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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세월호 7주기/ 윤미향 마녀사냥/ 아마존 노조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1. 4. 16.

전지윤

 

● 끝까지 함께 기억하고 행동해야

 

얼마 전 세월호약속지킴이 도봉모임에서 세월호 가족분들과 간담회가 있었다. 다가오는 세월호 7주기를 앞두고 항상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하는데 열심인 존경스러운 지역분들이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이다.

 

고맙고 죄송한 마음으로 참가해서 한켠에 앉아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질문을 하고 답변도 듣고 하다보니 7년 전의 그날도 떠오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충분한 조사가 안 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방해는 여전히 강력하고 진전은 더디기만 하다. 예컨대 국정원은 그나마 근래에 관련 문건 60여만건을 ‘목록’만 공개하기로 했다는데, 그 공개 방식이 기가 막힌다. 사참위 조사관 2명이 국정원에 들어가서 손으로 문건 제목을 적어가는 방식이란다.

 

이런 식으로 도대체 어느 세월에, 그 60만건의 목록을 확인할 것이며, 그 중에서 또 의미있는 문건이 무엇인지 가려낼 것이며, 그 문건들의 제목이 아니라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전진할 것인가. 내용을 받으면 또 사찰문건처럼 검은색으로 주요부분을 지우지 않았을 거라는 보장이 있겠는가.

 

정권이 바뀌었지만,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의 방해는 계속되고 있고, 문재인 정부도 그것을 거스를 의지가 없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언제나 진실을 두려워 한다. 최근에 천안함 사건의 재조사를 우파가 강력하게 저지하고 문정부가 또 그것에 굴복한 것도 그것을 보여 준다. 반면에 희생자들은 누구보다 진실을 원한다. 진실을 알아야 진정한 추모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7년이 지나도록 세월호에 대한 온갖 추측, 가설, 음모 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권력기관과 수사기관이 여전히 충분한 정보와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고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과도한 음모론적 가설에 거리를 두게 되면서도, 그것을 비판하면서 일부 개혁적 지식인과 언론들마저 세월호의 진실은 이미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하기 힘든 이유다.

 

그것은 충분한 정보와 자료의 공개, 그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이뤄지고 나서야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결론만을 옳다고 고집하거나, 다른 견해와 가설을 쉽게 매도하는 것은 매우 섣부른 태도로 보인다. 자신의 결론이 옳고 다른 가설이 틀렸다고 확신할수록, ‘이제 충분히 조사했다’가 아니라, 더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견해가 옳았다는 게 더 분명히 드러날 것 아닌가.

 

어제 간담회와 끝나고 나눈 이야기들에서 확인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세월호 가족들의 실망과 분노였다. 그리고 끝까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싸우려는 의지였다. 그러나 동시에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국힘당과 오세훈이 돌아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했다. 사실, 오세훈이 용산참사에 보인 태도는 세월호에 대한 태도이기도 하다.

 

이것은 최근에 만난 장애인 활동가나, 이주민 활동가에게서 본 반응이기도 했다. 대부분 정부와 민주당에 실망과 분노를 드러내지만, 동시에 국힘당의 부활에 몸서리친다. 이런 분들에게 ‘하지만 차악론에 빠져서는 안 되고 제 3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스스로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가 부끄럽기도 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박주민 의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여기서도 가족들의 태도는 분명했다. ‘박주민은 세월호 가족들의 요구와 뜻으로 의원이 됐고, 민주당의 어떤 다른 의원도 박주민만큼도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다. 박주민의 흠결과 잘못을 누구든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세월호를 이용해서 의원이 됐다’, ‘세월호를 팔아서 뱃지를 달았다’는 말은 그만해야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세월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간담회에서 세월호 가족들은 ‘광주의 진실이, 4.3의 진실이 밝혀지는데 그 오랜 세월이 걸렸다. 우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끝까지 함께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

 

● 방관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윤미향 마녀사냥

 

또 시작됐다. 수구언론과 반동적 우파는 지난해 대대적인 마녀사냥을 통해서 윤미향 의원에게 아주 지독한 굴레를 뒤집어 씌웠다. 엄밀하게 사실을 확인하고,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 사태의 핵심이 무엇인지 따지기 보다는, 분위기에 휩쓸리고 평소의 악감정까지 실어서 같이 돌을 던지는 사람들 속에서 마녀사냥은 완성됐고, 윤미향 의원에게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혀졌다.

 

그 속에서 윤미향 의원의 평생의 활동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사회운동 활동가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보통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사랑, 활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주변인들, 자신의 헌신에 안쓰러워하면서도 자랑스러워하는 가족들의 응원 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녀사냥이 특히 잔인했던 것은 이 모든 것을 겨냥해서 의식적으로 하나씩 파괴하는 과정에 있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마녀사냥꾼들이 특히 더 잔인한 것은 자신들이 한번 마녀로 만들어서 낙인을 찍어둔 사냥감은 마치 목줄이 채워진 노예처럼, 필요하면 수시로 다시 화형대로 끌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라고 선동하는 행태에 있다. 어떤 주저함도 없이 이 마녀사냥꾼들의 최고봉은 조선일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에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많은 보도들이 사실이 아니거나 부분적 사실을 왜곡하고 끼어맞춘 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게 중요할 리가 없다.

 

조선일보가 지난 1년간 갖가지 꼬투리와 빌미를 만들어내서 얼마나 많이 윤미향 의원을 다시 화형대로 불러 세웠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윤미향’이라는 이름만 거론해도 일부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뭔가 부정적인 감정과 혐오감을 보이도록 만드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제 선거를 앞두고, 며칠 전 조선일보는 또 당연하다는 듯이 습관적으로 다시 윤미향 의원의 목에 자신들이 채워둔 쇠사슬을 잡아당기며 끌어내기 시작했다.

 

마녀사냥꾼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자신들의 사냥감이 특히 어떤 부분을 찌르면 비명을 지르며 아파하는지 기가 막히게 잘 파악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들은 ‘마녀’를 화형대에 세워두고는, 특히 그 곳에 집중해서 돌을 던지라고 사람들에게 선동한다. 오랜 세월을 함께 투쟁하며 쌓아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당사자들과 윤미향 의원 사이의 신뢰와 사랑을 집중 겨냥해서 찢어발기는 것이다.

 

이렇게 저들의 필요에 따라서 툭하며 소환당해서 화형대 위에 세워지고 조리돌림을 당하는 당사자와 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지옥같을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많은 이들의 침묵과 방관, 심지어 동조가 이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인권을 말하는 사람들마저도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만약 학교에서 학생들이 친구 중에 하나를 조선일보처럼 저런 식으로 괴롭힌다면 우리는 그것을 ‘왕따’라고 하면서 잘못이라고 지적할 것이다. 만약에 직장에서 누군가가 다른 동료들에게 계속 저런 식으로 공격을 당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집단적 괴롭힘이라고 비판할 것이다. 만약 온라인에서 이런 지독한 스토킹이 벌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중단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자신의 범죄를 ‘공인에 대한 정당한 검증’, ‘시민단체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이라고 포장하는 순간 모든 불편한 감정과 의문들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리고 마녀사냥꾼들은 자신들이 목줄을 채워둔 또다른 ‘마녀’들을 불러세우거나, 또 다른 먹이감을 새롭게 찾아다니며 오늘도 내일도 계속 ‘검증’하고 ‘감시’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동료 인간들을 죽이라고 강요받는다면, 그것은 분명히 폭력 행위다. 그러나 그 과정이 ‘병역 의무'로 불리자마자, 그 선량한 시민은 모든 일이 완벽하게 합법적이며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받는다. 한 시민이 억지로 다른 사람에게 재산이나 소득의 일부를 빼앗겼다면 폭력행위가 저질러졌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즉시 그 과정이 ’간접세 부과‘로 불리자마자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로자 룩셈부르크)

https://www.facebook.com/mhyang530/posts/271318654627668

https://www.facebook.com/koreaverband/posts/4024011567706161

 

● 아마존 노조 건설 투쟁 실패의 교훈

 

미국 앨라배마에서 6천명의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이 진행한 노조 결성 찬반 투표가 며칠 전 실패로 끝났다. 전세계의 좌파와 노동운동가들이 기대하고 주목했던 투쟁이었던만큼 실망이 큰 것이 사실이다.

 

20년 넘게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세계 최대의 기업과 세계 최고의 부자 자본가(베이조스)에 게 통쾌한 일격이 가해지길 기대했었다. 그것은 8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의 아마존 노동자들뿐 아니라 전 세계의 아마존 노동자들에게 승리가 됐을 것이다.

 

노조 조직율이 10% 이하로 떨어져 정체를 벗어나지 못해왔던 미국에서 새로운 반격의 신호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매카시즘과 인종차별과 탈산업화를 통해서 노동계급이 더욱 분열, 약화돼 왔고 대안우파가 성장하던 미국 남부에서 반격이 시작되는 것은 중요했다.

 

나아가 그것은,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에 화장실갈 시간도 없이 일하도록 내몰리는 불안정하고 취약한 노동자들(한국의 쿠팡, 배민도 포함)도 얼마든지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을 것이다. 그것은 바이든 정부에게 반노동 법률과 제도들을 개정하라고 요구하는 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효과도 낳았을 것이다.

 

두 달 전에 투표가 시작될 때에는 희망적인 기대와 관측이 많았다. 트럼프 낙선과 바이든 정부의 등장, 노조에 우호적인 여론 속에서 버니 샌더스만이 아니라 수많은 저명인사와 바이든까지도 노조의 손을 들어주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드러난 투표 결과는 거의 두 배 이상의 차이로 부결이다. 결국 기업별 노조의 틀을 강요하고 노조에 불리한 법률과 제도, 아마존 사측의 집요하고 조직적인 반노조 캠페인과 온갖 반칙과 편법을 통한 방해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아마존은 몇가지 당근을 제시하면서도 노조를 선택하면 해고될 수 있다거나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은근히 협박했다. 특히 더 불안정하고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더 강한 압박을 가했다. 그것을 통해서, 코로나 경제위기와 고용불안 속에서 위축된 노동자들을 구워삶을 수 있었다.

 

셀럽들의 지지 선언을 넘어서서 기층에서 노동자들을 실제로 조직하는 것이 부족했고, 특히 인종주의가 노동계급을 분열시키는 핵심기제인 남부에서 흑인공동체들 속에서 조직하고, 노동조합주의를 넘어서서 인종, 젠더, 계급과 사회정의를 연결시키는 정치적 노동운동이 필요하다는 비판적 평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 기업을, 일국적, 심지어 지역적으로 조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효과적으로 다수의 노동자들을 조직화시키는 것은 거대한 투쟁의 물결이다. 지난 몇 년간 몇가지 가능성과 희망이 나타나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 노동운동은 낮은 조직율만이 아니라 투쟁과 파업의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발전하는 인종정의, 사회정의 투쟁과 노동운동이 잘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여전히 양당구도 속에서 노동계급의 다수가 민주당에 의존하는 정치상황과도 관련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자적 진보정치의 기반을 마련하지는 못하면서, 양당구도와 민주당만 싸잡아 비판하며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자족하는 좌파들을 안타깝게 보게 되고, 민주당에 들어가서라도 노동계급 기반에 다가가고 독자적 진보정치의 기반을 만들어보려는 코르테즈 등의 시도에 눈이 가게 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이래서 문제고, 이것도 안하고있고 말하고 비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촛불 이후와 문정부 등장이라는 조건이 제공한 가능성과 한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조직하고 운동을 건설하느냐였다.

 

아래 사진은 미얀마의 민중들이 아마존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아마존 노동자들은 미얀마의 민중을 응원하던 장면이다. 두 투쟁은 모두 오늘날 사회정의와 민중의 권리를 위한 전세계적 투쟁의 중요한 일부였다. 아마존 노동자들의 일시적 패배는 아쉽지만, 그것이 남긴 교훈과 과제를 돌아보면서, 이제 우리 모두는 미얀마 민중의 승리를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

#BAmazonUnion #UnionYes

#save_myanmarpeople #StandwithMyanmar

 

● 삼성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얼마전 삼성 피해자 공동투쟁 집회에 함께했다. 이제 곧 세월호 7주기인데, 7년 전의 그 참혹한 순간을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 무려 17년째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과천 철거민들과 벌써 450일이 넘게 삼성생명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암보험 피해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기분도 비슷하다. 어둠 속으로 가라앉아가는 이들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하는 마음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징계를 내려도 눈도 깜빡하지 않는 삼성생명, 금감원의 징계를 확정하지 않고 계속 삼성의 눈치만 보는 금융위원회, 암에 걸린 환자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찬바닥에서 농성을 하고 병세가 더 악화돼 가도, 삼성의 기만과 폭력 앞에 사그라드는 생명을 보면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 사회가 원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용산참사를 철거민 탓으로 돌리고, 기업과 시장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오세훈이 서울시장이 됐으니 삼성은 더욱 배째라고 나오고, 삼성 피해자들의 앞날은 더욱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벌써 강남 아파트들은 재보선 끝나고 며칠 만에 몇억씩 올랐다는데, 압도적으로 오세훈을 찍었다는 강남땅 삼성빌딩 앞에서 집회를 하고, 450일 넘게 로비에서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하고 있는 암환자들을 보면서 기분이 착잡하기만 했다.

 

그래도 어제도 삼성 피해자들은 기죽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고, 서로 연대해서 투쟁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무 오랜만에 참가해서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노동자연대 지도부가 나에게 청구한 5천만원 손배소송에 대응하느라 연대 활동을 축소해야 하는 것도 기막힐 일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삼성은 지금 당장 암보험 피해자들에게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과천 철거민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 주류언론의 프레임 속에서 진행되는 민주당의 선거 평가

 

아래 기고글에서 굳이 민주당에게 강한 비판이나 주문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더 관심이 있는 것은 민주당 왼쪽의 진보좌파 정치이니 말이다. 민주당에 깊은 애증이 있거나, 민주당 왼쪽의 대안에는 무관심한 이들일수록 더 강하고 집중적으로 민주당을 향해 비판과 주문을 하고 있다는 인상도 받는다.

 

그러나 요즘 민주당 안팎에서 시끄럽게 벌어지는 평가와 논란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먼저, 평가는 어떤 성역과 금기도 없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고, 맘에 안드는 평가라고 절대 화를 내거나 욕을 해선 안 된다고 전제하겠다. 그러나 2가지는 보태고 싶다.

 

‘조국이나 추미애가 윤석열과 충돌할 때 윤석열을 편들지 않은 것은 문제였다’거나, ‘조중동이 누군가와 그 가족을 집단적으로 비난하며 조리돌림할 때 적당히 같이 돌을 던졌어야 한다’는 식의 ‘반성’만 나오면 그것을 “소신”이라고 포장하는 주류언론들의 관점과 태도가 참으로 웃긴다는 것이다.

 

반면,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을 충분히 밝히지 못한 것,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반쪽으로 만든 것, 임대차3법에서 알맹이를 빠트린 것, 차별금지법을 발의도 못하고 있는 것, 검언카르텔과 기재부 관료들에 타협해온 것, 재벌들에 굴복하며 김진숙 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에 대한 ‘반성’은 민주당 쪽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당의 성격이나 한계와 연관된 문제이긴 하지만, 동시에 그런 반성이 나오면 주류언론은 “소신”은커녕, ‘극단적 지지층에 영합하는 주장’이라고 매도, 외면할 것이 분명하다. ‘당심’과 ‘민심’, ‘개혁’과 ‘민생’을 기계적으로 구분해서 대립시킨 다음에, 자기들 편익에 따라 어떤 것은 ‘소신’으로 포장하고, 어떤 것은 ‘문빠’로 몰아가는 주류언론의 프레임 속에서 진행되는 민주당의 선거 평가가 참으로 웃프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886   

 

(기사 등록 202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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