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편집자 주] RS21(Revolutionary Socialism21)의 포럼 “Political Weekend”에서 2014년 3월 31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 포스트는 그 토론 내용을 정리한 글을 번역한 것이다. (원문 링크) 


닉 에반스(Nick Evans)

번역 김태연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BBC의 간판 프로그램인 “퀘스천 타임”(Question Time, 영국의 TV프로그램)의 토론이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BBC 제작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것인가라는 물음들에 대해 다루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주말, rs21은 자체적인 퀘스천 타임을 개최했다. 영국의 작은 새 혁명적 조직이 직면한 문제들부터 전 세계 노동계급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까지, 이 모든 정치적 토론거리들에 대해 답변해줄만한 토론자들이 초대 되었다.


크리스탈 팰리스(Crystal Palace)[각주:1]와 가능성의 한계


토론자들의 개회사로 토론이 시작되었다. “Unite”(노동조합 공동전선인 “Unite the Resistance 저항이여 단결하라”)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 노조 활동가인 사라 베넷은 우리가 자본주의의 종말에 대해서 상상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이야기로 발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혁명 조직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좌파적 개혁주의자들은 상상 속의 전후 황금기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경찰에 대한 그의 입장에서 보듯이, 오웬 존스[각주:2]의 [현재 사회에 대한] 비판은 통렬하지만 대안은 너무나도 제한적이다. 한편, 주류정당에 대한 적개심은 많은 사람들이 조직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사라는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고, 오히려 많은 혁명적 상황들 속에서 독립적 혁명 조직의 부재야 말로 진정한 문제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사회주의자이자 코미디언이며 활동가인 마크 스틸도 토론에 참가했다. 그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기도 한다는 사례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크리스탈 팰리스가 강호 첼시(Chelsea)를 이긴 경기를 본 후 토론회에 참가했다. 또 마크는 저항이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 넘을 만큼, 정치적 지형을 변형시킬 수 있는 대단히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토리당이 동성애자 결혼을 지지하게 되었던 예를 들었다.  

혁명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작은 승리들을 사회 전체의 운영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마크는 모든 종류의 운동에 자신을 연루시키라고 조언한다. 25년 회원자격을 유지해왔던 SWP를 떠나며 그가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모든 운동이 갖는 중요성을 SWP가 쉽게 무시해왔다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한 자세다. 좌파적 개혁주의자들의 활동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는 것은 옳겠으나, 우리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비판하는 방식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시리아 대 베네수엘라: 혁명과 반혁명


리마 마제드는 시리아 혁명으로 아랍 좌파들 내부에서 있던 균열들이 매우 날카롭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리마는 도표를 통해 1950년대 이후 아랍 좌파들이 어떻게 민족주의 정권에 흡수되어 지정학적 쟁점에만 몰두하게 되었는지, 혹은 탄압에 의해 지하 조직화 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2011년 아랍 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아랍의 좌파들은 그들이 통합되어있던 정권만큼이나 깜짝 놀랐다.

시리아에서의 혁명은 혹독한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시리아 사람들에게 강요해왔던 불평등과 빈곤이 심각해진 결과로 분출되었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 시리아 인구의 3분의 1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었다.

지정학적 측면에 주목하고 있는 구좌파는 “시리아는 이집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좌파의 역할이 팔레스타인 방어에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리마는 다르게 생각한다. 지난 30년 동안 어떻게 골란고원이 조용할 수 있었는가? 야르무크(Yarmouk)의 캠프에서 있었던 것과 같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학살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바트당 정권은 노동자들의 자주적 조직을 파괴했고 모든 형태의 정치적 반대파들을 숙청하려 해왔다. 반대파들이 분열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지지할 수 없는 것인가? 시리아 혁명은 아랍 좌파에게만이 아니라 그 바깥 세계의 좌파들에게도 시험대이다. 우리에겐 국제적 연대라는 의무가 있다.

마이크 곤잘레스는 베네수엘라에서의 반동세력의 폭력 사태에 대해 말했다. 스페인의 인디그나도스(Indignados)[각주:3]운동을 비난하던 CNN은 이제 베네수엘라의 우익 반대파 시위대를 신자유주의에 맞선 대중 운동에 유비하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대파의 지도자들인 카프릴리스(Capriles), 마차도(Machado), 로페즈(Lopez)는 베네수엘라 부르주아 계급에서도 가장 부유한 출신들이다. 그들은 뿌리 깊은 계급 혐오를 가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부르주아들은 인종과 계급 출신을 언급하며 차베스를 “못난 놈”으로 묘사해왔다. 마이크는 2002년 차베스에 맞서 벌어진 쿠데타와 그 시도를 패배시키고 효과적으로 볼리바리안 혁명이 시작될 수 있게 만든 대중 운동에 대해 언급했다.

마이크는 2006년 이후 차베스 관료정치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발언을 마쳤다. 차비스타(Chavista) 관료들은 자신의 특권을 방어 하는데 몰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익 반대파들과  화해하려 하고 있다. 볼리바리안 혁명이 강한 국가보다 민중 자신의 힘에 바탕을 두어야한다는 이상이야말로, 혁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첫 번째로 나온 질문은 바로 RS21이 집단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좌파의 더 넓은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더 많은 여성, 흑인, 성소수자들을 단체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사라는 활동가들이 좌파 연합(Left Unity), 주거 문제 해결 캠페인, 스코틀랜드의 급진 독립 운동과 같은 이미 존재하는 현실의 운동과 캠페인에 연루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리마는 국제 연대와 우리 자신의 조직을 재편하는 것 사이의 연관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혁명가들이 시리아 혁명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해야 함을 언급했다. 마이크는 혁명가들은 저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그렇게 한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우리의 임무는 참가하고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 안에서 우리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획득해야 한다.


작은 물고기, 큰 연못


다음으로 토론자들은 개혁가들과 혁명적 정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우리는 작은 연못에서 큰 물고기가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마크는 운동이 크게 성장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 큰 연못에서 수영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런 더 큰 풀이 우리로 하여금 사람들과 더 많은 사상적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한 편, 사라는 이런 종류의 선택을 할 여유가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는 어떤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마이크는 이견이 있음을 밝혔다. 노동계급의 자기해방이라는 사상의 핵심은 바로 노동계급이 스스로를 해방한다는 것이다. 즉, 큰 그림은 혁명가들이 만드는 청사진으로써가 아니라, 그 운동에 의해 제기되는 것이다. 리마는 혁명이 때로 역행의 과정을 포함하는 다층적인 단계를 가지며 장기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중동에서의 혁명 과정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우리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관점을 적용해야 한다. 


어디에서 혁명이 가장 성공할 것 같은가?


가능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 리마와 사라는 동의했다. 혁명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언제나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마크는 다양한 방식들로 비슷한 동역학이 전 세계에서 작동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논의를 발전시켰다. 신자유주의자들이 문제를 저지르고 있고, 그에 대항해 싸울 것으로 기대되던 정당들은 외려 그에 불복했고,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대안을 분명하게 밝힐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이크는 혁명이 가장 성공할 것 같은 구체적인 지역을 언급한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그는 라틴 아메리카를 지목했다. 바로 그 곳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이 특히 강력하며, 또한 가장 악랄한 반혁명을 목격하게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RS21은 무엇인가?


사회자인 조너선 닐은 rs21이 무엇을 위한 단체인지에 대해 말하면서 토론을 정리했다. 그는 우리가 평등, 자유, 민주주의, 자매애 그리고 우리 서로와 지구 전체를 돌보기 위해 모였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런 가치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수억 명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소수의 사상가에게서가 아니라 운동에서 그 가치들의 의미를 배웠다.

그는 우리가 처한 현재의 난제는 무엇을 할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문제에 오류를 범했음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이번 주말에 이런 토론 모임을 연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 주변의 실제 투쟁에서 이를 배워나갈 것이다. 모든 혁명적 운동은 주변으로부터 배울 줄 아는 사람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조너선 닐은 이렇게 토론을 갈무리했다. “차근차근, 그러나 앞으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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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팰리스는 영국 프로축구 1부 리그(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 축구팀이다. [본문으로]
  2. 오웬 존스는 영국의 개혁주의 좌파 칼럼니스트이다. [본문으로]
  3. '분노한 사람들'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2010년 봄 스페인의 젊은 층이 주도한 시위. [본문으로]
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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