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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147

청소년도 당신들과 동등한 동지들이다 - 운동 속의 나이주의, 왜 문제인가 정귀정현) 청소년 대중조직 준비를 위한 연대체전) 청소년 정의당 운영위원 [박근혜 퇴진 투쟁 속에서 주요한 주체중 하나인 청소년들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관련해서 좋은 글을 기고해 주신 정귀정 님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11월 5일 열렸던 2차 범국민행동에서 가장 돋보였던 장면 중 하나는 중고생연대에서 조직한 청소년들의 집회였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정권 세워내자’라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을 행진하는 모습은 여러 언론에 오르내리며 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우려하던 대로, ‘기특한 아이들’, ‘어른들이 똑바로 못 해서 미안하다’와 같은, 보호주의적 관점에 머무르는 억압적인 발화가 집회 현장과 온라인상으.. 2016. 11. 14.
젠더, 계급, 인종 - 사회재생산과 상호교차성 지난해 11월 초에 영국 런던에서 이루어진 ‘역사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 2015 컨퍼런스에서 ‘사회재생산과 상호교차성’에 대한 토론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여기서 콜린 윌슨(Colin Wilson)은 사회재생산의 개념을 소개하고 티티 바타차리야(Tithi Bhattacharya), 앨런 시어스(Alan Sears), 헤스터 아이젠슈타인(Hester Eisenstein), 케이트 데이비스(Kate Davies)와 리즈 보겔(Lise Vogel)과 이루어진 토론과 논의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최근 강남역 사건으로 불거진 ‘여성 혐오’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이 글이 자본주의와 여성 억압, 착취와 억압의 상호교차적 관계 등에 대한 더 진전된 고민과 토론에 도움이 되길.. 2016. 5. 28.
수면으로 올라온 여성 혐오, 여성과 남성의 연대투쟁이 필요하다 -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에 부쳐 윤미래 17일 새벽1시 강남역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9시간만에 붙잡힌 범인은 ‘여자들이 자기를 무시했다’고 진술했다. 추가적 조사 결과 그는 실제로 화장실에 숨어 있는 동안 들어왔던 6명의 남자는 그냥 보내고 1시간여만에 처음 여성이 들어오자 그녀를 노려 비로소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조현병으로 4차례 입원한 경력이 있는 환자로, 의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그만두고 길거리를 떠돌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부지해 왔다. 처음에 언론들은 가해자에 대해서는 ‘목회자를 꿈꾸던 신학생’ 운운하며 온정적으로 보도한 반면 피해자는 ‘화장실녀’로 호칭하는 등 선정적으로 소비하기 바빴다.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2016. 5. 23.
'불가피'한 것은 구조조정 반대를 위한 투쟁과 단결뿐이다 잘려나가는 조선·해운업 비정규직을 지켜내야 한다 전지윤 요즘 상황을 보자면 지난 4월 13일에 있었던 것이 ‘구조조정 찬반 투표’였던 게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총선 직후 세월호, 테러방지법, 청문회 얘기 등이 나오면서 야당이 뭔가 개혁을 할 것 같은 기대는 잠깐 생기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그야말로 ‘3일 천하’였다.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구조조정이다!’ 이게 민주당 김종인의 본심이었던 것 같다. 안철수와 국민당도 만만치 않지만 역시 ‘더’민주당이 ‘더’하다. 선거 패배의 책임과 주도권을 둘러싸고 늪에 빠진 새누리를 제끼고 두 야당이 구조조정, 즉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누가 더 적극적인지 경쟁하고 있다. 총선 전에 여야 합의로 원샷법과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을 통과시킬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을지 모.. 2016. 4. 29.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시대정신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시대정신: ‘소련 이후’의 사회주의에 대한 짧은 생각 윤미래 소련 이후의 시대에 맑스주의자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980년대 후반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세계 계급투쟁의 판세는 크게 바뀌었고, 맑스주의는 공식적으로 실패한 이념이라 선언되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선포했다. 한국의 운동은 90년대 중반까지 조금 더 명맥을 유지했지만 이내 체제내화의 길을 밟기 시작했다. 사회주의는 아주아주 별난 사람들이나 쓰는 케케묵은 사어가 되었고, 우리 세대는 자본주의 체제가 인류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사회적 상식으로 알고 살았다. 이 시대에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은, 역사적인 시류의 한 자락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시류를 거스르는 ‘미친놈’이 되는 것을 감.. 2016. 4. 14.
기후변화의 재앙과 기후정의 운동의 과제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공식 명칭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열렸다. 각국 정부와 주류언론은 이 회의에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야심찬(ambitious)” 협정이 체결됐다고 말한다. 당시 많은 ‘기후정의’ 활동가들은 11월 13일의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 정부가 시위를 금지하는 상황 속에서도 대안적 전망을 요구하며 행동했다. 그들은 주요 국가 정부들이 고려한 것보다 더 나아간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사회주의자인 필 개스퍼가 이안 앵거스(Ian Angus)를 인터뷰해서 파리 기후협약 이후의 전망과 기후 정의 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이안 앵거스는 캐나다 활동가이자 생태사회주의자 저널 의 편집자이고 .. 2016. 3. 7.
강탈당한 이들의 단결 브라이언 D. 팔머(Bryan D. Palmer) 언제나 노동계급은 강탈의 다양한 형태에 의해 분열되어 왔다. 그리고 노동계급의 강력함은 집단적인 힘에서 나온다. 이 글은 임금노동과 작업장을 중심으로 보는 협소한 관점을 넘어서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계급과 계급투쟁을 분석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 글의 저자인 브라이언 D. 팔머는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고 주요 저서로 (Revolutionary Teamsters: The Minneapolis Truckers’ Strikes of 1934)가 있다. 번역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s://www.jacobinmag.com/2015/07/palmer-marx-precarity-class-struggle/ 2011년 이집트 혁명에서 주역이었던.. 2016. 1. 27.
서평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읽고 오명근 장하준은 주류 경제학자들이 하는 작업 - 그래프와 각종 도식과 숫자들의 조합을 통한 경제학에 무언가 과학적 권위를 부여하려는 여러 번잡한 작업들 - 에 대해서 일침을 가해 왔다. 장하준은 “경제학의 95퍼센트는 상식에 불과한데, 단지 전문용어와 수학을 동원해서 어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이는 나같은 어줍잖은 경영학부 전공생들이 듣기에도 참 시원한 발언이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한마디로 너무도 쓸데없는 그래프와 방정식을 만들고 소위 “폼을 잡는” 짓을 너무 많이 했다. 그러나 장하준은 경제학은 결코 한 가지 정답만이 존재하지 않는 열린 토론의 장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 .. 2015. 8. 19.
‘내릴 수 없는 배’의 침몰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 2014년 정세 평가와 전망, 과제 전지윤 [이것은 2014년 겨울호에 실린 글의 각주와 참고문헌을 생략하고 일부 축약한 것이다. 부족한 글을 실어주고, 또 이 블로그에 올리도록 허락해 준 편집부에 감사드린다. 이 글의 초고를 읽고 여러 유익하고 귀중한 지적과 논평을 해 준 주변 동지들과 익명의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글은 지난 9월에 씌어져서 10월초에 투고된 글이므로 그후 상황 변화는 반영돼 있지 않다. 하지만 이 글의 전반적인 내용과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너를 잃고 가슴에 비수가 꽂히고서야 엄마는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가보다. 네가 엄마 곁에 보내준 참 착한 사람들에서 너를 닮은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성호야, 너만큼 엄마가 착하지는 않지만 너 닮은 착한 .. 2014. 12. 6.
에볼라 - 무엇이 바이러스를 번식시켰는가 전지윤 ‘피어볼라’(공포+에볼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에볼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내년 초까지 80만 명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치사율이 60%에 달하는 이 전염병 때문에 특히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 전염 때문에 손을 잡거나 안아보지도 못하는 심정이 어떨까. 일부 언론은 정부와 의료기관을 ‘불신’하고 주술에 의존하는 '미개'한 아프리카인들을 탓한다. 이런 식의 보도 속에 ‘에볼라 때문에 아프리카인의 출입을 제한한다’고 내건 식당도 생겨나는 것 같다. 이 나라의 아프리카인과 동남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유별나다. ‘비정상 회담’같은 TV 프로에 서구 선진국 출신의 잘 나가는 외국인들만 나오는 것에서 보듯이. 아.. 2014. 10. 21.
노동계급의 재구성 이언 앨린슨(Ian Allinson) 번역 시우 [편집자 주] 이언 앨린슨이 비버리 J 실버(Beverly J. Silver)가 쓴 『노동의 힘 : 1870년 이후의 노동자운동과 세계화』(Forces of Labor : Workers’ Movements and Globalization since 1870,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3)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요약하고 있다. 실버의 책은 노동계급의 힘에 대해 유익한 설명을 제공하며 노동운동의 전략적 혁신을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2005년에 같은 제목으로 그린비 출판사에 의해 번역 출판돼 있는 상태이다. 이 글의 원제는 “Remaking the Working Class and its Power”.. 2014. 6. 11.
자본주의의 변화와 계급투쟁 상승기/하강기 논쟁에 대한 소개 이언 앨린슨(Ian Allinson) 번역 시우 [RS21 주]이언 앨린슨(Ian Allinson)이 1968년 이래로 전개된 자본주의의 발전과 그것이 노동계급과 그들의 투쟁에 미친 영향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을 요약해서 보여준다. 이를 통해 혁명가들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http://rs21.org.uk/2014/03/27/the-upturndownturn-debate-an-introduction/ 지금 시기를 적절하게 파악하려면 “상승기”("upturn") 나 “하강기”("downturn") 라는 이분법적 범주를 잊어야 한다. 장군들이 늘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듯이 사회주의자는 최후의 상승기, 즉 혁명적 상황에 대비한다. 그런데 바로 그 최후의 상승기가 .. 2014.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