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윤석열 석방 날벼락 – 모든 힘을 모아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5. 3. 12.

전지윤

우리가 피로써 지킨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이제 분명해졌다.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과 사법 카르텔의 꼭대기에 있는 자들의 생각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방법과 수단은 매우 달랐지만 '윤석열 석방'이라는 목적은 같았다. 훨씬 위험한 것은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실제 목적을 이루었고, 처벌될 리도 없다고 믿는 후자의 인간들이다.

지난 주말에 윤석열 석방을 보면서 느낀 것은 물론 분노였지만, 공포이기도 했다. 솔직히 그 뉴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고 손발이 떨렸다. 계엄, 군정, 독재, 학살... 지금 윤석열과 공범들은 앉아서 헌재 판결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군사적 반란을 준비하고 조직하고 있는게 아닐까 불안을 떨치기 어렵다.

탄핵 -> 조기 대선 -> 새로운 정부 -> 새로운 과제와 투쟁 ... 이것은 순진한 꿈이었던 것 같다. 기득권 카르텔이 그렇게 순순히 양보하고 물러날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망상'이었다. 윤석열은 석방되고, 전광훈 수사하던 경찰은 지방으로 좌천 발령됐다.

저들은 8년전의 경험에서 배웠다. '박근혜의 사과, 계엄 검토만 하고 중단, 헌재 판결 수용'... 등이 모조리 잘못이었다는 '교훈'이다. 그래서 준비한 무기는 내란수괴 윤석열, 극우 선동가들, 광화문을 장악한 태극기부대, 이재명포비아, 부정선거 등 각종 음모론.. 이고 그 힘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비상행동은 매일 저녁 집회를 하고 광화문에 텐트농성촌을 결의했고, 주말에 1백만 시위를 호소하고 있다. 삭발, 단식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부터 텐트를 치고 있다. 독재적 정부에서 경찰은 흔히 밑바닥 대중과 거리의 정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모든 정보가 집중될뿐 아니라 그것을 막아야할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계엄이 성공했어도 민란이 일어나 윤석열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12.3 직후 전화로 주고받았다는 조지호(경찰청장)-박현수(경찰국장) 대화가 맞다. 이 나라 민중은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지킬 것이다.

우리는 과연 단호했는가? 무덤을 파고 있는건 정말 아닌가?

1. 우리는 이틀 연속으로 빅엿을 먹었다. '윤석열의 석방 청구가 받아들여질 리는 절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졌다. '검찰이 항고를 안할 리는 절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항고하지 않았다. 윤석열은 웃으며 손을 흔들고 감옥을 나와 다시 한남동 극우 요새로 돌아갔다.

2. 이것은 한국판 '테르미도르 반동'의 시작일까. 아직도 '법과 절차에 따른 것이고 인권의 기준으로 보면 그게 맞다'는 사람들을 보자면, '저들은 폭력과 혐오로 나오지만 우리는 법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사람들을 보자면, 답답해서 속이 뒤집어진다.

3. 정말 그렇다면 그동안 ''가 아니라 ''로 계산해서 감옥에 있는 모든 '돈없고 빽없는 개털들'도 모두 당장 석방해야 한다. 절대 그럴리 없다는 것을, '법과 절차, 인권의 기준'은 김학의, 이재용, 윤석열 등에게만 철저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안창호 인권위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4. 모든 법과 절차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 해석한다? 그게 아니라 오로지 권력자의 이익에 따라 해석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우리는 이제 깨어나야 한다. 12.3 쿠데타는 망상에 빠진 윤석열과 충암파들만의 돌출행동이었다는 거대한 착각에서.

5. 윤석열은 검찰, 거대언론, 사법부, 관료기구, 재벌 등으로 연결된 기득권 카르텔의 지도자로서 권력을 잡았고, 12.3은 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들 대부분은 윤석열이 집권 전후에 저지른 범죄나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수행'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6. 지난 넉달 동안 정말 놀라운 것은 광화문과 여의도에 모인 극우 대중의 규모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돈과 권력을 가진 최상층부 엘리트들이 본색을 드러내며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윤석열과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폭력과 혐오를 선동하던 장면들이었다.

7. 내각과 검찰과 사법부와 국가기구에는 여전히 윤석열이 임명하고 충성하던 자들이 그대로 수뇌부에 남아있었고, 이들은 헌법재판관 임명, 특검법, 개혁 입법과 정책들을 모조리 가로막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보면서도 '이중권력' 상황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8. '윤석열만 물러난다고 새로운 세상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마치 윤석열은 당연히 물러날 것처럼. 이제 곧 윤석열은 탄핵될 것이고, 조기 대선을 할 것이고, 새로운 정부에게 요구하며 투쟁할 '사회대개혁 100대 과제'는 무엇일지 논의하면서 고르고 있었다.

9. 그러나 기다리던 '윤석열 파면' 소식은커녕 석방 소식이 벼락처럼 날아왔다. 과연 '다음주 윤석열 파면은 바뀔 리가 없다'는 말은 믿을 수 있는가? '이재명 2심 판결 3.26 까지 버티면 이긴다', '문형배, 이미선 임기가 끝나는 4.18까지만 버티자'는 극우의 주장은 무시하면 될까?

10. 200년도 전에 프랑스 혁명 당시에 당통은 "우리는 단호해야 한다, 더 단호해야 하고, 언제나 단호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생 쥐스트는 "혁명을 절반만 하는 사람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과연 단호했는가? 무덤을 파고 있는건 정말 아닌가?

지귀연 판사와 심우정 검찰이 공모한 윤석열 탈옥 사태

국민의힘 “법치와 사법 정의는 살아있어”

대통령실 “조속한 직무 복귀 기대”

한동훈 "구속 취소는 당연. 건강을 잘 챙기시라“

오세훈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

홍준표 “법원에 격한 감사”

유승민 "존중하고 환영한다“

극우들 "영웅이 돌아온다!"

오늘을 위해 애쓴 것은 단지 전광훈, 전한길, 손현보와 거리의 극우들만이 아니었다. 한덕수, 최상목, 국민의힘, 조선일보 등이 지난 네달 동안 얼마나 사사건건 내란 진압의 발목을 잡았는지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검찰은 윤석열 체포와 구속 과정에서 계속 공수처와 엇박자를 냈고, 구속 이후에는 굳이 구속 연장을 신청해 시간을 허비했고, 윤석열 기소를 계속 미루다가 막판에 갑자기 검사장 회의하면서 또 하루를 까먹었고, 결국 지금의 꼬투리를 만들어냈다.

어떤 사람들은 '신체의 자유와 불구속수사의 원칙이 있고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을 때는 피의자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는게 맞다'며 이번 판결을 정당화한다. 말도 안 된다. 그런 순수한 법적, 절차적 판단과 고려는 대상자가 기득권 권력자일 때만 철저히 적용된다.

그런 식으로 이번에 윤석열의 손을 들어준 지귀연 판사는 과거에도 이재용 삼성 회장의 19개 혐의에 무죄를 내렸다. 반면 그 대상자가 야당이나 힘없는 노동자나 소수자일 때는 그저 관행에 따를 뿐이고 똑같은 법령과 절차가 최대한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뿐이다.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들인 사법부가 더욱 신경쓰고 겁내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희망이 아니라, 폭력과 혐오를 선동하는 극우와 기득권 세력의 목소리라는 게 확인됐다. 그래서 전광훈은 서부지법 폭동 이후에 3달간 아무 제약도 없이 또다른 폭동을 선동하고 다녔다.

윤석열, 무장한 경호원들, 극우세력이 체포를 거부하며 한달동안 한남동에서 보여준 무법난동을 우리는 치떨리는 악몽으로 기억한다. 수많은 이들이 내란성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았다. 하지만 엘리트 지배자들은 그것이 돌아가서 반복하고 싶은 추억의 순간이었던 셈이다.

이제 극우 파시스트들은 그 우두머리가 감옥에서 보낸 편지가 아니라 직접 눈 앞에서 내뱉는 생생한 폭력과 혐오의 선동을 들으면서 더욱 끓는 피로 행동할 수 있다. 이것은 12.3 군사쿠데타가 윤석열 혼자만의 망상이 아니라 기득권 세력의 공감대 속에 추진됐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검찰총장 윤석열은 검찰-언론의 소프트쿠데타(1)로 권력을 잡았고, 친위 군사쿠데타(2)가 실패해 감옥에 갇혔지만, 사법 쿠데타(3)를 통한 석방과 복귀의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혁명은 반혁명의 채찍을 맞으며 가까스로 한발씩 나간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잊고 있었던 셈이다.

다시 우리 모두가 윤석열과 극우 파시스트들, 그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쥐구멍과도 같은 기득권 카르텔의 구조를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순간이다. 그것은 윤석열 이후의 '다시 만날 세계'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과 노선으로 논쟁하고 다투면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기사 등록 2024.3.12)   

* 글이 흥미롭고 유익했다면, 격려와 지지 차원에서 후원해 주십시오. 저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지지와 후원밖에 없습니다.

- 후원 계좌: 우리은행 전지윤 1002 - 452 - 402383/ http://www.anotherworld.kr/1300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토론하고 행동합시다. 

- 가입 신청 https://forms.gle/RJPxoUvQw4MQnkw57

- 문의: newactorg@gmail.com/ 010 - 8230 - 3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