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준(광주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활동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표 참관인으로 일할 기회를 잡았다. 참으로 좋은 기회를 잡은 거 같다. 누구도 못할 거로 생각하고 있는 일들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주변에 많은 이야기가 들어왔다.
선거 기간 동안 선거관리위원을 대상으로 수없이 장애인의 투표소 접근성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개표 참관인을 하는 것이 맞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별개의 문제로 접근해야 될 상황이라고 말을 해주었다.
나는 오랫동안 장애인들이 이 사회에 나와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을 거라고 많은 시간 동안 듣고 살아왔던 한 사람으로서 그 말이 너무나도 싫었다. 왜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을 하고 일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몸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럴까 아니면 무엇일까. 그래서 나의 활동들을 통해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나는 기어코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수 없다'는 것을 '할 수 있다'로 바꾸고 싶어서.
내가 활동을 하면서 바꾸고 싶은 것은 ‘장애인’이라는 단어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없애는 것이 큰 소망이다. 그냥 국민 한 사람으로 한 사람으로 통일성을 갖고 싶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현재 불리고 있는 비장애인 중심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부딪 치면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비장애인들이 하는 아르바이트, 장벽 없이 즐기는 여행 모든 활동을 나는 끊임없이 도전을 걸고 있다.
이번 도전도 나는 많은 장애인이 늦은 시간까지 함께 투표 현장을 지키고 현장에서 박진감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데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늦은 시간까지 해야 되는데 어떻게 이동을 해야 되는지 여러 측면으로 고민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주게 만들었다. 그동안 많은 선거들이 걸쳐 왔지만, 사회적 약자 분들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개표 사무원으로 참관인으로서 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 답변하게 하였다.
아니 전국적으로 참여 퍼센트가 얼마나 될까, 궁금해지기도 시작했다. 내 개인적으로 퍼센트로 따진다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늦은 시간까지 이동하는 방법들이 제각각이어서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를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날도 내가 살고 있는 남구 개표 상황실에도 장애인은 나 혼자였다. 사실상 씁쓸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장애인이 나 혼자라는 것이. 하지만 나도 정당에서 추천하지 않았다면 하지 못할 일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통합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고 온 자리다. 3시까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일반 택시 기사님께서 저에게 이 늦은 시간에까지 이곳에서 무엇을 했습니까 질문을 던지던 때였다.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몸이 단지 불편하지만 국민 한 사람으로서 개표 참관인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기사님에게 돌아온 답변은 너무나도 감동이었습니다.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아니 그동안 장애인들이 개표 참관인 개표사무원 일들을 해봤을까 생각해 봅니다. 고객님, 고객님처럼 이렇게 참여하는 퍼센트가 얼마 되지 않겠죠(그러겠죠)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이동할 수 있는 택시들이 없기 때문에 이런 좋은 기회들을 많이 잡기에는 어려운 현실이죠.
이런 민주주의를 만들어달라고, 수없이 광주시민들은 민주당을 찍었지만 제대로 일하지 못한 민주당에게 저는 과감하게 광주시민들이 벌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다고 해서 투표를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삶의 변화는 실천하지 않으면 제도는 변화되지 않고 인식도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 변화의 선봉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기사 등록 20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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