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윌슨(COLIN WILSON)
번역: 두견
LGBTQ 해방을 위한 투쟁이 그동안 어떤 성과와 한계를 낳았는지, 오늘날 어떤 위험과 가능성에 직면해 있는지를 다루는 이 글의 필자인 콜린 윌슨은 영국의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젠더, 섹슈얼리티, 그리고 LGBT 해방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광범위하게 많은 글을 써 왔다. 분량이 길어서 2번에 나누어서 싣는다. 이 글은 첫 번째이다.
출처: https://spectrejournal.com/sexuality-in-lockdown/
COVID-19 팬데믹은 사회적 분열을 자주 부각시키고 때로는 그것을 강화시켜 왔다. 영국에서 NHS에 대한 부족한 지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미국의 시스템 등 현재의 의료 시스템의 부적절성은 명백해졌다. 흔히 정규 계약이 없는 직원들, 보통 여성들, 그리고 종종 유색인들에 의해 저임금으로 수행되는, 까다롭고 숙련된 돌봄 노동의 저평가 또한 명백해졌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긴축,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회적 재생산을 수행하려는 시도로 인해 야기된 불필요한 고통의 사례를 수없이 보고 있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는 사회적 재생산에 관한 이러한 광범위한 질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부는 전염병 발생 기간 동안 젠더와 섹슈얼리티가 건강하고 순응적인 노동력을 유지하는 것과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관해서 신자유주의적인 것과 또 다른 신보수주의적인 것, 두 가지 종류의 답을 주었다. 첫 번째 접근방식은 제니 해리스(Jenny Harries) 영국 보건국 차관에게서 볼 수 있다. 해리스는 3월 24일 ‘연인관계이지만 동거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회적 거리를 두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들은 만날 수 있는가, 없는가? <가디언>의 뉴스는 그녀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해리스는 정부가 사람들에게 그들의 가정에 머물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한 가정의 감염 위험은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상적으로는 두 파트너는 그들 자신의 가정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 대신에, 그들은 그들 관계의 힘과 함께 살기를 시험해 볼 수도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한편 3월 19일 뉴욕시 보건부는 'COVID-19 확산을 피하면서 섹스를 즐기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만들었다. 적절한 성행위에 대한 그들의 첫 번째 제안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자신의 가장 안전한 섹스 파트너이다. 자위행위는 COVID-19를 확산시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손(그리고 어떤 섹스토이라도)을 잘 씻는다면…”
이 두 가지 조언은 1970년대까지 영국과 미국 사회를 지배했던 섹스에 대한 태도에서의 주요한 변화를 나타내며,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오늘날에도 몇몇 지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미혼자들이 동거하는 것은 비도덕적이었고, 자위행위는 '지나치지' 않는 한(특히 남자 청소년에게 있어서)에서만 용인될 수 있었다.(얼마나 자주 하는 게 '지나친' 것인지는 규정되지 않았다) 이제 자위를 하고 동거 실험을 하는 것을 정부 인사들이 추천한다.
그러나 이것은 정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봉쇄기간 동안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접근한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다. 3월 30일에 헝가리 의회는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 총리가 무제한 동안 통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다음 날, 헝가리의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젠더를 바꾸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법안이 제출되었다. 사람의 젠더는 태어날 때 할당되고 평생 고정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며, 이 입법은 인터섹스(intersex)인 사람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다.
이 법안은 2018년 이후 헝가리에서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트랜스젠더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들을 정당화 할 것이다. 같은 해, 정부는 전국의 모든 젠더 연구 과정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적 ‘대안우파’(alt-right)와 공통적으로, 그들은 트랜스젠더들의 권리를, 사람들이 남성이나 여성 중 어느 쪽으로든 건너갈 수 없다는 상식적 진리를 훼손하는 유해한 "젠더 이데올로기"의 일부로 본다.
그러나 "관대한" 신자유주의와 "억압적" 신보수주의의 접근법을 상호 배타적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된다. 몇 주 동안 봉쇄에 들어간 영국 정부는 4월 22일, 트랜스혐오적 정책을 향한 급격한 움직임을 예고했다. 리즈 트러스(Liz Truss) 평등부 장관은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 2년 동안 트랜스혐오적 운동가들이 제기해 온 몇 가지 논점을 반영한 것이었다. 첫째, 그녀는 여성 전용 공간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이러한 공간에서 트랜스 여성들이 시스(cis:지정성별) 여성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는 트랜스 혐오자들(transphobes)의 증거에 어긋나는 주장의 핵심 지점이다.
둘째, 그녀는 젊은이들이 잘못된 전문가들이나 유튜브 비디오에 이르는 사회적 힘에 의해 그들의 최선의 이익에 반하여, 성전환으로 이끌려간다는 트랜스혐오적 주장을 반영하여 젊은이들의 성전환이 더 어려워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젊은 층은 실제로는 성전환을 압박받는 것과는 거리가 먼데, 젠더 문제를 가진 젊은 층을 지원하는 유일한 NHS 지원 클리닉은 최초 접수와 첫 예약 사이에 약 2년의 대기 기간이 있다.
게이 해방과 그것의 한계
이 두 가지 경향은, 명백히 팬데믹 속에 있고, 실제로 그것을 앞서 존재했다. 신자유주의적 접근법과 관련된 수사학은 확립된 질서 아래서 시민으로서 LGBTQ와 LGBTQ가 아닌 사람들의 공식적 평등을 주장한다. 1970년대의 동성애자 해방정치는 체계적인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보다 광범위한 급진좌파의 일부였다. 반면에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중심으로 한 정치를 그 내부의 다양성에 관한 것으로 대체시켰다.
그 한계가 무엇이든 간에, 영국의 '평등법'에 의해 예시되는 이 변화는 LGBTQ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개선을 의미했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에이즈(AIDS) 유행병 동안 일어났던 불의들, 즉 예를 들어 죽어가는 상태로 누워있던 사람과 인간적으로 소원했던 가족이 나타나서 그 사람의 파트너를 임종과 장례식에서 제외시켰던 것은, 직장에서의 차별과 경찰의 함정수사처럼 이제는 불법이 되었다.
일부 지배계급 인물이 레즈비언이나 게이 남성이라는 사실은 별난 일이 아니게 됐다. 런던 대도시 경찰국의 수장인 크레시다 딕(Cressida Dick)은 레즈비언이고, ‘스톤월’(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전 대표였던 루스 헌트(Ruth Hunt)는 평생귀족 작위를 얻었다.(이러한 수준의 문제없는 가시화가 바이 섹슈얼 또는 트랜스젠더에 의해 달성되는 경우는 적다.)
주요 기업들은 이제 스톤월 반란의 달인 6월에 소셜 미디어를 무지개 로고들로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세인즈베리’(Sainsbury)의 선택된 상점들 밖에는 "우리는 LGBT+ 공동체를 자랑스럽게 지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고, 고급 식품점 ‘마크스와 스펜서’(Marks and Spencer)는 LGBT 샌드위치(상추, 과카몰레, 베이컨, 토마토)를 무지개 포장재로 판매했다.
비록 이 사례들 중 몇몇은 사소한 것이고 기회주의적인 것이지만, 그것들은 여전히 놀라운 태도의 변화를 반영하고 강화한다 – 예를 들어, 1987년에 영국의 사회적 태도에 관한 조사에서 11%의 사람들만이 "동성 관계"가 "전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 반면 2018년에는 그 수치가 66%가 되었다. 같은 조사에서 '혼전의 섹스'에 대해서도 1987년에 42%의 사람들이 '전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 현재는 74%로 높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보수주의적 퀴어포비아(QUEERPHOBIA)의 등장
한편, 지난 10년 동안 많은 정부들 사이에서 LGBTQ 사람들에 대한 매우 다른 신보수주의적 접근법이 발전했다. 물론 호모포비아와 트랜스포비아적 태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편협성은 2009년에 우간다의 한 하원의원이 동성관계의 범죄화와 재범자에 대한 사형을 제안하는 반동성애법을 도입하면서 처음 나타났다.
2011년, 이 제안이 입법된 후, 대표적인 게이 운동가가 구타를 당해 사망했다. 우간다 대법원은 2014년 이 법을 위헌으로 판결했지만 같은 헌법으로도 2005년부터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2012년 말라위에서는 한 남자와 한 트랜스여성이 약혼식에서 체포되어 14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국제적인 압력 후에야 그들은 결국 석방되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정부가 후원하는 호모포비아와 트랜스포비아는 결코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중유럽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들 그리고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국가들에서 발전해 왔다. 현재 폴란드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자체들은 관용을 장려하거나 평등권 NGO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스스로를 "게이 프리 존"이라고 선포했다.
이러한 특성들은 주민들이 아니라 정부의 특성이다. 여론은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 지난 7월 폴란드 북동부 비아위스토크(Białystok)에서 열린 프라이드 행진이 돌과 병, 폭죽 등으로 공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달 바르샤바에서 4만 7천 명이 참가한 프라이드 행진도 보여진 사례이다.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법은 학교에서 LGBTQ 역사를 가르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반면 앨라배마에서는 섹스토이를 파는 것이 범죄라는 것은, 한 국가 내에서 여론과 법적 관행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뉴욕과 최남단 지역의 사회적 규범은 "레드(공화당 지배적)"와 "블루(민주당 지배적)" 주들 내부와 그들간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매우 다르다. 애틀랜타는 LGBTQ의 주요 허브인 반면, 스테이튼아일랜드(Staten Island)에서는 올해 ‘미스 스테이튼아일랜드’가 양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이후 ‘성 패트릭 데이’의 퍼레이드 참가를 금지시켰다.
비록 트랜스젠더에 대한 공격을 통해 기꺼이 공식적인 호모포비아 증가의 문을 열어주고 있어서 분명히 많은 우파 인사들이 기뻐하고 있지만, 영국 정부의 수사학은 여전히 성적인 성향에 대한 법적 평등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미국이 자유의 땅이라는 고정관념(이상하게도 전 세계 LGBTQ 문화에서 나타나는 생각), 서유럽은 문명화되고 관용적이며 동유럽인은 후진적이며 이슬람과 아프리카인들은 단순히 열등하다는 고정관념을 피하려면 이 점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런던에 사는 퀴어들의 삶은 캄팔라나 비아위스토크에 사는 퀴어들의 삶보다 평균적으로 더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근거삼아 19세기 제국주의적 태도를 재발명하여 세계를 "문명화된" 국가들과 "미개한" 국가로 나누는 것은 잘못된 일반화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해 사용되는 동성애혐오법들 중 많은 것들이 처음에 식민지 점령자들에 의해 도입되었다. 당시 식민지 개척자들은 성에 대한 비교적 관대하고 평등주의적인 아프리카의 태도가 열등한 문화이고, 그것을 규제하는 유럽의 태도는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기사 등록 2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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