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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의 혁신

노동운동 - 평조합원들을 급진화시키기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6. 8. 25.

이것은 영국 rs21(21세기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회원인 아닌디야 바타차리야(Anindya Bhattacharyya)Ray M이 최근 미국의 맑스주의 노동사학자 킴 무디(Kim Moody)를 만나 긴 시간동안 자세하게 진행했던 대담을 발췌한 것이다.

무디는 과거 미국 민주학생연합(Students for a Democratic Society)에서 활동했고, 미국 국제사회주의자(the US International Socialists)의 일원이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자신이 설립한 국제적으로 저명한 노동운동 저널인 <레이버노트Labor Notes>의 편집위원회에서 1979년부터 2001년까지 활동했다.

그는 또한 <An Injury to All: The Decline of American Unionism>(Verso, 1988), <Workers in a Lean World(국역판-<신자유주의와 세계의 노동자>, 문화과학사, 1999)>(Verso, 1997), <From Welfare to Real Estate: Regime Change in New York City, 1974 to the Present>(New Press, 2007), <US Labor in Trouble and Transition>(Verso, 2007)을 포함한 여러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인터뷰는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좌파 그룹이 어떻게 노동운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작업장 조직을 재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 도움이 될 것이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s://rs21.org.uk/2015/10/31/radicalising-the-rank-and-file/


미국 시카고 교사 파업에서 아랍어로 쓰인 파업 지지 피켓

 

<레이버노트>를 설립하신 배경은 무엇이었으며, <레이버노트>는 네트워크로서 어떻게 운영되나요?

 

<레이버노트>70년대 말에 겪은 몇 가지 경험에서 시작했는데요, 그 첫 번째가 [1978년에 벌어진] 미국의 광부 파업이었습니다. 이 파업은 서로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수많은 연대행동을 고무했던 장기 파업이었습니다. 예컨대, 물건들과 돈 같은 것들을 실은 많은 캐러밴들이 북쪽에서 광산 지대가 있는 남부로 몰려갔고, 광부들은 디트로이트 같은 산업단지나 철강 산업도시들로 자신들의 캐러밴들을 보내곤 했죠.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에 이르는 오랜 시간에 걸친 격변으로 인해 평조합원 조직이 만들어지고, 살쾡이 파업이 벌어졌으며, 공식적인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조합원들에 의해 끌려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또 평조합원 위원회들이 수많은 대규모 노동조합 내부 곳곳에 조직되기도 했죠. 그러다가 이 모든 것들이 점차 잦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때에 이 파업이 벌어졌고, 그로인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파업은 기가 막히게 멋졌어요.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가 이 파업에 대해 법적으로 금지명령을 내렸는데도 노동자들은 그걸 그냥 무시했는데, 그는 이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거든요. 대단했죠.

 

거대한 파업들이 벌어지고 흑인들의 조직화가 이루어졌으며, 이와 비슷한 종류의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긴 했지만, 그 당시 미국에서 벌어진 평조합원들의 투쟁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 그것들은 서로 거의 아무런 연결 관계도 만들지 못했고, 심지어는 의사소통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 줌의 좌파들이 그런 운동들에 참여했고, 그들 중 일부는 서로 의사소통을 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보다 계급 전체적인 목소리나 응집력을 만들어 낸 곳은 없었습니다. 이는 미국 국제사회주의자(US International Socialists; IS)의 분열에 뒤이어 일어났습니다. 저는 이것을 필요이상으로 강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은 일어났고,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접근방법을 재검토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여기서[즉 영국 IS로부터] 제시했던 당 건설이라는 사고를 버리고 재편성(re-groupment)이라는 사고 쪽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분적으로 운동 전체에 걸쳐 폭넓게 접촉할 수 있으며, 각기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투쟁 소식과 분석을 전해주는 노동 신문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또한 이는 일어나고 있는 일과 사람들이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을 수용하고, 그것들을 한데 묶어 보다 계급 전체적인 관점이나 분석을 제공하고자 하는 과도기적인 사고(transitional idea)이기도 했습니다. 한 무더기의 요구조건들보다는 일종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던 것이죠.

 

이런 것들 가운데 일부에 힘입어 1979<레이버노트>가 탄생했습니다. 처음엔 우리 세 명이 시작했죠. 당시 우리 모두 IS 회원들이었지만, 우리가 처음부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 이 조직이 잘 운영되려면, 이 활동이 IS가 자신을 위장할 목적으로 앞세우는 조직(front group)처럼 보이거나, 그런 식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였습니다. 당시 IS는 당연히 이 프로젝트를 두고 논의를 벌이긴 했지만, 당시에도 우리가 명확히 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 이것은 어떤 노선(line)”을 가진 당 출판물이 될 수 없으며, 활동의 초기부터 우리 그룹에 속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 어쩌면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IS 활동을 통해서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매우 폭넓게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레이버노트>를 만드는 게 가능했고, <레이버노트>는 정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60년대와 70년대의 대격변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당시 우리는 그것이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광부 파업 이후에 더는 그렇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우리는 이처럼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 번도 하나의 조직을 만들려고 한 적은 없었어요. 그보다는 처음부터 전체 노동조합 운동과 관련을 맺는 매우 느슨한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했었죠.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수백만 명의 구독자들을 거느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비록 수천 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다양한 노동조합의 핵심 활동가들이었고,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직책이 높은 노동조합 관료는 없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지역 노동조합 지부의 관료였고 몇몇은 그보다 약간 높았을 수 있지만, 의장이나 총서기 같은 사람들은 없었단 뜻입니다.

 

이렇게 된 것은 부분적으로는 애초부터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원하지 않았고, 이것이 평조합원 운동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에요. 또 다른 측면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어찌됐든 우리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사실을 말하자면, 그들은 처음부터 <레이버노트>를 상당히 싫어했습니다.

 

<레이버노트>가 성장하면서 우리는 구독 권유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구독 권유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긴 했지만요. 사람들은 개별 구독도 했지만, 우리는 사람들에게 작업장에 몇 부를 더 가져가 활용해보라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굉장히 많이 시도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될 수 있었죠.

 

1981년에 우리는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500명 정도가 왔는데, 이는 기대 이상이었고 그 이후로도 규모가 커져갔죠. 하지만 구독자들과 컨퍼런스 참여자들이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구성이 변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4~5회의 <레이버노트> 컨퍼런스에는 대부분 자동차 노동자과 철강 노동자, 공장 노동자, 미국트럭운전자조합 소속 노동자들(teamsters), 그리고 트럭 기사들과 같이 주로 블루칼라, 그것도 중공업 분야의 블루칼라들이 많이 참석했어요.

 

그런 산업들이 줄어들거나 남부로 이동하거나 아예 그냥 사라지거나 해외로 이전할 때조차도 그런 산업에 속한 노동자들의 참여 숫자는 계속 늘어나긴 했어요. 하지만 우리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은 늘 눈에 띄게 바뀌었습니다. 인종적으로 더 다양해지기도 했구요.

 

<레이버노트>과도기적(transitional)’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생각건대, 우리가 배운 한 가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고용주들의 새로운 계획에 대해 노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경청하고, 남들은 제기하려 하지 않는 쟁점들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조를 이기려 할 것이 아니라, 노조 내에 우리가 계급적 관점이라고 부를 이러한 관점, , 기본적인 적과 아를 구분할 줄 아는 노동자들의 흐름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왜 과도기적일까요? 이 생각은 원래 트로츠키에게서 나온 것이지만, 우리가 이것을 과도기적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우리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접했지만,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가 나중에는 이것을 일종의 교육과 원동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이 그저 노무관리 문제가 아니고, 결국은 자본과 노동이라는 근본적인 관계에 대한 것임을 명확히 하려고 노력했지만, 동시에 우리의 청중이 누구인지를 상기함으로써 맑스주의적 레토릭을 가능한 한 피하려 애썼습니다. 어떤 주제와 관련한 것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갈수록 인종과 젠더에 대한 워크숍 같은 것들을 소개하고자 했는데, 이 부분이 우리가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임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는 좌파가 아니고, 흑인 노동자들과 라틴계 뿐 만 아니라 배가 나온 트럭 기사들과 남부 출신 노동자들과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처럼 특정한 방법으로 그것을 했을 때, 그게 정말 효과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를 통해 교육받은 운동 내 소규모 활동가들이 적어도 인종주의나 인종차별적 발언에 반대하거나, 노동조합이 흑인이나 이민자들의 쟁점을 무시하는 것을 비판하는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죠.

 

노동운동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평조합원 조직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노동운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제인 맥캘리비(Jane McAlevey)는 좌파가 커져야 한다고 말하지만(http://anotherworld.kr/283), 노동운동이 커지지 않은 채 좌파가 커질 수는 없습니다. 저는 제인이 전업적인 조직가와 간부 조직가 등등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관료주의적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한다고 봐요.

 

저는 역사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 컨퍼런스에 패널로 나가 그녀와 나란히 앉았는데, 이 자리에서 그녀는 흥미롭고 유익한 것들을 많이 말했지만, 저는 이것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문제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좌파를 건설하려면 노동운동이나 더 일반적으로는, 노동계급 안에서 큰 흐름을 건설해야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부분적으로는 작업장을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통제하거나 직종에 기반(on the job)한 조직을 건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여기서 제가 직종에 기반한 조직이라고도 말한 이유는 배달 기사들이나 택배 기사들(couriers)처럼 작업장이 없거나 작업장에서 하루 종일 보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기 때문이에요.

 

오늘날 모든 직업들이 작업장에 기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이런 방식을 통해 노조로 조직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조로 조직화된 노동자들은 노조 관료주의를 상대해 온 모든 노동자들이 씨름하고 있던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그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작업장 권력에 기반을 둔 평조합원 조직을 건설해야 합니다. 단순히 노동조합 관료 직책에 출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요.

 

여기 [, 영국] 좌파 내부에서 이와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제가 비판적으로 보는 것 가운데 하나도 통합 좌파(united left)[, 좌파연대 혹은 범좌파(broad left)] 사람들을 이런 높은 직책에 출마시키면서 스스로 선거 기구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 IS는 공산당이 딱 이렇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비판한 바 있는데, 지금은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이 지난 수년 동안 점점 더 이와 같은 접근법을 채택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SWP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좌파 그룹들, 최소한 제가 아는 그룹들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조직적 기반을 갖기 전에 사람들을 관료 직책에 출마시키면 그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 그들은 권위를 얻지 못할 테고, 주로 자기 이야기만 하게 될 것이며, 관련된 역학 관계 탓에 관료주의뿐만 아니라 자신의 원래 기반 및 그들의 동지들과 관련해서도 곤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서로 다른 사회주의 그룹들이 노동조합에서 어떻게 함께 활동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러한 사회주의 그룹들 가운데 우리가 유일한 사람들이 아니며, 같은 접근법을 취하는 다른 사회주의 그룹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모든 곳에서 다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실제 평조합원 조직이나 운동이 구성되고, 여기에 어떤 구조가 있고 사람들이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작업장에서 뉴스레터나 기타 비슷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디에서든 가능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직장위원(stewards)이나 대표자(rep)가 되는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은 곳에서 이렇게 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고위 직책에 출마하는 것보다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마찬가지로, 긴 요구안 목록을 제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걱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누군가가 이에 대해 뭐라도 해 줬으면 싶은 것들을 파악하고, 그들이 동료들과 함께 무언가 행동하도록 추동할 과도기적 계획입니다. 이는 아마도 영국보다는 미국에서 실제로 더 많이 일어나는 일일 텐데요, 미국에서는 현재 이런 종류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거든요.

 

이와 같은 흐름의 대부분은 지역 노동조합 지부를 맡으려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지역 노동조합 지부는 영국보다 훨씬 더 작업장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지역 노동조합이나 지부라고 했을 때, 그것들은 대부분 몇 천 명의 조합원 또는 일부의 경우, 그보다도 더 큰 규모의 조합원들을 거느린 조직들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아주 많은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셈이죠.

 

아마도 이와 관련해서 현재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는 시카고 교사 노동조합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좌파는 여기서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최소한 세 그룹, 연대’(Solidarity)국제사회주의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그리고 ‘Freedom Road Socialists Organization’이 서로간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 기간 동안 함께 활동해 왔습니다. 그 결과,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자기 그룹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게 가능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간의 차이점이 절대로 부각되지 않을 거라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그들은 그런 차이점들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시카고 교사 파업은 마치 누가 미리 안내서라도 써 놓은 것처럼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례로는 가장 모범적인 경우입니다. 그들은 모든 것들을 해냈는데, 여기에는 이들이 파업을 둘러싸고 모든 조합원들과 상의했던 것도 포함됩니다. 정말 끝내줬죠.

 

물론 시카고 파업에서 활동했던 유형의 의식적인 지도자들이 어디에나 늘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도 그런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요. 그들은 꽤 오래 전부터 이 중핵을 조직했고, 많은 일들을 해냈습니다만, 그럼에도 그들이 이해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 그것을 선거나 파업으로 시작할 수는 없다는 점 말입니다.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실상 그것이 그렇게 작은 것들도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시카고가 가장 잘 알려진 사례이긴 하지만, 사실 그런 식으로 노동자들이 규합되어 투쟁한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어떤 추산에 따르면, 이런 투쟁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결과, 지금은 지역 지부 혹은 몇몇 다른 경우에서는 약 50만 명의 노동자들을 포괄하는 전국적 노동조합을 지도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도 합니다.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레이버노트>가 해 낸 일도 아니고, 다른 좌파 그룹들이 한 일도 더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레이버노트>와 좌파 그룹들이 공동으로 활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레이버노트>가 노동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일종의 센터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4월에 열린 컨퍼런스에 2천 명의 사람들이 참여했을 때 저는 정말 흥분됐었는데, 여기에 모인 이들이 이민자 지역사회 그룹들은 물론, 이 모든 평조합원 운동을 대변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힘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거라고 말할 수는 없고, 이런 그룹들 중 상당수가 실패도 맛볼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거의 불가피한 일이죠.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노조 내에서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과 같은 무언가가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이들의 관점도 구세대의 지도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사회주의자를 자칭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분명히 계급 의식적이고, 노사 협조(partnership)에 반대하며, 혁명 빼고 우리가 제시하는 모든 것에 찬성합니다. 물론 그들 중 일부는 심지어 혁명에 대해서조차도 호의적이기도 합니다. 비록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에 대해선 모호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기존의 지도부와는 다른 흐름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레이버노트>가 없었다면 이런 일이 과연 가능했을지 아닐지에 대해 뭐라 말 할 순 없겠네요. <레이버노트>가 이 활동가들을 창조해낸 것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레이버노트>가 그들을 교육시키는 데는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노동운동이 바뀌고 좌파를 건설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제가 시카고에서 열린 컨퍼런스 직후에 뉴욕에서 열린 어느 토론회의 패널로 참여했었는데, 그 때 패널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 거대한 노조인 팀스터(Teamster) 지역지부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람이자, [뉴욕의] 퀸스(Queens) 지역 출신 노동자인 팀 실베스터(Tim Sylvester)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 “제 조합원들은 제가 여기 와서 공산주의자들이나 사회주의자들과 나란히 패널로 앉아 있는 걸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기, 아시잖아요...”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반응을 점점 더 자주 보게 될 겁니다. 그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닌 정치에 무슨 비밀이 있어서 그들이 우리 정치를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데도 그들이 우리와 함께 기꺼이 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노동조합 활동을 건설하는 것보다 좌파를 건설하는 데 더 많은 것들이 요구됩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조직이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운동에, 그리고 인종과 NHS와 관련된 쟁점들에 더 많이 개입해야 할 것입니다. NHS에 있었던 작은 규모의 파업들을 예로 들어 봅시다. 4시간 파업이 긴 것은 아니지만, 노동자들이 이전에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라면 그것은 작은 전진입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곳에 상당한 숫자로 존재하고 있었고, <레이버노트>같은 것이나 간호사들 사이의 평조합원 모임 같은 것을 보건노동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었다면, 그곳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임금인상을 위해 파업을 했는데, 이건 그들은 그것이 수용 가능한 요구인데다가 합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들이 직원 충원과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간호사와 환자 비율 개선을 요구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지금 당장 그들이 이런 것들을 요구조건으로 내걸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곳에 그런 출판물이나 센터 비슷한 것들이 있다면 그런 것들을 통해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칠 것이고, 언젠간 간호사들이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런 요구조건을 내걸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바로 그들이 그런 요구조건을 내걸게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토론해 봅시다http://anotherworld.kr/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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