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세상읽기 - 미얀마 혁명과 학살/ 승설향 씨의 미투

전지윤

● 미얀마 군부 테러리스트들은 학살을 중단하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모임’은, 긴급 소집되는 유엔 안보리에서 미얀마에 대한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어제 오늘 4개 대사관(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다. 나는 어제 오후에 중국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지금 미얀마 상황은 매우 참혹하고 시급하다. 미얀마 관련 페북 페이지와 미얀마 페친들이 매일 계속 올리는 글과 사진은 온통 시위하는 모습, 군부가 총칼을 휘두르는 모습, 죽고 다친 사람들의 모습, 장례식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 4가지뿐이다. 죽고 다친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참혹해서 참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들 뒤에서 국제적으로는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국과 그 동맹국들, 쿼드를 추진하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전략과 계산이 진행되고 있고, 미얀마 국내적으로는 민족민주동맹과 과도정부와 소수민족 지도부들의 전략과 의견의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시민항쟁은 민중혁명을 거쳐서 이제 내전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 시점에 유엔안보리가 열린다. 그래서 중국 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로 생각이 복잡해졌다. 사실 유엔의 역사와 본질은 별로 아름답지 못하다. 대부분의 경우에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이해다툼이 부딪히면서 마비되곤 하는 무능한 기구였다. 그들의 이해가 조율되고 합의에 이른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합의된 이해관계에 바탕해 공동으로 약소국을 수탈하거나, 심지어 군사적으로 유린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유엔군, 나토군, 또는 다국적 연합군들이 ‘민주주의’, ‘인권’, ’인도주의‘를 내세워서 개입했던 역사적 경험들은 많은 경우에 매우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 최근에 대표적이었던 것은 시리아다. 시리아에서 ’독재정부의 학살을 막기 위해서‘라며 시작된 다국적 연합군의 폭격은 또 다른 학살만 일으켰고, 러시아 군의 개입을 불렀고, 시리아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강대국들의 후원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등장했고, 민중혁명은 그 속에서 파묻혀 버렸고, 수십만 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이것이 식민지배자나 독재정부에 맞서 혁명을 일으킨 민중이 국제적 역학관계를 이용하거나, 일시적이거나 전술적으로 다른 외국 국가의 도움을 얻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결론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20세기초에 러시아 혁명 정부는 독일군과 강화조약을 맺어야 했고, 20세기 중반에 베트남의 민중과 혁명가들은 일본, 프랑스, 중국 등의 대립과 갈등 속에서 기회와 틈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야만 했다. 당장 미얀마 독립투쟁 과정에서도 영국 제국주의에 맞서서 일본의 도움을 얻으려했던 아웅산 장군의 노력을 단순히 깎아내리고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스페인 내전’ 때처럼 민중혁명을 지지하고 도우려는 세계 각국의 노동자와 민중들로 국제적 의용군이 결성되고, 그들이 스페인의 혁명적 민병대와 연대해 독재정부에 맞서는 것이겠지만, 현재 그것은 그야말로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절대로 군사적 폭격같은 방식으로 미얀마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다른 죽음만 낳을 것이고 군부가 민족주의적 선동을 하면서 반군부 저항세력 내부의 균열을 일으키는 데 이용되기만 할 것이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상군 투입과 같은 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기 어렵다. 그보다는 미얀마 군부의 돈줄과 자원을 모두 차단하고, 그들을 국제적 범죄자로 규정해서 처벌을 추진하고, 미얀마의 반군부 투사들에게 투쟁 자금, 생필품, 의료와 식료품, 나아가 군부에 맞선 무장 투쟁에 필요한 무기 등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가 지지할 수 있는 필요하고 적절한 지원일 것이다.

 

어제 1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명동대로 쪽에서 계속 ‘문재인은 물러나라’, ‘문재인을 몰아내자’, 문재인을 타도하자‘는 시끄러운 시위 소리가 계속 들렸다. 확인해보니 '문재인 타도와 박근혜 석방' 시위를 하는 태극기부대의 집회와 행진이었다. 이어서 거기 참가하고 돌아가던 우리공화당 사람이 지나가다가 나를 봤다.

 

그리고 ’잘 하고 있다. 우리도 홍콩과 미얀마를 지지하고 중국을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니 가 버렸다. 기가 막히고 어안이 벙벙해서 헛웃음만 나왔다. 용산참사 주범 오세훈이 승리할 것이라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재보선 전망이 저런 사람들이 설치고 다니도록 해주는 것 같다. 미얀마 민중혁명은 이토록 복잡하게 뒤틀리고 얽혀있는 국제적, 국내적 맥락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오직 한가지다. 미얀마 민중과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 투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힘과 희망을 주는 소식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미국, 중국 등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승리를 응원하는 전 세계 민중에게 반가운 소식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유엔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반드시 그런 결과가 나와야 하고, 그것을 가로막는 그 어떤 국가나 세력도 민주주의와 사회정의의 적이다. 미얀마 민중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반동세력을 물리치고 자기해방을 이룰 수 있는 역사의 주역들이다. 이들의 용기와 투쟁이 이제 군대와 경찰 내에서도 사병들의 대규모 이탈과 반역, 저항세력 합류를 만들어내길 기대해 본다.

 

#SaveMyanmar #save_myanmarpeople #StandwithMyanmar

#StopCoup #RejectMilitary

 

 

● 미얀마 민중의 저항정신과 연대의식을 배워야 한다

 

미얀마의 군부 테러리스트들이 3월 27일 하루에만 또 시민 100여명을 학살했다. 이 살인마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들이 된지 오래다. 그리고 군부와 협력관계를 분명히 끊지 않고 있는 포스코 등의 기업들은 테러의 공범이며 조력자이다. 미얀마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군부에 불복종하고 있는데, 이들은 군부의 학살범죄에 복종하고 있다.

 

처참하게 죽어간 사람들과 울부짖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부모를 잃은 자식의, 자식을 잃은 부모의, 사랑하는 이를 빼앗긴 이들의 심정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는 그들의 온기를 느끼며 쓰다듬고, 눈을 보면서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 찢어지는 마음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3월 27일은 단지 군부 대학살의 날이 아니었다. 미얀마 민중이 ‘반 파시즘 혁명의 날’로 선포하고 총궐기에 나선 날이기도 했다. 어제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거꾸로 이런 희생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엄청나게 많은 미얀마 민중이 초인적인 용기와 투지를 가지고 거리로 나섰다는 것을, 군부의 위협과 공포에 전혀 겁먹고 무릎꿇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편하게 앉아서 온라인으로 정보나 찾는 처지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놀라고 존경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모여서 팻말과 방패를 만들고, 바리케이트를 쌓고, 죽음을 무릅쓰고 행진에 나서면서 이들이 서로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떤 마음을 나눌지 떠올려 보게 된다.

 

3월 27일은 이 놀라운 용기가 미얀마 전국에서 거대하게 폭발했던 날이고, 그것이 전세계적인 연대를 일으켰던 날이다.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미얀마 민중과 연대하는 행동들이 있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모임’에서도 어제 하루 종일 분향소를 차리고, 저녁에는 추모제를 진행했다. 여기에 함께하면서 미얀마 민중의 용기와 투쟁이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미얀마 민중은 지금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어떻게 재구성할지에 대한 전세계적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리고 그들의 어마어마한 용기와 투지는 이미 역사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다. 400여명을 학살하면서 군부가 이룬 군사적 우위는 정치적인 패배와 고립을 가리려는 더러운 가림막일 뿐이다. 미얀마 민중의 저항정신과 연대의식을 우리 모두 배워야 한다.

 

* 미얀마 상황을 한국어로 실시간으로 계속 알려주는 정말 유익하고 소중한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groups/1603092429887617/

 

#SaveMyanmar #save_myanmarpeople #StandwithMyanmar

#StopCoup #RejectMilitary

 

 

● 승설향 씨의 용기있는 미투를 지지하며

 

https://www.youtube.com/watch?v=GBGM_cNpujc

이것을 보면, 용기있게 미투에 나선 승설향 씨도, 곁에서 큰 힘이 돼 준 홍신영 기자도 너무 멋지고 두 분의 연대도 감동적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용기와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생각된다.

 

어떤 사람들은 성폭력 피해자들과 페미니즘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엄청나게 과장하지만, 차별과 폭력이 심각한 한국사회와 가부장적 자본주의에서 여전히 현실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주류사회와 기성언론은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에 아주 선택적으로만 반응한다. 그것이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에 도움이 되고, 정치적 반대파를 공격하는데 유리할 때만 말이다.

 

요즘, 갑자기 열혈 반성폭력 투사와 2차가해의 결사적 반대자로 변신한 조선일보와 국민의힘을 보면서 기가 막히는 것은 그래서다. 그렇지 않으면, 가해자나 피해자가 유명하고 대중의 관심과 주목을 받을만한 경우에만 반응한다. 그래야 언론은 선정적 보도 속에 클릭수를 높이며 기사팔이에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주류사회는 기껏 가해자만 악마화하며 꼬리를 자르고, 피해자는 불쌍하고 보호해야 할 사람으로 대상화한다. 결국 성폭력, 성차별적 사회구조는 별로 건드려지지 않고, 그것의 직간접적 공모자들은 아무 성찰도 없이 같이 돌을 던지다가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럼에도 그처럼 이슈가 되는 미투 사건들이 중요하고 연대해야할 이유는 분명하다. 그런 사건의 이슈화가 성폭력의 구조와 규범들을 드러내고, 사회 곳곳의 가해자와 그 협력자들을 위축시키며, 반면에 곳곳에서 숨죽이고 있던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부장적 차별구조에 맞선 더 근본적 투쟁을 촉발할 가능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류사회와 기성언론의 이 같은 철저한 선택적 반응은 분명 큰 악영향을 끼친다. 용기있게 목소리를 냈다가도 무관심이 지치고 고립된 투쟁 속에서 결국은 후회하고 포기하게 되는 피해자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을 지켜본 수많은 피해자들은 역시 침묵하는 게 옳다고 판단할 것이다.

 

승설향 씨는 이번에 <스트레이트>에서 어렵게 미투에 나서기 전에도 티비조선 등 여러 언론방송에 제보를 했지만 무시와 외면만 당했다고 한다. 주류사회와 언론의 이런 무관심은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북향민)들이, 특히 탈북 여성들이 2등, 3등 시민 취급받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탈북자들은 체제경쟁에서 서방과 남한의 우월성을 보여주거나 대북압박이나 종북몰이에 이용할 도구로 취급받아 왔다. 이것은 국제적 차원에서 벌어져 온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미국의 냉전우파와 정보기관 - 남한의 기득원 우파와 국정원 등 억압기구 - 수구언론과 우파정당들 - 관변 탈북단체들’로 이어지는 카르텔 구조가 형성돼 왔다.

 

이 구조 속에서 태영호처럼 북한에서도 권력자였던 고위직 탈북자들은 '북한 인권'을 운운하며 남한에서도 부와 권력을 누리고 대접과 신변보호를 받는다. 반면 북한에서 돈없고 힘없던 사람들은 남한에서도 간첩조작에 이용되거나, 무관심 속에 고달픈 생존경쟁 속에 던져진다. 이것은 분단체제 속에 남북한 지배체제의 적대적 공생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하다.

 

승설향 씨의 미투는 이 카르텔 구조의 가장 밑바닥에서 탈북여성들이 어떤 위험과 고통 속에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고위직 탈북자, 탈북자를 관리하는 국정원과 억압기구의 관료들, 관변 탈북단체의 고위층, 그들을 후원하는 재력가들, 종편방송 관계자들이 그들 위에 갑으로 군림해 온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잘 보여야 생계, 진학, 취직에 도움을 얻을 수 있고, 북의 가족과 연락이라도 가능하고, 종편에 출연해서 용돈이라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갑’들은 ‘탈북 여성은 예쁘고, 때묻지 않았고, 순종적이다’는 이데올로기를 퍼트리며 성적 대상화하고, 그들이 종편(남남북녀, 모란봉클럽, 이만갑)에 나와서 북한을 욕하고 조롱하도록 요구했다.

 

단지 장진성이 악마여서가 아니라 이런 구조, 규범, 문화 속에서 일부 권력자들이 탈북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 성착취를 자행하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이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우월한 지위, 위력과 카르텔을 이용해 성폭력을 저질렀고, 탈북여성들의 취약한 지위와 탈북자 공동체의 성과 ‘정조’에 대한 보수적 관념들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입을 막았다.

 

이제 홍신영 기자와 <스트레이트>의 도움 속에 승설향 씨가 내부고발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외면, 침묵하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과 정의를 밝히겠다’던 언론과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가해자들이 거액의 손배소송을 협박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감수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수구언론들의 보도는 곧잘 복붙해서 퍼나르지만 <피디수첩>, <뉴스타파>, <스트레이트> 등의 보도는 약속이나 한 듯이 대부분의 언론이 외면하는 역담합 현상도 여기서 또다시 반복되는 것 같다.

 

그러는 사이에 장진성과 가해자들은 '승설향 씨는 정신병이고 <스트레이트>는 종북’이라고 공격하고 있고, 우파 인사와 정치인들, 고위 탈북자와 탈북단체장들도 그들을 편들고 나섰다. 카르텔 구조의 실체와 또 다른 범죄들이 드러날 것을 걱정해서일 것이다. 성폭력이 단지 몇몇 가해자 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 준다.

 

승설향 씨는 북한에서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자살을 남한에서만 5번이나 시도했다고 말한다. 그런 승설향 씨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홍신영 기자와 <스트레이트>는 찬사받아 마땅하다. 승설향 씨의 미투가 중요한 것은 오래동안 강요된 침묵과 단단한 장벽에 대한 용기있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벽에 금을 가게 만들면서 장진성에게 강간과 준강간을 당했다는 또다른 피해자들의 미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 한명은 탈북여성이 아니라 남한 여성이었다. 이것은 승설향 씨가 우리 모두의 앞 길을 가로막고 있던 장벽을 향해 돌을 던졌다는 것을 보여 준다. 성폭력과 성차별에 반대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미투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 통일부는 전수조사라도 해서 이 문제의 뿌리를 찾아내야 한다. 승설향 씨의 미투에 많은 위드유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Metoo #Withyou

 

(기사 등록 20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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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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