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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국노동당 코빈의 성공이 좌파에게 보여주는 것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7. 7. 4.

번역: 윤미래

 

 

[근래 제레미 코빈이 주도한 영국 노동당의 변화와 성공적 발전은, 이것을 어떻게 분석하고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국제적 급진좌파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래 닐 데이비슨(Neil Davidson)의 인터뷰는 관련해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식으로 개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지, 오늘날 필요한 좌파의 전술과 조직 형태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을 발전시키기에 도움이 될 인터뷰이다. 원래 전반부에 지난 영국 총선 결과에 대한 자세한 평가를 담고 있었지만, 앞서 나온 좌파들의 평가들과 겹친다고 봐서 그 부분은 굳이 번역하지 않았고 후반부만 번역했다. 닐 데이비슨은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서 영국의 ‘21세기 혁명적 사회주의’(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 rs21) 단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출처:

https://socialistworker.org/2017/06/15/corbyns-triumph-and-what-it-means-for-the-left

 

 

 

 

미래에 대한 전망과 이번 영국 총선이 좌파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말해볼 수 있나요? 선거 외부의 투쟁들 이야기부터 해봅시다. 노동당의 성공으로 노동계급이 자신감을 갖게 될까요?

 

가령 0시간 계약제를 둘러싼 노동조합 결성 운동이나 0시간 계약제 철폐를 위한 행동 같은, 이미 진행 중인 운동들 중 상당수가 새로운 동력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하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젊은이들이기 때문이죠. 이들이 바로 코빈을 지지하고 나선 사람들이거든요.

 

반인종주의 운동, NHS[영국의 국가 의료보험 및 의료보장 시스템: 옮긴이] 수호 운동 등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노동당을 이런 운동을 뒷받침하는 당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빈으로 인해 이제는 그렇게 느끼게 되었죠.

 

더구나 사람들은 정치적 동원(mobilization)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어요. 모두 이런 사회적 투쟁과 연관되어 있는 노동당의 일련의 선거 공약들을 기반으로 동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추진력을 한층 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많은 부분 사람들이 노동당에 관해 오로지 선거에만 집중하는 관점을 넘어설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문제가 아닌 것들도 많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경험으로 우리 모두는 노동당 안에서 작업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따르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마치 새로운 문제처럼 보이는 것은 그저 노동당이 지난 20~25년간 너무 우익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노동당에 가입한 사람들 중 다수는 스페인에서 포데모스에 또는 그리스에서 시리자에 가입한 사람들, 혹은 미국에서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던 사람들과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노동당이 늘 그래왔던 것과 달리 선거구 기반 정당 활동에 매몰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선거 운동보다 투쟁과 정치 활동에 훨씬 더 관심이 많습니다. 훨씬 건강하죠.

 

문제는 당 외부의 급진 좌파가 어떻게 노동당에 있는 이 매우 의욕적인 젊은이들과 함께 일하고 관계 맺을 수 있는가입니다. 이것은 지난 20~25년 동안은 직면할 필요가 없었던 문제입니다. 기존 주류 정당에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는 개혁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좌파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많은 것들을 재고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그 근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지요.

 

사람들에게 개혁주의가 전망이 없다는 구호만 반복해서는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개혁주의는 전망이 없어 보이지 않거든요. 마치 뭔가 길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제 좌파가 노동당에 들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대두될 것 같습니다.

 

코빈이 지도자가 된 뒤로는 명백히 그런 주장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저는 이게 진지하게 논의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급진좌파가 서로 다른 조직들에 흩어져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노동당에 들어가자고 주장할 만한 이유는 있습니다.

 

답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선거 결과가 확정된다는 전제 하에, 어떤 결과가 파생될지 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멍청한 질문이 아닌 건 분명해요. 혁명가들이 토론해볼 만한 타당한 문제입니다.

  

 

이 논쟁에서 좌파가 묻고 답해야 할 질문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 가장 주요한 문제는 조직의 형태, 그리고 혁명정당의 필요성에 대해 지난 몇백 년 혹은 최소한 1968년 이후 지난 50년 동안 좌파들이 해왔던 생각입니다. 이 믿음을 어느 정도나 재고해야 할까요? 1960년대 중반을 시작점으로 잡더라도, 그 때부터 여태까지 다양한 시기와 상황 속에서도 대중적 혁명 정당을 건설하는 데 성공한 이가 언제도 어디에도 없었다는 걸 생각하면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 문제가 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중핵을 생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계급 투쟁의 경험이 있고, 캠페인이나 노동조합에 참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논쟁하고 선도하는 것을 배우는 일군의 사람들 말이에요.

 

이것은 여전히 가능한 일입니다. 혁명적 상황에 있지 않을 때 이것이 대중적 혁명정당의 형태로 할 수 있는 일인가 그것이 제가 회의적인 부분입니다. 20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면,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우에 문제는 사전에 당이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니었어요. 때가 왔을 때 당을 건설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만들 수 있는 경험 많은 중핵들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는 두 가지 문제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혁명가들을 위한 모종의 조직이나 구조가 요청되고 있고, 이것은 분명히 필요한 일입니다. 다른 문제로 대중적 혁명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가능한가가 있는데, 지난 반 세기의 경험에 기반해서 말하자면 저는 이것은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과 접촉하고 필요한 토론을 하는 하나의 방법은 실제 개혁주의 정당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 정당 안에 계속 있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요. 미국에서는 문제가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존재하지 않고, 샌더스가 민주당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으니까요. 사실 누구라도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이게 문제고, 저는 이것을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은 해에는요. 여전히 유효한 것은 무엇이고,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것과 현재적으로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검토해야죠.

 

대단히 어려운 문제들이고, 이 중 하나라도 입 밖에 내면 개혁주의에 대한 공포가 날아들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마주하지 않으면 안될 문제에요. 우리는 조직 문제에 대해, 그리고 좌파들이 그 조직들이 완전히 변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인으로든 집단으로든 사회민주주의 조직에 들어가서 영향을 미치려고 해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그에 대한 답변이 갖는 함의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물론 이 토론의 시작점에 와있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쟁점들에 대해 숙고하고 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혁명가들이 노동당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어떤 질문들을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노동당에서 공개적으로 혁명가 역할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당에 속해 있기 위해 특정한 문제들에 대해 침묵할 필요가 없이요. 그게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논쟁하고, 책을 판매할 수 있다면 이것은 가능합니다. 입장에 대해 타협해야 하고 어떤 기치를 지지하는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 일종의 비밀 조직이 있어야 한다면 그래서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이 방식은 역사적으로 숱하게 실패했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사실 코빈 하의 노동당에 대한 논쟁이 될 겁니다. 코빈은 과거에 대체로 노동당 내의 혁명가들을 옹호해 왔습니다. 그러니 그가 혁명가들의 가입에 우호적일 가능성은 있지요. 그는 혁명가들의 존재로 인해 그의 세력이 강화된다고 볼 수도 있고, 노동당에 혁명가들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 기반해 혁명가들의 가입을 찬성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결국 노동당이 좌파가 공개적으로 조직화를 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인가로 압축됩니다. 노동당에 대한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으로도 - 좌익 지도부 하에서조차 회의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저는 공개적으로 혁명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일이고, 결국 자신을 기만하는 것으로 귀결될 테니까요. 우리는 사람들이 그 당들을 바꾸겠다며 개혁주의 정당에 들어갔으나 결국 자기 자신이 바뀌어서 개혁주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마는 것을 과거에 여러 번 보았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열려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저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선 이거에요. 입장을 타협하거나 숨기지 않고 혁명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가?

 

(기사 등록 20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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