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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93

10월 둘째주 세상읽기 - 반드시 막아야 할 박근혜의 ‘역사 쿠데타’ 전지윤 ● 역사는 못 바꾸니 해석을 바꾸려는 지적 테러 최근 고영주의 무차별적 종북몰이는 단지 정신나간 노인네의 튀는 행동이 아니었다. 고영주는 진보당 해산의 일등공신이고 현재 세월호특조의원이기도 하다. 우파는 진보당 해산을 박근혜 정부의 ‘최대업적’으로 칭송해 왔는데, 여기서 고영주와 ‘환상의 콤비’였던 황교안은 바로 지금 이 나라의 국무총리다. ‘김기춘-고영주-황교안’으로 이어지는 공안검사적 세계관은 큰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이런 종북몰이의 정점에는 박근혜가 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박근혜는 지난 대선 때 이정희 후보의 “다카키 마사오” 일갈에 멘붕했고, 이승만·박정희의 실체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을 보면서 치를 떨었다고 한다. 그래서 ‘박정희 탄생 100주년’인 20.. 2015. 10. 14.
10월 첫째주 세상읽기 -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전지윤 ● 시리아의 민중혁명은 어떻게 왜곡·파괴돼 왔는가 지난주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는 핑계였다.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 직접적 군사 개입을 시작한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실패한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와 동맹 상태인 이란도 지상군 파병을 시작한다고 한다. 중동에 더 커다란 전쟁의 불길이 번질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난민 위기 등을 만드는 악랄한 IS를 소탕하자’는 게 지금 미국, 유럽 강대국, 러시아, 이란, 사우디 모두 한 목소리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IS는 원래 친서방 사우디 정권의 도움 아래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재정적·군사적 독립을 하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국가체계를 세운 것이다. IS는 ‘이슬람 원리로.. 2015. 10. 5.
9월 첫째주 세상읽기 - 그리스의 새 좌파/ 김승교 동지 추모 전지윤 ● 시리자 왼쪽의 새로운 대안 건설을 지지하며 치프라스가 트로이카에 굴복한 이후 이제 긴축은 다시 현실이 되고 있다. 8월 18일 그리스 공항 14개가 독일 자본에 팔리며 민영화됐다. 앞으로 부가세 인상, 연금 삭감, 노동자 해고 등 3차 구제금융 합의의 결과가 속속 현실 속의 구체적 고통으로 드러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결과로서 그리스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까지처럼 그리스 경제는 계속 축소될 것이고 2020년대까지도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갚을수록 더 늘어나는 국가 부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8월 14일 3차 구제금융 관련법안의 의회 투표에서 여전히 64명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고, 11명이 기권한 것은 이런 우려와 반감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 2015. 9. 2.
8월 셋째주 세상읽기 - DMZ 지뢰 폭발, 텐진항 대폭발 전지윤 ● 지뢰 폭발과 ‘중무장 지대’ 갑자기 다리를 잃고, 앞으로 평생 다리없이 살아야 하는 사람의 고통과 기분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힘들 것이다. 그걸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기분은 정말 참담하고 안타까울 것이 분명하다. 이런 비극을 접할 때마다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정말 이 땅에서 군사적 대치와 적대, 충돌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 정치권, 언론의 반응들이 그렇다. 한국군이 곧바로 북한군 초소 타격을 검토했는데 미군이 말렸다고도 한다. 앞으로는 DMZ에서 경고방송, 경고사격도 없이 바로 조준사격하겠다고도 한다. 이번 한미군사훈련 때 한반도 하늘에 핵폭격 스텔스기를 모셔오.. 2015. 8. 17.
8월 첫째주 세상읽기 - 그리스, 국정원, 세월호, 이주노조 전지윤 ● 그리스의 눈물과 플랜B 최근 가 방영한 현지 르포 ‘그리스의 눈물’(http://newstapa.org/28103)을 보면 지난 5년간 진행돼 온 ‘재정적 물고문’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비록 이 르포의 결론 부분은 정치적으로 혼란된 메시지를 보내지만 말이다.) 냉장고는 텅 비었고 수도와 전기는 끊겼다. 학교가서 물을 떠오도록 등교하는 아이에게 물통을 쥐어서 보낸다. 식탁에 올라오던 채소와 생선은 3~40% 줄었다. 공무원을 퇴직한 부인의 연금 60만 원으로 5식구가 한 달을 버틴다. 병원 예산은 1/3 삭감됐고 병원장은 ‘사람이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 치프라스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이런 현실을 바꿀 힘과 대안은 없다는 체념을 퍼뜨리기 시작했다는 데 있.. 2015. 8. 7.
7월 셋째주 세상읽기 - 노동개악으로 결집하는 우파 전지윤 7월 중순까지 세계 지배자들은 중국 증시 폭락과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라는 두 가지 악재에 시달렸다. 경제적으로 더 큰 위협은 중국 증시 폭락이었다. 3주 동안에 그리스 GDP의 열 배에 달하는 3700조 원이 넘는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 폭락은 중국 정부가 수십 건의 부양책을 쏟아내고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고, 공안기관까지 동원하면서 가까스로 저지될 수 있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증시에 거품이 잔뜩 부풀어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런 거품의 뿌리는 멀게는 2008년 세계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시장에 풀었던 4조 위안에서 찾을 수 있다. 덕분에 중국은 세계적 경제 위기의 타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고 한국 등은 중국 수출을 통해 상대적으로 빨리 경제 위기.. 2015. 7. 23.
7월 첫째주 세상읽기 전지윤 ● 박근혜와 유승민의 치킨게임 최근 박근혜가 국회법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어서 유승민이 납작 엎드리는 걸 보면서 ‘유신으로 돌아갔다’는 한탄이 많이 나왔다. 물론 기가막힐 일이지만, 이런 상황은 박근혜의 모순이 커지고 입지가 좁아지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박근혜로서는 벌써 ‘비박’이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차지하고 툭하면 자신에게 대드는 것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졌는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거부권을 수용하며 한발 뒤로 물러서면서도 유승민 제거 요구는 거부했다. 물론 계속 압박하겠지만 새누리에서 ‘친박’의 비중이 1/7 정도로 줄어든 상황에서 쉽지 않거나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 정말 ‘유신체제’에서라면 대통령의 의지가 여당에 먹히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당장 여당 지.. 2015. 7. 1.
6월 첫째주 세상읽기 전지윤 ●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얼마전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 미국-쿠바 국교정상화는 더 진전될 것 같다. 50년이나 계속된 미국의 제국주의적 봉쇄와 압박이 중단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쿠바의 끈질긴 저항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반응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쿠바의 승리로만 보기는 어렵다. 쿠바 정권이 중국식 시장개혁을 추진하며 ‘테러, 마약과의 전쟁에서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 말이다. 미국은 이란과도 타협했듯이, ‘뒷마당’에서 쿠바와도 타협하면서 더욱 더 ‘아시아 회귀’와 중국 포위에 힘을 집중하려는 것 같다.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을 둘러싼 분위기는 험악하다. 그래서 아버지에서 아들로 권력을 넘겨 준 북한은 ‘악마’이지만, 형에서 동생으로 권력을 넘겨 준 쿠바.. 2015. 6. 8.
메르스 - 가장 치명적 바이러스는 '돈벌이 의료' 전지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났지만 보통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관심이 없는 정부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 어제 사고 발생 13일만에 입을 연 박근혜는 확진 환자 수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관계당국의 늦장 대응과 총체적 혼란 속에 이번에도 세월호 때와 비슷한 대응이 반복됐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주장에 “세대간 도적질”이라며 치고나오던 그런 신속함을 이번에는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국가가 책임있게 나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에, 최초 환자의 부인, 옆병상 환자, 그 가족, 다른 병실 환자, 간병인, 문병객, 간호사 등으로 줄줄이 2차 감염이 시작됐다. 이처럼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한 민간 병원은 얼마 후 자진폐쇄를 했다. 그런데 그 조치가 오히려 감염 전파.. 2015. 6. 3.
진실은 침몰하지 않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전지윤 세월호 시행령 폐기를 위한 투쟁과 민주노총 4월 ‘총파업’이 한 국면을 마무리하고 있다. 의미있는 노력과 시도도 있었지만 뭔가 부족하고 아쉽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 국면은 박근혜 정권과 지배자들의 위기와 분열이라는 기회 속에서 펼쳐졌었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정치적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내부기강’을 다잡기 위해서 시작한 사정이 부메랑으로 돌아와서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파고들던 상황이었다. 친박, 비박, 친이 간의 불협화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세월호 가족들의 투지는 여전했고, ‘잊지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사람도 매우 많았다. 세월호의 진실을 위한 투쟁과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맞선 투쟁을 결합시키며 박근혜 정권을 물러서게 만들 좋은 기회였다. 박근혜 정권의 위기 탈출 전략은 크게 세 .. 2015. 5. 9.
길들이기, 이간질, 속죄양 삼기에 맞서 전지윤 유럽 지배계급의 시리자 길들이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협상에서 독일 정권과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시리자 정부가 제안한 (상당한 양보가 담긴) 타협안마저 거부하며 배짱을 튕겼다. 그러다가 결국 가까스로 합의된 방안은 그리스 새 정부가 ‘트로이카’의 지침을 고분고분따르는지 계속 따져보면서 돈을 빌려주겠다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연금 삭감 등을 예정대로 강행하라는 게 트로이카의 요구다. 트로이카는 ‘고통 속에 죽든 말든 우리는 반드시 너희의 피를 뽑아가겠다’며 덤비고 있다. 총선을 통해 그리스 민중이 보여 준 의견은 저들의 안중에 없다. 사실 순전히 경제적으로만 보면, 시리자의 타협안을 받아들이는 게 저들에게도 합리적이다. 피를 너무 많이 뽑다가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이.. 2015. 2. 22.
좋은 소식 - 시리자 승리, 나쁜 소식 - 박근혜 남은 임기 3년 전지윤 그리스에서 시리자(SYRIZA: 급진좌파연합)가 승리한 것은 오랜만에 들려 온 좋은 소식이다. 시리자 지도자 치프라스가 말했듯이 이것은 “긴축에 맞서 투쟁한 유럽 모든 민중의 승리”라 할만하다. 특히 그리스 민중의 저항이 이 승리를 가능케 했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그리스에서는 무려 30번이 넘는 전국적 총파업이 있었고, 고통전가를 추진하던 정부가 4번이나 무너졌었다. 그 결과 부패한 기득권 세력 척결, 정치적 민주주의 회복, 조세 정의 실현과 복지국가 복원, 일자리와 최저임금 등 노동권리 보장, 파병 철군 등을 주장해 온 시리자가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그리스 민중이 2008년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주류 언론이 흔히 말하듯이 그들이 게으르고 복지병에 걸려있었기 때문이 아니.. 2015.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