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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이스라엘/이언주/한동훈/대만 선거 결과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4. 1. 29.

전지윤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은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성과이다

국제사법재판소가 어제 이스라엘에 대량학살 중단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밴그비르 이스라엘 국토안보부 장관은 또다시 이것을 '반유대주의'라고 비난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직접 휴전을 요구하지 않는 것 등 많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의 극단적 시온주의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기본으로 이것이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이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의미는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 남아공 외무장관은 국제사법재판소의 대량학살 방지 명령을 실행할 유일한 방법은 휴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17명 재판관 모두의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웠는데, 여기에는 미국 오바마 정부의 국무부에서 일했던 재판관, 이스라엘이 임명에 관여한 재판관까지 포함돼 있었다.

결국 이스라엘은 또다시 어떤 정당성과 명분도 얻지 못하며 정치적으로 패배했고, 따라서 이것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해방 운동과 국제적 연대가 거둔 또 하나의 성과라고 보인다.

#CeasefireNOW #BDSNow #EndIsraelsGenocide

이스라엘에서도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요즘 팔레스타인 가자에서는 폭격으로 찢겨 죽은 자녀의 시신 조각을 검은 비닐 봉지 몇개에 나누어 담고서 울면서 걸어가는 부모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ㅠㅠ

그런데 가자에서 언론인들이 올리는 동영상들을 보면 팔레스타인 마을을 철거하는 '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를 볼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대학살 전쟁범죄의 공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다.

미국에서는 대선 유세가 본격화하면서 제노사이드 조를 외치며 바이든의 대선 유세를 가로막는 시위대가 보인다. 윤석열에게 악수하며 조언한 강성희는 입틀막으로 사지들려 끌려나갔다면, 제노사이드 조를 비판한 시위대는 입은 안 막히고 질질 끌려나가는 차이 정도가 있다. 이것이 한미동맹의 정말 자유롭고 민주적인 '자유민주주의'의 수준이다.

더 끔찍한 것은 네타냐후와 영혼의 친구라는 트럼프가 연말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고, 네타냐후는 그걸 기대하며 학살 전쟁을 연말까지 계속 연장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희망은 생기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여성들과 시민들이 "아이들의 시체로는 안보를 이룰 수 없다"고 외치며 휴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고, 이것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한다. 늦었지만 변화는 시작됐다. 팔레스타인 민중과 아랍 민중과 이스라엘과 전세계의 민주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다같이 네타냐후를 제거하고 학살을 끝내야 한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대학살이 100일을 넘었다

오늘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대학살 100일째이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블리네 니갈라이 변호사는 "세계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피해자들이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집단학살"이라고 고발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이스라엘을 제소한 남아공은 이틀간 심리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지적했다.

* 매일 24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6분마다 1명씩 죽는다.

* 매일 매시간 2명씩 48명의 임산부가 죽는다.

* 매일 매시간 5명씩 117명의 아이가 죽는다.

* 매일 10명의 어린이가 마취제 없이 절단 수술을 한다.

이것이 대량학살이 아니면 무엇이 대량학살인가? 더구나 10.7 노바 음악축제에서 가장 많은 이스라엘 시민을 죽인 것은 하마스가 아니라 이스라엘군이라는 새로운 증거가 또 나왔다. 네탸냐후는 10.7에 대응하다 저지른 자국민 살상의 범죄를 덮기 위해 3만명을 추가로 죽이고 있고 바이든은 그것을 돕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이스라엘 대학살 100일째를 기억하며 죽어간 3만명의 희생자를 추모할 때 미국 정부는 '하마스에 잡혀간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계속 이스라엘을 돕겠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인질'의 존재는 네타냐후와 바이든에게 학살을 지속할 이유로서 필요한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인질을 석방시킬 수 있는 협상이나 방안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왜 대선이 다가오는 미국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바닥을 뚫고 있고, 개차반같은 트럼프가 바이든을 거뜬히 이기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유는 단순하다. 대량학살을 지지하고 돕고있는 전쟁범죄자를 지지할 미국 시민은 별로 없다. 또 이 나라에는 네타냐후와 바이든을 돕고 있는 똘마니 윤석열 정부가 있다.

전 세계의 미래가 팔레스타인에 달려 있다

저명한 좌파 정치경제학자인 윌리엄 로빈슨이 이스라엘의 학살 전쟁을 분석한 글인데 매우 흥미롭고 유익하다. 주요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는 부채 주도 성장, 무분별한 금융 투기, 공공 재정의 강탈, 국가가 조직한 군사적 축적이 특징이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포위 공격은 초국적인 축적의 새로운 공간을 개척하기 위한 원시적 축적의 한 형태이다.

’10월 말, 이스라엘은 지중해 연안에서 가스 및 석유 탐사를 위해 다국적 에너지 회사들에게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회사는 가자 지구에 고급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벤구리온 운하 프로젝트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모든 사업을 위한 장애물인 팔레스타인인들이 제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을 농장, 건설 현장, 돌봄 및 기타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며 이스라엘 경제에 종속돼 있었는데, 인타파다 이후에 태국, 중국, 스리랑카, 인도, 필리핀, 북아프리카, 동유럽 이주 노동력으로 대체되면서, 잉여인력으로 전락해 왔다.

자본주의 세계화를 통해 이스라엘 자본은 중동 전역의 자본과 통합되어 글로벌 축적의 회로에 얽혀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의 지배계급은 공통된 계급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됐다. 디스토피아적 지옥의 풍경은 새로운 축적 공간 재구성을 위한 기회가 되고 있다.

무기 산업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건설, 하이테크, 에너지 산업들은 초국적 금융 및 투자운용 대기업과 통합돼 있고, 창조적 파괴(학살 전쟁)의 돌풍과 재건의 붐은 결합돼 있다. 이것은 유혈 사태, 비인간화, 고문, 학살을 통한 축적과 재생산이다.

대량학살이 오늘날 자본주의의 고질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 방법이라는 것이 입증되면 다른 지역에도 확산될 것이다. 전 세계의 미래가 팔레스타인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https://tinyurl.com/ylf3bvs4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던 이언주의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

진보와 개혁을 말하던 인사가 반동적 우파정당으로 가거나 손을 잡으면 욕해야 한다. 금태섭, 이낙연, 김경율, 류호정, 진중권 등이 그런 경우다.

반대로 더많은 우파 지지자가 개혁 지지자, 진보 지지자, 나아가 좌파 지지자가 될수록 좋다. 그래야 세상이 바뀔테니까. 중요한 사회적 진보와 변화들은 모두 대중 다수의 의식이 더 급진적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가능했다.

나는 내가 아는 주변의 국민의힘 지지자나 태극기 집회에 가는 친인척들이 계속 평생 수구보수 지지자들로 남아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분들이 그나마 민주당이나 나아가 진보정당 지지자로 변한다면 적극 환영할 것이다.

이름난 우파 정치인이 개혁정당이나 진보정당의 지지자로 포지션을 이동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그것은 더 많은 보수 지지자들이 개혁 지지자나 진보 지지자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우파 정치인은 혐오와 차별을 부추긴 자신의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변화가 단지 철새 이동이 아니라 의미있는 사회적 변화와 연결될 수 있다. 이언주의 과거 잘못들, 특히 난민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과 차별금지법 반대 선동 등은 바로잡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한동훈의 동료시민타령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

며칠 동안 아이유의 신곡에 대한 논란을 지켜보게 됐다. 솔직히 양쪽 모두 이해가 갔다. 아이유로서는 사랑이 이긴다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알 것 같다. 더구나 아이유는 최근 이선균의 죽음에도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성소수자들도 사랑이 이긴다라는 용어에 담긴 의미나 역사성을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

사회적 차별과 무시가 그만큼 오래돼 왔고 뿌리깊었기에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 그래서 여러모로 안타깝게 보고 있는데 다행히 아이유가 제목을 바꾸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두를 존중하며 혐오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누구에게도 상처되지 않고 이 곡의 의미가 전달되기를바란다는 메시지도 냈다.

이제 모두가 서로의 상처를 더 보듬으며 함께 공감하고 힘을 모으는 길을 찾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아이유가 보통 사람들보다는 더 수단과 자원이 많은 위치에 있으니 성소수자의 현실과 인권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고민을 예술적으로 풀어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지켜보면서 계속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한동훈이었다. 이 얄밉고 뻔뻔스럽고 위선적인 인간은 처음 국힘 비대위원장으로 등장하면서 난데없이 동료시민이라는 용어를 들고나왔다. 사실 동료시민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고 인권을 요구하는 운동 속에서 많이 사용하던 용어이다.

나도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낯설기는 했지만, 그 용어를 쓰는 분들의 취지를 이해하고 공감해 왔다. 그런데 이 용어를 한동훈이 그야말로 훔쳐가고 빼앗아 간것이다. 더구나 지금 한동훈이 쓰는 동료시민은 차별에 반대하고 인권을 요구하는 취지나 맥락이 조금도 담겨있지 않다. 오로지 갈라치기와 내려다보기, 한동훈 특유의 나르시즘만 덕지덕지 묻어있다.

그래서 이제는 한동훈이 등장해서 동료시민을 들먹일때마다, 한동훈을 찬양하고 추종하는 극우 인사들이 이 용어를 따라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십년 전의 라면 국물이 올라오는 것이다. 이제는 동네에 국힘이 걸어놓은 플래카드에도 동료시민이라고 적혀있으니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고 제발 그만하라고 귀를 막고 싶다.

아이유는 청년 여성이고 대중예술가로서 정치권력이나 언론권력 앞에서는 또 가장 만만한 약자이니 이해가 가는 면이 있지만, 한동훈은 지금 대한민국의 권력 5인자 중에 하나다.(윤석열, 김건희, 천공 다음?) 그러니 아무 부담없이 맘놓고 욕하고 싶다. 한동훈 이 인간아. 제발 좀 동료시민용어 훔쳐가기와 빼앗아가기와 뒤틀기를 중단해라!

대만 선거 결과가 보여 준 것

선거의 해라는 2024년의 첫 번째 중요한 선거였던 대만 총통 선거에서 결국 민진당(민주진보당)이 승리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4년전에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짓밟은 결과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시진핑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포기는 약속할 수 없다고 말하며 선거 당일에도 주변 하늘에 군용기를 뛰우며 압박한 것이 낳은 역효과이기도 하다.

기본으로 민진당의 승리를 다행이라고 반기고 싶다. 민진당은 대만의 1980년대 민주화 대투쟁을 계승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민주주의, 복지국가, 노동권 등을 강조해 왔다. 대만의 일당독재가 종식된 이후에 민진당은 이제 네 번째로 다시 집권하게 됐다.

반면 국민당은 반세기 이상 대만을 지배해 온 일당독재의 후예들이다.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이후에 대만으로 들어와 472.28 사건 때 본성인(대만 원주민)들을 학살한 세력의 후예이기도 하다. 많이 변신하긴 했지만, 지금도 민주주의, 사회복지, 노동권보다는 경제 발전과 국가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의 민주냐 독재냐가 국민당의 전쟁이냐 평화냐보다 더 잘 먹혔다고 본다. 한편, 양당체제를 반대하며 등장한 민중당은 중도적 실리주의 정당이었다. 3세력을 말하면서도 국민당과 선거연합을 시도한 것에서 보듯이 중도우파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안철수나 요즘의 이준석, 이낙연, 금태섭과 비슷해 보인다.

사실 국민당이 일종의 친중이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내전에서 공산당에 패배한 후 본토 회복을 말하던 국민당은 오늘날 중국의 힘을 인정하고 협력하고 싶어한다. 특히 중국과 대만의 상층 권력자와 자본가들이 긴밀한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보다는 독재와 권위주의에 친화적이라는 점도 양쪽의 화해를 추동한 듯 하다.

중국 정부도 과거의 원한보다는 현재의 대만 민주주의와 독립 열망을 더욱 눈엣가시로 여긴다. 따라서 대만의 국민당이 말하는 평화는 중국의 독재적 권력과 화해하고 협력하자는 의미가 강하다. 반제국주의나 반전 평화의 의미하고는 다른 것이다. 오히려 대만의 민중에게는 미국보다 더 현실적 위협인 중국 제국주의에 대한 굴종의 성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것이 대만과 중국 관계에 대한 좌파들의 판단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친미는 진보적이기 어렵다. 미국은 제국주의 최강대국이고 수많은 문제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이스라엘의 대학살을 돕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그런데 대만에서 민진당은 친미이고 국민당이 친중이다.

따라서 국민당이 민진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반제국주의적인가? 그건 전혀 아니다. 이것은 중국이 비록 제국주의 최강대국은 아니지만, 신흥 제국주의 도전자이면서 다국적 기업과 협력해 노동자를 착취하는 독재적 국가자본주의라는 점과 관련있다. 더구나 중국 지배자들은 대만 민중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중국 지배계급은 대만의 민주주의가 홍콩과 중국 본토에까지 반독재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키울까봐 걱정하고 있다. 홍콩 출신 좌파 학자인 홍호펑도 그것을 지적한 적이 있다. 민진당의 친미를 좋게 볼 수는 없고 그것이 부를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단순히 친미 보수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민진당은 오늘날 대만의 양대 정당 중에 하나로 기득권화했다. 여러모로 대만의 역사나 민진당의 성격은 한국의 민주당과 비슷한 점이 많다.(반대로 국민당은 국힘과 비슷) 둘 다 민주화 운동에 뿌리가 있고, 자유주의적 중도개혁 정당이면서 집권 이후에 많은 한계를 드러내며 실망과 불신을 낳았다.

다만 민진당의 한국 민주당보다 나은 장점은 차별금지법과 동성 결혼 등에서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점에서 민진당은 진보정당과 비슷할 정도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새로운 세대의 요구를 받아안으며 지지 기반을 넓혔고, 그것이 이번 승리에도 긍정적이었을 것이다. 다만 총통은 차지했지만 국회에서는 여소야대가 됐으니 민진당의 앞날도 밝지만은 않다.

(기사 등록 202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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