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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반혁명에 짓밟히고 있는 알레포와 시리아 민중혁명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6. 12. 15.


애슐리 스미스(Ashley Smith)

번역 남수경 



[우리가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우듯이 시리아 민중은 5년전 독재자 아사드에 맞서서 봉기했다. 하지만 지금 시리아 정부와 그 동맹자 러시아가 시리아 민중봉기의 근거지였던 알레포에 대한 마지막 야만적인 학살을 하고 있다. 반군의 근거지가 몰락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미국의 사회주의자이자 반전 운동가인 애슐리 스미스가 분석한다.]


출처: https://socialistworker.org/2016/12/13/the-counterrevolution-crushes-aleppo  


[관련기사] 


알레포와 함께 인류애도 무너지고 있다 http://www.anotherworld.kr/373


시리아 혁명과 반전운동의 위기 http://www.anotherworld.kr/319


시리아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http://www.anotherworld.kr/216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러시아의 공군력 그리고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암살단의 연합군이 2011년 시리아 혁명으로 해방된 주요 도시들 중 마지막 도시인 알레포 동부를 재탈환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알레포의 의사인 모하메드 아부 라자브는 “알레포는 철저히 파괴되고 불타고 있다”고 가디언 지에 인용된 음성 메시지에서 말했다. 


“이것은 세상에 보내는 마지막 구조요청이다. 아이들, 여성들, 그리고 노인들의 생명을 구해주세요. 그들을 살려주세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이 이후에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이 마지막 요청이다. 이 세계의 모든 자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외침이다. 알레포를 구해주세요.”


시리아의 혁명가 조셉 다허에 의하면, 2012년 정부의 지배에서 벗어난 후 알레포는 “시리아의 미래가 될 수 있는 민주적 대안의 상징” 이었다.


그것이 바로 아사드와 러시아, 이란의 동맹군들이 알레포에 끝없는 전쟁을 선포한 이유다.  알레포 동부를 봉쇄해서 알레포 시민들을 굶주리게 했고,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도록 만들었다. 한때 미국의 클리브랜드 메트로폴리탄 지역보다 더 많았던 알레포의 인구는 올해 초 추산 약 25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달에 시리아 정부군은 사람들을 학살하기 위해 알레포에 들어왔다. 학교, 병원, 주택 등 모든 건물을 폭격해서 한때 시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알레포는 커다란 잔해로 변했다. 지상군이 투입 되어 도시 곳곳을 재탈환하고 있다. 


아사드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알레포를 해방 시킨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정부군에 맞서는 반군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많은 수의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HCA)의 스티븐 오브라이언 사무국장은 알레포가 “거대한 무덤”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알레포에 사는 영어교사인 압둘 카피 알하마도는 BBC에게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알레포 동부 지역의 상황은 말 그대로 최후 심판의 날이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탄을 피해 사람들은 도망가고 있다. 사람들이 길에서 부상을 입지만 누구도 감히 부상당한 사람들을 도와 주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건물 잔해에 갇혀있다.” 


시리아 정부는 봉쇄된 지역을 탈출하는 민간인들을 반(反) 아사드 혁명 지지자들로 간주하다고 한다. 수 백명의 성인 남성들과 소년들이 체포되어 감옥에서 고문과 죽음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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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리로 아사드는 시리아의 주요 도시들에 자신의 지배를 회복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서 말이다.


지난 5년 동안의 전쟁으로 생겨난 40만 명의 죽음의 절대 다수는 아사드 정권에게 책임이 있다. 수 없이 많은 도시와 마을들이 파괴되었다. 전쟁 이전 인구의 절반인 1천 1백만명이 난민이 되었다. 5백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시리아 인근 지역에 흩어져 있고, 1백만 명은 위험천만한 바다와 육지를 거쳐 유럽으로 향했다.  


2011년에 시작된 혁명을 분쇄하기 위해 아사드는 이런 야만주의에 기대야 했다. 시리아 혁명은 ‘아랍의 봄’이라 불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걸쳐 일어난 다른 반독재 항쟁들과 마찬가지로 정당한 대중적인 민주항쟁이었다.


시리아인들은 아사드의 신자유주의 독재에 맞서 봉기했다. 그들은 전국적으로 비종파적이고 다민족적인 시위를 조직했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의 세가지 반(反)혁명 세력에 부딪혔다.


첫번째로 그 무엇보다도 정권 그 자체이다. 아사드는 경찰과 군대를 보내 평화로운 시위대에게 발포하고, 활동가들을 색출, 체포해서 시리아의 대규모 수용소 감옥에 구금하고 고문을 했다. 그들의 슬로건은 “아사드가 아니라면 나라를 불바다로” 였다. 


그러나 아사드의 만행은 봉기를 제압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정당방위를 위해 무장하도록 만들었다. 시리아군에서 군인들이 대규모로 탈영해서 이들을 중심으로 자유 시리아군 (Free Syrian Army)이 형성했다. 대중봉기와 무장 저항으로 시리아의 많은 지역이 해방되었고, 그 지역들에서는 지역협력위원회 (Local Coordination Committees) 와 지방의 지역평의회(Local Councils)가 만들어지면서, 시리아 사회를 아래로부터 민주적으로 다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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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할 실질적인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아사드는 모든 독재자들이 쓰는 고전적인 전략인 분열지배 (divide and conquer)에 의존했다.


아사드 정권은 명목상으로는 세속적인 정권이지만, 종교와 민족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데 아주 능통하다. 정권의 주요한 권력 기반은 인구상으로 소수인 알라위파인데, 이들은 시아파의 한 분파이다.  아사드는 항상 ‘시리아의 다수인 수니파의 위협에 맞선 알라위파와 다른 소수 종파들의 수호자’ 행세를 해왔다.


그러나 아사드는 사실 2000년 대 초에 반동적인 수니 근본주의자들과 관계를 맺었었다. 아사드는 그들이 시리아를 기반으로 미국이 점령하고 있는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이 끝나고 일부 지하디스트들이 아사드를 공격하자, 아사드는 그들을 다시 감옥에 가두었다. 


2011년 초 시리아 혁명이 발발한 후 아사드는 수천 명에 달하는 이들을 감옥에서 석방했다. 그들이 힘을 합쳐서 세속적이고, 민주적인 민중봉기의 라이벌이 되기를 바래서 였다. 석방된 자들 중에는 시아파 (지금은 자바트 파테 알샴으로 개명)의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 제이쉬 알 이슬람을 만든 자흐란 알루시와 아라 알샴을 만든 핫산 아부드가 있었다.


아사드는 반혁명적인 근본주의자들이 좀더 세속적인 혁명가들을 타겟으로 삼아 봉기가 종파분쟁으로 바뀌길 바랐다. 하지만 자신은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알라위파, 기독교인들과 기타 소수종파의 수호자인 양 했다. 그러나 이 모든것들은 혁명가들과 그들의 지역위원회 그리고 자유 시리아군을 공격하기 위한 사기극이자 가면이었다.


아사드 정권은 또한 시리아에서 억압 받는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이 아랍인들이 주축이 된 봉기와 연대하지 않도록 책략을 썼다. 수 년간 쿠르드족을 배신하고 억압해 온 아사드는 이를 위해서, 시리아 북부 한 지역 전체를 터키의 쿠르드 노동자당 (Kurdish Workers Party - PKK)의 시리아 계파인 민주연합당 (Democratic Union Party - PYD) 에게 실질적으로 양도했다.


정권의 분열지배 전략은 두번째 반혁명 세력인 다양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들을 방조했다. 봉기 초기에 감옥에서 석방된 지하디스트들은 시리아의 알카에다 지부인 누스라 전선 (지금은 독립조직 자바트 파테 알샴으로 이미지를 쇄신한)과 '이라크 · 시리아 이슬람국가'(이하ISIS)를 만드는걸 도왔다.


누스라는 어느 정도는 정권과 싸우면서,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에서 반동적인 규율을 강요했다. ISIS는 시리아의 도시 라카에 기반해 있으면서도 시리아 정권에 맞서 싸우지는 않고, 아사드와 석유 판매를 포함한 실질적인 불가침조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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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종류의 반혁명 세력 - 아사드 정권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 은 세 번째 반혁명 세력인 제국주의와 지역 패권국들에 의해 강화되었다.  확실히 쫒겨날 것 같았던 아사드를 구하려고 이란과 러시아가 개입했다.


아사드를 지역의 동맹자로 생각하는 이란은 고갈된 시리아 정부의 지상군을 보강하기 위해 군사고문들, 시아파 민병대 그리고 레바논의 동맹자인 헤즈볼라를 보냈다.


러시아는 중동 지역에서의 자신의 제국주의적 힘을 확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리아에 공군을 파견했다. 러시아는 자신의 주장과는 달리 ISIS가 아니라 시리아 혁명가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공습의 90퍼센트 ISIS가 아닌 다른 타겟을 향해 진행되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와 터키 같은 지역 패권국들은 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개입했지만, 이들도 민중혁명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대신에 그들은 다양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들을 지원했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강의 제국주의 세력인 미국 또한 반혁명 세력으로 개입했다.


일부 좌파의 [피상적] 주장과는 상반되게, 미국은 실제로는 시리아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았다. 기껏해야 미국의 목표는 반대파에게 일정한 엘리트적인 요소를 부여하면서 아사드는 제거하지만 그의 체제는 보존하는 ‘질서있는 전환’이었다. 이는 미국이 리비아에서의 재앙적인 개입 이후 점점 더 명백하게 의존하게 된 노선이다. 다른 중동지역에서와 같은 비슷한 결과[혁명의 파괴와 친미 정권의 수립]가 미국의 목표였다. 


미국은 자신들이 고른 일부 반군 그룹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반군이 아사드 정권의 유일한 군사적 잇점인 공군력에 대항하는데 꼭 필요한 대공 무기는 지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성공하는 걸 절대 원치 않았다. 대신에 시리아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질서있는 전환’을 이루기 위한 성과없는 협상에서 반군을 협상카드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S가 부상한 이후 미국은 반군에 대한 지지를 대부분 저버리고 소위 ‘칼리프’를 패배시키는데 집중해 왔다. 그러면서 미국은 실제적으로 러시아나 시리아 정권과 협력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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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로, 대중혁명과 혁명의 군사적 축은 점차 쇠퇴하고 대신  터키와 걸프 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근본주의 반혁명이 그 세력을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에 시리아 혁명가들은 짦은 휴전 기간 동안 정부와 누스라 전선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혁명세력들은 아사드 정권의 봉쇄와 러시아 공군의 가차없는 공습에 타격을 입으면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들에게 더 많은 입지를 빼앗기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사드는 그가 항상 원했던 시나리오를 갖게 되었다. 아사드와 그리고 러시아와 이란의 후원자들은 이제 ‘수니 지하디스트’들에 대한 “테러와의 전쟁”을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결과는 미국의 힘이 중동에서 약화되었음을 보여 주었다. 물론 미국은 여전히 지역에서 지배적인 패권을 가지고 있지만, 더이상 중동 지역의 정치를 좌지우지 못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러시아의 지위가 세졌고,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을 위한 결의안을 제안하는 것 이상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나마 그것도 러시아가 비토를 했다. 


러시아는 미국을 앞지르며 워싱턴이 추구하는 그 어떤 ‘질서 있는 전환’에도 반대해 동맹인 아사드의 생존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예상치 않던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중동에서의 정책이 바뀌기 일보직전이다.


트럼프는 ISIS와 알카에다에 반대해서 러시아나 아사드와 분명한 동맹을 맺을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생각이 명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게, 그는 또한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의 동맹인 이란과 맺은 핵 관련 협정을 백지화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은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그 어떤 공조도 방해할 수 있는 조치이다.


미국의 정책이 엉망이 되면서, 미국의 오랜 동맹국도 포함해서 분쟁에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당사자들이 러시아와 거래를 했다.  


예를 들면, 최근의 쿠데타 기도 실패를 이용해 민주주의를 제한하고 소수 쿠르드족에 대한 전쟁을 재개하는 핑계로 삼은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정을 맺었다. 그의 전략적 목표는 시리아에서 ‘ISIS에 대항한 공동의 전쟁’이라는 커버를 이용해서 쿠르드족의 민주연합당이 영토를 확보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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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점에 가서는 시리아 정부, 러시아 그리고 이란은 미국과 다른 열강들이 중재하는 합의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은 불안정한 거래가 될 것이다.


알레포에서 승리한 후에도 아사드 정권은 여전히 시리아의 삼분의 일 밖에 통치하지 못할 것이다. 쿠르드족이 여전히 북부지역의 큰 지역을 통제하고 있고, ISIS는 여전히 라카와 그 주변 지역에 세력을 유지할 것이다. 그리고 자바트 파테 알샴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민병대는 이들리브 지역에서 세력을 유지할 것이다. 


터키는 쿠르드족 자치지역이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싸울 것이다. 미국, 러시아와 아사드는 ISIS에 대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고,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게릴라 투쟁을 계속 전개하기 위해 근본주의자 동맹자들을 지원할 것이다.


제국주의와 지역 패권의 이해에 부합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협상안도 궁극적으로는 시리아 민중들의 민주주의와 평등에 대한 열망을 배반할 것이다. 비록 그것이 적어도 시리아의 혁명가들에게 국내와 국외에서 미래의 투쟁을 위한 자신들의 세력을 재건할 수 있는 공간을 부여하더라도 말이다. 


그런 투쟁은 의심할 바 없이 다시 올 것이다. 시리아 정권은 그 지역의 다른 정권들처럼 억압과 긴축정책 외에 다른 대안을 줄 수 없다. 반혁명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시리아의 혁명가들은 혁명 초기의 다민족과 비종파적인 연대에 기반한 새로운 좌파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좌파는 만장일치로 시리아 혁명을 지지하지 못한 실패를 반드시 청산하고,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와 아래로부터의 혁명과의 연대를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를 배워야만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반드시 외국인 혐오와 이슬람 혐오에 반대하고, 자국에 오고 싶어하는 모든 시리아 난민을 정부가 받아들이고, 그들이 새 삶을 다시 꾸릴 수 있도록 안식처와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기사 등록 20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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