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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논쟁

성매매처벌법개정연대의 차차 가입 거절에 부쳐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2. 5. 15.

윤미래

 

 

차차(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가 반성매매운동이 과연 누구를 위한 어떤 운동인지의 시금석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걸로 명백해졌군요.(https://sexworkproject.tistory.com/138)

당신들은 "모든 여성"을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창녀가 존재하고 말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삶을 삶으로 규정하고 계속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묵살하지 않으면 지탱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 어느 때거나 절대로 창녀만큼은 되지 않을 것이다"는 보장을 획득하는 것이 당신들 운동의 목적이기 때문에.

하지만 어떤 여성들은 절대로 그런 보장을 얻을 수 없고, 세계가 계속 빈곤과 무숙과 질병을 양산하고 일할 수 없는 몸들을 내버리는 한 그런 여성들의 수는 심지어 적지도 않으리라는 것을 당신들도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결국 이거, 자기가 다수라고 믿지만 사실은 그러지 않을 수 있는 기득권을 가진 '일부' 여성들의 마음의 평안과 안전감을 위한 운동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여성운동은 애초에 여성운동이라고 부르기조차 어폐가 있다는 얘기가 세계 여성운동의 합의가 된 지 거의 30년이 됐습니다. 30년이요. , 한국 여성운동이 반자본주의적 사회 전환을 의제에 안 올린 세월도 딱 그만큼 됐네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역사를 거꾸로 가십니까?

그래서 그 잘난 노르딕 모델이 성매매를 폐절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어느 한 국가에서라도 있습니까? 그런 여성들의 '눈에 보이는' 수를 감소시킨 것뿐이었죠. 한국인들이 그렇게 갈망하고 부러워하는 북구 복지국가의 사회안전망을 탈성매매에 활용할 수 있는, 한국 같은 반주변부 국가와는 끔찍히 거리가 먼 조건 속에서도 말예요.

성구매를 사회적으로 부끄러운 일로 공인했으니 여성들을 공공연히 창녀 취급하는 남성 동성사회 연대에 타격을 가할 수야 있었겠죠. 그런데 그게 정말 그렇게나 중요한 일입니까? 판매자와 알선자의 범죄화로 인해 여전히 낙인과 단속에 시달리고, 오히려 집결지보다도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실존하는 노르딕 모델 하 성판매 여성들의 항변을 무시할 만큼이요? 남성들의 "일반" 여성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는 것이 곧 운동의 대의고 여성 인권의 신장이니 다소의 희생은 감내해야 한다고 판단 끝낸 거잖아요, 그거. 다시 묻겠는데 당신들의 여성운동, 누구를 위한 누구의 여성운동입니까?

세계가 그럭저럭 살 만하다는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그 운동이 가장 필요한 여성들을 저버리고 가는 식의 여성운동에 미래가 있을 거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명의 여성도 버리지 않는,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열심히 연대하는 여성운동이, 그런 여성운동만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믿으므로 저는 이제부터 여성주의자로서 당신들의 그런 입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가진 힘을 모두 써서 싸울 것입니다. 두고 보세요. 세계의 모든 것이 이렇게 위태롭게 흔들리는 시기에는 아래에서, 주변에서 올라오는 에너지가 그것을 배제하고 밀어내려는 구태와 수구를 얼마나 순식간에 쓸어버릴 수 있는지 우리 모두 똑똑히 보게 될 것입니다.

(기사 등록 202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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