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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제국주의 간섭으로 엉망진창이 된 시리아 혁명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6. 12. 24.

권시우

 

 

12월 19일 러시아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죽은 아이의 사진을 가리키며 절규하고 있다.



전 세계 여러분, 폭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왜 침묵하시나요? 왜요? 두렵습니다.”(알레포의 7살 소녀 바나가 트위터가 올린 글중에서)

 

시리아의 알레포가 정부군(반혁명군)에 의해서 점령되면서 알레포의 시민들이 전 세계의 사람들을 향해 전쟁 반대를 호소하면서 이와 같은 글을 SNS에 올렸다. 정말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최근 시리아 혁명을 보면서 러시아 혁명을 돌아보게 된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때도 17개국에서 혁명을 분쇄하기 위해 반혁명군을 결성하여 직접 침략하거나 백군을 지원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혁명 러시아는 가까스로 이겨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러시아의 노동자들이 죽고 혁명이 왜곡되고 산업이 파괴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에 미국, 러시아 등 제국주의 지배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핑계대면서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다. 제국주의 반혁명군은 정말 러시아 혁명 당시 반혁명군과 비슷하게 많은 나라에서 동원되었다. 이란, 레바논의 헤즈볼라, 그리고 이라크, 심지어 쿠르드 민병대까지.

 

시리아 내전은 많은 의문과 혼동을 낳고 있다. 그 의문과 혼동을 하나씩 다루며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1. 이슬람국가(IS)나 알누스라 전선 같은 극단주의 이슬람 반군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슬람국가(IS)는 초기에는 반군과 같이 하다가 반군을 공격하여 락까를 점령하고, 갑자기 이라크까지 공격하여 이슬람국가를 만들었다. 이들에 참여하는 이슬람 전사들은 이라크의 예전 바트당 잔당들과 아랍의 혁명에 실망한 국제의용군, 그리고 알카에다 계열의 여러 조직들이다


이들은 시리아나 이라크 국가와도 싸우지만, 시리아의 다른 반군들이나 쿠르드족과도 대립했다. 제국주의자들은 이들을 핑계로 시리아 전쟁에 개입했다. 하지만 이들이 민간인을 죽인 비율은 시리아 국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이슬람국가(IS)가 극단적이긴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내전에서 등장한 탈레반이나 알카에다와 비슷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다른 버전인 듯하다. 그 원류를 더 올라가면 이란 혁명과정에서 나타난 이슬람주의 운동 - 호메이니 - 과도 너무나 비슷하다.

 

이들은 이슬람의 특정 종파를 극단적으로 따른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국가를 건설해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양에서 왕조 말기에 등장하는 농민 항쟁이 종교의 가면을 쓰고 전개된 예와 유사하다. 이들은 제국주의와 싸우는 측면에서는 진보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면에서 진보적이지 않다.

 

이란에서도 극단주의자들은 처음에는 공산주의자와 같이 반미를 외쳤지만, 그 후에는 공산주의자들을 공격했고, 공산주의자들을 죽였다. 이란이 이번에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여 내전에 참여했는데 그 이유도 아사드가 속해있는 알라위파가 시아파이기 때문이다.

 

알누스라 전선은 좀더 복잡한 듯하다. 알누스라 전선은 이슬람국가와 달라 약간 더 유연하다. 적어도 사람을 산채로 태우거나, 노예로 만들지 않는다. 물론 자신을 알카에다의 시리아 분파라고 생각하고, 시라아를 이슬람 율법이 다스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좀 더 반군들과 협력한다. ‘정복군이라는 통합군대를 만들기도 했고, ‘알레포 군대라는 통합군대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알레포 전투에서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함께 싸웠다. 물로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러서 세력이 많이 약화 되었다.

 

이들 종파들은 사실 제국주의나 반혁명군과 싸우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사상은 매우 종파적이고, 반동적이라는데 그 모순이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 항상 의심을 하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슬람국가(IS)가 지배하는 지역에서 이들이 공포정치를 했다는 소식이 많이 들린다. 또한 알누스라 전선 등 극단주의 단체가 지배하는 이들리브주에서 시리아 민중이 이들의 지배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한 적도 있다.

 

우리가 이런 종파주의적 반군들을 대할 때 그 원류에 대하여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은 사실 제국주의자들에 맞서 싸우는 투사나 반군들이었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 이슬람 극단주의를 선택했다. 이란에서 이슬람주의의 성장이나 아프간의 탈레반과 알카에다, 심지어 이슬람국가(IS)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 과정에서 나타난 반군이었다.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이 석유를 위하여 중동을 못살게 굴면서 갈라놓고, 분열하여 지배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자신들 또한 그 분열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종파적인 반군들이다. 이들의 영향력을 줄이려면 진정한 반제국주의는 이슬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반군들의 공통점은 매우 분열되어 있으며 서방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주의 반군들이 점점 더 자신의 힘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이들이 반 서방을 표방하면서 아사드 정권과 싸우기 때문이다.

 

2. 쿠르드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슬람국가(IS)가 쿠르드족을 공격하면서 이들은 생존 위협에 몰렸고, 이슬람국가(IS)와 투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투쟁 과정에서 미국은 쿠르드족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다. 쿠르드족은 이에 대한 보답과 자신들의 민족적 이해를 위해서 미국과 협력했다.

 

쿠르드족은 이슬람국가를 주적으로 여기며 터키하고도 대립한다. 쿠르드족은 이번 시리아 내전에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치를 이루려고 한다. 쿠르드족은 이번 알레포 공습에서 실망스럽게도 시리아 군과 협력을 했다.

 

쿠르드족은 이것이 자치를 이루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 물론 적극적으로 알레포를 공격하지 않아서 많은 난민들이 쿠르드 지역으로 탈출했다. 스페인 내전에서 바스크 민족주의자들과 비슷하다. 아직은 프랑코의 손발이 된 무어인들 - 스페인의 모로코 식민지에서 길러진 용병들 - 까지는 아닌듯하다.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듯이 시리아에서 정부군이 승리한다면 그리고 제국주의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정부군과 끔찍한 2차 내전이 벌어져서 쿠르드족이 학살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군이 승리하고, 시리아 내전이 거의 종식된다면 미군은 더 이상 쿠르드 족이 필요하지 않고, 터키나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쿠르드 족의 미래는 매우 암담해질 것이다.

 

물론 시리아가 여러 가지의 세력권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가정해볼 수 있는데, 현재의 아사드 정권에게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터키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오히려 쿠르드족은 아사드 정권에 맞서 저항세력과 협력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미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받았고, ()터키 반군들과 싸우고 있으니 그들의 선택은 매우 제한적이게 되었다.

 

3. ‘온건반군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온건반군들은 이런 저런 제국주의 국가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주로 미국과 아랍의 왕정들 그리고 터키의 지원을 받는다. 민주주의 투쟁을 한 세력과 시리아 군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들이 주축이다. 온건 반군들은 반()아사드 입장은 분명하다. 그러나 서방과 아랍의 왕정에 대한 입장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온건 반군들이 극단적인 반군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잃는 이유는 이들이 서방, 특히 미국에 대하여 기대를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시리아의 민주주의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오직 석유와 자신의 패권 그리고 민주주의 혁명이 확산되지 않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이러다보니 점점 주도권을 이슬람주의 극단주의 반군들에 내주게 되어 힘이 점점 약화 되고 있다. 몇몇 지역은 이미 알레포 함락 이전에 아사드 정권에 항복했다.

 

2014년 말이 되면 많은 지역에서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반군들과 구분을 하기 힘들어 졌다. 미국과 서방은 극단주의 반군들을 축출해야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지원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극단주의 반군들을 핑계로 온건 반군들과 저항세력을 공습했다.

 

4.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아사드 정권은 2015년 만해도 매우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개입하고 이란, 이라크, 헤즈볼라가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시리아 전역에 대한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50만 명 이상의 군인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은 전투병이 18만 명 정도다. 이미 인력 수급에 매우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국제적인 반혁명군들에 의하여 호전되었으며 최근에는 혁명의 중심지 알레포까지 점령할 수 있었다. 이제 이들은 활력을 찾고 있는 듯하다. 알레포 공격 과정에서 반군들의 힘은 매우 줄어들어 있고, 반군들 가운데 일부는 터키와 관련을 맺고 있다. 극단주의 반군들은 고립되어 있고, 쿠르드족은 아사드 정부와 협력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터키의 위협이 크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은 병력이 매우 부족하고 헤즈볼라나 이란, 러시아 같은 지원군들이 지원을 철회하면 이번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5.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터키, 아랍 왕정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시리아 전쟁의 성격을 말하라면 처음에는 혁명적인 내전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제국주의 대리 전투의 성격으로 점점 변해간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 등은 처음에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너무나 분명히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이었기 때문에 아사드 정권을 대놓고 도울 수 없었다.

 

이들이 개입할 수 있었던 지점들은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 침략과 쿠르드족 공격, 그리고 이라크 소수민족에 대한 공격 등이었다. 이들 극단주의 단체를 악마화시켜서 개입을 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 러시아는 서방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자산들의 지정학적 우위를 점할 명분으로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게 되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막기 위하여, 이란은 시아파 정부들의 벨트를 형성하기 위하여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였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만큼, 시리아 전쟁에 미국이나 서방 국가들이 개입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가 국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이 극단주의자들의 악마화에 반전 운동 세력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시리아 내전은 이제 국제적인 전쟁이 되었다. 개입하는 세력은 둘 중 하나이다. 하나는 제국주의적 야욕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 패권으로 개입하는 것(터키, 이란 등)이다. 이들은 반혁명적이고, 반민족주의적이고, 반이슬람주의 반민주주의적이다.

 

6. 우리가 알아야할 사실은 무엇인가?

 

정부군(반혁명군)의 알레포 점령으로 시리아인들의 운명은 많은 부분 아사드와 반혁명 분당들, 제국주의자들, 터키와 이란 같은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자들 손으로 넘어 가고 있다. 시리아는 극단주의자들과 온건 반군이 공존하는 지역과 극단주의 반군이 지배하는 지역, 그리고 쿠르드족이 지배하는 지역, 터키계 반군이 지배하는 지역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내전은 끝나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시리아가 반독재 민중혁명으로 출발했고, 아직도 그 성격이 남아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친러시아나 친서방이거나 종파적이지 않으면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원하는 세력과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시리아인들이 죽음에 몰릴 수 있다. 알레포의 피에로(20대 청년이고 알레포에 남아서 어린이들을 위해 마술쇼를 하고 장난감을 나누어 주었는데 이번 공습과정에서 사망), 알레포의 하얀 헬멧(폭격으로 다친 사람들을 구조구호해 온 단체로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으면서도 이 일을 그만 두지 않았다), 알레포의 장난감 밀수꾼(핀란드에 있는 시리아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주기 위하여 알레포에 거의 30번이나 목숨을 걸고 잠입했다자신의 4살난 딸이 인형을 좋아하고그 딸이 인형을 알레포의 친구에게도 주었으면 한다고 해서 시작했다), 알레포의 켓맘(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기 위하여 알레포에 남은 청년으로 수 백 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보아 주었다) 등 너무나 감동적이고 위대한 일을 한 사람들이 이번 정부군의 알레포 함락으로 사라졌다.


석유를 위한 더러운 전쟁을 벌이는 서방 제국주의에 반대하며 시리아인들의 운명을 시리아인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극단주의 반군들이 반제국주의를 명분으로 성장해 왔다는 사실, 온건반군들이 반제국주의에 대하여 매우 취약했다는 사실, 그리고 반전 운동가들이 극단주의 반군 분파의 악마화에 영향을 받아서 반전운동을 제대로 못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 보고 서방 제국주의의 개입에 침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알레포와 함께 인류애도 무너지고 있다 http://www.anotherworld.kr/373

 

반혁명에 짓밟히고 있는 알레포와 시리아 민중혁명 http://www.anotherworld.kr/374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http://www.anotherworld.kr/216

 

시리아 혁명과 반전운동의 위기 http://www.anotherworld.kr/319



(기사 등록 2016.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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