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혁명이 8년차에 들어서며 과연 이 세계에 정의란 존재하는가를 묻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시리아 상황을 깊이있고 폭넓게 분석하는 글을 번역해 소개한다. 시리아계 스위스인 반자본주의 활동가이자 학자 조셉 다허(Joseph Daher)와의 인터뷰이다. 다허는 웹사이트 Syria Freedom Forever를 창립했고, 『헤즈볼라: 레바논 신의 당의 정치경제』(Hezbollah: The Poltical Economy of Lebanon’s Party of God)의 저자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의 독재에 맞선 시리아 대중투쟁의 운명이 로자바, 팔레스타인, 유럽, 북아메리카를 비롯해 전지구적으로 일어나는 권위주의와 파시즘에 맞선 투쟁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장문의 글을 수고롭게 번역하고 꼼꼼하게 확인해서 기고해 준 권순욱 동지에게 정말 깊이 감사드린다.
출처:
Q. 아사드 독재의 정책과 행동은 파시즘에 가까워지고 있습니까? 왜 전세계의 권위주의자들과 극우파들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구타 등지에서 일어난 아사드의 학살이 그들에게 어느 정도로 영감을 주고 있습니까?
A. 아사드 독재정권은 명확히 파시즘에 가까운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아사드가 어떤 반대파도 허용하지 않고 저지르고 있는 폭력이 증명합니다. 저는 아사드 정권의 본질이 폭력적 탄압으로 통치하는 세습독재 자본주의 국가라고 주장합니다. 사회를 지배하고자 종파주의, 부족주의, 보수주의, 인종주의와 같은 여러 정책을 이용하죠. 종파, 지역, 부족, 후견인제로 연결된 초계급적 대중기반을 동원해 정권을 수호하려 합니다.
이 국가가 세습국가라는 본질이 의미하는 바는, 아사드 정권 안의 (정치, 군사, 경제적) 권력의 중심이 한 가문과 그 가문을 중심으로 한 파벌에 집중돼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리비아나 걸프 왕국들과 유사한 것이지요. 이 점이 아사드 정권에게 자기 지배력을 보호하고자 모든 폭력을 사용하도록 밀어 넣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정권은 일부 시리아에 무지한 서방좌파들이 말하는 ‘사회주의적이고 반제국주의적인 세속국가’라는 것과 아주 거리가 멉니다. 전 세계의 많은 파시스트, 파시스트적 정당과 개인들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합니다. 여기에는 이탈리아의 극우정당 포르자 누오마(Forza Nuova)와 카자파운드(CasaPound), 그리스의 네오파시스트 정당 황금새벽당(Golden Dawn), 영국의 영국국민당(British National Party, BNP), 폴란드의 극렬민족주의 정당 민족부흥당(National Rebirth) 등등이 포함되죠.
이 정당들은 아사드 편에 결집한 국제전선의 일부로, 봉기 시작부터 그에게 연대를 표명하는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그 한가지 사례가 바로 ‘유럽 시리아 연대전선’(European Solidarity Front for Syria, ESFS)입니다 ― 그곳은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네오파시스트 집단과 극우집단의 연합체이죠. 가장 최근에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mve for Germany)의 당원 7명이 3월에 다마스쿠스를 방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사드를 지지하는 극우인사들에는 예전에 영국국민당에 속했던 닉 그리핀(Nick Griffin)과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 리처드 스펜서(Richard Spencer) 등도 포함되죠. 이들에게는 상이한 이유들이 있고 경우에 따라 서로 모순될 수 있지만, 다음의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 권위주의
● 이슬람포비아: 아사드는 이슬람과 수니파 이슬람근본주의에 반대하는 “방벽”으로 간주됩니다.
● 반미 진영: 반제국주의와 혼동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해서는 어떤 문제도 느끼지 못합니다.
● 반유대주의: 이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반대를 포함합니다.
사실 관련성은 상이한 파시스트, 파시스트적인 운동에 존재했고, 심지어 봉기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2005년에 전(前) 쿠 클럭스 클란(Ku Klux Klan)의 최고대표(Grand Wizard)이자 악명높은 홀로코스트 부정론자인 데이비드 듀크(David Duke)가 다마스쿠스에서 국영TV를 통해 연설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관해 확실한 것은 이것입니다. 아사드 독재정권은 구타 등지에서 잔인한 범죄를 계속 벌이더라도 국제 제국주의 세력들의 원조와 복잡한 이해 때문에 처벌받지 않고 있고, 이 점은 다른 독재자와 권위주의 정권들도 자국 인민을 폭력적으로 탄압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현재 서구의 자유민주주의 국가까지 포함해서 전 지구적인 권위주의화의 추세에 속하면서, 신자유주의를 더욱 진전·심화시키고 있습니다.
Q. 시리아의 아사드 반대파가 주로 지하디스트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시리아 혁명 내부의 좌파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조류가 내세우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A. 먼저 우리는 아사드 정권에 맞서는 대중봉기에서 시리아 풀뿌리운동의 비무장 반대파가 주된 동력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그들은 시위와 시민불복종 행동을 조직하고 기록을 남기며 사람들을 집회에 참여하도록 이끌며 대중봉기를 지탱해왔습니다. 시리아 전역에서 주민들이 소집되면서 “협력위원회”(coordinating committees 혹은 tansuqiyyat)가 처음으로 등장했죠. 아사드 정권은 시위와 시민불복종, 총파업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개시했던 이 활동가 네트워크를 특정해 표적 삼았고, 이 활동가들을 살해하고 감금하며 납치하고 추방했습니다.
비극적이게도 그 해 내내 민주주의 저항세력이 여러 차례 패배하면서, 이 패배가 현지에 있던 이슬람근본주의 지하디스트 세력들에게 힘을 불어넣었고 이득을 주었습니다. 이슬람근본주의 지하디스트 운동이 등장하고 몇몇 지역의 군사활동을 그들이 장악한 것은 혁명에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들은 혁명의 목표(민주주의, 사회정의, 평등)에 반대했습니다.
이 운동은 종파적이고 반동적인 담론과 행태를 지녔고, 대다수의 소수종파, 소수민족, 여성만이 아니라 몇몇 해방지구의 일부 수니파 아랍 대중들에게도 해악으로 작용했죠. 해방지구에서는 이 운동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특히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의 중간계급 중 다수가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들은 민주주의 활동가들을 계속 공격하면서, 자신들의 권위를 지역민들이 발전시킨 제도들보다 더 위에 놓으려 했죠. 이는 종종 지역 대중들이 그들의 권위주의적 행태에 반대해 저항 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지금이 더 이상 2011년 3월과 같지 않으며 오늘날 시리아의 민주진보세력이 매우 약해진 상황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혁명의 과정은 장기적인 사건이고, 맥락에 따라 높고 낮은 수준의 동원이 일어납니다. 몇몇 패배기도 포함하기에, 혁명이 언제 끝났다고 이야기하기란 어려운 일이죠. 특히 시리아의 경우, 이 봉기를 시작하게 된 조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아사드 정권이 그것들을 해결할 방법을 거의 찾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요소는, 이번 봉기가 엄청나게 많이 기록으로 남았다는 점이고, 이것은 예전 역사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시위운동과 그에 참여한 행위자, 행동양식이 상당히 많이 녹취, 증언, 기록되었습니다. 70년대 시리아에서도 전국에서 중대한 파업 및 시위와 강력한 민주적 대중저항이 일어났고, 여기에 대중이 따라왔습니다. 불행히도 이 기억은 지속되지 못했고, 2011년 시리아의 새로운 세대의 시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1년에 시작된 시리아 혁명의 과정은 매우 잘 기록되었습니다. 이 기억은 남아있을 것이며, 미래의 저항에 소개되고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봉기 초기부터 축적되어온 정치적 경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ISIS와 여타 극단적 지하디스트 세력의 팽창에 관해 이렇게 주장합니다. 우리가 갈등의 구체적 해법을 찾으려면 반드시 아사드 정권과 지하디스트 세력 중에 한 “진영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아사드와 그의 동맹국인 이란과 러시아 군대를 강력 지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슬프게도 ISIS가 테러공격을 벌인 뒤, 이와 같은 근거 없는 담론이 여러 나라들에서 매우 우세해져 갔습니다. 이 공격이 일어난 뒤, 서방의 많은 이들은 “전지구적 ISIS와의 전쟁”을 옹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좌파도 우파도 똑같이 아사드 정권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거나, 적어도 아사드 왕조가 시리아를 지배하도록 유지하는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이러한 전망에 반대하는 저같은 이들은 이상주의적이라며 비난 받았습니다. 저희를 비판하는 이들은 생명을 살리려면 시리아에 “더욱 현실주의적” 접근법을 취해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 접근법이 ISIS와 지하디스트 세력, 여타 살라피스트 조직을 패퇴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라크의 알 카에다가 증명하듯이, 잔혹한 군사적 억압은 오로지 다른 호전적 집단이 생겨나게 할 뿐입니다. 시리아와 여타 중동지역에서 일어나는 위기에 대한 진정한 해법은 ISIS와 다른 극단주의 조직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사회경제적 조건과 정치적 조건을 반드시 다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해해야 할 점은, ISIS의 팽창은 권위주의 정권들이 2011년 아랍의 봄과 연결된 대중운동을 분쇄한 결과로서 등장했으며 그것이 중동지역의 반혁명에 근본적 요소라는 점입니다. 중동국가들과 강대국들의 개입도 ISIS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조세력의 탄압과 더불어 대중을 빈곤하게 만든 신자유주의 정책이 ISIS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을 성장하게 돕는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좌파는 중동지역에서 ISIS와 여타 이슬람근본주의 집단이 발전케 하는 조건을 제거할 때만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접근법의 일부로서 독재정권을 전복시키고 반동적 집단에 맞서 싸우는 현지의 진보민주세력들에게 힘을 실어야 합니다. 분명히 아사드와 그의 파벌이 권력을 쥔 채로, 시리아가 어떤 평화롭고 정의로운 해법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는 시리아의 가장 큰 범죄자이며 반드시 그 죄로 기소되어야 합니다. 국제사회와 중동지역의 패권국가들에 의해 정당성을 부여받아서는 안 됩니다.
Q. 아나키스트 경제학자 오마르 아지즈(Omar Aziz)가 시리아 혁명, 특히 자치 지방의회의 설립에 미친 영향력이란 어떤 것이었습니까? 2016년 레일라 알 샤미(Leila al-Shami)는 시리아 전역에 395개의 지방의회가 있다는 추정치를 인용했습니다. 그 이후로 의회에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A. 오마르 아지즈는 63세의 아나키스트 활동가로, 2012년 10월에 체포되어 2013년 2월에 정권의 감옥에서 고문을 받다 사망했습니다. 그는 2011년 10월 “지방의회”의 설립을 처음으로 호소했습니다. 자치의회에 대한 그의 생각과 호소는 틀림없이 다마스쿠스와 그 근교에서 많은 활동가들에게 중요했고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것은 현장에서 현실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합니다. 정부군이 몇몇 지역에서 후퇴한 뒤, 사람들은 스스로 사회를 정치적으로 조직해나갔고, 반정부 세력의 비무장집단과 무장집단은 서로 협력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12월에 알레포 동부가 함락된 이후 지방회의의 수는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는 친정부군이 진군하여 반대파가 쥐고 있던 영역을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슬람근본주의 지하디스트 세력이 공격하여 민간의회를 자기들의 조직으로 대체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지방회의가 반군 장악 구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던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 점을 반드시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것이, 이 매우 중요한 실험에서 전반적으로 여성이나 소수종교의 대표성이 결여된 것과 같은 단점들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다른 문제점들도 마찬가지로 존재했습니다. 비민주적 실천, 몇몇 유력가문의 과잉대표 등과 같은 일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민간의회가 항상 무장집단으로부터 완전히 자율적이지 않았고, 종종 그 집단에 자원을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절반 가까운 의회에서 수많은 의원들이 대체로 선출되었지만, 대표가 선출되지 않고 비민주적으로 지명되는 의회도 많았습니다. 많은 지방의 군사지도부, 부족 및 가문, 연장자들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죠. 의회 대표 선출에서 마주한 또 다른 문제는 특정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능력에 대한 필요성이었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는 그들의 지역에서 최소한 수준의 사회서비스를 복원했고 일정 정도의 정당성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Q. 당신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쿠르드 위기(The Kurdish Crisis in Iraq and Syria)” 글에서 “우리는 시리아 혁명의 동학에서 쿠르드인의 자결권 투쟁을 분리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신은 시리아 혁명과 로자바 혁명이라는 두 가지 투쟁의 요소들이 서로 충돌할지라도 양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제안하는 것입니까?
A. 우리는 먼저 그들의 운명을 분리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아프린, 이들리브, 동구타에 대한 여러 군사공격을 반대하고 시리아의 모든 민간인들을 지지해야 합니다. 더욱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아프린 작전[터키가 쿠르드족이 사는 아프린 지역을 군사적으로 침공한 사건]은 시리아의 모든 민주진보 행위자들의 약점을 반영합니다. 그들은 아사드 정권과 그 동맹군들이 시리아 혁명을 파괴했고, 그 결과 모든 국제 행위자들이 이 정권의 권력 갱신을 수용한 상황과 마주했지요.
아사드 정권과 중동지역과 국제사회의 모든 제국주의 세력에 반대하며 사회정의, 여성의 권리, 피억압 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는 모든 혁명가들(아랍인, 쿠르드족, 여타 모든 소수종족) 사이의 연대가 몹시 필요합니다.
전반적으로 말하자면, 쿠르드족을 제대로 된 시리아의 “인민” 혹은 “국민”으로 인정하고 시리아 안팎의 쿠르드족 인민들의 자결권에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면, 쿠르드족 문제와 시리아 전반에 대한 어떤 해법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민주동맹당(PYD)이나 여타 쿠르드계 정당들의 문제있는 정책을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마도 시리아 봉기가 패배로 끝나면, 로자바 실험도 종결되고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탄압받는 시기로 돌아갈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을 지배하는 아사드 정권과 반동세력은, 그들의 권위와 부딪히는 정치경험이 발전할 어떤 가능성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모든 형태의 종파주의와 인종주의를 반대해야 합니다. “우리의 운명은 연결되어 있다”가 우리의 슬로건이어야 합니다. 더욱 일반적으로, 우리는 또 다시 시리아의 봉기를 중동지역 다른 나라의 봉기와 연결해야 하지요. 이와 같이 우리가 투쟁들 사이의 연결을 바라보면, 더 많은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 각각의 패배가 모든 사람들의 패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재정권과 권위주의 정권은 탄압의 경험에서 배우고 그 경험을 그들의 동맹국과 공유합니다. 이러한 현실이 바로 왜 중동 전역의 진보세력들 사이의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Q. 터키의 아프린 침공이 시리아 혁명과 로자바 혁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A. 물론 그것은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재앙이지만, 정치적으로도 그러합니다. 돌이켜보자면, 2018년 3월 중순에 터키군과 여러 시리아 대리군이 아프린 시에서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세력이 퇴각하자 그 곳을 점거했습니다. 아프린 시가 정복되고 점령된 뒤, 앙카라와 연결된 시리아 반정부 무장집단의 병사들은 민간인 거주지와 상점을 침탈하며 카와(Kawa) 동상을 끌어내렸습니다. 그 동상은 쿠르드 신화에서 중심적이고 상징적인 인물의 동상이었죠.
아프린 침공 이후 거의 10만 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습니다. 병사들은 또한 민간인을 공격하고, 인민수비대와 여성수비대(YPJ) 소속 쿠르드족 병사의 시체를 훼손하며 소셜미디어에 전시했습니다. 주로 쿠르드족 여성수비대 대원의 시체였죠. 이것은 종족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아랍인과 쿠르드족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었고 종족 간 분열은 깊어졌습니다.
아사드 반대 활동가들은 ‘시리아민족연합’(Syrian Coalition)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시리아민족연합은 주로 자유주의, 이슬람, 보수주의 인사와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들은 터키의 군사 개입을 지지하고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배외주의적이고 인종주의적인 정책을 지속했을 뿐만 아니라, 이 작전에 참여하면서 터키의 시리아 난민들에게 아프린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반정부 무장집단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터키의 군사 개입을 요청해왔고, 쿠르드인에 대한 아랍인의 배외주의와 인종주의를 촉진했으며, 심지어 이슬람근본주의 운동의 존재를 정당화하고 지지했습니다. 앙카라의 시리아 병사들은 군사작전 초기부터 쿠르드인에 대한 인종주의적 연설을 몇 배로 늘려왔습니다.
터키는 이 군사개입을 이용하여 쿠르드족 문제를 말살하고 터키의 극우파와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을 만족시킴으로써 내부 목표에 이용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제가 예전에 수차례 언급했듯이, 미국은 다에시(Daesh)와의 싸움이 거의 완결되자 시리아에서 자국군을 후퇴시킬 의도를 표명해왔습니다. 이것은 아프린 사례처럼 터키가 미국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민주동맹당이 통제하는 시리아 북동부지역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터키의 독재자] 에르도안은 터키군이 시리아-터키 국경을 따라 늘어져 있는 쿠르드족 인민수비대 병사들에 대한 공세를 가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이라크 북부까지 향할 것이라고 사실상 선언했습니다.
Q. 국제주의적 좌파는 미군의 원조를 요청하는 몇몇 시리아인과 쿠르드족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합니까?
A. 명확히 손쉬운 해답은 없습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말입니다. 한편에서 사람들이 학살당하고 있죠. 다른 한편에서 미국은 봉기 초기부터 그래왔듯이 시리아에서 정권교체를 할 생각이 없고, 우리가 보았듯이 아프린의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군의 개입을 막을 의도도 없습니다. 현재 주요한 것은 전쟁의 종결을, 즉 모든 군사개입을 끝내고 민간인들에게 진정으로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이 쟁점에 관해서는 마지막 질문에서 상세히 논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서방의 군사개입을 요청하는 집단과 의견이 다를지라도, 여전히 시리아의 모든 민주진보세력과 쿠르드족의 사회주의적 민주세력과 연대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들은 반혁명의 두 행위자인 아사드 정권과 지하디스트 이슬람 반동세력과 맞서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다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제국주의의 속박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역민들의 자기방어 능력을 옹호해야 하며, 그러므로 우리는 두 반혁명 세력과 싸우는 현지의 민주세력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지지해야 합니다. 이것은 중요한 요소로, 현지의 민주진보세력에게 힘을 실어주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도구를 줄 수 있습니다.
어떤 정치적 조건이나 서방과의 끈이 없는 무장과 무기만을 요구해야 한다는 사실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트로츠키의 “Learn to Think”를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습니다.[트로츠키가 1938년에 쓴 글로서, 여기서 트로츠키는 프랑스 식민상태의 알제리에서 저항세력이, 프랑스와 경쟁관계인 이탈리아의 무기 지원을 받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경직된 태도와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그러한 요구를 하는 집단의 지도부를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그들과 협상할 때에도 우리의 정치적 독립성과 비판적 견해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제국주의 행위자와 지역세력 모두가 제국주의 논리에 따라 행동하며 권위주의적이고 부정의한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중동지역 민중들의 자결권과 해방 투쟁에 반대합니다. 따라서 중동지역과 서방지역의 반전 활동가들은 모든 형태의 탄압과 권위주의에 대처하며, 중동지역 민중들의 이해에 반대되는 모든 형태의 외세 개입을 규탄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이스라엘은 시리아 갈등에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권 교체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당신은 아사드 정권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대변자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합니까?
A. 이스라엘은 자국 국경에서 어떤 급진적 변화도 보고싶지 않으며 시리아에서 미국과 유사한 선택지를 선호하지요. 이스라엘 국가의 최우선 순위는 시리아 내전이 국경을 따라 퍼져 나가는 것을 막는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화학무기가 극단주의 이슬람 조직의 손에 떨어지거나 레바논의 헤즈볼라에게 상당량의 무기가 옮겨지는 것을 막는 일입니다. 2017년 9월에 전(前) 이스라엘 공군참모총장 아미르 에셸(Amir Eshel)은, 2012년 초부터 이스라엘이 시리아군과 그 헤즈볼라 동맹군의 군수차량을 100회 가까이 타격했다고 표명했습니다.
아사드 정권은 이스라엘을 도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이 개입에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2월에 대공 포격이 이스라엘 전투기를 격추시킨 경우가 예외였죠. 그 전투기는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군 엄호 진지에 폭격을 한 뒤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뒤 이스라엘은 더욱 집약적인 2차 공중폭격을 수행했고, 시리아 방공체계를 비롯해 시리아 내의 이란군과 시리아군 타겟 12곳을 타격했습니다. 이러한 대결이 이루어진 뒤,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갈등이 더 커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표명했고, 러시아와 미국은 갈등이 더욱 폭력적으로 고조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당국은 자신들의 국경 근처에서 이란군이나 헤즈볼라의 부대가 나타나는 것을 반대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요청했죠. 이러한 맥락에서 이스라엘은 특히 2017년부터 시리아에 위치한 헤즈볼라나 이란과 연관된 타겟에 대한 공격을 배로 늘렸던 것입니다.
2018년 2월 말에 이란 외무부 차관 압바스 아라크치(Abbas Araghchi)는 이스라엘의 우려를 최대한 달래려는 태도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마스쿠스의 초청을 받은 자국의 주둔군은 이스라엘과 대적하는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는 게 아니라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이스라엘에게 중요한 쟁점은 시리아 국경에 인접한 곳에 이란과 헤즈볼라가 주둔하는 문제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관해 말하자면, 이것은 시리아 정권이 하는 엄청난 거짓말들 중 한 가지입니다. 1970년에 당시에 사실상 시리아의 지도자였던 살라흐 자디드(Salah Jadid)와 국방부장관 및 공군사령참모 하페즈 알 아사드(Hafez al-Assad: 바샤르 알 아사드의 아버지) 사이에 마지막으로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1970년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과 요르단의 후사인(Hussayn) 왕의 군대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고, 이 때 시리아 정부가 (시리아 아랍군[Syrian Arab Army, SAA]의 지휘 하에 있던) 팔레스타인 해방군(Palestinian Liberation Army)이 요르단에 개입할 수 있도록 결정했지요. 하페즈 알 아사드가 이 결정을 지지하길 거부하면서 분열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은 ‘검은 9월’(Black September)이라는 유혈사태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당했죠. 자디드가 이끄는 바트당은 아사드를 권력의 지위에서 몰아내서 군을 더욱 확고히 지배하려 했습니다. 그 결정은 전혀 시행되지 못했고, 군은 하페즈 알 아사드와 무스타파 틀라스(Mustafa Tlass)의 명령에 따라 당 본부를 장악했습니다. 이 새로운 유혈쿠데타는 하페즈 아사드가 당과 정권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반제국주의의 경우, 아사드 정권에게는 여러 제국주의 세력과 협력한 역사가 있습니다. 1976년에 아사드 정부군이 팔레스타인 및 레바논의 좌파세력을 분쇄하고자 레바논에 진입했고, 이러한 행동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지와 승인을 받았습니다. 80년대 동안 주로 ‘아말운동’(Amal: 레바논의 정치운동)과 팔레스타인계 그룹들 간에 ‘난민촌전쟁’(the war of the camps)이 있었죠. 그리고 시리아는 팔레스타인계 그룹을 분쇄하고 그들과 맞서고 있던 아말운동을 지지했습니다.
덜 알려져 있지만, 1982년과 시리아 정권이 레바논의 팔레스타인계 그룹들을 분쇄한 이후의 일입니다. 다마스쿠스 내 팔레스타인인 거주구역인 야르무크 난민캠프(Yarmouk cam)는 다마스쿠스 내부의 대규모 봉기나 시위운동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시리아 첩보기관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대규모로 탄압했고, 80년대 동안 1000명이 넘는 정치범이 아사드 정권의 수용소에 갇혔습니다.
시리아는 1991년에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습니다. 1974년부터 2011년까지 시리아에서 날아온 총탄 한 발도 점령당한 골란고원을 해방하기 위해 쏘아진 적 없었습니다. 아사드는 이스라엘이 적어도 점령지 골란고원의 일부를 돌려준다면 언제나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이스라엘은 그것을 전혀 원하지 않았죠. 지금까지도 이스라엘은 아사드를 차악으로 보고, 자국의 국경을 최대한 보장해 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들은 시리아 독재정권이 약화되는 것을 반기면서도 정권교체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이스라엘은 그 지역의 여러 봉기를 두려워합니다. 여러 권위주의 정권이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하는 자국민들을 억누르며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데에 직간접적으로 이해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가장 적절한 예시는 2011년 당시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이었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Avigfor Lieberman)이 내놓은 성명입니다. 당시에 그는 ‘이스라엘의 가장 거대한 위협은 이란이 아니라 이집트 혁명의 성공, 이집트의 민주주의’라고 선언했죠. 이 혁명이 중동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해방한 사람들이 수 십년 동안 중동의 핵심 문제였던 팔레스타인 문제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명백히 아사드 정권은 팔레스타인 민중이나 자유와 존엄을 위해 투쟁하는 민중들의 친구가 아닙니다.
2011년 이후, 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대규모 탄압은 계속되었습니다. 시리아의 야르무크 캠프는 끔찍한 포위공격을 겪었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기아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시리아 봉기가 일어난 첫 번째 주에, 시리아 정권의 부역자인 부시아나 샤반(Bouthaina Shaaban)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시리아 내부에서, 특히 라타키아 등에서 종파 갈등을 조성한다고 비난했죠. 아사드 정권에 의해 수배된 팔레스타인인들은 오늘날 2만 명이 넘습니다.
저는 중동지역 계급대중의 해방과 팔레스타인 해방은 연결돼 있다고 믿습니다.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 계급대중의 해방은 중동지역 계급대중이 자국의 지배계급과 여러 제국주의자들, 특히 미국과 러시아만 아니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카타르와 같은 지역패권국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해방되는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러 정권과 이슬람 반동세력들은 계급대중을 젠더, 종파, 국적 등에 따라 분열시킴으로써 그들을 지배하고 그들과 팔레스타인 민중의 해방을 막으려 하고 있고, 똑같은 논리에서 우리는 그러한 모든 시도들과 싸워야 합니다.
Q. 파시즘과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이들이 구타, 이들리브, 아프린에서 학살당하는 이들을 비롯한 시리아 민중들과 연대하며 직접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 중에 무엇이 있습니까?
A. 여러가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파시즘과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이들이라면 끔찍한 고통을 만들어온 이 전쟁을 끝낼 것을 요청해야 합니다. 전쟁은 대규모 국내난민을 야기했고,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어 자국을 떠났습니다. 전쟁은 오로지 모든 편에 있는 반혁명 세력들을 이롭게 할 뿐입니다. 정치적 관점에서도 인도적인 관점에서도, 시리아 전쟁의 종결은 절대적인 필요조건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반드시 아사드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해야 하며, 정권이 시리아의 미래에 어떤 역할이든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어떤 협약도 반대해야 합니다. 오늘날 아사드에게 쥐어 준 백지수표는 미래에 다른 독재국가나 권위주의 국가가 자국의 대중들이 반란을 일으킬 때 그것을 분쇄하도록 독려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시리아 민간인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특히 강제이주를 막고 난민들의 권리(귀환할 권리, 주택파괴로 인한 재정적 보상을 받을 권리, 친족 상실에 대한 정의 등)를 보호해야 합니다. 아사드와 아사드 정권 안의 여러 협력자들은 반드시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이슬람근본주의 및 지하디스트 세력과 여타 무장집단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반혁명의 양 측면과 싸우는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행위자와 운동을 지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사드 정권과 이슬람근본주의 반대파에 반대하는 이들 말이죠. 우리는 혁명의 초기 목표에 근거한 통일전선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 목표란 민주주의, 사회정의, 평등을 추구하고 종파주의와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시리아에 개입하는 모든 제국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행위자들을 반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제적으로 좌파는 자국에서 다음을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 이주민과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장벽을 건설하거나 유럽을 요새로 변형하여 지중해를 이주민들의 공동묘지로 바꾸는 일에 반대해야 합니다.
● 모든 형태의 이슬람포비아와 인종주의에 반대해야 합니다.
● 서방국가가 독재정권,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주의적인 이스라엘 식민국가와 협력하는 모든 일에 반대해야 합니다.(이 중 후자의 경우 BDS캠페인[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캠페인]을 지지합니다)
●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더 심각한 “안보” 정책과 반민주적인 정책에 반대합니다.
(기사 등록 20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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