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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67

9.11 15주년을 맞아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남수경 [9.11 테러가 벌어진 지 15년이 지난 지금, 9.11 테러의 배경과 그것이 낳은 후폭풍, 오늘날의 의미를 다룬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미국 국제사회주의자조직(ISO)회원이자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원래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13195/)을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 에 감사드린다.] 15년 전 로스쿨을 갓 졸업하고 뉴욕의 한 비영리 공익로펌에서 일을 시작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을 때였다. 당시 뉴저지에 살.. 2016. 9. 20.
피억압자의 말로 피억압자를 공격하기: <제국의 위안부> 비판 류한수진 [편집자 - 박유하 교수의 는 뜨거운 논쟁을 일으켜 왔고, 일부 진보적 지식인과 좌파 언론마저 박유하 교수의 논리를 옹호하는 혼란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글은 박유하 교수의 주장과 논리가 왜 학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결코 용납되기 어려운 잘못인지를 다소 길지만 매우 날카롭게 조목조목 짚고 있다.] '위안부' 피해생존자가 그린 그림 들어가며 ‘서브알턴은 말할 수 있는가?’ 사회적으로 억압당하고 사회 주류적인 사고방식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이야기할 언어조차 없는 피억압자들의 존재를 폭로하는 가야트리 스피박의 이 유명한 질문은 피억압 집단에 대한 기존의 모든 재현들을, 특히 거시적 사회구조에 대한 ‘거대서사’들을 시험대에 올린다. 우리가 ‘민중’, ‘인민’, ‘민족’ 등의 단어.. 2016. 7. 19.
사드 배치 결정 - 한반도를 불구덩이로 몰아 갈 신호탄 전지윤 [관련기사: 사드 논란 – 재앙을 향해 가는 치킨게임을 멈춰라 http://anotherworld.kr/157] 수많은 문제점 때문에 커다란 우려와 반발을 일으켜 온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전격 결정됐다. 이번에도 핑계는 ‘북한의 위협’이다. 특히 지난 6월 22일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중요한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게 드러났고, 미군의 괌 기지 타격 능력까지 보여 줬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후 미국이 김정은 개인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는 근거가 됐다. 이로써 김정은은 후세인과 카다피의 반열에까지 올라서게 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결국 미국의 침략과 폭격 속에 살해당한 국가 지도자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제 사드 배치까지 전격 결정됐다. 물론 .. 2016. 7. 9.
오바마, 아베, 박근혜는 평화 위협의 칼춤을 멈춰라 - 사드 배치와 키리졸브 훈련 추진을 중단하라 전지윤 미국의 세계패권 전략을 비판해 온 좌파 지식인 마이클 패런티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미국의 대외 정책과 그 실체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격차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현대 역사상 최대의 프로파간다의 승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논리는 오늘날 세계의 지배자들과 주류언론이 만들어 낸 최고의 거짓 정치선동이라고 할만하다. 이것은 하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되면서 ‘사회주의자’라는 버니 샌더스조차 따라하는 엄청난 거짓말이 돼 있다. 샌더스는 최근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북한은 지금, 위성을 발사했다고 규탄과 제재를 당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북한 위성 발.. 2016. 2. 16.
‘아랍의 봄’을 파묻은 중동의 새로운 거대 동맹 파리 테러 이후 중동에 대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군사적 개입이 더욱 확대되면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시리아 내전의 난맥상과 민중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사회주의자인 낸시 린디스판(Nancy Lindisfarne)과 조나선 닐(Jonathan Neale)이 중동 정치에서 변화하고 있는 국제적 동맹과, 이것이 유럽에서 부상하는 이슬람 혐오증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한다. 파리 테러 이후 더욱 중요해진 전쟁과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투사들에게 도움이 될 이 글은 원래 그들의 웹사이트(https://sexismclassviolence.wordpress.com/)에 있는 ‘여성주의와 이슬람 공포증’ 연재의 일부로 발표됐다. 번역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rs21.org... 2015. 12. 15.
우리의 죽음과 비극을 너희의 전쟁에 이용하지 말라 먼저 사라져야 할 것은 제국주의와 침략 정책이다 전지윤 파리 테러로 또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됐다. 파리 테러 전날에는 레바논에서 40여명이, 이라크에서 17명이 테러의 희생자가 됐다. 얼마전 2백여 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도 테러로 추락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희생된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한 생명이고 개성을 가진 인격체였다. 우리처럼 그들도 모두 꿈많은 어린시절을 보냈을 것이고, 각자의 살아온 삶과 자의식은 그것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였고 역사였을 것이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자식이자 연인이자 부모였을 것이고, 이제 누군가는 이 죽음을 평생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와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증오심과 적대감이 너무나 커서, 상대방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못하고 죽거나 죽여도 된다는 생각.. 2015. 11. 18.
10월 첫째주 세상읽기 -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전지윤 ● 시리아의 민중혁명은 어떻게 왜곡·파괴돼 왔는가 지난주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는 핑계였다.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 직접적 군사 개입을 시작한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실패한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와 동맹 상태인 이란도 지상군 파병을 시작한다고 한다. 중동에 더 커다란 전쟁의 불길이 번질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난민 위기 등을 만드는 악랄한 IS를 소탕하자’는 게 지금 미국, 유럽 강대국, 러시아, 이란, 사우디 모두 한 목소리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IS는 원래 친서방 사우디 정권의 도움 아래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재정적·군사적 독립을 하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국가체계를 세운 것이다. IS는 ‘이슬람 원리로.. 2015. 10. 5.
아래서 끓고 있는 한반도 긴장은 언제든 또 넘칠 수 있다 전지윤 이번에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다가 가까스로 봉합된 것은 무조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지역의 긴장이 아직 당장의 확전이나 전면전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과정은 여러모로 다시 되짚어볼 점이 많다. 먼저 이 사건의 불씨가 된 지뢰 사건과 포격 사건의 진실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란 점이다. 정말 북한이 지뢰를 설치한 게 맞는지, 나아가 군사분계선에서 포격을 가한 것이 맞는지도 명백한 증거로 입증되지 않고 있다. 지뢰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포격에 대해서는 군당국이 궤적과 탄피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와 군의 대응은 모순에 부딪힌다. 즉 ‘좀 전에 나에게 날아온 돌이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심지어 날아온 게 맞는지’도 .. 2015. 9. 4.
사드 논란 – 재앙을 향해 가는 치킨게임을 멈춰라 전지윤 지난 며칠간의 상황은 미중 갈등 속에 한국 지배계급이 처한 딜레마를 잘 보여 줬다. 비유를 해보자. 먼저 살기등등한 대장마피아가 와서 ‘우리 경호시스템을 배치해야 너가 보호받을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갔다. 다음날엔 떠오르는 신흥마피아가 찾아와 ‘그 경호시스템을 배치하면 가만있지 않겠다. 누구 덕에 돈 버는지 잘 생각해 봐라’고 압박했다. 대장마피아 행동대원 얼굴에 상처가 난 사건을 계기로 ‘경호시스템 구입’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는데, 다시 상황이 쉽지 않게 된 것이다. 돈벌이를 생각하면 신흥마피아를 무시할 수 없다. 한중 교역 규모와 흑자 수준은 한미, 한일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옛날에는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이 감기걸린다’고 했다면 지금은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앓아눕는’ 경제상황이.. 2015. 3. 19.
아랍 혁명 4주년 “나는 계속 행복을 노래할 것이다” 아랍 혁명이 일어난 지 4년이 지난 오늘, 마치 ‘아랍의 봄’은 신기루였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아랍 혁명의 의미는 결코 깎아내릴 수 없고 혁명의 요구는 여전히 중요하다. 2월 13~14일에 영국 런던대학교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에서 개최됐던 토론회는 이것을 돌아봤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온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반혁명에 대해 살펴보고, 여전히 그 지역에서 빵과 자유, 사회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과 연대해줄 것을 호소했다. 출처: http://rs21.org.uk/2015/02/16/5408/ Nick Evans 번역: 박상우 “바레인에서 온 저희들이 오늘 가만히 앉아있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2015. 3. 3.
‘내릴 수 없는 배’의 침몰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 2014년 정세 평가와 전망, 과제 전지윤 [이것은 2014년 겨울호에 실린 글의 각주와 참고문헌을 생략하고 일부 축약한 것이다. 부족한 글을 실어주고, 또 이 블로그에 올리도록 허락해 준 편집부에 감사드린다. 이 글의 초고를 읽고 여러 유익하고 귀중한 지적과 논평을 해 준 주변 동지들과 익명의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린다. 이 글은 지난 9월에 씌어져서 10월초에 투고된 글이므로 그후 상황 변화는 반영돼 있지 않다. 하지만 이 글의 전반적인 내용과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너를 잃고 가슴에 비수가 꽂히고서야 엄마는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가보다. 네가 엄마 곁에 보내준 참 착한 사람들에서 너를 닮은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성호야, 너만큼 엄마가 착하지는 않지만 너 닮은 착한 .. 2014. 12. 6.
에볼라 - 무엇이 바이러스를 번식시켰는가 전지윤 ‘피어볼라’(공포+에볼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에볼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내년 초까지 80만 명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치사율이 60%에 달하는 이 전염병 때문에 특히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 전염 때문에 손을 잡거나 안아보지도 못하는 심정이 어떨까. 일부 언론은 정부와 의료기관을 ‘불신’하고 주술에 의존하는 '미개'한 아프리카인들을 탓한다. 이런 식의 보도 속에 ‘에볼라 때문에 아프리카인의 출입을 제한한다’고 내건 식당도 생겨나는 것 같다. 이 나라의 아프리카인과 동남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유별나다. ‘비정상 회담’같은 TV 프로에 서구 선진국 출신의 잘 나가는 외국인들만 나오는 것에서 보듯이. 아.. 2014.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