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롤린(Rollin)에 대한 개인적인 '삐뚤어진' 생각

박철균

1.

브레이브걸스가 4년 전에 부른 ‘롤린’이 갑자기 스트리밍 사이트에 1위를 하고, 관련 댓글읽기 영상은 600만뷰를 돌파하고 말 그대로 2021년 역주행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게 또 브레이브걸스라는 여성 아이돌 그룹의 이야기까지 섞여서 계속 파급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 주고 있다. 10년이 된 그룹이지만, 그 동안 멤버교체도 잦았고, 군인들에겐 계속 인기가 많았을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그렇게 뜬 적이 없어서 이제 20대 후반~30대 초반이 된 멤버들이 이제 활동을 정리하고 새 삶을 살아가려고 했던 직전에 빵빵 터졌다는 스토리는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현재의 역주행 화력이 어디까지 갈지는 지켜 봐야 하겠지만 ....

 

2.

하지만 나에겐 롤린의 역주행이 마냥 좋게만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인권 감수성의 측면에선 롤린은 현재 한국이란 나라에서 아이돌, 여성, 군인, 남성을 바라보는 관점들이 여전히 인권적이지 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댓글달기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던 것은 롤린을 부르는 브레이브걸스의 "섹시 댄스"를 보고 군인들이 먼지를 일으키고, 일제히 일어나서 함께 댄스를 추고 ‘환장’을 하는 듯한 영상들이 함께 편집이 된 것이 하모니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댓글로 이 그룹이 오랜 세월동안 밀보드 차트니 군인 아이돌 1위니, 후임들에게 인수인계를 했느니 이런 댓글들이 넘처 나고 있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에서 여성을, 그것도 아이돌을, 그것도 현실에선 여러 사정으로 인기가 있지 않은 그룹을 어떤 식으로 "왜곡된 대상화"로 바라봤을지 뻔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거기에 댓글로 "이거 대북방송으로 영상까지 틀었으면 철조망 벌써 무너졌을 것이다." 란 반응까지 나오는 것엔 아연질색했다. 21세기가 벌써 21년이 흘러갔는데도, 카드사이즈에 여성의 "야한" 사진을 넣어서 서로에게 삐라로 뿌려대던 쌍팔년도 마인드가 여전히 통하고 장난처럼 가십화 되는 것이 속상했다.

 

그리고 말은 인수인계라고 하면서, 내무반에서 고참이 선임에게 이 노래를 들으라고 강요하고 매일매일 세뇌하다시피 들리게 했을 것이 너무나 뻔한데 그런 군대의 나쁜 점들이 마치 미담처럼 얘기되는 것들 또한 불편했다.

 

3.

물론 노래 자체는 굉장히 숨겨진 명곡에 어쩌다 이제야 뜨는가 싶을 정도로 좋은 노래고, 당사자들은 오랜 자신들의 꿈을 접으려다가 한줄기 희망을 잡아서 매우 좋아하고 갑자기 생긴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의 이런 불편함은 오히려 브레이브걸스 당사자나 오랜 팬들에겐 나의 반응은 굉장히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여성 아이돌을 그렇게 왜곡된 성 관점으로 소비하는 현 상황들, 그것도 특히 한국에서 징병제라는 시스템까지 가미한 군대라는 폐쇄적인 "남성 최최다 조직"에서 위문공연이란 형식까지 빌리며 여성을 한낱 자기 위로거리로 풀게 하는 현 상황들, 여전히 여성을 남성을 위해 소비해야 하는 동등하지 못한 존재로 보게 만드는 현상들을 언제까지 우리는 가만히 놔둬야 할까.

 

롤린의 역주행은 결국 우리 사회 인권과 성평등 의식도 함께 역주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브레이브걸스든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이든 다시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할 때다. 

 

(기사 등록 202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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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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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햇살 2021.03.21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 <위아래>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