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노동자만 죽어나가는 세상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지난 1226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해고금지! 김진숙 복지!’을 요구하는 생명을 살리고 죽음을 멈추는 240 희망차량이 있었다. 아래는 희망차량을 출발하면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이상수 반올림 상임활동가가 했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반올림 카페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

  

한진택배에서 배달일을 하던 노동자가 또 쓰러졌습니다. 두 번의 뇌출혈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뇌출혈은 과로로 인한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평균 16시간을 일했다고 합니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이어지고 사회적 비난이 들끓자 택배사들이 대책을 내놓았었습니다.

 

분류작업 전담인력을 배치하겠다’ ‘야간택배 금지하겠다

 

하지만 마흔 살 젊은 나이에 쓰러진 노동자는 오전 내내 분류작업을 했고, 오후에 시작된 배송은 밤 10시를 넘겨 계속됐습니다. 회사의 심야배송 금지 정책 때문에 배송문자만 미리 보내서 항의를 받고 오히려 업무만 가중되고 있었습니다.

 

하루 16시간씩 무거운 택배상자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면 누구라도 쓰러질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죽을 걸 정말 몰랐습니까? 올 해 내내 택배노동자들이 계속 죽었는데, 이들이 왜 죽었는지 온 세상이 다 아는데, 한진택배는, 한진택배 경영주는 정말 몰랐습니까?

 

왜 아직도 계속 죽고 있는 것입니까? 이 노동자들 누가 죽인 것입니까?

 

사회적 비난이 커지면, 유명무실한 대책만 발표하고, 뒤에서는 죽음의 택배 스케줄을 가동하는 기업이 죽인 것 아닙니까? 전국의 건설현장에서, 조선소에서, 화학공장에서, 반도체공장에서, 방송국에서, 택배트럭과 오토바이가 다니는 거리에서 노동자들이 사고로 질병으로 죽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7명씩 꼬박꼬박 죽고 있습니다. 어제 죽은 이유와 똑 같은 이유로 오늘도 죽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죽음의 현장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합니다.

 

저들의 차가운 대차대조표에 올라있는 우리의 목숨값 450만원을 바꿔야 합니다. 사람이 계속 죽으면 기업이 문을 닫을 정도로 벌금을 올려야 합니다. 최소한 계속 죽이는 것보다는 죽음의 현장을 바꾸는 게 싸게 먹히도록 바꿔야 합니다. 저 냉혈한 경영자들의 냉정한 계산기가 작동하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이 죽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법을 바꿔야 합니다. 산안법처럼 말단관리자만 처벌해서는 바뀌지 않습니다. 권한이 있는 경영주를 원청을 처벌해야 합니다. 노동자 죽음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경영주를 움직이는 건 경영자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죽으면 최소한 경영자가 감옥에 가도록 해야합니다. 자본 앞에 한없이 초라한 저 사법부가 맘대로 풀어주지 못하게 하한형을 도입해서 못박아야 합니다.

 

지금 전경련이 경총과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막겠다고 뻔뻔하게 나서고 있습니다. 재벌 곳간에 사내유보금 천 조원을 쌓아두고도 사람을 살리기 위한 비용을 아까워합니다. 수 십년간 매년 2천 명 넘게 죽여 온 그 살인면허를 계속 허용해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림 없습니다. 자식 잃은 산재 유족들의 단식이 보름을 넘겼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식은 20일에 접어들었습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었습니다. 더 이상 잔인한 세상을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죽으면 당신들도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대가를 치르기 싫다면, 죽음의 현장을 바꾸는 일에 지금 당장 착수하십시오. 법을 방해하는 노력의 절반이라도 사람을 살리는 데 쓰기 바랍니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입니다. 노동자만 죽어나가는 세상, 우리만 위험한 세상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기사 등록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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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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