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96 경계를 넘어서며 끝없이 대화하기 피터 세즈윅(Peter Sedgwick: 1934 ~ 1983)은 평생을 사회주의 활동가로 살았고 많은 글과 책을 쓴 작가였다. 자본주의와 정신질환에 대해서나, 1917년 러시아 혁명에 참가한 아나키스트 혁명가였던 빅토르 세르쥬에 대한 글들을 쓰기도 했다. 한때 영국의 극좌파인 국제사회주의자/ 사회주의노동자당(IS/ SWP)에서도 활동했었던 그는 극좌파 조직들의 경직성과 교조적 태도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접근을 했다. 아래 글은 피터 세즈윅에 대해 영국의 사회주의자이자 역사가인 이언 버철(Ian Birchall)이 쓴 글에서 극히 일부를 발췌 번역한 것이다. 특히 피터 세즈윅과 빅토르 세르쥬의 글을 인용한 부분에서 오늘날의 좌파 활동가들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줄만한 인상적인 문구들을 골라서 .. 2018. 2. 10. 코민테른 3차 대회 - 미지의 영역에서 길 찾기 [독일 1921년 ‘3월 행동’(March action) 여파 속에서 진행된 코민테른 제3차 대회에 대해서 재평가하는 글로서 독일 공산당의 분열과 갈등을 피하고 단결을 꾀하려던 시도라는 측면을 조명하고 있다. 근래 출판된 3차대회 속기록 전문이 이 작업을 가능케 했다. 이 글의 필자인 이언 버철(Ian Birchall)은 역사가이자 사회주의자이며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에서 50년 이상 활동하다가 2013년 말에 탈당했다. 국역된 저서로는 (공저), 가 있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weeklyworker.co.uk/worker/1085/navigating-unchartered-waters/ 많은 마르크스주의 좌파들이 코민테른의 ‘처음 네 번의 대회’를 .. 2018. 1. 29. 세상읽기 - 한반도/ 시리아/ 에이즈/ 도덕/ 정신질환 전지윤 ● 75일만에 다시 미사일을 쏘게 된 이유 역시 계속해서 욕먹고 두들겨 맞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그냥 참고 넘어갈 사람은 없었다. 지난 75일 동안 계속 조마조마했다. 트럼프가 위험한 도발을 반복할 때마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두달을 넘어가면서는 ‘혹시나’하는 기대도 생겼다. 하지만 75일은 삭히는 시간이 아니라 쌓이는 시간이었다는 게 최대고도의 미사일 발사로 드러났다. 75일 동안 사상최강의 유엔 제재, 미 핵폭격기의 최북단 위협 비행, 역대 최대의 무력시위, 9년만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이 줄줄이 이어져 왔다. 12월초에는 한국군의 ‘김정은 참수부대’ 창설, 전투기 230대가 참가하는 사상최대의 한미연합 공군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이 지금까지 대응하지.. 2017. 12. 3. 1917년의 기원: 카우츠키, 국가, 러시아 혁명 에릭 블랑(Eric Blanc)번역: 미래 이 기사는 초기 칼 카우츠키와 제정 러시아 전역의 혁명적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주장했던 국가와 혁명에 대한 전망을 재검토한다. 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이 "정통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 국가를 사회주의 체제 전환을 위해 평화적이고 점진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따라서 제2인터내셔널의 "정설"은 볼셰비키가 반자본주의적 권력 장악을 이끄는 데에 충분한 정치적 근거가 됐고, 레닌이 에서 카우츠키를 뛰어넘은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는 통설은 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이자 역사학자이며 볼셰비키와 민족문제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 우리는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서 이처럼 관련된 글을 지속.. 2017. 7. 25. 자신들만이 정답을 독점하고 있다는 태도의 문제 사이먼 하디(Simon Hardy)는 이 글에서 볼셰비즘을 둘러싸고 오늘날의 좌파 내에서 마주치는 문제있는 해석들을 재검토하면서, 전후 좌파가 서로 싸우는 종파들로 무너진 것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있다. 이 글은 더 긴 글의 2부이며 1부는 http://anticapitalists.org/2012/12/28/building-a-revolutionary-organisation-i/에 있다. 볼셰비키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재평가하는 1부는, 이미 비슷한 취지의 글을 번역해서 올린 적이 있기에 따로 번역하지 않았다.(레닌주의를 넘어서 http://www.anotherworld.kr/391)이 글의 필자인 사이먼 하디(Simon Hardy)는 영국의 사회주의자로서 루크 쿠퍼(Luke Cooper)와 함께 등을 썼.. 2017. 7. 11. 길을 잃고 헤매던 레닌의 뒤를 그대로 쫓을 것인가 전지윤 정성진 교수에 대한 노동자연대 이정구 동지의 비판글(http://wspaper.org/article/18693)을 읽으면서 안타깝고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당연히 누군가의 의견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고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언제든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정구 동지의 글은 앞부분과 결론에서 단지 정치적 비판을 넘어선 날선 언어와 표현으로 정성진 교수를 비난하고 있다. 제목부터 “우경화”라며 매도하고 있고 “최종 전향”, “이론적 논의만 일삼은 한 책상물림”, “진정한 학술주의자”, “개혁주의자”같은 딱지를 붙여대고 있다. “혹시 자유주의자나 심지어 우익으로까지 변하랴”하는 비아냥까지 덧붙였다. 거의 인신공격으로 느껴질 정도다. 정성진 교수가 “계급투쟁과 거리를 둔 채 순전한 이론적 논의만 일삼은” .. 2017. 5. 27. 의미있는 레닌 비판을 위하여 의미있는 레닌 비판을 위하여: 이상이 아니라 현실과의 괴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윤미래 최근의 레닌주의 논쟁이 오래 붙들고 있던 화두와 맞닿아 있어, 차제에 내가 해온 고민들을 정리하고 질문을 나누어보고 싶어 짧게 글을 썼다. 누군가 이것을 읽고 내 모자란 지식을 보충해주고 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이 고민을 이해하고 같이 해준다면 말할 수 없이 기쁠 것 같다. 우선 밝히고 싶은 것은 내가 레닌주의를 하나의 정답으로서 내세우고 싶은 생각이 없으며, ‘레닌주의는 신주단지가 아니다’는 말에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이다. 인식은 역사를 따라잡지 못하며, 이론은 실천의 총화에 불과하다. 미래의 역사가 갈 방향에 대해 백 년 전의 이론과 실천이 최선의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그.. 2017. 5. 24. 신자유주의는 정치적 프로젝트다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인터뷰 11년 전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라는 책을 썼고 이 책은 지금 해당 주제에 대해 가장 자주 인용되는 책들 중 하나이다. 그 이후 몇 년간 새로운 경제 위기 및 금융 위기도 있었지만, 새로운 저항의 물결 역시 있었고 이런 물결들은 오늘날의 사회를 비판하면서 스스로 종종 “신자유주의”를 표적으로 삼았다. 코넬 웨스트(Cornel West)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신자유주의 권력에 대한 고발”이라고 이야기했다. 故 휴고 차베스는 신자유주의를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작업장 투쟁이 일어나는 보다 큰 배경을 묘사하기 위해 이 용어를 점점 더 자주 사용하고 있.. 2017. 1. 20. 볼셰비즘과 혁명적 사회민주주의 라스 리 [내년은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관련해서 러시아 혁명의 의의와 교훈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재검토하려는 노력과 시도를 계속하고자 한다. 역사학자인 라스 리(Lars T. Lih)가 책을 중심으로 볼셰비키와 사회민주주의와의 관계, ‘새로운 종류의 당’에 대한 기존 통설을 재해석한다. 레닌은 독일 사회민주당을 바람직한 모델로 생각했고, 그것과 대립되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라스 리는 러시아어 원자료와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입각한 ‘레닌주의’에 대한 재해석으로 주목받아 왔고 등의 책을 썼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links.org.au/node/2905 레닌의 소책자 (그가 마지막으로 쓴, 기사 이상의 분량이 되는 글).. 2016. 9. 26. 여성 억압 - 상호교차성을 넘어 사회재생산으로 [강남역 사건부터 메갈리아 마녀사냥까지 여성 억압과 차별을 둘러싼 쟁점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더 깊이 있는 고민과 논의를 위해 자본주의와 여성 억압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적 분석을 소개한다. 이것은 노동력과 노동계급의 사회적 재생산(또는 사회재생산)이 작업장을 넘어서서 인종과 젠더의 교차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해 온 수잔 퍼거슨(Susan Ferguson),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cNally)를 인터뷰한 것이다. 데이비드 맥낼리는 캐나다 극좌파 조직인 ‘뉴 소셜리스트’(New Socialist)의 주요 활동가이면서 세계 경제, 여성 억압, 변혁운동의 전략과 전술에 대한 많은 책과 글을 썼다. 한국에 출판된 그의 책으로는 ≪글로벌 슬럼프≫(그린비)가 있다. 인종과 젠더 문제.. 2016. 8. 8. 젠더, 계급, 인종 - 사회재생산과 상호교차성 지난해 11월 초에 영국 런던에서 이루어진 ‘역사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 2015 컨퍼런스에서 ‘사회재생산과 상호교차성’에 대한 토론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여기서 콜린 윌슨(Colin Wilson)은 사회재생산의 개념을 소개하고 티티 바타차리야(Tithi Bhattacharya), 앨런 시어스(Alan Sears), 헤스터 아이젠슈타인(Hester Eisenstein), 케이트 데이비스(Kate Davies)와 리즈 보겔(Lise Vogel)과 이루어진 토론과 논의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최근 강남역 사건으로 불거진 ‘여성 혐오’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이 글이 자본주의와 여성 억압, 착취와 억압의 상호교차적 관계 등에 대한 더 진전된 고민과 토론에 도움이 되길.. 2016. 5. 28. 러시아 혁명의 변질과 아래로부터 사회주의 전지윤 ‘아래로부터 사회주의’, ‘노동계급의 자기 해방’. 이 같은 이상은 언제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나도 소련 몰락 이후의 혼란 속에서 헤매다가 여기서 빛을 발견하며 신발끈을 고쳐 묶은 적이 있다. 그 흥분과 열정이 어느 순간 식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커져가다가, 지난 2년 전에 나는 다시 치열한 논쟁 속에서 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 내가 새로운 출발에 나선 후, (http://rreload.tistory.com/214)같은 글을 부족한 영어 실력을 무릅쓰고 번역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글 등에 자극받은 류한수진 동지의 글 (http://rreload.tistory.com/271)은 진지하고 치열한 고민과 문제의식으로 나에게 더 큰 자극을 주었다. 류한수진 동지의 글을 지지.. 2016. 5. 19.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