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윤
● 이선균 씨의 너무 안타깝고 가여운 죽음
또다시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두달 동안 조리돌림을 지켜보면서 ‘혹시 저러다가’하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또 불러다가 19시간 밤샘 조사를 하고, 다음날 또 ‘이선균-여실장 대화 녹음’이 언론에 풀리는 것을 보고 ‘정말 죽일 작정이구나’ 싶었다.
이것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마약으로 모독하다가, 증거도 없이 연예인만 때려잡으려던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들어낸 죽음이다.
이것은 마약 현행범에 증거와 증인도 명백한 이정섭 검사 처남은 숨겨주고 감싸던 검찰과 경찰이 만만한 연예인들만 죽도록 괴롭히고 망신주다가 만들어낸 죽음이다.
이것은 윤석열, 김건희, 명품백은 못본 척하면서 이선균, 지드래곤, 남현희, 전창조만 신나게 물고 뜯으며 클릭수를 높이던 언론이 만들어낸 죽음이다.
특히 이선균-여실장 문자 대화를 야릇하고 축축하게 보이도록 편집해 ‘단독’이라고 공개해버린 KBS 땡윤뉴스의 죄값은 사라질 수 없다.
이것은 이때다 싶어서 뛰어들어 온갖 선정적 카더라 소식을 퍼나른 사이버랙카 유튜버들과 악플러들이 만들어낸 죽음이기도 하다.
‘선하고 반듯한 이미지이더니 그게 아니고 위선자였네’, ‘출연료가 회당 2억이었다니 알부자였네’하면서 무심히 돌을 던지거나 괴롭힘을 방관하던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다.
검찰과 경찰과 언론이 나서서 누군가를 조리돌리고 사냥할 때, 그 사람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완벽히 일치하는 사람이었는지, 인간적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고통을 겪다가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았지만, 모두가 영혼이 파괴됐다.
이제 <나의 아저씨>를 다시 보기가 두렵다.
● 이선균의 죽음 이후에 더 기막히는 것
이선균의 죽음 이후에 더 기막히는 것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바로 그 언론들이 그의 죽음마저도 클릭장사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여가부 장관하려다 도망간 김행의 <위키트리>는 신이나서 그의 죽음마저 잘개 쪼개서 팔아먹고 있고, 심지어 <조선일보>는 ‘마녀사냥이 죽음을 낳았다’는 기사거리까지 만드는 초절정의 유체이탈을 보여주고 있다.
죽어서도 물고 뜯기고, 더구나 시체까지 끌려다니며 클릭 장사에 이용되는 그를 보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다. 또, 이선균의 죽음이 경찰이나 언론 탓이긴 하지만 한동훈이나 검찰과는 무슨 상관이냐는 사람들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독려하며 경찰을 압박한 것이 바로 법무부과 검찰이다. 또 이선균은 경찰이 지드래곤 엮기에 실패하면서 끝내 무혐의 처리를 하지 않고 검찰에 송치되기 직전에 죽었다. 검찰로 넘어가면 이 모든 괴롭힘이 몇배로 폭발할 것을 모를 수 없었다. 이번에 경찰의 모든 수법들은 바로 검찰이 지난 몇년 동안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온 세상에 보여줘 온 수법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슬퍼하다가 또 가라앉고 잊혀져서는 안 된다. 이선균의 동료 대중예술가, 연예인, 시민들은 이 죽음을 낳은 정부, 검찰, 경찰, 언론, 유튜버에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며 일어서야 한다. 특히 연예인들은 언제까지 저들에게 언제든 불러내서 두들길 수 있는 동네북이 돼서는 안된다. 설리, 구하라...도대체가 끝이 없다.
박근혜 정부 때는 그나마 목소리라도 낼 수 있었던 대중예술가들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더욱 위축돼 있다. 이것은 세월호 이후에 그것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수많은 관련 노래와 작품들이 나오던 것과 이태원 이후의 전혀 다른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겁먹고 흩어져서 침묵해서는 안되고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시민들이 같이 힘이 돼 주어야 한다. 그리고 3달동안 경찰과 언론에 괴롭힘을 당하다 우리 곁을 떠난 사람만이 아니라, 5년 동안 검찰과 언론에 온가족이 멸문지화당한 조국 가족도, 4년 동안 검찰과 언론에 마녀사냥당한 윤미향 의원도, 3년 동안 3백번의 압수수색을 당하고 지금도 물고 뜯기는 이재명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 죽고나서야 분노했다가 다시 잊는다면 이슈와 표적만 바뀌어서 끝없이 반복될 것이 명백하다.
● 이스라엘의 폭격과 학살을 당장 끝나야 한다
"가자 지구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병사가 다른 병사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는 뉴스를 봤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에 자살하거나 총기 난사해서 죽은 병사가 이라크에서 죽은 병사보다 더 많았다. 다른 민족을 억압하는 민족은 스스로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스라엘 정신병원 담당자들이 이스라엘 정착민과 군인들 사이에서 정신질환과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며 비상사태를 선포를 촉구했다’는 뉴스도 나온다. 이것은 정신질환이 결코 유전자나 뇌세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결과라는 것을 증명한다.
일부에서 혼동하듯이 이스라엘 사람들과 군인들이 폭격과 학살을 웃으며서 즐기고 있다는 묘사는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이것을 유대인의 특성으로 연결시키면 최악이 된다. 그것은 이스라엘과 서방 언론의 하마스 악마화를 뒤집은 오류일 수 있다.
특정한 역사적, 정치적, 지정학적 구조와 지배권력의 이해관계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다. 그 속에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내보내야 하는데 받아들이는 나라가 없다, 의향이 있는 나라는 전화나 이메일을 달라’고 말하고 있다. 인종청소와 가자 점령이 목적이라는 것을 결코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가자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도 이스라엘인들의 인간성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해결책은 점령과 폭격과 학살을 끝내는 것이다. 며칠전 18세의 이스라엘인 탈 미트닉(Tal Mitnick)은 징병를 거부하고 투옥됐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런 용기가 커지질 기대한다.
“나는 더 많은 폭력이 안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복수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다. 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나는 억압의 지속과 유혈 사태의 지속에 가담하고 싶지 않다. 나는 이 땅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땅, 존엄하게 살 수 있는 땅이 될 수 있도록 희생하고 일할 것이다.”
#CeasefireNOW #GazaGenocide #PalestineWillBeFree
● “가자는 아이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유엔관리들도 지금 가자 상황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 “살아있는 악몽”, “전례가 없고 충격적”이라고 표현한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는 아이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고 했고, 유럽연합(EU) 외무장관도 “재앙적이고 묵시론적”이라고 했다.
지금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전쟁’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가자지구의 어린이와 전쟁, 병원과의 전쟁, 학교와의 전쟁, 구호기구와의 전쟁, 언론인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이 과정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피비린내나는지는 최근 이스라엘군의 ‘자국민 인질’ 3명 오인 사살로 드러났다.
따라서 나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중단을 요구하며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동맹국들의 선박을 막는 것은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살을 도우면서 자기들은 계속 장사하고 돈을 벌겠다는 것은 날강도짓이다. 경제 제재는 미국만 러시아나 북한에 대해서 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니다.
가자지구에서 우리에게 매일 보내오는 것은 잔해더미 속에서 온 몸이 흙먼지로 뒤덮이고 작은 팔다리가 난도질된 아이들의 모습이다. 지금 수많은 아이들의 피가 우리 손에 묻은 느낌을 매일 받고 있다. 가자 대학살에 대한 양비론은 결코 불가능하다.
"누가 옳은지 말하기가 너무 어렵다. 한 쪽에서는 민간인 학살을 기록한 사실과 증거가 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자신들의 의견을 거부하면 반유대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복잡하다."
#CeasefireNOW #GazaGenocide #PalestineWillBeFree
● 이스라엘의 대학살과 슬라보이 지제크의 혼동
슬라보이 지제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대한 양비론으로 일부에서 욕을 먹더니 이번에는 훨씬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이번 칼럼은 일부 타당한 지적들도 있다. 특히 네타냐후에 대한 비판이나 우크라이나가 제3세계와 국제연대보다는 너무 서부 열강의 무기 지원에 의존한 것에 대한 지적 등은 일리있다.
하지만 양비론적 물타기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다는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지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약간의 변명조로 ‘남아공도 아파르트헤이트 해체 이후에 새로운 지배계급이 출현했고 가난한 흑인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것도 애매한 물타기로 느껴지는 것은 지금 이스라엘이 ‘우리의 점령과 학살이 끝나도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에서 억압은 계속될 것’이라는 성찰을 바탕으로 폭격을 하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미군 철수 이후에 새로운 계급사회가 등장했다는 것이 민족해방 투쟁의 의의를 삭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조선일보나 한동훈이 ‘군부독재에 맞서던 586운동권들도 인권의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운동권 특권세력 청산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궤변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무리 586운동권의 일부가 당시에 인권의식이 부족했다고 해도, 그것은 군부독재와 그 부역자들의 인권 말살에 저항하는 대항 폭력에서 나온 문제였고 그 결과였기 때문이다.
전두환 노태우도 문제였고 전대협 한총련도 문제였다는 게 틀렸듯이, 이스라엘도 문제고 하마스도 문제라는 것은 여전히 틀린 접근 방식이다. 좌파의 과제는 이스라엘과 그 동맹세력을 반대하고 규탄하면서 저항의 전략과 전술로서 하마스의 문제를 비판하며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22437.html
● 윤석열 신검부 정권 탄생 출발점이었던 2019년 ‘조국몰이’
지금의 윤석열 신검부 정권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출발점이자 변곡점이 된 것이 바로 2019년 ‘조국몰이’였다. 그때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내건 정치검찰,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족벌언론, 비아냥과 조롱으로 앞장선 진중권 류의 지식인들, 그 뒤를 따라가는 대다수 언론, 손절하고 거리두기 바쁜 사람들과 침묵하는 사람들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전사회적인 조리돌림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상당히 유례없는 수준이었기에, 지금도 그 여파는 남아있다. 진중권, 김경율 같은 사람들이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는데서 조국몰이 과정에서 구실을 빼놓을 수 없고, 지금도 윤석열 쪽이나 그 연관된 정치세력으로 자리를 옮기는 진보 출신 인사들은 빠짐없이 ‘조국과 윤미향을 보고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런 집단적 인간사냥에 함께하거나 작은 돌이라도 던졌던 이들은 모두 조국 가족에 대한 재판에서 유죄가 나오길 은근히 바라고 있다. 그래야 자신들의 행위가 주홍글씨와 낙인찍기에 대한 동참, 침묵, 거리두기, 등 돌리기가 아니라 아무 문제없고 정당했다는 자기 위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겨레나 경향도 정경심 교수가 가석방됐다는 소식을 전할 때마저도 반드시 ”‘입시비리’ 정경심”이라는 제목을 다는 이유이다. 김건희를 언급할 때마다 ‘명품백 김건희’라는 제목을 달면 검찰의 압수수색과 언론의 집중공격을 각오해야 하지만, 조국 가족을 물고 뜯는 것은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검찰과 언론과 정치인과 저명한 지식인들과 한국사회 주류 전체가 5년 동안의 조국몰이와 4년 동안의 정경심 교수의 감옥살이에 이어서, 이제 조국도 감옥에 넣고, 그 아들과 딸도 다 기소해서 재판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처음에 문제가 됐던 사모펀드나 권력형 비리 등이 하나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발혀졌지만 아무 상관이 없고 어떤 꼬투리라도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언제나 이런 사회적 압박과 줄 세우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고 싶다.
“피고인 조국 정경심과 그들의 딸과 아들은 지난 2019년부터 4년 반 동안 ‘멸문지화’라 불릴 정도로 유례없는 고초를 당해 왔습니다. 검찰력이 총동원되어 모든 가족 구성원의 수십 년 치 과거에 대한 강도 높은 초정밀 압박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관련 내용이 언론에 의해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다시피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어떤 이유든 검찰의 눈에 어긋나 표적이 되면 참혹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정경심 피고인은 이미 관련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1152일을 복역하고 가석방되었습니다. 현재 선고를 앞둔 사건과 분리되지 않고 병합되었다면 감형되었을 것으로 보는 게 법조계의 여론입니다. 무엇보다 피고인들의 두 자녀는 1심 선고 후 학위와 의사면허를 자진 반납하였습니다.“
<조국, 정경심 교수 탄원서> https://tinyurl.com/yvtng3wb
● 서지현 검사의 미투는 패배하지 않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서지현 검사는 결국 패배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지금 서지현 검사가 패배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서지현과 미투운동은 패배해야 한다’는 자신의 희망 사항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사라지길 바라는 가해자와 가해자중심적 사회는 언제나 그랬다.
조니 뎁과 엠버 허드의 재판이 끝났을 때도 미국의 주류사회는 그것을 ‘미투운동의 종말’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제 성폭력 피해자들은 더욱 용기를 내서 더 많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부터 ‘가위손’을 비롯해 조니 뎁이 나오는 영화들은 이제 더는 예전처럼 편한 마음으로 보기 어렵다.
내가 조력한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제이’도 서지현 검사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가 없었다면 제이는 끝까지 입을 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제이에게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가 나타났다.
그것은 정말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1년 동안 가해자와 노동자연대에 시달리던 제이는 미투를 시작하며 “내 안에 있던 서지현, 김지은이 가만있지 말라고 자꾸만 말을 걸어왔습니다”라고 했다. 따라서 지금 이 결과는 한국 사회의 법과 사법부의 패배이다. 스스로 가해자중심적이고 법기술자와 사회적 강자의 편에서 사고하고 판단한다는 것을 드러냈다.
물론 ‘혁명과 사회주의’를 말하던 ‘노동자연대’가 나에게 명예훼손 손배 청구를 했듯이 이것을 너무 잘아는 가해자들은 계속 법에 의지하고 사법부로 달려갈 것이다. 또 이런 가해자중심적 판결 결과들을 이용해서 끝없이 피해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와 피해자들을 다시 과거로 돌아가게 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부패하고 부도덕한 검찰이 개혁되길 바랬고, 후배들이 더는 같은 고통을 당하지 않길 바랬습니다... 이 거대하고 견고한 장벽에 계란 하나 던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진실이, 정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다’ 믿었습니다... 법기술자들이 법위에 군림하고 있는 세상에서, 결국 대법원은 부끄러운 판단을 했습니다... 저는 여기까지였지만, 이후에 올 여성들은, 다음 세대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리라 믿습니다.”(서지현 검사)
●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에 대한 실망
국힘의 이런 노골적 본심도 열 받지만 솔직히 김예지 의원에게 크게 실망했다. 이준석의 장애혐오 선동을 가로막던 멋진 모습은 사라졌고, 이제 장애인 예산과 일자리, 점자도서관까지 없애고 전장연과 장애인 동지들을 지옥까지 쫓아가며 탄압하겠다는 정권의 본질을 숨겨주는 포장지로 스스로 계속 들어가고 있다.
물론, 아무리 반동적인 집단이더라도, 그들의 무시할 수 없는 너무 큰 영향력과 힘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서 바꾸거나 조금이라도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려는 의도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김예지 의원은 뭔가 그런 변화를 위한 조건을 걸면서 들어가거나, 아니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라도 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사라지며, 오로지 윤석열, 한동훈, 국힘의 본질을 가려주면서 포장해주기만 하고 있다.
억압받는 소수자들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의원은 억압하는 집단에 맞서며 피억압자들의 대의와 저항을 방어하고 대변해야 하는 것이지, 단지 스스로 소수자 출신이면 다 되거나, 개인의 소수자성을 득표나 출세나 정략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에 있지 않다
● 풍자의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신인상 수상이 보여준 것
풍자 씨의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신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물론 굳이 여자와 남자를 나누어서 상을 주어야 하는지, 연기와 예술까지도 우열을 나누어 상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가부장적 성별이분법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트랜스젠더이며 따라서 ‘진짜 여성’이 아닌 풍자가 여자신인상을 받아서 ‘여성’에게 돌아올 몫을 빼앗고 다 남성이 차지했다는 논리를 봤다. 그동안 이 사회의 좋은 자리와 기회들은 남성이 70, 여성이 30을 가져갔기에 여성들이 많은 몫을 빼앗겨 온 것은 맞다.
그런데 시스젠더와 트랜스젠더로 보자면, 좋은 기회나 자리의 99를 시스젠더가 가져갔다. 이제 최초로 트랜스젠더가 1을 겨우 받은 상황에서, 트랜스젠더가 여성의 몫을 빼앗아갔다? 게다가, 남성의 몫은 여성이 빼앗아 갔고, 여성의 몫은 트랜스젠더가 빼앗아갔고, 이런 식으로 보고 싸우는 것을 가장 바라고 이득을 얻는 것은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지배권력자들이다.
무엇보다 ‘진짜 여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가부장적 성별 이분법의 도구이다. 그것으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여성스럽지 않다’고 공격당해 왔다. 트랜스젠더는 이런 가부장적 억압과 차별에서 그 누구보다 피해받았고 여성들의 가장 강력한 동맹자이다. 우리는 아래 그림같은 억압의 위계 체계와 하향 전가를 거부해야 한다.
트랜스젠더의 삶은 소중하다. 우리가 보는 것은 똑같은 인간이고, 그것은 모든 평등과 연대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남자와 여자라는 두 개의 생물학적 성별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문제는 그러한 이분법을 강요해 권력을 유지하는 집단이다.
● 고기집, 맛집을 찾아다니는 검찰의 특수한 활동
검찰은 국민의 세금인 특수활동비로 ‘파리바게트’에서 ‘핼러윈 한정판 케이크’를 사먹고, ‘스티커’까지 꼼꼼하게 적립해서 ‘스타벅스’에서 이벤트 특별 상품을 받아먹고, 특별히 패밀리 레스토랑과 고기집,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데 사용했다. 스티커까지 모은 그 꼼꼼함에 놀랍고 정말 ‘특수’한 활동이 아닐 수 없다.
이래놓고 야당 대표의 부인이 법카로 샌드위치를 먹었고, 야당 대표가 샌드위치에 야채를 추가해서 1천원의 추가비용을 발생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하늘이 무너진듯이 수십번 압수수색하고, 언론은 지금도 ‘민주당의 도덕성이 무너졌다’고 그것을 받아써주고, 이낙연 등은 그것을 명분으로 신당을 만들려하고, 한동훈은 정치 활동 본격화를 시작하며 ‘나는 평생 공공선만 추구했다’고 개소리하고, 검찰총장은 간부들과 '서울의 봄'을 단체 관람하면서 '민주주의' 어쩌구 한 것이다.
한동훈과 검찰 지도부는 이번 기회에 어디 음식점에 어떤 음식이 더 맛있는지 소개하는 '유튜브 먹방'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 검찰에 대한 한 가지 더 ‘특수’한 유감은 맛있는 음식과 고급 음식점 찾아다니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SPC 불매 운동을 고려해서 파리바게트는 피하고, 이스라엘 보이콧을 생각해서 스타벅스는 피해야 하지 않았냐는 분노를 더해서 욕해주고 싶다. https://newstapa.org/article/xeOdW
(기사 등록 20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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