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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이스라엘/이재명/이선균/정판사/한동훈...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4. 1. 13.

전지윤 

대학살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이스라엘

얼마 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하마스 2인자를 드론으로 암살했다. 그리고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헤즈발라를 겨냥해 가자에서 하는 일[, 폭격과 대학살]을 베이루트에서도 할 수 있다”,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고 살기등등하게 압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새해 첫날에 5개 여단를 가자지구에서 철수시키기도 했다. 하루 25억 달러를 쓰면서 폭격과 학살을 하다가 병력을 재배치하며 전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반제국주의 사상가인 질베르 아슈카르는 이것을 전쟁의 새로운 단계라고 지적한다.

전쟁의 1단계는 살인적인 폭격이었고, 2단계는 가자 북부에 지상군 침공, 3단계는 가자 남부 폭격과 침공이었다면 이제 4단계인 가자 점령과 영토 통제, 모든 저항세력과 네트워크 파괴의 "저강도 전쟁"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위대한 대유대 국가 건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원래 학살의 초기에 아랍연맹회의에서 일부 사람들은 이스라엘 보급선으로 이용되는 중동의 미군기지 폐쇄, 이스라엘과 동맹국들에 석유공급 중단과 단교를 제안했다. 이렇게 했다면 이스라엘군의 전략에는 상당한 차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동의 봉건왕정과 친미독재국가들은 그것을 거부했다. 사실 이란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별로 한 것이 없다. 이렇게 아랍의 권력자들이 립서비스만 하면서 이스라엘의 대학살을 지켜보는 사이에 이스라엘은 가자를 초토화시키고 이제 전선을 더 확대하며 제2 나크바와 시온주의 야망의 완성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절망할 수만은 없다. 가장 최근 있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아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스라엘의 대학살은 스스로 내세운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에서 처참하게 실패했다. 가자에서 하마스 지지는 압도적이 됐고, 서안에서는 하마스 지지가 3배나 증가했다.

이것은 가자주민들이 하마스의 전략과 전술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78%는 민간인 공격을 반대했고, 52%는 민간인을 포로로 삼는 것도 반대했다. 그럼에도 64%가 이번에 가족이 죽거나 다쳤다고 답했고, 그래서 69%는 무장 투쟁밖에 대안이 없다고 답했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결코 무릎꿇지 않을 것이다.

#CeasefireNOW #GazaGenocide #PalestineWillBeFree #BDSNow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총리가 팔레스타인 민중의 벗일까?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총리는 자신이 마치 아랍 민중의 대변자인 것처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강경 발언들을 쏟아내 왔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1949년에 이스라엘 독립을 인정한 최초의 무슬림 국가였고, NATO 가입으로 서방과 동맹을 강화하면서는 무역과 관광, 무기 수출과 심지어 합동군사훈련까지 나아가며 더욱 더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에르도안은 2차 인티파다 기간 동안에 오히려 이스라엘과 협력적 거래를 더 증가시켰다. 에르도안은 겉으로 강경한 발언을 할수록 그것에 비례해서 이스라엘과 무역, 수출, 무기 거래, 군사협력을 증가시키는 패턴을 보였다. 지금도 동부 지중해에서 석유와 가스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것을 잘 설명하고 폭로하는 한 기사에 덧붙여서, 거듭 지적했듯이 에르도안 자신이 쿠르드 소수민족을 겨냥한 폭격과 학살을 자행해 온 장본인이기에 그가 이스라엘의 폭격과 학살을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위선이고 역겨운 이중잣대이다. 마치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폭격하면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것이 위선이고 이중잣대이듯이.

#CeasefireNOW #GazaGenocide #PalestineWillBeFree #BDSNow

이재명 살인미수 정치테러가 보여준 것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는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칼이 조금만 더 옆으로 깊이 들어갔으면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을뻔한 가족이나 주변인들에게 이것은 살떨리는 이야기다. 누군가를 너무나 증오한 나머지 살인 계획과 연습까지 했을 범인의 머리 속을 생각하면 참혹하지만 더 참담한 것은 세상의 반응이었다.

조선일보나 네이버, SNS 댓글들에서 우파 지지자들은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었다. 혐오, 저주, 조롱의 막말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윤석열, 한동훈, 국민의힘은 겉으로 유감과 위로의 말을 했지만, 신년행사와 퍼포먼스, 축하 건배, 기념촬영 등을 대부분 그대로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중대 범죄급 부정부패의 정점이라고 여전히 이재명을 비난하는 발언도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은 윤석열과 한동훈도 유감을 표하고 폭력에 반대했다는 것만 지적했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대립과 혐오의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물타기했다. 혐오정치를 부추긴 트럼프도 증오범죄가 벌어지면 항상 유감을 표시했다. 혐오 선동을 하는 어떤 우파 정치인과 세력도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살인과 파괴를 선동하거나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증오범죄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 지금 이 나라의 검찰과 언론에 의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인륜도 저버린 짐승같은 사람이고, 조폭뿐 아니라 북한이나 간첩과 연결돼 있고, 수많은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질러 왔고, 가족 전체가 범죄자들이고, 측근들의 계속되는 죽음도 압박하거나 사주한 괴물로 그려져 왔다.

이런 편견과 혐오는 우파 지지층 속에서는 특별히 더 강력하게 형성돼 있다. 그래서 어제 수많은 우파 지지자들의 댓글들에서 영화 아수라와 이렇게 똑같은 수 있냐는 내용이 그토록 많았던 것이다. 윤석열 정권과 검찰, 언론이 이러한 기본 프레임과 논리를 만들었지만, 그것을 더욱 극단적 방식으로 강화해 것은 바로 극우 유튜버들이다.

그런데 그런 극우유튜버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 공을 인정받아 빠짐없이 취임식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그후에도 명절이나 국경일때마다 대통령실의 선물과 편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자랑해 왔다. 이것은 당연히 그 구독자나 우파 지지자들 속에서 자신들의 주장과 행동이 정권 차원의 승인과 지지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게 했다.

이것은 단지 그것을 부추긴 권력자와 기관들이 이재명을 증오해서가 아니었다. 지금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양극화 속에서 그것이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유지, 결집, 확대해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어제의 사건은 신검부-족벌언론-뉴라이트 연합세력의 혐오정치와 선동이 낳은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그들은 확정적 중범죄자”, “공산전체주의”, “이권카르텔”, “운동권 특권세력”, “개딸 전체주의등의 낙인을 찍으며 검찰의 칼과 언론의 펜을 통해 이재명을 제거하려고 총력을 다했고, 어제 사건의 범인은 직접 칼을 들고서 그것을 완수하려고 했다.

이것은 편견 -> 혐오표현 -> 차별행동 -> 증오범죄로 나아가는 혐오의 피라미드현상을 다시 확인해 준다. 편견을 부추기며 특정한 사람을 증오하도록 만들면, 그 사람이 죽어마땅한 괴물이라는 생각은 어느 순간 상식이 되고, 누군가는 그것을 신념화하기 시작한다. 결국은 괴물을 제거하기 위해 직접 행동함으로써 자기가 세상을 구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어제 사건의 충격으로 이런 흐름이 바뀌게 될까? 하지만 강력한 권력과 수단을 가진 세력이 만들어낸 혐오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검찰이 300번의 압수수색을 하며 괴롭히는 데 사법 리스크라며 피해자를 비난하고, 한달간 단식을 해도 방탄용이라고 조롱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이상하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이재명이라면 그런 취급을 당할만 하다고 생각하고 같이 돌을 던진다. 유튜버와 시위대가 누군가의 집 앞에서 몇 달 동안 진을 치고 간첩”, “사형”, “총살을 말하며 잠도 자지 못하게 괴롭힌다면 상식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문죄인이라면 표현의 자유라고 퉁치는 진보지식인까지 나타나게 된다.

장애인 활동가들을 시민들의 출퇴근길을 볼모로 불법을 저지르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낙인찍고 혐오를 부추겼던 이준석같은 정치인이 윤석열과 권력 다툼을 하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전장연에 대해서 내가 지적한 것이 역시 맞지 않았냐고 하는 데도 모든 언론에서 보수의 혁신을 이끌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는게 이 나라이니까.

이재명 살인미수 정치테러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 진실

조선일보가 정말 솔직하다면, ‘이재명 습격범의 8쪽 변명문은 평소 우리 신문이 하던 주장과 똑같아라고 말해야 한다. 이재명 테러범의 글 취지가 지난 정부 때 부동산 폭망하고, 대북 굴욕 외교 등으로 경제가 쑥대밭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지만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올인하며 가로막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재명 테러범의 8변명문전체를 좀 보고 싶은데 절대 볼 수가 없다. 이것은 고 이선균 배우와 실장의 사적 문자나 통화 녹음, 남현희와 전창조 때의 언론의 온갖 시시콜콜한 음란 관음적 보도보다 훨씬 더 국민 알권리이고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한데 그런건 잘도 공개하던 경찰은 '피의사실 유포'라며 숨기고, 언론도 절대 공개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족벌언론들의 기사 배치와 제목들을 보면 한마디로 '이재명은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굳이 헬기타고 이동하고 그럴 필요도 없었고 지금도 멀쩡하니 신경쓸 거 없다'는 메시지가 너무 투명하다. 이게 유튜브 등을 거치며 더 극심한 조롱과 비아냥으로 진화중이다.

1차 테러: 이재명은 보통 사람과 다른 괴물 정치인이라고 선동

2차 테러: 그것을 믿고 따르던 사람이 칼로 목을 찌르며 살해 시도

3차 테러: 헬기 특권과 지방 차별이라고 피해자 매도 기사 쏟아내기

지금 이재명 테러를 기뻐하며 온갖 혐오몰이로 코인을 벌고 있는 진성호는 조선일보의 오랜 기자, 간부에 인터넷 부장을 거쳐서 유튜버로 변신한 케이스이다. 그러니 더더욱 윤석열 정부와 조선일보와 극우유튜버의 찰떡 공조가 확인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심지어 이재명 테러를 반대한다는 지식인이나 유명인들도 꼭 '나는 이재명을 싫어하고 지지하지 않지만'이라고 앞머리를 붙이는 상황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이선균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과 비극은 며칠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 연말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그에 대한 추모나 이야기는 거의 없고, 일부 연기자들만이 아주 조심스럽게 암시적으로 그를 추모하는 분위기를 보니 더욱 서글퍼진다. 그토록 고인을 괴롭히고 결국 죽음으로 내몬 경찰과 언론이 이제 유흥업소 실장 신상털기를 하며 그 뒤로 숨으려는 것도 참으로 기막힌다. 관련해 이미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몇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하나, 권력기관과 언론만이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고인을 욕한 보통 사람들도 다같이 이 죽음의 책임자라는 논리는 동의하기 어렵다. 나도 글을 쓰면서 우리 모두 돌아보자고 지적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가 공범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먼저 사람들의 반응이 다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인을 마약범죄자로 몰아가거나 사생활로 비난하는 분위기에 거리를 두거나 반대 목소리를 낸 사람들이 있었다. 이 모두가 같은 책임이 있을 리가 없다. 물론 분위기를 따라간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분위기를 만들어낸 경찰권력, 언론권력과 그것에 휩쓸린 보통 사람들을 같을 무게로 탓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항상 사회구조와 권력관계다.

이것은 파리바게트 사장과 빵을 사먹은 사람들 모두가 노동자 사망에 똑같은 책임이 있다는 말처럼 과도하다. 특히, 표적을 찍고 사냥하며 클릭장사하던 조선일보나 그런 곳에 단골로 나와서 독설로 힘을 보태던 지식인들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물타기하거나 심지어 책임을 떠넘길 때, 참을 수 없는 분노의 마음은 더 굳어진다.

하나, 검찰경찰의 수사와 언론의 보도에 몰리던 사람이 죽어가던 것은 문재인 정부 때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도 동의할 수 없다. 여기서도 이것은 부분 사실이고 그만큼 검찰-언론 카르텔의 마녀사냥 구조가 매우 뿌리깊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문재인 시절에도 종북몰이나 국가보안법은 유지된 것과 비슷하다.

더구나 적폐청산 과정에서 수사와 보도에 몰려 죽은 이들도 있었다. 이것은 적폐의 일부였던 검찰과 언론이 촛불 이후에 꼬리자르기를 하면서 자기 편이었던 사람에게도 무자비했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구조에 타협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타협의 결과가 윤석열 정부 탄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검찰-언론 카르텔의 마녀사냥 구조의 핵심에 있는 가해세력과 그것의 피해자 중 하나이면서 그런 구조의 개혁을 시도하기도 했던 세력을 동일시하면서 그 놈이 그 놈이다라고 단순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문재인 시절의 검찰과 언론 개혁 시도에 무관심하거나 나중에라며 발목이나 잡던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더더구나 그렇다.

하나, 이선균 배우의 고통과 비극에 가슴 아파하면서 조국, 윤미향, 이재명 등의 고통은 외면하는 이중적이고 선택적인 태도를 동의할 수 없다. 검찰-언론 카르텔에 의해 죽도록 괴롭힘을 당하고 벼랑 끝에 몰려왔다는 점에서 이들은 명백히 공통점이 있다.

검찰, 경찰, 언론에 괴롭힘을 당했다는 점에서, 증거도 없이 피의사실 유포로 여론재판을 했다는 점에서, 공개 망신과 조롱과 비아냥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끝없이 먼지털이 하듯 수사하며 몰아갔다는 점에서, 뭐 하나에서 실패하면 또 하나를 끄집어내 인격살해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너무나 유사하다.

그런데도 이선균 배우의 비극은 가슴 아파하면서 나머지 사람들은 뭔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들은 뭔가 방어하기 어려운 위선자이고, 인격적 결함자들이고, 마녀들이고, 순수하지 않은 피해자들이고, 그들을 방어하면 내가 뭔가 이상해 보이고 주변의 의심과 눈총을 받을 것 같아 주저하게 되는가?

그것이 바로 검찰-언론-권력 카르텔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피해자를 비난과 공격을 당해도 싸고 우리가 공감할 가치가 없는 인간 이하의 존재로 만들어서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괴롭힘에 시달리다 누군가가 죽어야지 뒤늦게 돌아보게 만드는 것... 언제까지 이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다가 나중에야 후회할 것인가? 누군가 또 죽고나서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지킴이를 다녀와

얼마전 저녁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지킴이 당번으로 갔다 왔다. 어제 밤에는 특히 아이들의 손을 잡고 조문 온 부모들이 많아서, 더 가슴이 아팠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유가족들이 그 모습을 보고 희생된 아이들이 더욱 떠오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된 다음날이어서 그 이야기를 피할 수 없었고, 끝까지 방해하고 통과 직후 재난의 정쟁화를 말하며 집회까지 한 국힘, 반대 연설한 이만희, ‘국론 분열운운한 한동훈, '핼로윈 특별법' 어쩌고 하는 조선일보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나는 알맹이가 빠진 법이라며 야당들을 욕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가족분들과 대화하며 내가 크게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가족들은 국회 통과 과정에서 국힘의 반대와 윤석열의 거부권을 뚫기 위해 어떤 내용들이 빠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2년 뒤에나 다시 특별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눈물을 머금고 뼈를 깎은 셈이다. 그러면서 이 법마저 우리가 1년 넘게 거리에서 싸우고 수만명의 서명을 받고 눈 위에서 오체투지를 하면서 만든 것이라는 자부심과 기쁨을 말하고 있었다.

항상 그렇다. 어떤 법이든 국회 통과 과정에서 반쪽이 됐다고 욕하고 탓하는 것은 쉽지만, 그 반쪽이라도 만들기 위해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놓치게 된다. 이제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국힘이 이런 식으로 발목을 잡고, 윤석열이 거부권을 협박하는 것이 불가능한 조건과 힘의 균형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다.

조선일보의 정의찬 몰아가기와 임지현 교수의 측면지원을 보고

얼마 전 조선일보는 조선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정의찬 씨가 97년에 있었던 프락치로 몰린 시민이 운동권 학생들에 구타당해 죽은 사건의 가해자라며 몰아가더니 결국 정치권에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정의찬 씨는 당시 희생자와 유족에게 다시 사과하면서도 그것이 억울한 누명이라며 근거를 제시했지만, 조선일보의 작전은 이미 성공한 뒤였다.

내가 이 과정에서 더 기막혔던 것은 임지현 교수의 조선일보에 쓴 칼럼이었다. 과거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라던 임교수는 어느 순간 극우적 족벌언론의 칼럼니스트로 변신하더니 항상 타이밍에 맞게 조선일보의 입맛에 딱맞는 글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번에도 임교수는 조선일보의 낙인찍기를 그대로 수용해 정의찬 씨를 살해자로 단정한 다음에 희생자에게는 사과하지 않고 유가족에게만 사과했다억까’(억지로 핑계를 만들어 비난)를 하더니, 또 프리모 레비를 들먹이며 누구든 자기 밖의 악마만 보고 자기 안의 악마를 지나치면 곤란하다우리 안의 파시즘론을 들고 나왔다.

우리 안의 파시즘론은 그 합리적 핵심에도 불구하고, ‘군부독재 파시즘의 후계자들이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고 책임을 떠넘기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임교수 자신이 나서서 바로 그 문제점을 드러내는 최악의 사례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얼마 전에도 임교수는 이스라엘의 대학살을 지지하고 있는 조선일보에 칼럼을 써서 시온주의와 제국주의를 비판하기보다는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가 문제고 한국의 저항적 민족주의도 위험하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서 물타기를 한 적이 있다.

이런 식이면 팔레스타인의 저항적 민족주의도 문제고 모두가 문제라는 허무주의 밖에 남는 게 없다. 무엇보다 억압하는 민족주의와 억압받고 저항하는 민족주의를 섞어버리는 임교수의 논리는 요즘 윤석열의 일본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용서와 망각에 이용되고 있다.

임교수는 희생자가 현재의 자신감 위에서 머쓱한 과거 가해자의 등을 먼저 다독인다면, 세계 시민사회에 비칠 희생자의 모습은 비굴한 약자가 아니라 도덕적 강자라며 강제동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도 보상도 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용서를 설교했다. 임교수와 조선일보는 서로에게 아주 잘 맞는 짝을 찾은 셈이다.

조선일보에서 파시즘의 역사, 프리모 레비의 통찰 등을 들먹이며 이런 기막힌 논리를 펴는 임교수를 보고 있으면, 비슷한 역사적 지식들 위에서 정말 필요한 통찰을 가져오던 서경식 선생님이 떠오른다. 최근에 우리 곁을 떠난 서경식 선생님은 민족적 억압의 과거를 청산하는 것의 중요성을 결코 무시하지 않았고 누구보다 강력하게 일본정부에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동시에 협소한 민족주의에 머물지도 않았고, 다양한 중첩된 억압과 모순의 해결을 추구했다.위안부 문제는... ‘식민지배’에서 기인하는 민족문제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것과 ‘보편적인 여성인권문제’는 서로 배제하는 대립적인 범주가 아닙니다.... 바꿔 말하면, ‘민족 해방’과 ‘여성 해방’이라는 이중의 과제입니다... 그 한쪽을 부정하기 위해 또 한쪽을 이용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진보, 좌파라던 학자와 이론가들이 윤석열이나 조선일보의 품에 안기며 온갖 뒤엉킨 논리로 강자들을 지배를 뒷받침하는 시대에, 얼마전 서경식 선생님의 부고는 더욱 서글프게 다가왔다. 수많은 좋은 글과 책을 남기셨지만 내가 가장 기억하는 것은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뒤에 실린 고인의 해설이다. 선생님의 지성의 비관주의는 바로 오늘 더욱 공감이 간다.

“이 나라 사람들이 식민지배의 비애와 굴욕을 경험한 것은 불과 60년 전의 일이다. 해방 후에는 학살과 내전의 비극을 겪었고, 군정에 의한 폭력은 불과 15~16년 전까지도 계속되었다. 민족분단에서 기인하는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무엇 하나 진정으로 끝난 것이 없다. 지금도 사회의 곳곳에, 또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길한 징후가 존재한다. 단지 사람들이 눈을 돌리고 있을 뿐이 아닐까? 그런 징후들은 다양한 조건 아래에서 언제고 다시 잔혹한 폭력으로 분출될지 모를 일인데도…”

키신저와 미중 수교는 국제적 차원의 반혁명이었다

얼마전 제3세계에서 대량학살과 군사쿠데타 등에 책임있는 전쟁범죄자 헨리 키신저가 사망했을 때 많은 좌파들이 그를 비판적으로 평가했지만, 1970년대 초 미국-중국 수교에서 그가 한 역할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이거나 상대적으로 덜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휴머니즘적 사회주의를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 라야 두나예프스카야는 일찍이 그것을 국제적 차원의 반혁명으로 규정했다. 왜냐하면 첫째, 미국의 베트남전 패배와 철수를 늦추도록 도왔고, 둘째, 당시 마오주의에 큰 영향을 받던 68운동 좌파들의 뒤통수를 쳤고, 셋째, 중국을 세계적 시장자본주의에 통합시키는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스탈린주의에 실망하면서 마오주의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컸던 좌파 활동가들이 얼마나 큰 혼란에 빠지게 됐을지 짐작이 간다. 이후 천안문에서 민주화 시위대를 학살하고 난 중국이 오늘날 독재적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다국적 기업과 손잡고 자본주의적 착취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런 분석은 더욱 타당하게 느껴진다.

시진핑이 마치 부모라도 죽은 듯이 키신저의 사망을 추모하고 슬퍼한 것은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여전히 중국 관영언론을 열심히 번역 소개하면서, 미국에 맞서서 중국이 사회주의적 대안인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매번 안타깝게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력 전쟁은 어디로

압도적 군사력 차이에서 시작한 전쟁이기에 군사적 승리는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중요한 것은 저항의 정치적 성격이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의 군사적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러면서 서방 제국주의에 반감을 가진 제3세계 정부와 민중의 마음을 얻는데 소홀했고 상당 부분 실패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한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최악의 한수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민중의 저항은 반제국주의 민족해방 투쟁이라는 대의를 스스로 약화시키고 말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젤렌스키 정부의 잘못과 한계였다. 물론 공정하게 보자면 젤렌스키는 러시아어에 능통하며 직접 러시아 민중에게 연대를 호소한 적도 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회운동과 좌파들은 대체로 올바른 태도를 취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정부와 민중을 구분해서 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억압국가의 인민으로서 러시아 민중과 좌파에게, 서방 진영 좌파와 민중에게 더욱 필요한 대목이라고 봐야 한다. 베트남전 때도 중요한 것은 베트남을 폭격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반전운동과 국제적 연대의 힘이었다.

다만 패배적으로만 평가하고 싶지 않다. 우크라이나 민중은 2년 동안 무릎꿇지 않았고, 푸틴은 전선을 더 넓히지는 못하고 있다.

정판사 위조지폐 조작 사건이 보여준 마녀사냥의 방식

항일독립투쟁을 하던 이관술 조선공산당 재정부장은 1946정판사 위조지폐 조작 사건때문에 위조지폐를 유통하며 범죄와 비리를 저지르고 민생을 어지럽힌 파렴치범으로 몰려서 무기징역을 받고 곧이어 골령골에서 학살당해 죽었다.

70년 후인 2015년에야 그것이 미군정의 조작으로 밝혀졌고, 그 소식에 남은 가족들은 며칠간 서로 부둥켜 안고 통곡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항일운동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정판사 위조지폐 조작 사건은 해방 이후에 성장하던 조선공산당이 대중적으로 고립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가 됐다.

이것은 이 나라의 기득권 카르텔이 야당이나 진보세력을 공격할 때 단순히 색깔론만이 아니라 파렴치한’, ‘위선자’, ‘범죄자등의 낙인을 찍어서 사회적 명예와 신뢰를 무너트리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시초적 구실을 했다. 당시에도 조선공산당과 노선이 다르거나 경쟁하던 다른 민주세력과 진보좌파 세력의 다수는 그것을 묵인하고 방관했다.

나와 생각이 비슷하고 친하며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억울하게 탄압받을 때는 맞서지만, 나와 생각이 다르고 뭔가 마음에 안들고 싫어하던 세력이 공격받는 것은 꼴좋게 보는 심리를 미군정과 이승만 세력이 너무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면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뿐 아니라 조국, 윤미향, 이재명 등에 대한 마녀사냥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저는 1946년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언도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 중 산내면 골령골로 끌려가 학살당한 이관술의 외손녀 손옥희입니다... 2015년 한국외국어대학 박사학위논문인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연구>에서 임성욱은 “이 사건이 미군정이 조작했다”라고 학술적 차원에서 주장을 펼쳤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논문의 내용을 들으시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여러 날을 우셨습니다. 그동안 어머니의 가슴에 켜켜이 쌓였던 응어리가 눈물로 흘러내린 것이겠지요. 저희 5남매도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함께 울었습니다.“ https://www.bj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717

하루 하루가 기가 막힌다

어제 저녁 뉴스에 국힘 김웅이 나와서 불출마 기자회견하는데 김웅이 바로 윤정권 출범 과정에서 주요 범죄중 하나인 고발사주의 주범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곳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서 정말 기가 막혔다.

이어서 이상민이 '빨간 넥타이'를 매고 국힘에 입당하는 뉴스가 나왔다. 이상민은 민주당에선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고, 탈당해서는 '총선 후에 하자'고 했고, 국힘 입당해서는 '당론에 따르겠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차별금지법 발의했을 때 믿고 응원했던 우리만 바보가 됐다.

이상민은 '민주당이 개혁적이지 않고, 진보적이지 않고, 기득권이 됐고...' 어쩌고 하면서 욕하다가 결국 가장 반개혁적 반동적 기득권 세력과 손 잡으며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 사람들(진중권, 서민, 김경율, 금태섭 등등) 중의 최신 사례가 됐다.

또 오늘 아침에는 국힘에 입당한 이수정 교수가 방송에 나와서 북한으로 끌려갔었던 시아버지가 보수를 도와주라고 했다. 우리 집안은 아버님이 말하면 거절을 못한다고 했다. 여가부 폐지를 주장한 것에 이어서, 반공적 가부장의 말에 이토록 충성하는 국민의힘 맞춤형 페미니스트라니...

가장 기막힌 것은 의사단체가 이재명과 이재명을 수술한 의사를 모두 고발한 일이다. 내 목을 만져보면서 여기에 칼이 찔려서 구멍이 나고 피가 흐르고 있다고 조금만 상상해보면 모든 것이 명백해진다.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 것이고, 그것이 이 모든 사태의 배경이다. 이재명 악마화에 침묵하고 방관했던 모든 이가 돌아봐야 한다.

혐오 언행을 하는 사람은 우리 당에 자리가 없을 것”(한동훈)

그러면 한동훈은 김경율 씨도 좀 내보내면 좋겠다. 지난해에 내가 비판을 좀 했더니 김경율 씨가 갑자기 나에게 막말과 욕설을 쏟아내며 페북을 도배했던 것은 아직도 너무 불쾌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를 강제태그해서 어쩌면 그렇게 욕을 자연스럽고 찰지게 하는지. *, *, *, 조삐*, 쓰레*, 버러*같은 욕들을 페이스북 관리정책에 어긋나지 않게 비슷한 발음의 다른 단어로 바꿔내서 해댔다.

그럼에도 김경율 씨의 막말과 욕설은 페북 계정이 정지될 정도로 심했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 때는 새로 임명하는 인사들의 고등학교 때 싸이월드까지 찾아내던 언론은 지금은 그런 것을 파헤칠 의지도 안 보인다.

기본으로 진중권, 김경율, 서민 등은 조국몰이 때부터 족벌언론뿐 아니라 개혁언론들도 그들의 말을 따옴표 보도하며 자신들이 직접 하기는 부담스러운 비방과 조롱을 외주화하는데 이용했기 때문이다.

덧붙여서 용산참사 살인주범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금 국힘당 최고위간부 중 하나인데 툭하면 용산 희생자들을 욕보이는 혐오성 막말을 하는데도 한동훈은 절대 사퇴시킬 생각도 없어 보이고, 이 자가 언론의 집중 비판을 받고 사퇴하고 이런 일은 절대 없다.

한동훈 자신이 "개딸 전체주의"같은 혐오 선동 발언을 앞장서 하고 있고, 민경우같은 입이 거칠고 막말하기로 유명한 자를 제일 먼저 영입했던 자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올해가 벌써 15주기인 용산참사 살인공범인 오세훈은 시장이라고 앉아서 지금은 전장연의 활동가와 장애인들을 괴롭히고 있고, 전장연에 대한 혐오의 마녀사냥을 처음 시작했던 이준석은 요즘 '1년전에 내가 전장연 욕한 게 결국 맞았던 것 아니냐'고 큰소리치며 신당 창당한다면서 대부분 언론의 주목 속에 광팔고 다니는 세상이다.

(기사 등록 202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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