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노동당의 탄생이 오늘날 좌파에 주는 교훈

에릭 블랑(ERIC BLANC)

번역: 두견

 

미국 좌파들은 민주당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끊임없이 씨름하고 있다. 그 점에서 영국 노동당이 1세기 전 자유당과의 단절을 통해 창당한 역사는 오늘날 사회주의자들에게 주는 교훈으로 가득하다는 게 이 글의 취지이다. 글이 매우 길어서 노동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초기 역사는 생략하고 오늘날의 전망과 교훈 부분만을 발췌 번역했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며, 역사사회학자로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다양한 신화를 해체하는 논문과 저작, 글을 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 교사파업에 연대하고 새로운 좌파적 정치대안을 건설하는 문제에도 매우 활발하게 개입하고 있다.

출처: https://www.jacobinmag.com/2021/02/labour-party-uk-lessons-socialists

 

노동자 파업에서 선동하고 있는 오카시오-코르테즈

 

[... 앞부분 생략] 

 

오늘날의 전망

 

최근까지 미국 좌파들이 민주당을 재편성하거나 깨끗하게 결별하려고 시도한 반면, 과거에 영국에서 노동당이 등장한 과정은 소위 내가 '지저분한 결별dirty break'[민주당 밖에서 바로 제3당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들어가서 의미있는 세력을 구축한 다음에 적절한 시점에 결별을 시도하자는 전략]이라고 부른 전략의 실행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주의 연합의 분열을 통해 대중적 노동자 정당을 지향하는 독립적 노동계급 조직을 구축하는 것에 민주당 투표 방식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진보적 성향의 노동자와 그 조직이 자유주의 정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할 때, 그리고 선거 규칙이 ‘망치기spoiler 딜레마’[좌파 후보의 독자 출마가 중도 후보의 표를 갈라서 되려 우파 후보 당선을 돕는다는 역설]를 통해 양당 체제를 고착시킬 때, 그러한 정당 내에서 일하거나 심지어 동일시되는 것의 이득은 종종 비용을 능가한다.

 

지난 5년간 ‘민주적 사회주의’의 부활이 이를 분명히 뒷받침했다. 그리고 영국의 경험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당의 기득권층으로부터 벗어나 민주당의 다인종 노동계급 기반을 조직하고 급진적 사회 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대다수 기반의 선거적 도구를 만들 수 있는지를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성공적인 좌파 정치의 출발점은 어떻게 민주당의 정당성을 무너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신당을 창당하느냐가 아니라, 계급 형성 과정에서 서로 다른 단계에서 다른 전술을 요구하는 독립적 노동계급의 정치적 주체를 어떻게 확장하느냐 하는 것이다. 대중 정치, 수백만 명을 위한 정치란 구체적 맥락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예측할 수 있는 장래를 위해 우리는 샌더스Sanders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에 함께하며 민주당으로부터 기업가 정치인들과 돈을 밀어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 새로운 당의 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 노동자 정당을 효과적으로 선동하는 것이 오늘날 필요한 것이다.

 

물론, 기업 지배적인 정당 내에서 일하거나 기득권 후보들을 지지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수많은 재편성 시도 실패에서 증명된 것처럼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리스크, 효과적인 정치의 위험 요소이지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1930년대와 1960년대의 재편성 추구자들은 공식적인 경로 안에서 일했고 민주당 지도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오늘날 좌파들은 민주당 내부 대선 후보 1차 경선에서의 도전을 이용하여 공개적으로 당 기득권층에 맞서고 그 과정에서 그들 자신의 독자적 프로필과 조직을 구축함으로써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은 오카시오-코르테즈와 2020년 샌더스를 포함한 오늘날 주요한 반기업 선거 반란자들의 캠페인에서 한계를 지적한다. 비록 그들의 입후보들은 선라이스 운동Sunrise Movement이나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같은 단체들의 회원 증가를 촉진하는데 필수적이었지만, 그들은 그들의 자원을 사용하여 연중 내내 대중적 정치조직을 직접 구축하거나 새로운 조직들을 설립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노동계급 조직의 거대한 성장 없이는, 좌파가 초기에 얻었던 선거적 급성장이 흡수되거나 분쇄되는 것을 우리가 막을 수 있을 만큼 세력 관계를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더구나 우리가 모두를 위한 공공의료, 그린 뉴딜, 경찰 예산 삭감, 또는 미국 정치 체제의 민주화를 위해 필요한 힘을 창출할 수도 없을 것이다.

 

샌더스와 제레미 코빈의 패배가 분명히 드러냈듯이, 대부분의 노동계급이 조직화되지 못하고 정부가 그들의 삶에 큰 향상을 가져다 주지 못한 상황에서 선거적 반란은 그 정도만큼만 진행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입법상의 승리를 위해 싸우고 사회주의자 제러드 애벗Jared Abbott과 더스틴 구스텔라Dustin Guastella가 '정당 대리인party surrogate'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운명은 결국 노동운동의 확대, 그리고 변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영국의 이후 경험은 특히 유익하다. 산업 투쟁은 당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었지만, 1918년 이후 노동당의 지도자들은 점점 더 작업장에서의 전투성을 조장하기 보다는 단념시키는 경향이 강해져, 이에 따라서 그들 자신의 정책 의제와 노동계급 기반을 약화시켰다.

 

'정당 안의 정당'과 민주당 기득권층의 갈등이 어떻게 풀릴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민주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의 최근 생각의 흐름과는 달리, 우리는 자본가들의 주도하는 정당과 동일시하고 (그리고 거기에 참여함으로써) 제기되는 문제들을 무시해서는 안 되고, 그것에 대한 투표 노선을 통해 노동자들의 당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경시해서도 안 된다.

 

영국 사회주의자들이 심지어 자유주의자들과 동일시되는 상황을 감수하면서도 공공연히 주류정당을 이끌기를 열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 좌파가 민주주의 연합 내부의 하위 파트너로 남아 있는 한 사회민주주의와 민주사회주의 사회를 이루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의 말을 인용하자면, "민주당에서 친기업 신자유주의자들과 결연히 씨름하거나, 아니면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하수인보다는 주로 계급투쟁과 연관된 후보에 대한 실행 가능한 투표 방침을 얻는 것이, 최근의 한 기사가 시사하는 것처럼 중요하지 않은 "실체없는" 성과는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결정할 때 어느 정당과 동일시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감안하면, 사장들의 대표가 이끄는 정당 안에서 노동자들이 조직화를 하려고 하는 한 계급의식을 기르고 조직화하려는 노력은 고삐가 채워질 수밖에 없다. 투표소 줄들과 제도 정당들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는 쓸만한 기사가 아무리 많이 쓰여진다고 해도, 유권자들의 절대 다수는 이런 미세한 구분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정보가 부족 대다수 유권자들은, 우리가 그들과 연관된 같은 투표 방침을 공유하는 한, 친기업 민주당이 이끄는 같은 정치팀의 일원으로 우리를 계속 볼 것이다. 대체로 그들은 사회주의자들과 바이든, 펠로시 같은 사람들을 분리시키는 정치적 틈새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할 것이고 그들은 그들이 재임 중에 행하는 모든 나쁜 일들과 우리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자료와 최근의 경험에 따르면, 투표 경쟁에 대한 전국 정당의 영향은 계속해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 주도적인 정당과 동일시하는 것은 당분간 분명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지만, 사회주의적 조직화에 "방해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이유는 없다.

 

비록 우리가 도시 민주당 거점에서 경선에서 이기고 물질적 개혁을 따내기 시작했지만, 주요한 비기업적 투표 대안의 부재는 민주당 "브랜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인 - 반드시 잘못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 전국적으로 많은 수의 노동자들을 향해 호소하고 조직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이는 신자유주의화된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볼 때 중산층 주변으로 발길을 돌림으로써 노동계급 유권자들로부터 이탈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우리의 프로젝트에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정당 체계의 질적 단절 이전에 “선거적 조직화를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동계급을 위한 모든 물질적 결과”를 제공 할 수 있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당적 정체성 때문만이 아니다.

 

이런 시각과 달리 민주당 기득권층은 "투표 방침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의미심장한 위협"을 안겨준다. 억만장자가 후원하는 정치인들과 실무자들이 결국 내부적 사회주의 반란 시도를 위한 공간을 좁히기 위해 그들의 상당한 자원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민주당 내부자들이 경합 중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니 샌더스의 대선 후보 지명을 부정하며 예비선거 경선에서 유권자들의 의지를 뒤집겠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게 1년도 채 안 됐다. 그리고 비록 대통령 예비선거와 달리, 국가적 수준의 선거는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이것은 단지 정당 지도자들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예비선거 경쟁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려 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예비경선 시스템은 최근 수십 년간의 입법 투쟁을 통해 현저하게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0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결정은 "당의 목적에 동의하여 기부하는 자"로 예비경선 참가자를 제한하는 것을 포함하여, 자신들의 후보 선정 과정을 내부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적 협회들"로서의 정당들의 권리를 확인했다. 일단 정당 대리인들이 현 상황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면 현재의 규정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추정할 이유가 없다.

 

선거법은 돌에 새겨져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선거적 개혁에 관한 이 쟁점에서 우리는 종종 가설적인 것에 대한 추상적인 사회주의 논쟁처럼 보이는 것의 가장 즉각적 결과를 볼 수 있다. 우리가 민주당 투표 방침의 하위 파트너라는 진정한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한, 좌파들이 미국의 제도를 민주화함으로써 선거 공간을 개방하도록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야 할 전략적 이유는 없다.

 

‘지저분한 결별’에 대한 도박

 

영국에서 노동당의 등장은 '지저분한 결별'이 어떤 모습일지 잘 보여주고 있지만, 맥락적인 차이는 확실히 미국에서 그것의 형태와 리듬을 형성할 것이다. 선거법, 경제 발전, 정당 정체성 측면에서 인종적 분열과 지리적 불균형은 여기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제와 투표 접근권 제약, 그리고 1인 선거구는 제 3당을 형성하는 데 더 많은 장애가 되고 있고, 우리 정치 체제의 비민주적 성격이 친노동자 입법에 큰 걸림돌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적 개혁을 위한 투쟁은 더 중심이 될 것 같다.

 

동시에, 미국의 관영 예비경선 시스템은 당 지도자들에게서 후보를 임의로 배제하는 권력의 공식적인 지렛대를 빼앗는다. 비록 영국 자유당의 전임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도부가 떠오르는 노동계급적 좌파를 억누르기를 원한다고 해도, 이를 위한 주요 수단들은 예비경선의 경쟁들에서 반란자들을 물리치기 위한, 그들의 자금은 충분하지만 결과가 보장돼 있지는 않은 선거적 노력이다.

 

미국 특유의 선거 방식 때문에 노동자들은 대선과 의회 예비경선에서 완승하고 당과 기금 구조를 급진적으로 정비하는 방식으로 민주당의 고삐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엄청난 수준의 독립적 노동계급의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분열이 먼저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가 전국 선거를 휩쓸기에 충분한 힘을 갖기 전에, 좌파는 아마도 민주당 기득권층이 우리를 밀어낼 수 있는 메커니즘(예를 들어, 예비경선 방식의 개정)을 고안해야 할만큼 강해질 것이고, 혹은 대통령이나 비례대표에 대한 전국적 직접투표와 같은 민주적 개혁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질 것이고, 따라서 ‘망치기spoiler 딜레마’ 문제는 종결될 것이다.

 

다행히도,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전략은 이러한 추측에 의존하지 않는다. ‘지저분한 결별’의 지향은 결국 당을 떠나게 될 사람이 친기업 민주당원과 좌파 중 어느 쪽이 될지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내기로 남아 있다.

 

민주당을 사회민주주주의 기관으로 변모시키려는 활동가들에게조차 현실적인 유일한 길은 억만장자가 후원하는 기득권층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그들에 맞서서 노동 대중을 조직하는 것이다. 두 겹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민주주의 연합의 중심에 있는 노동계급의 힘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당을 만들 수 있고, 세계를 쟁취할 수 있다.

 

(기사 등록 202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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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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