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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7

오늘날의 반정신의학 이안 파커Ian Parker 번역: 두견 이 글은 정신적 고통을 의료화하려는 정신의학의 시도와 그것에 대한 반발로서 등장한 반정신의학적 대안의 의미와 발전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반정신의학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운동으로서, 정신질환의 표준적 치료법(정신경련치료, 뇌엽전리술, 항정신병 약물 사용 등)이 가지고 있는 잔혹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였다. 기존의 정신의학이 '광기'를 뇌의 질병으로 간주해서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별하고, 비정상으로 구분되는 정신질환자들을 분리-격리하는 것을 ‘과학’으로서 합리화시켰다는 비판이었다. 반정신의학은 이러한 전통적 의료모델을 거부하고, ‘광기’를 사회적 구성물이나 사회가 특정인들에게 부과하는 압력의 효과로 간주했다. 대표적 학자들로는 토마스 .. 2022. 7. 22.
케어 파국에 관한 소고: 조금 더 나은 공존을 위하여 페미니스트 프리즘 케어 파국에 관한 소고: 조금 더 나은 공존을 위하여 윤미래 정신 질환을 앓는 주변 사람을 둔 경험이 있는지? 정신 질환자들, 특히 증상이 극심하거나 자살 경향성이 높은 이들은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 자체에도 많은 힘과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은 위로하고, 함께 있고, 식사, 생활을 챙기고, 관계망에서 적응을 돕는 등 돌봄 노동을 자의로든 타의로든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종종 한 사람들 둘러싸고 여러 사람이 이러한 돌봄을 분담하면서 케어자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들은, 많은 경우 우리의 예상과 달리, 인간의 따뜻함이나 선의보다는 오히려 타인과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가르친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 2019. 9. 20.
좌파, 성폭력, 정신장애, 피해와 가해 전지윤 ● 미국 좌파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나는 얼마전 미국의 중요한 급진좌파 단체인 국제사회주의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ISO)이 성폭력 사건을 지도부가 은폐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겪게 된 위기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같은 국제사회주의 경향(IST)으로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던 이 곳의 노동자연대 분들이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뭔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헛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미국의 ISO 동지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뿐 아니라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투표를 통해 조직을 스스로 해산하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의 과정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ISO 회원들이.. 2019. 7. 15.
누구도 견딜 수 없게 아프고 괴롭고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면 윤미래 아파서 더 타인을 해하는 사람이 있고 아파서 더 타인을 위하는 사람이 있다. 아프다는 건 변명이 안 된다. 병은 당신의 모든 선택을 조건짓지만 당신의 선택은 똑같이 병적이면서도 여전히 하늘과 땅만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을 칼로 수십 차례 찌르고 싶은 충동에 가득찬 정신질환자가 그것도 여차하면 공범이 될 준비 만만한 사람과 같이 아무 감독·관리 없이 돌아다니게 만든 사회 시스템의 무능이 개인의 자유선택과 책임성 논쟁으로 가려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강제 입원을 시켰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가령 이런 것이다. 신체·정신을 막론하고 모든 중증 장애인에게 전담 사회복지사가 붙어서 상태를 계속 주시하면서 위험해 보이면 입원치료를 설득하고, 지역공동체와 협력해서 스트레스 요인들을 케어하고, .. 2018. 10. 21.
정신건강의 정치 - 자본주의와 정신의학 헤이즐 크로프트(Hazel Croft) 번역: 두견 낙인을 줄이는 것은 좋은 시작이지만 정신건강에 대한 보다 급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영국의 사회주의자 헤이즐 크로프트(Hazel Croft)가 주장한다. 출처: https://www.rs21.org.uk/2017/07/29/the-politics-of-mental-health/ 테레사 메이[영국 총리]가 선거 기간 동안에 정신건강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고, 해리 왕자와 일단의 유명인사들이 정신건강의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따라붙는 낙인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정신건강의 문제는 최근 몇 달간 미디어에서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는 긍정적인 한걸음이지만 낙인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들.. 2018. 7. 31.
돌아가야 할 ‘정상적인 일상’은 없다 돌아가야 할 ‘정상적인 일상’은 없다: 트라우마에 연대하는 우리의 자세 미래 사람들은 대체로 선량해서 마음이 파손되고 망가진 사람을 보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고쳐주고 싶어한다. 잠시 정도는 제 일상의 한 자리를 떼어 감정적, 관계적 봉사에 할애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가 안전하고 정의로우며 나를 가치로운 존재로 대우한다는 믿음은 안타깝게도 그런 정도의 선의로 수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시도는 열 중 아홉여덟 번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느낀 케어자들이 질려서 떨어져나가는 결과로 귀결된다. 이 선량한 마음이 항상 배신당하고 실패하여 돌아설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것이 근본적으로 트라우마를 ‘훼손’으로만 규정짓고 상대를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의지,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시혜적인 동정이라는 것.. 2018. 5. 15.
세상읽기 - 한반도/ 시리아/ 에이즈/ 도덕/ 정신질환 전지윤 ● 75일만에 다시 미사일을 쏘게 된 이유 역시 계속해서 욕먹고 두들겨 맞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그냥 참고 넘어갈 사람은 없었다. 지난 75일 동안 계속 조마조마했다. 트럼프가 위험한 도발을 반복할 때마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두달을 넘어가면서는 ‘혹시나’하는 기대도 생겼다. 하지만 75일은 삭히는 시간이 아니라 쌓이는 시간이었다는 게 최대고도의 미사일 발사로 드러났다. 75일 동안 사상최강의 유엔 제재, 미 핵폭격기의 최북단 위협 비행, 역대 최대의 무력시위, 9년만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이 줄줄이 이어져 왔다. 12월초에는 한국군의 ‘김정은 참수부대’ 창설, 전투기 230대가 참가하는 사상최대의 한미연합 공군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이 지금까지 대응하지.. 2017.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