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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네타냐후/버닝썬/추미애/혁신당/라인야후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4. 5. 24.

전지윤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폭격과 학살을 중단하라

지금 가자지구 최남단의 마지막 피난지 라파까지 이스라엘군의 침공을 당하고 있는 참담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민중은 아랍 정부들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절규하고 있다. 7개월 동안 대학살극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아랍 정부들은 크게 한 일이 없다. 심지어 이스라엘 총리실 전 직원인 에디 코헨은 "아랍 통치자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우리는 라파 건널목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방관하거나 부역한 아랍의 독재자와 왕정들은 이번에 반드시 시온주의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과 시온주의자들이 갈수록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지난 510일 유엔 총회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유엔 정회원 가입을 지지하는 결의안이 143개국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팔레스타인 대사가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구호를 외치자 유엔 총회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소에서 고문과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군인의 내부 고발을 통해 터져나왔고 그것을 CNN 등의 서방 언론도 보도하는 일도 있었다. 이 내용은 이미 팔레스타인 시민들과 연대자와 비판 언론들이 끝없이 고발하고 폭로하던 내용이지만, 이제 이스라엘군에서 내부 폭로와 고발이 시작됐고 서방언론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온주의 학살기계의 내부 붕괴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바이든 정부도 라파 침공을 반대하며 무기 지원 중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자 이스라엘의 극우시온주의자인 국가안보부 장관 벤그비르는 "바이든은 하마스를 사랑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총선 시기에 태극기 부대가 한동훈을 종북좌파라고 비난하고, 최근에는 윤석열도 '좌파의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한 것과 비슷한 일이다.

한편, 조선일보는 미국 대학의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에 종북세력의 개입이 걱정된다는 특파원 리포트를 실었다. 이미 미국 지배자들은 대학생 농성이 '불순한 외부세력의 사주', '자금 출처가 수상하다'며 비난해 왔는데, 조선일보는 '종북몰이'의 국제적 확장 시도를 통해 측면 지원에 나선 셈이다. 미국은 틱톡 금지 추진하고, 일본은 라인 탈취 시도하고... 한미일 동맹 지배자들은 모두 서로에게 이상한 것만 배우고 있다.

#CeasefireNOW #BDSNow #EndIsraelsGenocide

BBC 버닝썬 다큐를 보고 느낀 충격과 슬픔

BBC 버닝썬 다큐는 정말 인상적인데 무엇보다 고 구하라 씨가 이 심각한 범죄의 진실을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미처 모르던 사실이었다. 구하라 씨는 나도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자라고 하면서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고인은 혐오와 차별이 낳은 범죄의 희생자였을 뿐 아니라 그것에 맞서 상상하기도 힘든 용기를 내서 싸운 사람이었다...그래서 구하라 씨의 죽음이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다큐에서 구하라 씨의 오빠는 '고모 밑에서 자란 하라는 자신도 고모가 되고 싶어했다. 하라가 죽고나서 며칠 후 아내가 임신한 것을 알았는데 만약 하라가 그것을 미리 알았다면...'이라고 말한다. 그랬다면 죽음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혐오세력, 사이버레카, 악플러들이 먼저 설리를 죽였고, 그것에 충격을 받은 구하라도 결국 고모가 되는 순간의 행복을 기다리지도 맛보지도 못하고 죽었다.

최근 엠비씨 뉴스에 나온 서울대에서 벌어진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사건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처럼 여성을 오로지 성적 대상화하고 혐오하고 차별하는 사회와 구조는 새로운 범죄와 가해자들을 곳곳에서 끝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구조적 차별은 없다며 여가부를 사실상 해체했고, ‘노동자연대같은 좌파도 성별분리적 페미니즘이 문제라고 하고 있고...

구하라 씨의 용기도 놀라웠지만, 최근 엠비씨가 보도한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경찰, 검찰이 모두 손 놓고 있을 때 추적단 불꽃의 원은지 씨가 무려 2년 동안 이 범죄와 가해자를 그 끔찍한 텔방에 같이 들어가서 대화하고 친한 척하면서 추적해서 결국 잡아냈다는 것이었다. 1일도, 1주일도, 1달도, 1년도 아닌 2년을...

https://www.youtube.com/watch?v=J1FNN34HCsQ

민심과 어긋난 국회의장 선거 결과가 보여 준 것

추미애가 국회의장이 되길 기대했다. 당연히 추미애를 비롯한 모든 기성정당 정치인들이 무슨 대단한 급진좌파도 아니고 찾아보면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 추미애가, 윤석열의 거부권을 넘어서며 결국은 윤석열 탄핵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한 지금 정치적 상황과 시점에서 가장 나은 대안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추미애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문제는 전시 피해자로서 가장 취약한 여성 인권의 문제”, “의장이 되면 윤석열 정부에서 후퇴한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위상과 국제적 연대를 복원하겠다고 했는데, 윤미향 의원이 마녀사냥으로 발목잡혀 다 못한 일을 이제 추미애가 이어갈 것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추미애는 탈락했다.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에 대한 기대는 결국 너무나 아쉽게 무산됐다. 이 사태로 먼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젠더의 벽과 유리천장은 역시 높고 단단하다는게 다시 드러났다. 22대 민주당 의원의 80%는 남성 의원들이었다. 또한, 진영을 넘어선 대부분 언론들의 '민주당은 이재명의 사당이고 일극체제'라는 프레임과 비난은 역시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재명이 추미애를 낙점했다는 언론의 프레임과 달리 이번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추미애 국회의장에 대한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 ‘명심이 누구에게 있냐가 핵심이 아니라 민심이 추미애를 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원을 넘어서 다수 시민들이 추미애 국회의장을 원한 것은 2020~21년의 주류언론이 주도한 -윤 갈등프레임과 마녀사냥에 속은 것에 대한 후회와 윤석열 심판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족벌-진보 언론이 합심해서 이재명 일극체제어쩌구 하면서 그런 대중적 열망을 좌초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조중동이 앞장서고 한겨레경향이 뒤따르면서 레거시 미디어가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이제는 민심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어도 적어도 국회나 민주당을 흔들고 움직일 수는 있다는 것이 다시 드러났다.

진보 언론도 자신들의 추미애 마녀사냥 동참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고, ‘협치를 강조하면서 추미애를 반대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자신들을 선출해 준 시민들보다 자기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우선한다는 것이 다시 드러났다. 문제는 이것을 윤석열 사단과 검언 카르텔이 아주 잘 이용한다는 점에 있다. 이들은 총선 패배 후폭풍 속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았던 개혁입법 강공 드라이브와 윤석열 탄핵을 위한 효율적 구조에 일부 제동을 거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우원식은 추미애보다 훨씬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원식도 물론 개혁성이 강하고 을지로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성과를 보여준 정치인이기는 하다. 다만 이번에 그가 레거시 미디어의 방해나 개입과 민주당 의원들의 후퇴 속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기대하던 다수 대중의 기대를 꺾으며 국회의장이 된 과정은 정치적 효과를 남길 수 있다.

또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우원식은 차별금지법 발의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 의원이기는 하지만, 그 후에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동성애에 반대하고 차별금지법이 뭔지 잘 모르고 이름을 올렸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한계를 드러내는 발언인데, 아직도 이런 차별과 혐오에 물든 생각이라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검언 카르텔과 민주당의 여전한 기득권 구조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가로막는데도 성공한 셈이다.

여전히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한 개혁언론들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일으킨 정치적 태풍은 역사적으로나 전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2019년 검언 카르텔의 조국몰이에 따라갔던 한겨레는 올해 초 조국 재판 결과에 대해 공정의 잣대를 세웠다고 높이 평가하고, 조국혁신당이 만들어질 때는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표인 정당으로 취급했다.

그러니 총선 기간에 조국혁신당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혐오주의자들의 정치세력인 이준석과 개혁신당에 대한 보도에 비교해도 더 관조적인 보도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서 한겨레 내부에서도 이견과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뒤늦게나마 얼마전 주말에 한겨레는 특집 기획으로 조국혁신당을 크게 다루었다. 그것 자체는 긍정적 변화로 보인다.

그런데 이 특집 기사의 주요 인터뷰 대상자와 인용자들은 대부분 조국혁신당에 부정적이거나 적대적이었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최병천은 툭하면 조국의 강을 말하며 '민주당의 친기업 정당으로 변신'을 주장하던 사람일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재명의 대표직 사퇴와 병립형 후퇴(와 국힘과의 야합)를 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사람이다.

윤태곤은 얼마 전부터 조선일보 칼럼니스트로 변신해서 대체로 윤석열과 국힘에 코치하고 조언하는 내용으로 칼럼을 쓰던 정치평론가이다. 차재원 교수는 안철수 지지자였고 양당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주로 민주당을 비판하던 결코 진보적이라고 보기 힘든 정치평론가이다. 이 두 사람도 민주당은 더 중도로 가야하고 조국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들이다.

물론 조국혁신당에 대해서 다루면서 비판적인 평가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굳이 조국혁신당을 오른쪽에서 비판하는 목소리만 부각하고,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그 분석과 예측이 틀린 사람들을 인용해서,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앙갚음”, “사적 보복이라고 깎아내리며, 조국혁신당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전망을 들려주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보여 준 가능성과 총선에서 보여 준 성과를 충분히 인정하고, 여러 차별적 장점들을 짚으면서도 얼마든지 조국혁신당의 오른쪽이 아니라 더 왼쪽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우리가 조국몰이에 동참한 것은 옳았고, 조국은 정치할 자격이 없고, 유권자들이 좀 이상하다'는 프레임에 대한 미련으로 느껴진 이유다.

진보정당이 사라졌다고?

지난주 또 경향에 실린 '민주당과 손잡은 진보당은 진보정당이 아니고 한국정치에서 진보정당은 사라졌다'는 글을 봤다. 이번에는 손호철 교수가 썼다. 물론 손호철 교수의 과거부터 일관된 입장이기도 하지만, 이런 주장이 전혀 공감 안가는 이유는 10년전 정의당이 민주당은 물론 국힘(의 전신)과 손잡고 이석기 체포동의안 통과에 협조한 후에 유일 원내 진보정당이 됐을 때는 지금 이런 주장을 하는 지식인들이 이런 태도를 취하지는 않았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것은 이번에 진보당이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한 것보다, 더욱 더 선을 넘었다고 비판받을 만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수구기득권 세력과 공안기구의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종북몰이에 굴복한 것이니, 자유주의 세력과 선거 연합을 한 것과는 또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이번에 진보당의 타협 과정이 다른 진보정당 당원들에게 서운함과 상처를 주었다면, 당시 정의당의 굴복은 다른 진보정당 활동가들이 구속되는 데 힘을 실어줬다.

당시에 나는 정의당의 굴복을 강력 비판했지만, 그럼에도 정의당은 더 이상 진보정당이 아니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은 사라졌다는 식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종북몰이 속에 쪼개지고 갈등의 골이 깊게 파인 진보정당들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 것인지를 강조했다. 왜냐하면 정의당은 그 사회적 기반과 정치적 입장, 실천 등에서 진보정당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그때도 지금도 진보정당은 사라지지 않았다.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 잘한 점과 못한 점이 있는 진보정당들이 있을 뿐이다. 국회 원내만이 진보정당의 활동 공간도 아니고, 진보정당들의 심각한 분열과 불신, 대립은 여전히 진보정당 운동 위기와 축소 재생산을 부르는 원인 중 하나다. 이런 글이 계속 실리니 지식인 엘리트들과 개혁 언론들의 선택적 정의와 기준에 별로 신뢰가 안 가는 것이다.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매각에서 민족과 계급의 교차

민주노총 네이버노조도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과거에 한국을 식민지배했었던 일본의 국가와 자본이 한국의 기술과 노동 생산물을 강탈하며 노동자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데 한국 국가는 방관, 협력하는 이 사태에서 민족과 계급 문제는 분리하기가 어렵고 어느 정도는 '반일투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와 정책에 반대하는게 '반윤 투쟁'이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대학살에 반대하는게 반이스라엘 투쟁이듯이.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가 '반일몰이', '죽창가' 운운하며 비난하고 나서는 이유는 또 그 일부 뻔한 '진보' 지식인들이나 언론이 '민족주의는 낡았고, 후졌고, 반역이고, 힙하지 않고, MZ가 싫어하고' 하면서 자신들을 편들어 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사 등록 202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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