언론은 그 청년이 동성애자라서 가족에게 살해당한 것이라는 끔찍한 거짓말을 했다. 이제 와서 범인들을 비난하고 있지만 .. 2014. 7. 16.
7월 첫째 주 세상읽기 - 이라크의 비극, 박근혜의 희극 전지윤 지금 중동에서는 미국 제국주의가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라는 반군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 이 상황은 수백만 명을 학살한 미제국주의의 이라크 침공이 완전 파산했고 지정학적 재앙만 낳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라크에 8년간 14조 원을 쏟아부은 미국이 얻은 것은 이라크를 지옥으로 만들고, 제국주의 위신에 커다란 생채기를 낸 것뿐이었다.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2년 6개월 만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왜 이라크 제2 도시라는 모술에서 3만 정부군이 1천 반군에게 무너졌을까? 왜 90만 이라크 정부군이 1만 반군 앞에 무너져왔을까? 이것은 알 말리키 정부가 제국주의의 꼭두각시로 만들어졌고, 가짜 ‘민주주의’ 선거로 집권한 부패 정부이기 때문이다. 말리.. 2014. 7. 2.
세월호 참사, 이윤과 안전, 계급투쟁 이상수 십 년을 넘게 전자산업에서 일했었던 내가 일하는 내내 고민했던 것을 요약하면 요구되는 특성을 값싸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싼 재료를 선택하고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해서 제조 공정의 불량으로 발생되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 내가 일했던 곳에서 노동은 그런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은 손톱만큼도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재료와 약품이 선택될 때, 아무리 심각한 유해물질이라도 특성이나 비용에서 유리하다면 배제되지 않는다. 아예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이 고려되지도 않는다. 이런 현실은 또한 노동자들의 안전에 관한 무지로 이어진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작업장의 유해물질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폐암에 안 걸리길 기대하는 흡연자와 별반 다르지.. 2014. 5. 29.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이후 : "악어의 눈물"에 대처하는 방법 서범진 "그래서,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건데?" 애인에게 항상 혼날 때 듣던 그 말을, 내가 한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으사 산 국민과 죽은 희생자를 심판하시는 그녀에게 감히 묻게 될 줄은 진정 몰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다 듣고나서, 난 내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상실한 싸이코패스라도 된 기분이었다. 대통령이 울었다. 어쩐 일인지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녀에게 실망했던 지지자들은 그녀의 눈물을 보고 마음을 다시 돌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물이 당혹스러웠다. 왜 우는 것인지, 무엇이 그녀의 눈가를 젖게 만든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되뇌인 희생자들의 이름이 그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걸까. 그녀는 그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2014. 5. 20.
박근혜 눈에서 물을 짜내는 데 무려 한달이 걸렸다 전지윤 박근혜의 눈에서 억지로 짜내듯 눈물이 약간 나오는 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박근혜는 자신도 ‘아파할 줄 아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하지만 박근혜의 우는 연기는 정몽준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 정몽준은 아마도 ‘옳은 말을 했지만 때를 잘못 고른’ 아들을 생각하며 감정을 고조시켰으리라. 오전에 사과하고 오후에 핵발전소 수출하러 간다는 박근혜의 눈물에 냉소적이지 않기는 힘들다. 이 곳에서 재난을 수습도 안 해놓고 이제는 딴 곳으로 재난을 수출하러 간다? 물론 외국가서 새옷 입고 뽐내기 하는 취미를 언제까지 참기는 힘들겠지. 무엇보다 문제는 오늘 나온 알맹이없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담화 내용이다. 오늘 담화의 핵심은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로 보인다. 일.. 2014. 5. 19.
세월호의 진실과 정의를 위한 투쟁 전지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흔적과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는 ‘세월호 모멘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3백여 명의 소중한 생명이 생매장당하는 것을 우리 모두 눈뜨고 지켜봤기 때문이다. KBS 보도국장이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지만, 정말 정신나간 소리다.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후쿠시마 참사에 대해 한 말에 빗대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사건은 3백 명이 죽은 1개의 사건이 아니라 1명이 죽은 3백 개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 3백 개의 사건이라는 말도 충분치 않다. 이번에 스러진 생명 하나하나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을 알고 지내.. 2014. 5. 15.
5월 3일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를 읽고 [편집자] 서범진 동지의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 (http://rreload.tistory.com/20)에 대한 코멘트이다. 전지윤 서범진 동지가 쓴 ‘5.3.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는 매우 적절한 시기에 나온 매우 적절한 글이었다. 나는 이 글이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울분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시점에 신속하고 내용적으로도 충실하게 쓰여진 것이 매우 반가웠다. 이 글은 지금 대중의 정서가 어떤 것인지를 포착하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에 잘 조응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에는 깊은 슬픔이 묻어났지만, 이대로 슬퍼만 할 수 없다는 강한 힘 또한 서려있었다.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의지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 글을 보면서 그날 청계광장의 분위기.. 2014. 5. 15.
5월 10일 안산 세월호 집회 참가기 조경은 나로써는 너무 늦은 방문이었다. 생중계와 뉴스를 챙겨보면서도 막상 옷을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아이가 있어서 움직이기 힘들다, 감기 몸살 때문에 아팠다는 말은 이제와 보면 핑계였던 것 같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근조(謹弔)리본을 달고 합동 분향소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 거대한 규모와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나를 안내해주던 아주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부어있었고 꽃을 나눠주는 사람들은 지쳐보였다. 방명록을 쓰고 국화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내가 합동 분향소를 방문했던 건 그곳에서 나를 짓누르는 슬픔을 정면을 마주하고, 시원하게 울고 털어버리자는 계산속이었는데 막상 그곳에서 나는 울 수조차 없었다. 애초에 나를 내려다보는 .. 2014. 5. 14.
5월 3일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 서범진 1. 5월 3일 오후, 오늘도 시청 앞에는 합동분향소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들른 이들로 길고 긴 줄이 세워져있었다. 기적을 비는 노란리본, 슬픈 체념 속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리본들 시청 이곳저곳을 가득 채웠다. 이 날씨 좋은 날, 사람들은 나들이를 나와놓고서도 차마 밝게 웃지를 못했다. 살아있는 우리가 즐겁게 웃어도 되는걸까. 숙연함이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다. 내 잘못이 아닌 걸 알지만, 그래도 또 미안했다. 광장 한 켠에서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참여연대"의 그림 소모임이 걸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노란 바탕에 많은 사람들이 밝게 웃고 있는 걸개 그림 위로, 라는 제목이 붙었다. 세월호의 희생자들이 살아있었더라면, 그들도 우리처럼 밝게 웃으면서 이렇게 있었을 거라고.. 201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