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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우크라이나를 아프간처럼 만들자는 끔찍한 발상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2. 3. 14.

브랑코 마르케틱BRANKO MARCETIC

번역: 윤미래

서방 정치권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 일부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식" 수렁으로 만들자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인의 고통을 영속화하고 외국에서 벌였던 수많은 과오들이 남겨준 교훈을 무시하는 끔찍한 생각이라고 지적하는 글이다. 이 글의 필자인 브랑코 마르케틱BRANKO MARCETIC은 미국의 저명한 좌파 언론 <자코뱅>Jacobin의 주요 필자이면서 주로 국제정치와 지정학에 대한 글을 써 왔다. <어제의 남자: 조 바이든에 맞서며> 등의 책을 쓰기도 했다.

출처:

https://jacobinmag.com/2022/03/ukraine-afghanistan-quagmire-far-right-global-economy-climate-disaster

나쁜 생각들이 마르지 않고 솟아나오는 샘과도 같은 워싱턴 기득권이 또다른 나쁜 생각을 들고 나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있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스타일의 수렁이 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한동안 국가 안보계에서 떠돌아다녔으나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비로소 명시적으로 표현되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당시 소련이 무기와 조언을 제공하는 나라가 많았고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모집된 사람들에게 자문도 제공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사람들이 바라보는 모델이 바로 그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과 바이든 행정부 및 그 동맹국들은 현재 바로 이것을 예측하고 있다. 바이든은 작년 말부터 이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계획했으며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현재 이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바이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정연설에서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높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시사한 것은 그러한 계획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 이 모든 일은 그리 적지 않은 확률로 워싱턴과 다른 NATO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이 20년 동안 미국에 한 일을 러시아에 하게 될 장기간의 우크라이나의 무장 저항을 지원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생각이다.

이것이 우크라이나인 자신의 복지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자. 영구적인 전쟁 지역에서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지난 12년 동안 점령 하에서 거의 2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이 살해되었다.

한 계산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의 침공 이후 철수한 해 사이에 108,000명 미만의 이라크 민간인이 사망했다. 심지어 미국이 철수한 후에도 (이 철수는 영구적이지 않았다) 이후 몇 년 동안 거의 90,000명의 민간인이 미국의 전쟁이 조성한 조건들 때문에 사망했다.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인프라 파괴와 삶과 경제 활동의 영구적인 혼란으로 인해 발생할 건강 및 기타 영향은 여기서는 고려되지도 않았다. 유럽에서 가장 큰 무기 밀매 시장 중 하나에 무기를 가득 공급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말이다. 거기다 영원한 전쟁은 양측에서 일반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억압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 국가의 다양한 문화적, 인종적, 정치적 분열을 고려할 때 여러 경쟁 그룹이 권력 다툼을 벌이며 지난 80년 동안 동부 지역을 집어삼킨 소규모 내전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모순적이게도, 우크라이나 국민을 몇 년, 어쩌면 수십 년이나 이런 지옥에 떨어뜨리려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얼마나 우크라이나에 공감하는지 가장 큰 소리로 떠들어댄다.

미국과 서방에도 상당한 위험이 있다. MSNBC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한 번 능글맞게 웃고는 자신이 이 전쟁의 모델로 보고 있는 1980년대 반소련 무자헤딘에 대한 워싱턴의 지원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다른 결과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불쾌할 정도로 경솔한 방식으로, 수십 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불러왔던 9·11 공격을 언급한 것이다. 7년 전에는 클린턴도 이 일을 그렇게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은 중요한 위험성 하나를 지적하고 있다. 8년 전 2014년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의 동쪽이 전쟁에 휘말린 이래로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메카가 되어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서 영감을 얻으며 우크라이나의 동료들과 연을 맺고 그들로부터 배우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로 여행까지 하고 있다.

이 전쟁으로 이미 세계의 네오나치와 기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천 명의 외국인 전사들에 섞여들고 있다. 그들은 이것을 자신들이 고국에서 행하려는 폭력의 일종의 예비 훈련으로 간주한다. 여기에는 그들이 생각하는 다가올 피바다”, 그러니까 [남북전쟁의 재현인] 두 번째의 미국 내전도 포함되어 있다.

국내의 백인 우월주의자들과의 싸움이 조 바이든의 대통령직과 트럼프에 대한 자유주의적 반대파 모두에 주요한 명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무장한 극우들이 정부를 접수할 수 있다는 발상이 지난 1년간 미국 정치 지배층의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은 주류 언론에서 충격적일 정도로 비가시화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스타일의 수렁을 질질 끄는 것은 이러한 극단주의자들에게 더 많은 전투 훈련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이다. 그들이 고향에 돌아와서 무엇을 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 폭력을 구실로 안보 국가가 얼마나 확장될지도 모른다.) 이는 또한 유럽의 지척에 우익 민병대의 떼거리를 풀어놓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쏟아져 들어간 서방 무기와 우크라이나 군에서 이런 극단주의자들에게 제공된 NATO 훈련에 접근할 수 있는 우익 민병대 말이다.

그리고 핵무기의 문제가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아무리 끔찍했다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큰 두 핵 비축량을 통제하는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것과 거의 같은 핵 위험을 짊어지지는 않았다. 또한 반란을 지원하는 데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NATO 회원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각각 2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음을 기억하라.

전투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인근 NATO 회원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이 항상 존재하며, 이로 인해 서유럽 전체가 러시아와 충돌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은 잠재적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망명 정부가 위치할 가능성이 있는 이웃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논쟁을 벌여 왔다.

모스크바의 침공이 불과 12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리는 벌써 몇 번이나 소름끼치도록 핵전쟁에 가까이 근접했다. 푸틴이 부분적으로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여 핵운용 부대에 경계 태세를 발령하는 것부터 유럽 최대의 핵발전소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화재를 일으키는 것까지. 전투가 길어질수록 유사한 잠재적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우리는 이것을 매번 피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푸틴의 침공이 더 악화시켰을 뿐인 심각한 경제적 혼란을 연장시킬 것이다. 우리는 세계 GDP3%를 구성하고 세계 3위의 석유 생산국이자 4위의 밀 수출국이며 EU의 가스 공급 40%를 제공하는 경제를 망가지게 만들며 금수 조치를 취하려고 할 때 정확히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배우고 있다. 이미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이것은 다른 모든 것의 가격을 급상시키고 있는데, 심지어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방 정부가 대체 에너지원을 찾고, 모스크바를 끝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몰아넣고 나서 제재를 해제하더라도, 구소련 공화국을 영구적인 전쟁 지역으로 만드는 것은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으로서 우크라이나의 위상을 고려할 때 그것대로 독자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더 많은 굶주림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많은 대중적 분노, 더 많은 정치적 불안정을 보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중앙은행 기술 관료들이 계속해서 재정 긴축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들을 고수한다면 이는 모든 곳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징벌이 될 것이고, 심지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세계 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인 기후 변화 문제는 아직 거론도 못 했다. 세계가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하는 대신 단순히 경쟁 블록으로 분열한다면 이 문제는 계속 무시될 것이다.

요컨대, 우크라이나를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처럼 만드는 것은 인륜을 거스르는 무자비한 발상일 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망과 고통, 극우 역풍의 끔찍한 위험, 영구적으로 고조된 핵 긴장, 그리고 이러한 힘겨운 경제 상황의 무제한적 연장 및 심지어 악화를 의미할 것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평범한 러시아인들에게도, 유럽에게도, 평범한 미국인들에게도, 그리고 확실히 우크라이나인들에게도 말이다.

이 전쟁에 대한 어떤 군사적 해결책도 상황을 아주 아주 악화시킬 것이다. 그것은 본능적으로는 만족스럽게 들리지 않을지 몰라도,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이 침략에 앞선 단계들에서 거부되었고, 수많은 주요 외교 정책 전문가들이 촉구했으며, 이 끔찍한 전쟁이 계속되는 날이면 날마다 더 좋아 보이는 바로 그 동일한 요구에 있다:

러시아의 오랜 안보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보장하는(그리고 모스크바에 현시점에서는 재앙적인 오산이었던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퇴로를 제공하는) 상호 수용 가능한 협상된 합의안. 이상적인 경우 이 뒤에는 탈화석연료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뒤따라, 모든 석유와 가스를 소유한 독재자들이 작은 이웃을 괴롭히고 국제법을 무시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바꾸는 것이 좋은 생각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1980년대 아프간 무자헤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살펴보십시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교훈은 오히려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위험, 그리고 무모한 모험주의의 결과를 통제할 수 없는 우리의 무능력에 관한 것이어야 했다. 서방 정부는 이미 스스로 초래한 재앙에 너무 많이 빠져들었다. 이번 한 번만은 우리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없겠는가?

(기사 등록 202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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