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아바타: 물의 길>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2. 12. 28.

박철균 

* 스포일러가 살짝 있습니다.

13년만의 속편. 오랜만에 제임스 카메룬이 자신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에 대한 소재로 단단히 준비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시작 지점인 판도라 숲부터 시작해서 판도라의 광할한 해양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 해양동식물 하나하나 경이롭고 환상적으로 표현된다. 가히 13년이란 세월 동안 엄청나게 발전한 CG 기술과 연출에 박수를 보내고, 제임스 카메룬의 마르지 않는 상상력이 대단해 보였다.

스토리 같은 거 따지지 않고 일상의 장면이든 전투하는 장면이든 영상 하나만 보는 것 만으로 3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인간의 배가 마침내 가라앉을 때의 모습을 통해 타이타닉 이후 20여년 동안 어떻게 기술과 표현이 상향했는지 실감이 나기도 한다.

다만 "굳이 180분이 넘는 런닝타임이 아니었어도 될 텐데"란 생각이 계속 떠나지 않을 정도로 작품의 스토리 텔링은 아쉽다. 감독은 관계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보여 주고 싶었다고 얘기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이야기 서사나 인물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너무 균형이 맞지 않는다.

특히, 사실상 나비족 멤버로 함께 한 인간 캐릭터이자 작품 내내 납치되어 있는 스파이더에 대한 캐릭터 서사 및 활용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전투나 대치는 초반이나 중후반에 가야 진행되고, 그 사이는 상당히 처진다는 느낌이 강하고, 굳이 이 이야기는 안 넣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측면도 있었다.

함께 촬영을 했던 3탄에 기대를 가지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화를 만든 의도가 너무 뻔히 보여서 영상물로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단일의 "이야기"로서 바라보는 영화란 관점에선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1편에서도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보였다면, 2편에선 대놓고 고래와 같은 해양생물을 마구잡이로 잡고 죽이는 상황을 꼬집긴 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고래와 유사한 생물을 잔인하게 죽이고, 기껏 머리 쪽에 있는 극소량의 "돈 되는 부위"만 축출한 다음 버려 버리는 상황에선 샥스핀을 얻기 위해 지느러미만 잘라진 상어가 헤엄을 못처 죽어버리는 현재 상황이 떠올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제임스 카메룬과 제작진이 한국 방문 다음으로 찾아간 일본 프로모션 행사에서 돌고래쇼를 관람하고 박수까지 쳤더라 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맘이 불편해 졌다. 대놓고 자국의 포경산업을 비난하는 영화임에도 이것에 대한 자국의 경각심을 생각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제작진에게 또 다른 고래 동물 학대의 상징인 "돌고래쇼"를 보여 주는 일본 사회의 "덮어주기" 식 모습에 실망했다.

사실 현장에서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았고 "돌고래들 모두가 이 쇼에 출연하는 것을 허락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비꼬듯 제임스 카메룬이 얘기하고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사전에 알던 프로모션 행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본인이 해양덕후이고 여러 영화를 통해 환경 보호 및 해양 생물에 대한 보호를 얘기했던 사람이 당장 제대로 비판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가족 구성이 함께 자라온 순수 남성 인간이자 원수의 생물학적 아들, 제이크 죽은 동료의 아바타가 뇌사상태에 빠졌을 때 나온 여성 등 2명의 입양 자식이 포함된 다양한 구성의 가족이라는 의의는 있지만, 결국 마지막엔 "우리 가족 킹왕짱" 식의 전형적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마무리도 고개를 절래저래 하게 만든다.

결국 이번 영화는 2024년에 나올 3편을 잇는 가교 역할로서는 충분히 할 거라 생각한다. , 이 가교가 보여준 장점 단점이 서로 너무나 명확해서 3편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들지는 않는다. 최대 5편까지 구상하고 있는 제임스 카메룬이 부디 3편에는 2편에서 들리는 여러 아쉬운 점을 보강하여 돌아오길 바란다.

(기사 등록 2022.12.28)  

* 글이 흥미롭고 유익했다면, 격려와 지지 차원에서 후원해 주십시오. 저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지지와 후원밖에 없습니다.

- 후원 계좌: 우리은행 전지윤 1002 - 452 - 402383

* 다른세상을향한연대’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토론하고 행동합시다.

newactorg@gmail.com/ 010 - 8230 - 3097 / http://www.anotherworld.kr/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