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 “차별금지법 제정 때까지 함께 나아갑시다”

[아래 내용은 지난 10월 20일에 진행된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활동가 시국회의’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철균 활동가가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우선 지금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열심히 서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미류 동지, 종걸 동지에게 투쟁의 마음을 보냅니다. 투쟁!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11월부터 농성 투쟁을 함께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동지들의 결의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여의도에 하나의 농성장이 더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 전장연을 비롯한 장애인 운동은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위해 219일 째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컨테이너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느 농성이 그렇듯이 이번 농성도 참 오랜 호흡으로 진행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를 비롯하여 시설 운영과 관련된 곳에서 시설이 없어지면 안 된다며 온갖 행동을 펼치고 있어요. 탈시설은 안 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심지어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에 함께 한 국회의원들에게 공동발의를 중단하라며 집단 전화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그런 기본적인 권리를 얘기하는 것에도 장애인은 그 특성 때문에 자립생활이 어렵다는 이른바 무능하다는 차별의 프레임을 기어코 씌우면서 탈시설은 안 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보면서 우리 일상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차별은 이렇게 만연하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지금 제정하려고 하는 차별금지법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매년 어떤 형식이든 농성을 진행했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십여년 전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전경련을 비롯한 높으신 기업가 분들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싫다고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외치자 전경련을 점거하는 농성을 했었죠. 제가 전장연에서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여러개의 농성 투쟁을 진행했었습니다.

 

2012년 8월 21일부터 2017년 9월 5일까지 1842일동안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을 했었고, 2017년 1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점거 농성을 했었습니다.

 

2018년 여름에는 장애인 활동지원사 만 65세 이상 제한을 두는 것에 폐지를 요구하며 그 당시 사회보장위원회가 있던 국민연금 충정로지사 건물에서 농성을 했고, 2019년 겨울부터 2020년 초까지 기획재정부가 건물주로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로비를 점거하며 장애인 생존권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투쟁했습니다. 매년 다양한 이유로 하지만 장애인이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장 절박한 사안들을 이야기하며 투쟁했습니다.

 

장소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농성 투쟁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농성에 함께 하고 농성장을 함께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어요. 가장 중요했던 것은 농성장에 매일매일 사람들이 밤낮으로 누가 사수를 하고 지킬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었죠.

 

또한 단순히 농성장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각 단위에서 지키고 있는 농성장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 속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농성장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어요. 더운 여름 냉방시설이 녹녹치 않은 농성장에서 선풍기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선풍기를 가지고 올지, 반대로 추운 겨울에는 핫패드나 난방기기 등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물품을 농성장에 배치하는 것을 같이 만들어 갔죠.

 

또한 농성장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농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고민했어요. 광화문 농성장 시절에는 ‘광화문에 와라’ 같은 라디오 형식의 프로그램을 주마다 편성해서 사람들과 함께 하기도 했고, 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농성 때는 매일 저녁 문화제를 주욱 진행하며 농성 단위와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도 이런 생각과 고민은 이어져서 현재는 매주 금요일 탈시설 시네마 프로그램이라든가 수요일 오후에는 모두가 함께 하는 정책간담회 프로그램을 온라인 생방송 등을 통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농성은 긴 호흡을 가진 투쟁이면서 끊임없이 사람을 조직하고 결속하고 마침내 우리의 바람을 이뤄내는 전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광화문 지하농성은 진행하는 동안 대통령이 세 번이나 바뀌고 여름과 겨울을 5번이나 마주치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꾸준히 우리가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 정책 폐지를 위한 TF를 만들고 함께 논의하기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성장에 방문해서 함께 이야기 나눔으로서 농성의 1막을 내린 바 있습니다.

 

비록 그 때 얘기했던 약속은 거진 지켜지지 않고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은 가짜 페지가 되고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은 여전히 요원하기에 전장연은 계속 싸워 나가고 있습니다. 함께 투쟁하고 함께 한다면 반드시 우리의 바람은 이뤄질 것입니다.

 

오랜 호흡 동안 어떻게 농성 투쟁을 만들고 어떻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만들어 나갈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위로하고 함께 격려하면서 같이 나아갑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은 이뤄질 것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도 마침내 이뤄낼 것입니다. 그 때까지 우리 계속 투쟁합시다. 투쟁

 

(기사 등록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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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변혁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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