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윤
●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과 침략을 반대한다
기자: 헤즈볼라는 테러조직인가요?
촘스키: 아니요, 실제 테러리스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며, 헤즈볼라가 서방 언론과 정치권력에 의해 그렇게 분류되는 유일한 이유는 그들이 감히 그들의 대량학살에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인터뷰에서 촘스키는 이렇게 진실과 핵심을 지적했다. 지금 헤즈볼라는 테러조직이기 때문에 공격받는 게 아니다. 헤즈볼라는 아랍 민중의 분노와 저항을 대변해 왔다. 이번에 암살당한 나스랄라는 헤즈볼라의 전설적인 지도자였다.
물론 아래 <알자지라>의 기사에도 지적하듯이 헤즈볼라와 나스랄라가 '아랍의 봄' 때 시리아 독재자를 지지한 것은 치명적인 오류였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죽은 이유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가자 대량학살을 끝까지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나스랄라를 제거한다며 사전 통지도 없이 레바논 시민들이 밀집한 지역의 6층 아파트를 폭격해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가자에서도 그랬듯이 이스라엘의 목적은 '헤즈볼라 제거'가 아니라 대량학살 그 자체이다. 그리고 지난 며칠간의 과정을 보면 미국의 책임은 결코 부정할 수가 없다. 지난 며칠간을 정리하면 이렇다.
미국은 며칠 전에 ’21일간의 휴전‘ 계획을 제안 -> 네타냐후는 그것을 즉각 거절 -> 다음날 미국은 이스라엘에 87억 달러의 군사 원조 제공을 약속 -> 다음날 이스라엘은 나스랄라를 제거한다며 6층 아파트를 폭파시키는 대대적 폭격 -> 그후 바이든-해리스는 이스라엘의 폭격을 칭찬하고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
며칠 전 전쟁범죄자 네타냐후가 유엔에서 연설을 시작하자 각국 대표들이 항의하면서 우루루 빠져나갔다. 거의 절반이 나갔고, 텅빈 객석을 향해서 네타냐후는 "유엔이 반유대주의의 늪에 빠졌다.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고 발악했다. 이어서 네타냐후는 레바논의 모든 민간인 가정에 로켓이 배치돼 있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모든 가정이 군사적 표적이라고 선언했다.
이것은 대량학살에 대한 공개적인 선언이었고, 광기어린 전쟁광의 무시무시한 연설이었다. 그리고 바이든은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 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금을 지원했고, 폭탄을 제공했고, 공모했다. 이것은 바이든이 퇴임하고 가야할 곳은 집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것을 뜻한다.
카멀라 해리스는 새로운 성명에서 '나스랄라는 테러리스트였다'면서 이스라엘의 폭격을 '정의의 조치'라고 찬양하며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넘어서 레바논까지 생지옥으로 만들려는 상황에서 ’휴전하라‘, ’확전하지 말라‘고 하면서 계속 무기를 공급하는 바이든-해리스의 더러운 사기극에 더이상 누구도 속을 리가 없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바이든-해리스는 자신들이 지지를 잃고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을 지지하고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이 말하는 '규칙 기반 세계질서'는 이런 것이다.
’제국의 핵심 국가는 국제법 위반을 포함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제한의 폭력을 사용할 수 있고 결코 처벌받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국제법의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저항적 폭력을 사용해도 전국토의 묵시록적 파괴로 처벌받는다.‘
하지만 며칠 전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대표는 이렇게 연설했다.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떠나지 않을 것이다, 떠나지 않을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우리의 고향이다, 그것은 우리 조상의 땅이고 우리의 땅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떠나야한다면 그것은 우리 땅을 빼앗은 점령자들이다."
#CeasefireNOW #BDSNow #EndIsraelsGenocide
● 테러리스트는 헤즈볼라가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각각 1만톤에 달하는 85개의 벙커 버스터 폭탄이 이번에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암살에 사용되었다.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파트 단지에 폭탄을 투하했다. 이것을 바이든-해리스는 "정의의 조치"라고 했다. 레바논인의 생명은 이들의 머리 속에 없다.
이스라엘은 어제부터 예멘, 레바논, 팔레스타인을 한꺼번에 폭격하고 있다. 이 연쇄살인 테러국가에게는 더이상 거칠 것이 없다. 왜냐면 미국이 허락했으니까. 미국이 허락한 이유는? 그것이 미국의 중동 패권 유지와 군산복합체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미국 지배자들은 '이스라엘과 선을 그으며 중동에서 패권 축소를 인정하며 뒤로 물러서는 것'과 '겉으로만 당황하고 말리는 척하면서 이스라엘의 미친 짓을 도와 중동에서 패권을 유지하는 것' 중에서 후자를 택하고 있다. 냉혹하고 잔인한 전략적 계산의 결과이다.
가자에 이어서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은 무고한 아이와 민간인들을 대량학살하고 있는데 미국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이스라엘에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약속했다. 이제 수많은 이들이 '친구인 척하는 적(해리스)' 밑에 살기보다, 차라리 '명백한 적(트럼프)' 밑에 살면서 싸울 것을 택할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한다면 모든 책임은 해리스에게 있다.
#CeasefireNOW #BDSNow #EndIsraelsGenocide
● 시온주의는 유대주의도 식민화했다
지난 이틀간 이스라엘은 레바논 동남부를 향해서 무려 1600회의 폭격을 가해서 600여명을 죽이고 사상자 2000여명을 낳았다. 이스라엘이 가자에 이어서 레바논까지 침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고 폭격해서 가자처럼 생지옥으로 만들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삐삐’ 테러 이후에 국제적 비판을 받았지만, 전혀 멈출 생각이 없는 것이다.
9월초에 나온 <알 자지라>의 아래 도표가 보여주듯 지난 1년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주고받은 9천건의 공격 중에 8천건은 이스라엘이 저질렀다. 사망자도 레바논이 20배나 더 많았다. 지난 이틀간의 폭격으로 이제 그것은 40배가 됐다.
이스라엘은 이렇게 레바논의 수도까지 폭격하고 죽이면서, 헤즈볼라가 반격하면 ‘거봐라. 헤즈볼라가 이렇게 우리를 공격할 것 같아서 선제공격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기적의 논리에 따르면 헤즈볼라나 이란은 가만히 앉아서 폭격을 받아들이고 죽어야 한다.
이런 대폭주에 대해서 이스라엘 <하레츠>에서 일하는 언론인 기드온 레비는 절망감을 드러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피에 기반을 둔 세상에서 유일한 나라에서 살 것인가? 지금 이스라엘의 유일한 비전은 한 전쟁에서 다른 전쟁으로, 한 학살에서 다른 학살로 이동하는 것이다. 피는 연료가 될 수 없고 그런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이 상황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은 물론 미국이다. 미국이 네타냐후에게 휴전을 하도록 강제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으로 전쟁을 확대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럴 의지와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또다른 지옥문이 열리게 됐다.
지난 1년간 ‘하마스에 맞선 자위권’이라며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을 돕던 미국은 이번에도 ‘헤즈볼라에 맞선 자위권’이라며 이스라엘을 돕고 있다. 또 여전히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진심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 바이든-해리스는 '휴전하라'고 하면서 무기를 공급하던 '휴전사기극 시즌1'에서 '확전하지 말라'면서 무기를 공급하는 '휴전사기극 시즌2'로 이동하고 있다.
지금 상황은 얼마전 이스라엘에서 나타난 70만명의 휴전 시위가 실패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70만 시위는 이스라엘 최대노총의 총파업과 함께 벌어졌지만, 네타냐후는 파업을 '하마스 지지'라고 공격했고, 법원은 불법으로 규정했고, 내부에서 분열이 벌어지면서 8시간만에 파업은 종료되고 말았다.
물론 휴전 요구 시위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을(인질들을) 데려오고 (하마스를 파괴하기 위해) 돌아가라"와 같은 구호들이 보여주듯이 이 시위는 가자에서의 대량학살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 운동으로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가자 민중의 생명에 대한 관심이 빠져 있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이런 약점을 이용하면서 가자 대량학살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가자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최근 649쪽에 달하는 이스라엘에 의한 가자지구 사망자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의 200쪽까지는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있고, 첫 14쪽까지는 1세 미만의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의학 저널 랜싯이 얼마전 실종자,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6월중순까지 18만여명이라는 사망 추정치 발표했었는데, 그 추세대로면 올해 연말까지 가자 인구의 7분의 1인 33만여명이 사망한다는 추정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자들은 아무런 걱정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 과거에 시온주의자였던 샘 블루스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라디오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의 학교를 폭격해 십여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왜 학교를 폭격하냐고 물었다. ‘하마스는 건물에 숨어 사람들을 방패막이 삼는다’고 대답했다. 내가 다시 묻자 아버지는 흥분하더니 말했다. ‘그들이 아니면 우리가 죽는다.’”
“나는 아버지가 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저항하는지 누구에게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식민주의는 단순한 침략이 아니다. 그것은 말살이고 도둑질이다. “시온주의자"라는 단어를 ‘유럽인’으로 바꿔보라, “팔레스타인인”을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바꿔보라. 차이가 없다.“
이것이 식민주의의 본질이고, 그것은 지금 적나라한 실체를 드러내면서 전세계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다. 친이스라엘 서사는 산산조각 났다. 미국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과거의 초당적 지지는 흔들리고 있고, 휴전 요구는 주요 노조와 노동운동도 휩쓸고 있다. 남은 과제는 바이든-해리스가 더 이상 대량학살을 돕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시온주의는 팔레스타인만 식민화한 것이 아니라 유대주의도 식민화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유대인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나는 우리가 물결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믿으며, 우리는 굳건히 버텨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샘 블루스타인) https://tinyurl.com/25anb2v2
현재 상황은 이스라엘의 성공이 아니라 실패를 보여 준다. 가자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아무런 해법도 출구도 찾지못한 이스라엘은 이제 또다른 전쟁과 학살을 통한 돌려막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헤즈볼라나 이란을 향해서 ‘제발 전쟁을 하자, 이래도 참을거냐’고 애걸하는 것과 같은 이스라엘은 피를 빨지 않으면 죽는 좀비 국가가 됐다. 이 모든 범죄 행위는 네타냐후과 그 동맹자들이 어떻게 스스로 무덤에 들어갔는지 역사적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CeasefireNOW #BDSNow #EndIsraelsGenocide
● 가자 학살 1년 – 시온주의 붕괴의 역사적 과정
[아래는 최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필자가 한 발언이다.]
지난 1년간 벌어진 것은 제2의 나크바를 넘어선 최악의 나크바였습니다. 4만명이 죽었다고 하지만 부상자, 실종자까지 계산하면 가자 인구의 10%인 20만이 죽었고, 연말까지 30만명 이상이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마스에 대한 공격’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아이, 여성, 학교, 병원, 구호기관에 대한 폭격이었습니다. 우리는 생지옥으로 변한 가자에서 끝없이 피난가고, 죽고, 돌아오고, 다시 죽는 사람들을 매일같이 생중계로 지켜봅니다. 산산조각나서 죽기 전에 자신의 몸에 이름을 새기는 아이들을 봅니다.
폭격으로 머리와 몸이 사라진 딸의 발에 마지막 입맞춤을 하는 아버지를 봅니다. 우리는 1년간 매일 울고 있고, 머리 속까지 피에 젖은 느낌과 트라우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모두 같이 겪고 있는 경험입니다. 이 대량학살의 책임자들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입니다.
서방의 주요 강대국들이고, 외면하는 언론입니다. 이들은 21세기 최대의 살인범, 고문범, 강간범, 전범과 공범들입니다. 미국 바이든과 해리스는 사기꾼들이기도 합니다. ‘휴전하라’고 하면서 무기를 공급합니다. 알콜중독자에게 술을 끊으라면서 계속 술을 사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 잔인한 휴전사기극은 1년 동안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동맹국들은 가자학살을 넘어서 중동전쟁까지 불당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자본주의는 착취를 통한 축적, 강탈을 통한 축적에서 대량학살을 통한 유혈적 축적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자에서 상상할 수 없는 용기를 봅니다. 가자 민중은 결코 포기하거나 무릎꿇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죽이고 쫓아내고 겁을 줘도 그들은 다시 돌아오고 무너진 집과 학교를 다시 건설하며 서로를 일으켜 세웁니다.
국제형사재판소를, 국제사법재판소를, 유엔을, 전세계 여론을 움직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에게 남은 것은 하마스의 제거도 돌아온 인질도 아닙니다. 파산한 경제와 안보, 증가한 부채, 국제적 고립, 나라를 떠나는 국민, 사회의 총체적 혼란입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시온주의 프로젝트의 정치적, 도덕적, 최종적 붕괴입니다. 서방 강대국 주도의 국제질서도 붕괴하고 있습니다. 1년간 우리는 비록 작아보였지만 세계적 변화와 역사적 운동 속에 함께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대량학살에 반대해 생명과 평화를 옹호했습니다.
그것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하마스 지지’라면 우리는 기꺼이 하마스 지지자가 될 것입니다. 지금이 동이 트기 전의 어둠이고, 터널 끝에 팔레스타인 해방의 빛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이 포기하지 않듯이 우리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사 등록 2024.10.3)
* 글이 흥미롭고 유익했다면, 격려와 지지 차원에서 후원해 주십시오. 저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지지와 후원밖에 없습니다.
- 후원 계좌: 우리은행 전지윤 1002 - 452 - 402383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토론하고 행동합시다.
newactorg@gmail.com/ 010 - 8230 - 3097 / http://www.anotherworld.kr/1300
' 세상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읽기 – 가자 학살/신와르/한반도/명태균/조커2 (2) | 2024.10.28 |
---|---|
[박노자] 미국과 홀로코스트 (10) | 2024.10.20 |
[박노자] 미국의 세기, 내지 특별한 시대의 종말 (9) | 2024.09.28 |
세상읽기 - 이스라엘/트럼프/해리스/문재인/이준석/김건희 (11) | 2024.09.20 |
[박노자] 트럼프, 미국 역사의 산물 (4) | 2024.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