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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세상읽기 - 성소수자/ 민주노총/ 맑스코뮤날레/ 2차가해와 사과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9. 6. 3.

 

<거리의 만찬> ‘성소수자 부모모임

 

얼마전 <거리의 만찬> ‘성소수자 부모모임편은 너무 반갑고 내용도 좋았다. 특히 지구가 뒤집어져도 엄마는 네 편이야사연을 들을 때, 그 순간 그 편지를 읽은 당사자가 얼마나 위안이 됐을지 상상이 됐다. 그런 사람이 1명만 있어도 사람은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는다.

 

물론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앞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주변 가족들까지 슬픔, 절망,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구조가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끔찍한 것인지의 문제다.

 

얼마 전에 본 영화 <보이 이레이즈드: Boy Erased>도 생각났다.(이하 스포 있음) 영화는 동성애 전환치료 센터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이성애를 기본값으로 잡아놓고 동성애를 강제 치료를 통해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는 생각이 얼마나 말도 안 되고 폭력적인 것인지를 보여 준다.

 

가장 가슴 아프고 분노스러운 장면은 센터 사람들이 가족들까지 불러서 당사자를 폭행하면서 전환을 강요하는 장면이다. 그 폭행 도구로는 성경책까지 등장한다. 기독교근본주의 호모포비아의 모순과 폭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올라오는 자막에서 바로 그 센터에서 그런 전환 치료를 주도했던 인물이 지금 동성연인과 동거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오는데, 이 또한 모순과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의 성정체성은 결코 억지로 바꿀 수도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사소하게는, 부모모임에서도 어머님들이 더 많고 주도적이라는 사실을 보면서, 돌봄과 공감의 문제, 그리고 남성성이 무엇을 억누르고 부족하게 만드는 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보이 이레이즈드>에서도 제일 먼저 부끄러움을 깨닫고 성소수자 자식에게 연대의 손을 내미는 것은 엄마(니콜 키드먼)였다. 반면 아빠(러셀 크로우)는 늦게까지 저항한다.

 

한편, 노동자연대 지도부가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하고 자신들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나를 비난하며 자꾸 전지윤()” 이런 식으로 표기하는 것에 다시 분노하게 된다. 실명을 밝히며 인신공격하는 것도 심각하지만, 요즘은 기성언론도 이런 성별 표기를 안한지 오래다. 나는 나일 뿐인데, 성적지향이나 정체성을 누가 함부로 지목하고 규정한단 말인가.

 

암튼 KBS의 기획에 찬사를 보낸다. <까칠남녀> 이후에는 공중파에서 보기 힘들었던 성소수자 이슈와 사람들이 더 많이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서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차별과 아픔을 겪은 사람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는 <거리의 만찬> 발상도 참 좋은데 다만 비건도 배려해주면 더 좋을 거 같다.

 

트랜스젠더의 성별 정정 과정을 다룬 영화 <어바웃 레이>의 마지막 장면에서 트랜스젠더 주인공, 할머니, 아빠, 실제 아빠, 엄마, 새엄마, 엄마가 다른 동생이 다같이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한다. 상처를 주던 사람들이 그것을 멈추고 상대를 인정할 때 치유가 시작된다.

 

 

민주노총 활동가들을 석방하라!

 

최근 민주노총 한상진 조직국장, 김억 조직실장, 장현술 조직국장이 구속됐다. 세분 모두 민주노총에서 고생하면서 바쁘고 힘들게 여러 투쟁을 건설하고 연대했던 분들이다. 한상진 조직국장님은 항상 반갑게 인사하고 다른 문제들에도 관심보여주던 분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방향이 낳은 결과이며, 분명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게 아니라 실정법에 따라 경찰이 청구하고 사법부가 판결한 건데 청와대에 따지냐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요즘 조선일보와 자한당이 민주노총의 불법폭력을 언제까지 모른 척할거냐며 얼마나 난리쳐 왔는지 똑똑히 봐왔다. 그리고 버닝썬 게이트의 가해자들에는, 장자연 죽음에 책임있는 무리들과 방사장 일가에는, 광화문 세월호 지킴이들에게 계속 폭력을 저지르는 태극기 부대에는, 별다른 책임도 묻지 못하던 검,경과 사법부는 이번에도 조선일보의 여론에는 신속하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금 김학의 무리와 방씨일가의 대조적 상황은, 과거 권력과 현재 권력의 차이를 보여준다는 분석은 역시 맞았다. 조선일보는 거봐라 우리는 누명을 쓴 거였다면서 전 남자친구까지 동원해 증언자들을 매도하며 장자연 씨를 우울증으로 자살한 사람으로 낙인찍었다.

 

이런 조선일보의 목소리에 민감한 관료사회와 공권력은 과연 누가 만들어 왔는가? 조선일보, 자한당, 재벌들이 난리치니까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슬그머니 뒤편으로 돌리면서, 탄력근로제같은 노동개악을 끄집어낸 문정부에게 있다. 재판을 앞둔 국정농단 죄인인 이재용을 절친처럼 계속 만나준 대통령에게 있다.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그토록 죽어가도 기업주 처벌법하나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온 집권당에게 있다.

 

그리고 이제 이석기 의원같은 양심수는 석방도 안 되고 있는데 또다른 양심수만 생겼다. 노동자 생명을 앗아간 기업주들은 면죄부받는데 국회 담장 무너뜨렸다고 우리 동지들은 구속됐다. 구속된 집행간부 3인이 석방되지 않으면 7월 총파업을 문재인 정부 규탄 대정부 총파업으로 만들겠다는 민주노총의 방향을 적극 지지한다.

 

 

맑스코뮤날레 참가 소감

 

얼마전에 갔던 맑스코뮤날레에 대해서 뒤늦게 좀 써보자면, 먼저 이광일 선생님을 비롯한 주최측 분들이 정말 큰 고생을 하신 것 같다는 인상이다. 특히 올해는 주변의 도움이 많지 않았는지 준비하신 분들이 더 고생하는게 눈에 보였다.

 

내가 발제자로 참가한 마르크스와 대안민주주의는 예상대로 참가자가 별로 많지 않았다.(^^;) 그래도 토론은 흥미있고 유익했다. 나는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러시아 10월봉기에 대해서도 좀 다른 시선을 던져봤고, 그러면서 카메네프 등이 소위 행동통일을 하지 않았지만 징계하지 않았던 사례를 들며 볼셰비키에 대한 틀린 신화를 지적하고, 오늘날 레닌주의조직들의 모순도 꼬집었다.

 

또 마르크스가 국제노동자협회 총평의회 의장을 장기집권하다가 결국 견해 차이로 바쿠닌을 쫓아낸 과정이나, 그후 협회가 강화되긴커녕 곧 무너진 경험도 부정적으로 돌아봤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이견이 가로막히고 오류도 시정되기 어려운 레닌주의조직의 사례도 들었다.

 

누군가 마르크스나 레닌이라면 오늘날 어떤 길을 제시할 거 같냐고 묻길래 그런 발상 자체가 잘못된 엘리트주의라고 답했다. 이런 불경한 주장에 마이크를 주고 열린 자세로 토론해주신 프닉스 분들에게 고마웠다.

 

일욜에 가본 경상대사회과학연구원이 주관한 ‘1990년대 이후 마르크스 사상 연구의 혁신도 매우 흥미로웠다. 해리 클리버의 제기로부터 출발해 이야기를 풀어간 한상원 샘의 발표도 좋았고, 마르크스의 생태주의적 재해석을 보여준 사이토의 발표도 흥미있었지만, 아무래도 나에게 가장 관심갔던 것은 박노자 샘의 발표였다.

 

소련과 동유럽에 대한 포스트 소비에트 맑스주의자들의 논의들이 주제였는데 역시나 박노자 샘의 방대하고 철저한 조사와 통찰이 드러났다. 혁명 이후 레닌이 생산관계보다 정치권력을 우위로 사회 성격을 규정한 것, 트로츠키가 법적 소유형식으로 사회성격을 판단한 것은 마르크스주의 포기 선언이라고 과감하게 짚고서는, 크게 3가지로 관점을 구분했다. - 국가자본주의 사회/ 유사봉건제(아시아적 생산양식론)/ 추격적 근대화 체제.

 

외적 형식보다 계급적 내용을 중심으로 기존 사회주의의 억압, 착취적 성격을 설명한 것은 국가자본주의론이 타당하지만, 노동력 상품화의 실체나 군사적 경쟁과 가치법칙의 상관관계에 대한 설명에서 많은 허점과 모순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가자본주의론은 모든 걸 스탈린에게 몰아주며, 많은 고민 지점들을 생략해버린다.

 

그 점에서 러시아 혁명의 성과와 그 변질까지 담아 혁명 이후 사회와 변화를 설명하는 박노자 샘이 더 주목하는 분석과 설명틀(추격적 근대화 체제/ 적색 개발주의)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관련된 질문과 의견을 던지면서, 그런 고민이 토론자로 참석한 조정환 선생님의 의견과 겹치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한 프롤레타리아 다중의 절대 민주주의와 그 내용에 급관심이 생겼다. 여로모로 힘들고 바쁜 시간중에 주말을 반납하고 참석한 행사였지만 많은 도움이 된 자리였다.

 



이토록 공공연한 2차가해를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정말 서글픈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는 성폭력 피해자를 2차가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7년 동안 조직적 스토킹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만들어진 페이지가 갈수록 혼돈과 모순 속에 이상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성폭력 피해자를 괴롭힌 역고소 재판에서 별 역할을 안했고, 성매매를 하려했다고 피해자를 흠집내지도 않았다. 그건 가해자의 1기대리인이 한 것이고 노동자연대는 재판과 별 관련없다는 이** 씨의 주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1기대리인이었던 사람이 등장해, ‘그것은 2기 대리인이었던 이**가 주도한 것이고 피해자의 사생활과 성매매 문제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공격하자는 것도 이**의 생각이었다. **는 노동자연대에서 인정받고 싶어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1기대리인이었던 사람과 서로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 씨는 노동자연대 학생팀장(운영위원)이 소송비용을 대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도 스스로 밝혔습니다. 그 외에도 서로 책임을 넘기고 탓하는 속에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씨와 주변분들이 자초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분들의 태도는 처음부터 모순을 품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를 공격할 때는 노동자연대나 1기대리인의 논리를 가져오고, 책임져야 할 때는 노동자연대와 1기대리인에게 떠넘기는 모순이었습니다.

 

물론 이** 씨는 일부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습니다. ‘내가 피해호소를 거짓말이라고 한 것은 사실이다. 재판 과정에서 노동자연대와 1기대리인의 주장과 논리들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재판을 적극 주도한 게 아니고, 재판을 일시 중단하고 대화하려는 시도도 했다.’

 

저는 이것이 의미있는 변화이며, 분명히 억울한 점도 있을텐데 그것은 사과와 대화 속에서 풀려야 한다고 봤습니다. 사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한 시립대양성평등센터의 판정대로 포르노를 억지로 보여준 것은 성폭력이고 방조도 잘못이다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사과했으면 해결될 문제였습니다.

 

거꾸로 피해자는 거짓말쟁이고 오히려 남성을 성추행하려다 실패하니 성폭력으로 무고한 여성으로 몰면서 명예훼손 역고소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 씨가 더 나아가 노동자연대와 1기대리인의 이런 논리들과 선을 긋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 '피해여성이 오히려 가해남성을 성추행했다'는 문제투성이 재판 내용과 논리들을 아예 카드뉴스로 만들어 유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재판 결과도 아전인수로 왜곡해 카드뉴스까지 만들어 조직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히고 2차가해하면서 이 페이지의 성격과 이** 씨의 입장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이 페이지의 핵심 구성원들은 온갖 가계정과 댓글 등을 통해 피해자와 대리인, 저를 향해 막말, 욕설, 폭언을 퍼부으며 진정한 괴롭힘과 사이버불링이 무엇인지 보여줘 왔습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과 반성폭력 운동에 적대적인 사람들을 불러모아 왔습니다.

 

특히 핵심 인물인 한*형 씨가 막말과 욕설을 하다가 사라지자, 가계정으로 한민중이란 분이 바톤터치하듯 등장해 심각한 막말과 욕설을 해 왔습니다. ‘개새끼, 시불놈, 미친놈, 육실할 놈, 좃밥, 인간의 탈을 쓴 악마, 음식물쓰레기, 사이코패스, 씹선비, 정신병자...’ 페이지 관리자는 그런 것을 전혀 제지, 삭제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유했습니다.

 

** 씨가 겪었다는 8건의 문제제기 중에 단 1건도 다른세상을향한연대는 조직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는 것, 심지어 피해자도 이** 씨를 사사건건 문제삼은 게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단 1개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정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 씨와 주변분들이 용기를 내서 잘못을 인정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차가해의 새로운 진지가 돼버린 이 페이지를 없애거나 내용을 수정할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동안 #Metoo#Withyou를 해 왔던 모든 분들, 페미니스트와 여성 인권 소수자 단체들, 반성폭력과 피해자의 권리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에게 호소합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같은 공공연한 2차가해와 괴롭힘을 반대하고 비판하고 막아주십시오.

 

처음에는 아무리 2차가해를 했다고 해도 그렇지하면서 이** 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했던 분들도 이제 다시 돌아봐 주십시오. 지금, ** 씨와 주변분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명백히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가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격을 7년 넘게 받으면서도 생존하고 증언해온 피해자에게 눈을 돌려주십시오.

 

# 관련 자료와 링크들

 

* 공문 내용과 보낸 단체들(https://bit.ly/2VXekiR)

* 공문 발송과 문제제기에 다연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증언들(https://bit.ly/2VFqGqv, https://bit.ly/2YIA4vz, https://bit.ly/2W36oYi)

* 내가 쓴 해명들(https://bit.ly/2WezpoN, https://bit.ly/2QxOLyR, https://bit.ly/2QEcfSY)

* 피해자는 책 절판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증거(https://bit.ly/2HO77sJ)

* 사건의 내용에 대한 설명과 증거들(https://bit.ly/2JLLf3i, https://bit.ly/2EIp6yC, http://reurl.kr/21134EA5HT



(기사 등록 20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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