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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이스라엘/딥페이크/계엄/의료붕괴/문재인/윤미향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4. 9. 8.

전지윤

이스라엘의 끝없는 학살과 미국의 휴전 사기극

이스라엘은 지난 10개월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어떤 것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촘촘하게 전지역을 폭격을 하면서 약 8만 톤의 폭탄을 투하했는데, 이것은 가자지구에서 시민 1명당 약 36킬로그램의 폭탄을 투하했다는 뜻이다.

가자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돌아온 의사는 자신이 오래동안 전쟁 지역에서 봉사해 왔지만 가자같은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가자지구에서 내가 돌본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들이었다. 대부분 14세 미만이었다... 60%가 어린이였다.”

“파괴적인 무기가 투하되어 건물, 사람, 어린이를 산산조각낸다." “난민 캠프 한가운데 폭탄을 떨어뜨린다...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난다.” “우리[미국 정부]는 이것이 일어나도록 두고 있다...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 여전히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건 터무니없는 일이다.”

최근에 가자지구에서 수십년만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다시 등장했는데, 이스라엘은 이것의 확산을 막고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한시적 휴전에 대한 유엔의 제안마저 거부했다. 이것은 '가자 주민들을 절멸시키고 새로운 세대의 재생산도 중단시키겠다'는 뜻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렇게 분노했다. "저는 가자지구에서 매우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소식을 계속 접하고 있습니다. 비무장 민간인들이 폭격과 총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 어머니와 딸이 화장실에 가던 중 이스라엘 저격수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이것은 테러리즘입니다."

이스라엘은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가자 주민들은 죽고 떠나고 다시 돌아오고 죽고, 미국은 이스라엘에 폭탄주고 돈주고, 우리는 지켜보고 울고 또 지켜보고... 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이스라엘 감옥에서 가자 주민들이 몽둥이로 항문을 관통당해 내부장기가 파열되는 끔찍한 성고문과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 등을 알 수 없다.

주요 언론과 방송에서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든 사퇴 이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해리스도 이스라엘에 대한 자금과 무기 지원이 계속되는 것에 침묵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에 또 200억 달러어치의 전투기 등을 이스라엘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심심하면 휴전 협상을 하겠다고 둘러대고 있다.

미국의 휴전 임박 발표 -> 이스라엘의 새로운 추가 조건 -> 휴전 결렬과 더 끔찍한 대량학살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전 유엔간부 크레이그 모히버는 이렇게 지적한다.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이 추진하는 휴전안은 안보리 결의안과 영구휴전, 이스라엘군 철수를 포기하고 포로 석방과 대량학살 중단, 가해자에 대한 책임도 없으며 이스라엘군의 통제 지속 등을 포함한다. 이것은 휴전 제안이 아니다. 대량학살을 위한 또다른 은폐다

이래놓고서 하마스가 거부하면 '이제 모든 책임은 하마스에게 있다'면서 또 대량학살 계속 -> 얼마 후 다시 가짜 휴전 제안하며 희망 고문 -> 이 모든 과정의 끝없는 반복이다. 정말 지독하고 잔악무도한 전쟁광들이다. 이제 바이든이 '휴전 협상을 하겠다'는 말은 곧 이어질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을 위한 무시무시한 전주곡처럼 들릴 정도다.

이런 희망고문을 반복하는 해리스의 대선 구호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지만, 160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살해당한 지금, 미국이 200억 달러의 무기 지원을 이스라엘에 다시 보냈다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이 죽여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에서는 200개 단체가 연합한 거대한 팔레스타인 연대집회가 열리고 있고, 해리스에게 지금 당장 이스라엘에 무기금수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전당대회장에서 민주당의 '민주적 사회주의' 하원의원 오카시오 코르테스는 "해리스는 가자 휴전을 위해 지칠 줄 모르고 노력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이것이 6,500 개의 미사일과 200억 달러의 군사비 지원을 하는 정부의 대통령 후보에게 할 말인가? 좌파가 민주당 주류의 일부로까지 성장하면서, 너무 많은 후퇴를 한 것이다.

이것은 '배신'이라고 비판받아도 지나치지 않다. '민주적사회주의'의 희망과 상징이던 인물이, 미국에서 청년과 이민자와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있고 그걸 기반으로 성장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게 된 정치인이, 그 기회를 가자의 고통받는 민중과 연대하는데 사용한게 아니라 해리스 변호를 위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미국의 유권자들은 현재 학살 방조자를 찍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 더 큰 학살 선동가를 찍을 것인가라는 큰 딜레마에 처해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것은 '살인을 도우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는 범죄자''아무 부끄러움 없이 살인을 같이 하겠다는 범죄자'의 대결이라는 말이다. 트럼프는 최근에도 "이스라엘을 증오한다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 나는 모든 하마스와 지하드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이 딜레마의 해결책은 지금 해리스와 민주당을 변호해 주는 게 아니라 더 강하게 압박해서 당장 무기 금수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또다른 민주당 좌파 하원위원 일한 오마르는 정답을 말했다. "정말 휴전을 원한다면 무기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 간단하다" 오마르가 해리스 선거운동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민주당 좌파 의원들도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지금 이스라엘과 시온주의가 몰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더욱 중요하다. 지금, 이스라엘의 경제 지표는 재앙적 수준이다. 46,000개 이상의 기업이 파산했고, 관광업이 중단되었으며, 이스라엘의 신용 등급은 낮아졌고, 이스라엘 국채는 거의 '정크본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도 2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지난 1년간 이스라엘을 떠난 사람이 돌아온 사람보다 57만명 더 많았다. 경제 성장률과 재정적자는 최악의 상황이다. , 이스라엘은 대량학살을 수행할 경제적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돈줄을 끊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전운동의 과제가 막중하다.

#CeasefireNOW #BDSNow #EndIsraelsGenocide

딥페이크 성착취의 뿌리

이번 딥페이크 성착취와 성범죄에 대한 보도들은 정말 충격적인데, 이 나라의 뿌리깊은 유독한 여성혐오적 성폭력 문화가 이제 최신 디지털기술, 플랫폼자본주의와 결합해 수익구조까지 갖춘 성착취 범죄의 산업화된 대량생산과 소비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꼭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것은 지금 사태의 원흉과 주범들이다. 그것은

* '구조적 성차별은 사라졌고 여가부 해체하자'고 앞장선 윤석열, 이준석같은 자들이다.

* 성범죄 관련 부서 없애고 예산을 삭감한 한동훈 등의 이 정부의 책임자들이다.

예컨대 성폭력 피해자이기도 한 서지현 검사는 지난 정부에서 디지털성범죄 대응 TF 책임자로서 이미 2년전에 이런 범죄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법무장관은 취임하자마저 검찰개혁과 젠더평등을 분쇄하기 위해 서지현 검사를 몰아냈다.

최근에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국정원 간부가 함께 여기자 사진을 공유하며 성희롱해 온 것이 들통난 것도 지금 상황과 관련이 있다. 1등 족벌언론 논설위원과 폭압적인 비밀경찰기구의 구성원이 저지른 이 범죄는, 권력-언론 카르텔은 성착취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할뿐 아니라,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들의 원조이자 뿌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한겨레가 딥페이크 성범죄의 이슈화에 가장 적극적이고 큰 기여를 했다면, 초기에 가장 소극적인 것은 조선일보인게 당연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내부에서 벌어진 범죄를 덮는데 급급했다. '가해자 보호'에는 아무런 보도조차 하지 않는 조선일보 자신만이 아니라, 모른 척해주는 대부분 언론사들과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검찰과 경찰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조선일보는 초기의 소극적 태도를 벗어나 곧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준엄하고 정의로운 심판자'로 신속한 태세 전환을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딥페이크 성범죄는] 영혼을 파괴하는 중범죄"라고 흥분했다. 이것은 뒤늦게나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서 강력 대응과 처벌 강화를 말하고 나선 것과 발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힘의 내놓고 있는 것은 몇몇 가해자만 악마, 괴물로 만들면서 도려내는 것이 그 방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힘은 성폭력, 성착취를 만들어내는 구조와 규범은 그대로 둘 뿐 아니라 더 강화할 것이다.

물론 이런 윤석열 정부와 국힘의 태도조차 이준석과 개혁신당의 태도에 비교하면 나아 보인다. 이준석은 위협이 과대평가되고 있다”, “과잉규제로 결론이 날까 봐 (우려된다)”면서 어깃장을 놓고 나섰다. 개혁신당 대표 허은아는 분노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급발진 젠더팔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같이 양두구육사기극을 펼치고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던 윤석열 세력과 이준석 세력의 이번 사태에서 보이는 반응의 차이는 이준석 세력이 훨씬 더 젠더 갈라치기와 여성혐오를 통한 신우파의 재구성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과 3지대 신당을 희망처럼 묘사하고 띄워주고 손잡던 언론과 '진보' 정치인들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우울한 소식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딥페이크 성범죄에 고통받던 피해자와 여성들이 분노하고 스스로 나서고 행동하면서 진보정당들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대다수 언론이 나섰고, 심지어 여성혐오 부추기던 윤석열과 국힘까지 움직였고, 더 나아가 전세계 언론까지 주목하게 만들었다. 민주당에서 하루만에 5개의 관련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미 지난 십여년간 유럽과 남미에서는 이런 일로 분노한 여성들이 '한 명도 더 잃을 수 없다'며 거리로 나서고, 남녀노소가 손을 잡고 거기에 함께하고, 정부와 정당이 움직이고, 법과 제도가 바뀌는 일이 벌어져 왔다. 이제 한국에서도 그 일이 벌어질 차례다.

그것은 여가부 폐지 추진하고 성차별, 성폭력 관련 부서와 예산 삭감하고, 심지어 성평등과 성교육 책까지 학교와 도서관에서 다 없애던 이 정부와 정책을 전부 뒤집어 버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윤석열 집권 이후 지난 2년간 시도와 구청 차원의 성평등 사업까지 모조리 중단되는 일이 벌어져 왔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벨 훅스가 주장했듯이 유독하고 뒤틀린 남성성을 페미니즘적 남성성으로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벨 훅스는 단 한 번도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들만의 것이라고도 그래야만 한다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소녀든 소년이든 모두가 페미니즘에 한 발 더 다가오게 설득"하자며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주장했다. 그럴 때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보는 게 너무 당연한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윤석열의 계엄 준비는 과연 망상일까?

윤석열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망상이라고 지적하는 지식인들이 꽤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윤석열이 탄핵에 직면하면 순순히 물러나서 집으로 갈 것이라고 보는 게 과연 현실적 사고냐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네탸냐후는 퇴임하고 감옥갈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중동 전쟁까지 추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석열이 그 못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결코 망상일 수가 없다.

내가 보기에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이렇다: 탄핵 임박 즈음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국지적 충돌 유발 -> 그 핑계로 계엄 선포 준비 -> '통합진보당 후신인 진보당이 국회에 들어와서 정보를 빼내 북한에 넘겼다'고 문제 제기 -> '진보당을 국회 데려온 민주당도 여기에 책임있고 협조했다'고 문제 제기 -> 간첩단 사건 터지며 공안정국 조성 -> 이낙연, 이준석, 진중권 등이 종북몰이에 동참하기 시작 -> 족벌언론들이 앞장서고 개혁언론들도 침묵하고 방조

이것은 모두 2010년 천안함 정국과 2013년 내란음모 조작 공안정국 국면 때 우리가 목격한 것에서 유추되는 시나리오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정부 관계자와 우파인사들이 방송에 나와서 '계엄은 이러 저러한 법률 조문과 요러 저러한 국회 구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더 의심이 들게 된다. 매우 구체적으로 그런 조건들을 돌파할 방법을 검토하고 다양한 구상을 하는 중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 통찰력을 보여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역사적 경험을 보면 윤석열의 반국가세력 암약과 국민적 항전 의지 운운은 곧 간첩단 사건을 터트린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을 보고 더 걱정이 커지게 된다. 이번 간첩단은 민주당 일부와 진보당, 시민단체 등을 엮어서 준비중일 가능성 매우 높다.

더구나 진보당은 최근 국회 내 야당 중에서는 최초로 윤석열 탄핵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게 바로 진보정당들이 국회에서 할 일이다. 12년전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눈 앞에서 "다까끼 마사오"라고 일갈했듯이 말이다. 그후 통합진보당은 강제 해산 당했고 국회 안에서 살아남은 진보정당은 너무 조심스러워졌다.

그리고 이제 진보당은 다시 국회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종북'의 낙인이 강하게 찍혀있고, 게다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의 노선 차이로 다른 진보정당과 운동사회에서도 갈등이 더 커지고 배척당하는 중이다. 이낙연, 진중권, 금태섭, 이준석 등은 종북몰이에는 언제든 협력할 자세를 입증해 왔고. 윤석열과 뉴라이트 극우와 공안세력은 그 틈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한국의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체계, 특히 비상의료체계는 붕괴하고 있다. 이것은 윤석열의 무대뽀와 탐욕스러운 빅5 거대병원, 엘리트 의사집단의 기득권 수호가 충돌해 만들어진 아마겟돈인데, 나 자신뿐 아니라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끔 등골이 서늘하다...

그런데 한편으로 지금의 대재앙에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도 핵심에 있다는 비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좀 우려스럽다. 의사들이 일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 마치 자기들은 아무 책임없는 희생양인 것처럼 윤석열만 비판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좀 기가 막힌다.

물론, 윤석열이 제일 욕먹어야 할 최고 책임자이지만, 의사들 죄가 사라질 수 없다. 진짜로 자신들의 특권과 밥그릇을 위해서 시민 생명을 볼모로 삼은것은 의사들이지만 민주노총의 파업이나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을 그토록 욕하고 길길이 날뛰던 이들(이준석, 한동훈, 조중동 등)은 사라졌다.

특히 이준석은 '나는 시민을 볼모로 하고 불편하게 하면 전장연과 장애인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비판할 것이다' 라더니, 의사들이 파업하자 찰싹 옆에 붙어서 아부하다가 의사를 자기 당의 비례후보 1번으로 지명해서 국회로 같이 들어갔다. 강약약강에 너무나 속보이는 자들이다.

본격화하는 문재인 마녀사냥

검찰: 대통령 사위가 받은 월급은 장인인 대통령에게 주는 뇌물

검찰: 대통령 부인이 받은 가방은 감사의 표시일 뿐 대통령과는 무관

이것은 황당하지만 당연하다. 이미 이 나라는 기득권 우파와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에게 전혀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 평행우주로 변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국 법무장관은 딸이 과거에 받은 장학금만으로도 기소되고 처벌된 바 있다.

이 평행우주에 살고 있는 것은 검찰만이 아니다. 이럴 때만 '굥정과 상식'을 외치며 떨쳐일어나는 많은 언론과 진중권류의 '진보 지식인'정의로운 대학생들도 추가해야 한다. 덧붙여 하나 지적할 것은 문재인 따님은 벌써 이혼해서 실제 사위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 가설은 이렇다. 노무현의 비극과 검찰의 패악을 겪은 문재인은 엄청난 트라우마가 남았고, 수많은 반대에도 재임중 윤석열의 검찰총장직을 유지해 줬다. 아마 이런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부작용도 많지만 저런 개망나니가 서있기만 해도 내 주변에서 절대 허튼 생각못하고 꼬투리가 생길 일이 없겠구나'

실제로 청와대까지 수시로 압수수색하는 윤석열을 보면서 당시에 문재인 옆에서 조금이라도 호가호위하려던 이들은 꿈도 못꾼 측면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다시는 노무현같은 비극을 주변 사람들이 겪게 할 수 없다는 문재인의 생각은 충족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윤석열과 검찰의 망나니짓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니... 문재인은 윤석열과 검찰을 과소평가했던 셈인데, 이들은 없는 꼬투리도 얼마든지 무에서 유로 창조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상황은 이명박 취임 100일만에 촛불시위 벌어져 최대 위기에 직면하며 검찰-국정원-언론이 손잡고 '노무현 죽이기'로 향하던 상황과 매우 유사하게 발전하고 있다.

"검찰과 언론이 한 통속이 돼 벌이는 여론재판과 마녀사냥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대통령을 아예 파렴치범으로 몰아갔다." "언론에 수사 상황을 모두 흘렸다... 언론은 기꺼이 그 공범이 됐다... 칼럼이나 사설이 어찌 그리 사람의 살점을 후벼 파는 것 같은지. 무서울 정도였다." <문재인의 운명>

윤석열 정부와 국힘의 상황이 상당히 개판오분전이고 여러 정치적 상황과 조건이 다른 측면이 있기에 그때의 단순 반복일 것 같진 않지만, 당시에 이명박 정부와 검찰의 장난질에 따라가던 대부분 언론과 '진보 지식인'들이 제대로 반성한 적이 없고 그것이 조국, 윤미향, 이재명 마녀사냥 때도 반복돼 왔다는 게 걱정되는 부분이다...

윤미향의 꿈을 기억하는 사람들

어제 극단 경험과 상상에서 윤미향 전 의원이 쓰신 <윤미향과 나비의 꿈>을 토대로 만든 낭독극을 보러 갔다 왔다. 이미 그 책을 읽어본 입장에서도 책의 핵심 내용을 잘 짚어내면서도 흐름을 잘 이어가며 재미와 감동을 준 공연이었다.

더구나 관객석에 앉아서 계속 웃고 울면서 공연을 보시던 윤미향 전 의원님이 마지막에는 직접 올라가서 낭독극을 마무리하는 구성도 아주 좋았다. 이어서 윤미향 전 의원님과 관객과의 대화도 이어졌고, 역시 오랜 경험에서 비롯한 여러 사안에 대한 가장 풍부하고 내실있는 답변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극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일제 식민지 시절에 끌려가서 성착취를 당했던 그 소녀들의 상황과 심정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러면서 그 여성들이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를 듣고 응답했던 윤미향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운 세계사적 성과들을 만들어낸 것인지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그 용기와 투쟁이 오늘날의 미투 운동과 지금 딥페이크 성범죄에 맞서는 저항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새삼 확인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지배자들은 언제나 이 기억, 계승, 연결을 끊어버리고 싶어한다.

여성혐오와 성착취의 문제를 가리려고 집게손마녀사냥을 들고나왔듯이, 전시 성노예 문제를 가리려고 윤미향 마녀사냥을 들고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윤미향이 포기하지 않고 초인적으로 투쟁하고 있듯이 다른 여성과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본주의의 분석과 마르크스주의의 혁신

지난주에 아주 감사하게 받아본 2권의 소중한 책이다. <동아시아 포스트자본주의 대안: 평가와 전망>, <포스트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혁신: 이론과 실천>. 둘 다 정성진 선생님이 주도해 온 경상국립대 한국사회과학 연구단에서 최근에 나온 책이고, 박노자, 장대업, 한상원, 김현강, 권정임, 정성진, 김덕민, 안잔 차크바라티, 사이토 고헤이 등이 필진이다.

내 수준에서는 감당이 어려운 깊이있는 이론적 작업의 결과물이라서 일단 대략적으로만 살펴보았고, 앞으로 더 천천히 읽어볼 생각인다. 다만 먼저 간략한 소감이라도 적어본다면, 항상 정성진 선생님의 지칠줄 모르는 고민과 작업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급진좌파적 운동과 학계에 만연한 정통-이단의 고질적 종교적 이분법누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의 전통을 계승했는지 종교 재판에 가까운 집착을 벗어나, ‘수천 개의 마르크스열린 체계로서 마르크스주의의 창조적 혁신을 강조하는 태도가 그렇다.

이에 따라서 언제나 마르크스주의 혁신의 이론적 자원들을 끝없이 검토하고 추적해서 소개하고 논의를 이어가는 것에 항상 감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 더구나 한국 사회에 가장 먼저 국가자본주의론을 소개하고 펼쳐 온 장본인이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소련의 사회주의실험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소개하고 시도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국가자본주의론은 분명 매력적 분석틀이지만, ‘노동자연대같은 단체에 의해 모든 것은 스탈린주의 때문이었고 사회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아무 문제없고 여전히 최고의 진리이다라는 알리바이로 작동한 측면이 너무 강하다. 그래서 이번 책에도 실렸지만 박노자 선생처럼 소련 실험의 세계사적 의미와 성과, 한계, 실패를 두루 살피려는 시도는 눈여겨 보게 된다.

물론 중국 사회 등에 대한 분석틀로서 국가자본주의론은 여전히 유용하며, 그래서 이번 책들에 담긴 미국, 일본, 남한같은 사회나 러시아, 중국, 북한같은 사회나 어느 쪽도 차악이 아니고 착취 억압적 국가자본주의라는 주장은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 따라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왜 중국식 사회주의나 마오주의는 대안이 아닌지, 오늘날 중국 사회가 디지털 전체주의로까지 나아가고 있고, 자본의 과잉축적 위기를 공간적 조정을 통한 제국주의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일대일로 사업이 등장한 것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는 내용도 매우 유익하다. 요즘 중국 관영언론을 받아쓰기 바쁜 일부 사회주의자분들도 읽고 돌아봤으면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 시절의 소득주도성장이 나름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성격이 있지만, 보수 언론과 학계의 집요한 공격 속에 어떻게 실종됐는지, 사회적 재생산 이론에서 제기되는 무급 가사돌봄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으로서 기본소득이 결합될 필요성에 대한 지적 등은 의미있는 토론 주제로 보였다.

노동운동이 비공식, 플랫폼, 이주, 비임금 여성 가사노동자들을 새로운 노동운동의 주체로 조직해야할 과제 등도 타당하다. 탈성장 코뮤니즘을 주장하며 요즘 유명해진 사이토 고헤이가 전위당의 폭주와 비민주적 조직 구조가 인민에게 복종을 요구하게 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모두가 지도자인 다중의 자치적 운동과 지역자치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흥미롭다.

다만, 고헤이가 마르크스가 노년에 이미 탈성장 코뮤니즘 사상에 도달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평소부터 좀 과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100년도 훨씬 더 전에 마르크스가 그런 생각에 도달했는지는 증거도 충분치 않고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도 않아 보인다.

이것은 자본주의를 변혁하려는 여러 이론적 혁신의 시도가 굳이 다 마르크스주의라는 이름으로 규정돼야 하는가, 그것이 더 근본적 혁신과 창조적 접근을 가로막는 점은 없는가라는 고민과도 연결돼 있다. 아마 이걸 보면 또 노동자연대같은 분들이 거 봐라. 전지윤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은 배신자다. 그래서 우리를 음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 같다.

하지만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전통과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 이론을 진정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자처하시는 노동자연대의 쟁쟁한 이론가와 활동가분들이 스스로 반성하면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그동안의 고통에 대해 위로하며 사과하는 것이야 말로, 내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행동일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암튼, 이야기하다보니 마지막에 옆 길로 좀 샜지만, 다시 한번 정성진 선생님과 경상국립대 한국사회과학 연구단의 이런 귀중한 고민과 작업의 결과물을 받아보게 돼서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고, 더 많은 분들의 관심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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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 202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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