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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에 맞서며 베네수엘라와 연대한 아이티 민중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9. 3. 16.

비자이 프라샤드(Vijay Prashad)

번역: 정강산

 

 

 

[최근 아이티 민중이 투쟁에 나선 것은 미제국주의와 친미 지배계급이 낳은 고통에 항의하는 것일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민중과 연대한 것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비자이 프라샤드는 인도의 역사가, 편집자 및 기자이다. 그는 <독립미디어기관(Independent Media Institute)>의 프로젝트인 ‘Globetrotter’의 필진이자 수석 특파원으로서, 또한 <LeftWord Books>의 편집장이자 트리컨티넨탈: 사회 조사 연구소의 임원이기도 하다.

저작으로는 <The Darker Nations: A People’s History of the Third World(국역: 갈색의 세계사)>, <The Poorer Nations: A Possible History of the Global South>, <The Death of the Nation and the Future of the Arab Revolution>, <Red Star Over the Third World(국역: 3세계의 붉은 별)> 등이 있다.]

 

출처:

https://peoplesdispatch.org/2019/02/19/how-the-u-s-is-strangling-haiti-as-it-attempts-regime-change-in-venezuela/

 

 

최근에, 아이티의 민중은 연료 가격 인상에 대한 항의 시위를 폭발시켜 왔다. 그 시위의 이면에는 엘리트에 의한 부패, 노골적이도록 무감각한 IMF의 정책들, 미국 석유회사들의 약탈적인 가격책정,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전쟁의 결과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IMF가 내건 조건들로 인해, 60%가 빈곤선 이하에 처해있는 아이티인들은 

금융기관의 대출에 대한 높은 연료 할증을 지불해야만 한다.

 


작년 10 , 아이티인들은 널리 퍼져나간 두 개의 트위터 해시 태그 - #PetrocaribeChallenge, #KotKobPetwoKaribea(페트로카리브의 돈은 어디갔나?) - 를 따랐다. 당신이 아이티인이 아니고 아이티의 정치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면, 이 맥락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트위터에서의 - 곧 거리에서의 - 불만은 간단했다. 베네수엘라가 자금을 조달한 페트로카리브(Petrocaribe) 프로그램에 있었던 수십억 달러의 미화에 무슨 일이 생겼는가?

 

2005, 유가가 서서히 오르고 우고 차베스가 이끄는 볼리바르 사회주의자들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카리브해의 14 개국은 페트로카리브 기획을 시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의 푸에르토 라 크루즈에서 만났다. 그 아이디어는 훌륭했다.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 수준인 베네수엘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리브해 섬들에게 매우 유익한 거래를 통해 석유를 판매할 것이었다. 유가의 일부는 선불로 지급되고, 나머지는 터무니없이 낮은 이자율(1퍼센트)로 수년에 걸쳐 상환될 것이었다.

 

부채와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카리브해의 섬 국가들은 이제 고통을 경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초 회원국인 14개국에 포함되지 않았던 아이티와 니카라과는 2007년 페트로 카리브에 가입했다. 기쁨에 들뜬 차베스는 카리브해[의 동맹]는 이번 세기에도, 그 다음 세기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티에 진 베네수엘라의 빚

 

연대의 경제는 카리브해에 대한 볼리바리안 사회주의의 접근법의 특징이었다. 카리브해 국가들이 번창한다면 결국 베네수엘라도 번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관용에 대한 시험은 2010, 베네수엘라가 지진 발생 후에 아이티의 부채를 탕감하기로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재건을 위한 기금까지도 제공했던 때에 일어났다. “베네수엘라에 빚을 진 것은 아이티가 아니었다.” 그리고 차베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히려 베네수엘라가 아이티에 빚을 진 것이다.” 2007년부터 베네수엘라는 페트로카리브를 통해 40억 달러의 석유를 제공했다.

 

차베스의 장기적인 사고방식에 있어서, 베네수엘라가 진 빚은 1815년에 일어난 어떤 일 때문이었다: 아이티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알렉상드르 페시옹(Alexandre Pétion)은 베네수엘라의 혁명가였던 시몬 볼리바르(Simón Bolivar)에게 피난처를 제공했고, 그에게 군사적 지원을 하여 그란 콜롬비아(남 아메리카의 광대한 북부 영토)로 돌아가 그곳을 해방시키도록 도와주었다. 볼리바르는 페시옹에게 그란 콜롬비아의 노예화 된 아프리카인들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로 이것이 그가 했던 것이었다. 2007년 아이티를 방문했을 때, 차베스 - 그의 조상들은 노예화 되었었다 - 는 페시옹의 요구와 볼리바르의 승리가 없었다면,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에 대한 아이티의 빚

 

그러한 관용은 서구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아이티 혁명의 첫 번째 열기에서부터, 서구의 힘은 프랑스에서부터 미국에 이르기까지 - 아이티인들의 공화국을 파괴하려 해왔다. 1804, 프랑스는 아이티로 하여금 노예화된 아프리카인들과 다른 인종들을 절도했다는 명목으로 210억 달러를 내도록 강요했다. 아이티가 이 불쾌하고 역겨운 을 갚는 데에는 1947년까지 시간이 걸렸다. 프랑스는 그에 대해 결코 사과한 적이 없다. 그 거래를 통해 수십억을 보상으로 들고 간 시티뱅크(Citibank)도 마찬가지로 사과한 적이 없다. 프랑스도, 시티뱅크도 비인간적인 약탈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전혀 성찰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의 관용은 어떤 서구 국가 혹은 금융기관과도 조응하지 않는다. 외려 서구는 아이티에 빚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심지어 2010년의 지진 와중에 주었던 지원(assistance)”마저도 서구 회사들의 돈을 불리는데 기여했다. 아이티의 전 국방장관이었던 패트릭 엘리(Patrick Elie)이 사람들은 이 재난에서 약탈품을 움켜쥐기 위해 오는 독수리 같다고 말했다. 그 재난구호로부터 훔쳐진 돈의 양과 아이티 부채의 증가는 아직 추산되지 않았다. 수백만 달러가 - 미국 적십자 등에 의해 - 모아졌지만 그 중 매우 적은 양만이 아이티 민중의 부담을 더는데 사용되었다.

 

 

IMF VS 베네수엘라

 

지난 2, 국제 통화기금(IMF)는 아이티에게 9.600만 달러의 차관과 보조금을 낮은 이자로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IMF는 아이티 정부가 중요한 연료보조금을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이 보조금은 페트로카리브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었다. 아이티 도처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이는 7월에 아이티의 수상 기 라퐁탠(Guy Lafontant)의 사임으로 이어졌다(이들 시위에 대한 조사로는 Tricontinental: Institute for Social ResearchDossier 8을 참고하라: https://www.thetricontinental.org/the-uprooting-in-haiti-whispers-of-a-revolutionary-past-and-future/)

 

IMF의 연료보조금에 대한 삭감요구는 아이티 엘리트들이 페트로카리브로부터 기금을 횡령했다는 정보공개 후에 이뤄졌다. 2017년에 라퐁탠 정부는 페트로카리브의 이전 10년간에 대한 600페이지에 달하는 의회보고서를 공개했다. 그 조사는 아이티의 지배계급이 이 중요한 기금의 막대한 양을 훔쳤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돈을 훔진 자들도, 그들이 그리하도록 허락한 은행도 아무도 해명을 요구받지 않았다. 회계 및 행정 분쟁 전담 상급법원(Superior Court of Accounts and Administrative Litigation)이 그 보고서를 입수하게 하는 과정에서 나온 소란은 어느 곳으로도 흘러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스캔들의 와중에, IMF의 지시적인 정책은 불성실한 것이었다. IMF는 페트로카리브로부터 돈을 훔치지 않았던 아이티의 빈민들이 아이티의 재정을 정비하기 위해 더 높은 연료 가격을 부담해야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나 시티뱅크의 보상도, 페트로카리브 기금 절도에 대한 설명도, 아무것도 없었다. 외려 거의 60%가 빈곤선 아래로 살아가는 아이티인들은 IMF의 보잘 것 없는 차관을 위해 높은 연료 할증을 내야하는 것이다.

 

연대의 결말

 

얼마 전, 아이티 도처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번에 거리가 불타오르도록 추동한 것은 연료 가격 인상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맞서 취해진 아이티의 입장이었다.

 

자국에 대한 경제전쟁(, 미국의 경제와 무역 제재)의 와중에, 베네수엘라는 아이티에게 연료 보조금을 제공할 수 없었다. 아이티의 민중은 이제 미국의 석유회사에서 미국의 가격으로 연료를 사야만 한다. 이는 연료 공급에 장애를 초래했고, 상승하는 물가에서 절망을 야기했다. 미국의 노붐 에너지는 164,000배럴의 석유와 205,000배럴의 등유를 하역하기 전에 재정난에 처한 아이티 정부가 대금을 전부 지불하길 기다리면서 포르토프랭스 항구에 계속 배들을 정박시켜 두었다. 여기에는 가격에 대한 연대란 없다(실제로, 아이티는 항구에 정박된 각각의 선박에 대해 날마다 20,000달러를 위약금으로 지불해야만 한다). 이 회사들은 돈을 원하고, 제값 그대로를 받길 원한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티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대적하는 미주기구(OAS)의 투표에서 미국과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까지만 해도 아이티 OAS 대표 - 하벨 장 밥티스트(Harvel Jean-Baptiste) - 는 비슷한 반-마두로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번에, 아이티 대표 레옹 찰스(Léon Charles)는 미국에 찬성하여 투표했다. 아이티 거리에서 분노를 촉발한 것은 그 투표였다. 아이티를 원조했던 한 나라 베네수엘라 는 여기서 배신당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현 상황이다.

 

시대착오적인 먼로 독트린

 

반면, 다른 카리브 해 국가들은 완강히 버텼다. 앤티가 바부다(Antigua and Barbuda)에서부터 트리니다드 토바고(Trinidad and Tobago)에 이르는 카리콤(카리브 공동시장: Caribbean Community)15개국들은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방어하기 위한 강경한 입장문을 작성했다. 그들은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우루과이와 멕시코가 후원한 27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공동회의로 이어졌다.

 

이들 작은 섬 국가들은 시대착오적인 먼로독트린(1823: 남미가 자기네 땅이라는 선언)이 완전히 되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엄청난 위험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이 미국의 뒷마당이라는 생각은 부끄러운 것일 뿐만 아니라, 또한 UN헌장의 정신과 내용에 반하는 것이다.

 

아이티 민중이 거리로 나서도록 추동한 것은 바로 이러한 모욕이었다. 그들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당신들이 우리로 하여금 숨을 쉬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도 당신을 숨 쉬지 못하게 할 것이고, 당신들이 베네수엘라의 숨통을 조른다면, 그것은 우리의 숨통을 조르는 것이다.

 


 (기사 등록 2019.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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