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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5

자로의 세월X - '진실을 보았다'고 하긴 이른 이유 전지윤 요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박근혜의 횡설수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기 힘든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과 슬픔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자로의 '세월X'가 만들어진 것도, 9시간에 가까운 그 동영상을 본 사람이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도 그것을 보여 준다. 나도 세월X를 며칠 전에 겨우 다 봤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자로의 진정성이 느껴져서 뭉클했다. 자로 역시 첫 아이를 잃은 아픔을 가진 부모였고, 또 그 아이 기일이 4월 15일이어서 세월호를 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별이 된 아이들이 남긴 사진에서, 사고로 무참히 깨어져버린 ‘평온하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의미를 찾아낸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런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자로의 .. 2017. 1. 13.
신념 때문에 박해받는 한국 양심수와 미국 정치범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17000/)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2017년 새해 벽두부터 고국에서 들려온 소식에 가슴이 답답하다. 1월 5일, 전자도서관 이진영 대표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교육학 고전인 , 저명한 역사학자 E. H. 카의 , 대학에서 교재로도 쓰이는 마르크스의 와 같은 진보적인 인문사회과학 출판물을 모아놓은 온라인 사이트인 을 운.. 2017. 1. 11.
닭의 해를 맞아 – 조류독감 최태규(수의사) 2016년의 말미에는 유난히 닭에 대해 이야기 할 일이 많았다.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닭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한국에서는 ‘AI’(에이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AI는 조류를 뜻하는 Avian과 독감을 뜻하는 Influenza의 머리글자만 딴 말이다. 인공지능을 가리키는 AI와 헷갈린다는 이유로 영미권에서도 쓰지 않는 줄임말을 우리는 왜 쓰게 됐을까? 조류독감이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조류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독감’이라는 뜻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100년 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닭고기나 달걀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까 봐 축산업을 보호하겠다고 고심한 결과이다. 안타깝게도 공중보건을 책임져야 할 한국 .. 2017. 1. 9.
<노동자의 책> 이진영 대표 구속 - 촛불에 대한 공격 전지윤 ‘1000만 촛불은 민심이 아니라 종북, 이적 세력이 만든 것’이라고 보는, 김기춘과 황교안과 우병우로 연결되는 공안세력이 여전히 이 나라 국가기구의 핵심에 또아리 틀고 있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1월 5일, 서울남부지법(영장전담 부장판사 한정훈)은 이진영 대표의 구속을 결정했다. 바로 전날 검찰(담당 검사 조아라)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서 지난해 7월 28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이진영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도서 107권과 문건 10여점,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여기에는 공공도서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 , ,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은 진보적 인문사회과학 서적과 자료들을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해 온 전자도서관이다. 이진영 대표.. 2017. 1. 6.
이재용과 삼성의 살인을 이번엔 꼭 막아야 합니다 이상수(반올림 농성장 지킴이) [아래 글은 어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재벌총수 구속과 전경련 해체를 위한 촛불'집회에서 반올림 활동가인 이상수 동지가 발언한 내용이다.] 반갑습니다. 저는 삼성에서 10년 넘게 엔지니어로 일했던 이상수라고 합니다. 몇 해 전에, 제가 일했던 바로 그 라인에서도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생겼습니다. 반올림은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반올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이 일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 반도체 산업의 직업병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일했던 대학친구는 공장에서 쓰러져 10년 가까이를 집에서 요양해야 했습니다. 반올림에 제보된 78명의 사망자 명단에는 제 일 년 후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반도체/LCD에서만 228명의 피해자.. 2017. 1. 4.
판도라 - 촛불혁명의 기소장같은 영화 전지윤 는 강추하지 않을 수 없는, 지금 시국에 보면 딱 좋을 영화였다. 나에겐 충격과 눈물의 2시간이었다. 한 혁명가의 말을 패러디한다면 이 영화는 ‘한국 사회에 대한 촛불혁명의 기소장’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흘러내린, 훔쳐내야만 했던 수많은 눈물들’이 이 사회를 당장 뒤엎어야 한다는 가장 강력한 근거로 제시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이 영화가 묘사하는 것과 한국 사회의 현실은 정말 싱크로율 100%라고 할만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사회를 빨리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엄청난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숨이 막힐 듯 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에 힘을 보태 온 김인성 전 한양대 교수는, 한국 사회가 이대로 간다면 “세월호의 수백 배가 넘는 부모들 속에서 함께 통곡하게 될까 두.. 2016. 12. 30.
트럼프에 맞서는 여성 저항과 행진이 떠오르고 있다 남수경 [이 글의 필자인 남수경은 미국 뉴욕에서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등을 대변하는 공익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노동조합(Legal Services Staff Association UAW/NOLSW)의 조합원이다. 대구경북지역 독립 대안 언론인 에 실렸던 글(http://www.newsmin.co.kr/news/16555/)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와에 감사드린다.] 뉴욕의 크리스마스 풍경 하면 여러 이미지가 떠오른다. 록펠러 센터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유명 백화점 쇼윈도의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 거리 곳곳에 빛나는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장식들…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가 맨하튼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 2016. 12. 29.
잃어버린 투쟁과 연대의 역사 에릭 블랑(Eric Blanc) [맑스주의의 역사는 비록 약점이 있기는 했지만, 단지 ‘백인 남성 공장 노동자’만이 아니라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을 옹호하며 함께 투쟁해 온 기억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글이다. 특히 그 악명과 달리 카우츠키가 앞장 서 이런 방향을 제시했었고 1905년 러시아 혁명에서 이것이 실천에 적용됐었던 점을 지적한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Eric Blanc)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이자 역사학자이며 볼셰비키와 민족문제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s://www.jacobinmag.com/2016/08/marxism-class-white-workers-socialists-rac.. 2016. 12. 27.
제국주의 간섭으로 엉망진창이 된 시리아 혁명 권시우 12월 19일 러시아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죽은 아이의 사진을 가리키며 절규하고 있다. “전 세계 여러분, 폭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왜 침묵하시나요? 왜요? 두렵습니다.”(알레포의 7살 소녀 바나가 트위터가 올린 글중에서) 시리아의 알레포가 정부군(반혁명군)에 의해서 점령되면서 알레포의 시민들이 전 세계의 사람들을 향해 전쟁 반대를 호소하면서 이와 같은 글을 SNS에 올렸다. 정말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최근 시리아 혁명을 보면서 러시아 혁명을 돌아보게 된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때도 17개국에서 혁명을 분쇄하기 위해 반혁명군을 결성하여 직접 침략하거나 백군을 지원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혁명 러시아는 가까스로 이겨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러시아의 노동자들이 죽고 혁명이 왜곡되고 산.. 2016. 12. 24.
2008 촛불항쟁을 돌아보며 촛불의 갈 길을 생각한다 전지윤 거대한 촛불의 바다가 박근혜 정권과 기득권 세력을 위협하며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다. 그런데 2008년에 이명박 정권도 촛불항쟁이 직면해 벼랑끝으로 내몰린 적이 있다. 지금 못지않았던 촛불의 그 찬란한 광경과 열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기득권 세력은 8년 전에 그들이 느꼈던 권력 상실과 사회 격변의 공포를 지금 더욱 강렬하게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촛불을 가까스로 끌 수 있었던 이명박 정권은 무지막지한 탄압과 싹쓸이 연행으로 자신들이 느꼈던 두려움의 크기를 보여 준 바 있다. 불씨가 하나라도 살아나면 기득권 체제와 권력을 송두리째 태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눈이 멀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지속된 이 같은 탄압과 보복에다가, 박근혜 정권의 공포통치까지 거치면서 촛불의 불씨는 거의 사라진 것.. 2016. 12. 23.
진보당 복권과 이석기 석방은 왜 우리 모두의 문제인가 전지윤 며칠 전 12월 19일은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 사실 ‘통진당’이라는 용어는 언론들의 의도적 악의가 담긴 용어이고, 통합진보당 자신도 진보당이라는 약칭을 원한다고 표방해 왔지만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무시한다.)이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강제해산당한지 2년째 되는 날이었다. 김기춘이 헌재를 압박해 정당해산을 주문 생산한 것이 드러나며 이날은 더욱 가슴아픈 날로 다가왔다. 우파 결집과 진보 분열로 이어져 온 종북몰이는 박근혜의 핵심병기였고, 특히 진보당은 그 핵심 표적이었다. 몇 년전 인터넷에서 ‘종북 셀프테스트’가 유행할 때 첫째 질문이 바로 ‘당신은 통합진보당 당원인가?’였다. 이런 종북몰이는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요즘 탄핵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조중동과 우파가 반격의 핵심 고리로 삼.. 2016. 12. 21.
국회는 ‘민의’를 수용했는가? - 촛불은 더 나아가야 한다 윤미래 국회가 아니라 거리의 촛불이 탄핵을 가능하게 한 동력이었다 단비 같은 승리다. 새누리당의 절반조차 박근혜에게 등을 돌렸다. 박근혜 탄핵안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의 7시간’이 공식적 탄핵 사유로 포함된 가운데 300명 가운데 무려 234명의 의원의 찬성표로 국회를 통과했다. 언론은 앞다투어 촛불의 승리를 선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일어서면 세상이 바뀐다’는, 그간에 너무나도 절실했던 희망을 다시 품고 있다. 그러나 이 승리에 대한 환성들 일부에는 ‘여기서 멈추자’는 메시지가 같이 담겨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탄핵 가결로부터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움직이는 우리의 대표자이며, 국회는 민의를 수용할 능력이 있고, 한국의 정치제도는 신뢰할 만하다고 환호하고 있다. .. 2016.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