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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이스라엘의 학살/총선/불법 사찰/평등법과 보안법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4. 4. 2.

전지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최근 러시아에서 벌어진 테러는 정말 끔찍하다. 러시아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이슬람국가-호라산'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이번 테러는 푸틴이 지난 10년간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를 도와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아랍인과 무슬림 수십만명을 학살하는데 동참한 결과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푸틴은 테러범들을 공개적으로 고문하면서 사건을 조작해서라도 이것을 우크라이나 폭격 정당화에 이용하려는 기막힌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런 푸틴의 태도가 아무리 무자비하고, 이번에 러시아에서 이슬람국가가 저지른 테러가 아무리 끔찍해도, 이스라엘이 매일 가자에서 저지르는 테러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이슬람국가를 비난하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방관해 왔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가끔, 남한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 대학살들 돕는 무기를 수출하고, 북한 정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폭격과 침략을 돕는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 서글퍼진다...

지금, 팔레스타인 가자에는 폭격으로 팔다리를 잃은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이런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https://electronicintifada.net/content/where-my-leg/45351

14세 라얀은 농구를 좋아했다 “저는 다리를 돌려받고 싶어요”

17세 힘샤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내 다리는 어디있지?”

팔다리를 절단한 8살 팔라는 더 이상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를 할 수 없다

결국 최근 미국은 국제적-국내적 비난 여론에 밀려서 휴전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그 휴전안은 궁지에 빠져나가기 위한 바이든의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휴전 '요구'도 아니라 '선언'이고, 하마스만 비난하고 있고, 인질 석방을 안하면 휴전 안하고 라파를 공격해도 된다는 면죄부만 제공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폭로와 비판 끝에 그나마 어제 새로운 휴전안이 유엔안보리에서 통과됐다. 유엔 팔레스타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 위원회가 마침내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고, 1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불구가 되었으며, 200만 명의 난민과 기근이 발생했습니다."

유엔이 최소한의 인간성을 회복하는데 6개월이나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도 미국이 이번에 가짜 휴전결의안이라도 내고, 이어서 그토록 거듭 막아오던 휴전안 통과를 이번에는 막지 않은 것은 죽음과 고통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팔레스타인 민중, 아랍 민중과 전세계적 연대, 미국 내에서 반전운동의 압박이 낳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이 마저도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키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았다. 따라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협박하고 있는

라파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가자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에서 저지른 최악의 집단학살

지난 2주 동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알-시파 병원에서 저지른 역사상 최악의 집단학살과 전쟁범죄는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수백 명의 시신이 머리와 팔다리가 잘리고 으스러지고 불에 태워진 채로 발견됐다. 아래 팔레스타인 언론사의 기사에 잘 나온다https://electronicintifada.net/blogs/nora-barrows-friedman/al-shifa-hospital-ruins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의료 시설을 불탄 황무지, 도살장, 묘지로 만들었다.

"불도저에 깔려 납작해진 파편이 된 시신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탄 아이들의 시체

"머리와 팔다리가 절단된...시신들

“인류에게 치욕을 주는 범죄”

미국 바이든 정부는 겉으로는 이스라엘을 말리는 척 하면서 뒤로는 계속 자금과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며칠 동안 수십억 달러의 폭탄과 전투기를 이스라엘로 조용히 이전하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 '그만 좀 죽여라'고 하면서 계속 살인범의 손에 총과 칼을 쥐어주는 살인교사범이 제노사이드 조이다.

그런데, 제노사이드 조를 비판하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그렇다고 트럼프와 공화당이 정권을 잡으면 나아질 리도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 공화당 하원의원 팀 월버그는 가자지구에 핵폭탄을 사용하자는 주장까지 했다. "인도적 지원에 한 푼도 쓰지 말아야 합니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처럼 해야 합니다. 빨리 끝내야 합니다"

이것이 다가오는 미국 대선의 엄청난 딜레마이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최근, 부패한 왕정이 통제하는 요르단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경찰의 탄압에도 일주일째 계속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학살이 반년 동안 진행되면서 인근 아랍 국가에서 친미 독재정부들에 억눌렸던 분노가 끓어 넘치기 시작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던 사태의 전개이다.

무엇보다 엊그제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10만명이 모였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예루살렘 인구의 10%가 거리에 나온 것이고, 전쟁과 함께 사라졌던 '사법개악 반대' 반정부 투쟁이 다시 부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위대는 물론 팔레스타인 학살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비판적인 것은 분명하다. 이제 제발 이 학살을 끝내야 한다.

검찰의 불법 사찰과 국정원의 불법 사찰이 보여주는 것

총선을 앞두고 기득권 카르텔의 분열과 위기 속에서 각종 저들의 악재들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검찰의 디지털 캐비닛 '디넷'과 국정원의 간첩조작을 위한 민간인 사찰 시도의 들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모두 이 나라의 핵심적 국가 권력기구, 특히 억압적 국가기구들이 연관된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먼저 검찰의 디지털 캐비닛과 민간인 사찰 문제는 검찰이 디지털기기 전자정보를 압수영장 범위 밖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디넷이라는 자체 서버에 보관하며 사생활과 민감 정보 등을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불법 수집관리활용한 사건이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되면서 자체 내규를 통해서 조직적으로 이뤄져 온 범죄이고, 개개인들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통째로 수집하고 관리하면서 언론플레이와 별건수사 등에 이용해 온 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한다면 검찰 조직이 와해될 수준의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간첩조작을 위해서 국정원이 대학생과 활동가들을 화장실까지 몰래 쫓아다니며 미행, 사찰하다가 들통난 사건에서는 경기남부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단 등으로 구성된 카톡방에서 대진연 학생과 촛불행동 활동가, 야당 정치인들을 엮어서 북한과 연계된 세력으로 조작하려던 계획과 대화 내용들이 그대로 다 드러나고 있다.

학생들이 카페에서 대화하는 장면, 아르바이트하거나 운동하는 모습 등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몰래 촬영돼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공안 요원들은 "지령문에도 나왔었고 하니 대진연 애들이 000과 접촉하는 것을 북 연계성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서로 대화하며 작전을 짜고 있다.

이것은 윤석열과 한동훈, 국힘과 조중동이 종북주사파 심판 선거라는 프레임을 완성하기 위해서 총선을 앞두고 적절한 시점에 터트리기 위해서 공을 들이고 있던 것이겠지만, 어설픈 국정원 직원의 실수 때문에 들통나 버린 셈이다. 문제는 둘 다 정말 심각한 사안들이지만 역시나 대부분의 언론은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엄청난 특종들이지만 불법 사찰을 통해 입수한 정보들을 검찰과 경찰, 국정원이 흘리고 언론이 받아써 온 것들이기에 함께 덮으려는 분위기가 강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문제삼고 있지만 아직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진보좌파와 노동운동은 이 문제에 주목하고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것을 검찰과 대립하는 민주당, 조국당 등의 문제이거나 진보진영에서도 특정 정파의 문제라고 넘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검찰, 경찰, 국정원 등의 억압적 국가기구가 민간인을 사찰하고 미행하고 그것으로 사건을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 문제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 사회와 국가를 변혁하겠다는 세력에게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윤석열과 국힘의 대패를 진보좌파가 기대해야할 이유

오늘 총선 공식 선거운동과 함께 시작된 서울 버스 노동자 파업은 12년만에 벌어진 파업이고 노조 내부 찬반투표 찬성률이 무려 98.3%였다. 서울 버스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노동 강도는 매우 열악하다. 그리고 물가 인상 등의 여러 조건은 더욱 더 악화해 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그것을 참지 않고 행동에 나섰다는 데 있다.

이것이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과 국힘의 대패를 진보좌파가 기대해야할 이유이다. '국힘이든 민주당이든 똑같다'는 말만 할게 아니라는 말이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가 무참히 짓밟히던 윤석열 정부 초기와 달리 소위 투쟁으로 단련된 '선진' 부위도 아니었던 노동자들이 투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고, 총선 결과는 그것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기사는 영국의 반자본주의 저항이라는 단체의 핵심 이론가가 쓴 글인데, 그는 보수당 패배와 노동당 집권이 확실한 다가오는 영국 총선에 대해서 급진좌파는 보수당이든-노동당이든 똑같다는 추상적인 입장을 거부하고, 노동당 집권이 투쟁을 건설하는 데 더 좋은 조건인 것을 인정하고, 노동당 안팎의 좌파들의 네트워크 구축해, 노동당 정부 아래에서 투쟁을 준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https://anticapitalistresistance.org/the-left-and-the-coming-general-election/

이것은 매우 공감이 가고 한국에도 적용이 가능한 분석과 주장이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 민주당, 조국혁신당보다 왼쪽의 진보-좌파는 분열과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내부적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것이 특히 더 우려스러운 이유는 국힘당 오른쪽의 신극우들은 분열과 위기보다는 새로운 위험성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훈이 이끄는 자유통일당이 그것인데, 이들은 선거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전국 각지를 돌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붙잡거나 이동을 막은 뒤 경찰에 넘기고 있다.” 이것은 극우파시스트적 행동대의 등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짜 윤심(윤석열 마음)이 실린 것은 자유통일당이다. 그래서 지국비자(지역구 국힘 비례 자통당)하자'고 선동하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는 국힘과 후보 단일화도 했다. 실제로 자통당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녹색정의당보다 더 많은 지지율로 최초의 국회 진출이 예상된다. 이번 총선의 가장 어두운 측면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원한다면

아래 홍성수 교수님의 글은 참 좋은 글이다. 한겨레에 실린 것도 반갑다. 사실 비명횡사이런 이야기만 조중동 따라서 반복 합창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누가 주요 개혁 법안들을 발의했고 기득권과 잘 싸웠고 따라서 공천받을 자격이 있는지 정보를 제공하고 기준을 제시했어야 했다. 그러면 이 글에서 지적하는 아쉬움을 줄이는 데 더 도움이 됐을지 모른다.

그 점에서 이 글만이 아니라 진보언론과 지식인들에게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첫째, 이 글에서 지적하듯 차별금지법 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면서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그런데 두 법안 모두를 발의했고 적극적이었던 의원 중에 하나가 바로 윤미향 의원이었다. 윤미향 의원은 이번에 공천은커녕 꿈도 꾸지 못했고 지금도 공격당하고 있다.

기득권 우파와 조중동이 윤미향을 공격한 핵심 이유는 바로 이런 개혁들을 추진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진보언론과 지식인들은 윤미향 의원이 마녀사냥당하고 결국 이렇게 손발이 묶이고 십자가에 매달리는 과정에서 얼마나 그것을 막아서 왔는가? 그것은 추상적으로 어떤 과제를 지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었다.

둘째, 이 글에서 지적하듯이 두 법안이 그토록 중요한 과제라면, 이번에 민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정책 공약으로 제시하는 진보당과 선거연합하고 '정책연대'까지 하겠다고 하는 것을 환영하는 게 논리적이다. 반대로, 바로 그 때문에 지금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보안법 폐지하고 평등법 제정하겠다는 진보당의 숙주라며 공격하고 있다.

그리고 총선 이후에 민주당이 오리발을 내밀지 못하도록 비판하고 압박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매일같이 벌어지는 진보당을 핵심 표적으로 하면서 민주당까지 싸잡는 종북몰이 마녀사냥에 반대해 더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면 조중동이 너도 종북이냐고 낙인찍겠지만. 이것은 위성정당 선거 전술에 대한 이견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중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법안 두개가 있다. 하나는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2건)이고 다른 하나는 차별금지 법안(4건)이다... 그런데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면면을 보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차별금지 법안이나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발의에 동참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유난히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경선 결과를 정리해봤더니 예상대로다. 차별금지 법안에 서명한 의원 37명 중 민주당 의원은 30명이었다. 이 중 22대 총선 출마가 확정된 의원은 10명에 불과하다...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에 서명한 의원은 30명으로, 민주당 의원이 23명이었다. 이 중 총선에 출마하는 의원은 겨우 6명이다. 두 법안의 공동 발의에 동참했던 의원 중 상당수가 출마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33021.html

환멸을 느껴야 하는 것은 이준석이나 류호정이 아니다

최근. 이준석의 '양두구육 시즌2'에서 이탈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류호정은 당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는 류호정의 말, , 외모에 관한 컨설팅뿐이었다고 했다. 그게 바로 류호정을 이준석 신당으로 데려간 금태섭이 한 일이다. 그런데도 류호정은 글의 마지막에서 이준석과 금태섭의 행운과 성공을 "기원"하고 있던데 좀 어처구니가 없다.

그리고, 문제의 핵심은 류호정과 함께 이준석 '양두구육 시즌2'에 합류한 정의당 출신 조성주가 비례후보 10번을 받은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개신당 지지율에서 그것은 사실상 나가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그걸 안 주면 탈당하겠다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10명이 넘는다. 환멸을 느낀다이러고 있다.

지금 환멸을 느껴야 할 것은 3지대’, ‘정치개혁’, 심지어 혐오에 의존하는 양당정치 극복’(이준석과 함께 혐오정치 반대를 말하는 것은 얼마나 기막힌가?)같은 요란한 구호를 내걸고 순식간에 합당과 분당을 해치우고 국고보조금만 챙기면서 정치 사기극을 펼치던 이준석 신당을 지켜보던 사람들이다. 사기는 실패하고 잔치는 끝났다

(기사 등록 20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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