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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폭력 저항도 차단하며 재앙 불러 온 이스라엘의 서방동맹들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3. 10. 19.

다니엘 핀Daniel Finn

번역: 설 화

미국과 서유럽에 있는 이스라엘의 후원자들은 자신들이 폭력에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국제적인 소송부터 BDS 운동까지 팔레스타인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비폭력적 행동을 차단하거나 범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며 폭력적 저항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만들어온 장본인들이다. 이 글의 필자인 다니엘 핀은 미국의 좌파 언론 <자코뱅>의 주요 편집자이고 <한 사람의 테러리스트: IRA의 정치사>의 저자이다.

출처https://jacobin.com/2023/10/israel-western-allies-bds-palestine-nonviolent-resistance-opposition

양심적인 유대인 단체들도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을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신문 <하아레츠>는 지난 토요일에 발생한 사상 최대의 위기 이후 국가 지도자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심캇 토라(유대교의 경전인 토라의 통독 완료를 기념하는 유대교의 명절 –역주)에 이스라엘에게 닥친 재앙은 명백하게 베냐민 네타냐후의 책임이다. 총리는 그동안 안보 문제에 대한 방대한 정치적 경험과 대체불가능한 지혜를 자랑해왔다. 그러나 총리는 병합하고 강탈하는 정부를 세웠을 때, 브살렐 스모트리히와 이타마르 벤-그비르를 요직에 앉힐 때, 그리고 팔레스타인인의 존재와 권리를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대외 정책을 받아들였을 때 그 자신이 이스라엘을 의식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위험을 파악하는데 완벽하게 실패했다.”

네타냐후 내각의 브살렐 스모트리히와 이타마르 벤-그비르 모두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영토의 정착민 출신 극우 정치인이다. 올해 초, 스모트리히는 팔레스타인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미 국무부는 벤-그비르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열등한 지위에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적이고, 파괴적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하아레츠> 편집부는 또한 이스라엘의 최장기 총리가 의도적으로 팔레스타인과의 폭력적인 대치 지점을 찾는다고 고발했다.

“과거 네타냐후는 자신을 ‘전쟁을 피하고, 이스라엘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는 신중한 지도자’로 홍보했다. 마지막 총선에서의 승리 이후, 그는 이러한 조심성을 서안지구 병합을 위해 취해지는 명백한 조치들과, 헤브론 언덕과 요르단 계곡을 포함한 오슬로 협정에서 명시된 C구역에서의 인종 청소 등을 추구하는 “철저한 우익 정부” 정책으로 대체했다.

이는 또한 정착촌의 대규모 확장과 알-아크사 모스크 근처 성전산에서 유대인이 가지는 존재감의 강화, 팔레스타인에게는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는 사우디와의 평화 협상이 임박했다고 자랑하고, “두번째 나크바[1948년에 있었던 팔레스타인 인종청소]”에 대해 집권 연정에서 공공연히 거론하는 것을 포함한다.“

<하아레츠>는 네타냐후와 그의 동료들을 매 순간 격려하던 서방 국가 정부들을 포함시키도록 이 기소의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었다. 이스라엘 정치계급의 주요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신들이 결코 팔레스타인 국가의 출현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건 간에, 미국과 유럽의 가장 강력한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했다. 그리고 그곳에 의미 있는 평화적 과정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굴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들이 가진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 이스라엘을 향한 비폭력적 압력을 차단하거나, 심지어 범죄화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점령에 대항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그 지도자들은 과거의 경험에서 그 결과가 민간인을 향한 거대하고, 치명적인 폭력이 될 것을 알면서도 이제 네타냐후에게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도록 백지수표를 건네고 있다.

다리를 불태우다

이스라엘의 서방 동맹국들이 최근의 팔레스타인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다양한 비폭력적 행동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상기해보자. 2021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국제형사재판소(ICC)2014년 가자지구 공격을 포함하여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 내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 혐의를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그 즉시 이를 규탄했고, 조 바이든의 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의 사람들의 평화적이고 안전하며 더욱 발전하는 미래는 두국가 해법 협상안을 진전시키려는 노력을 좌절시키는 일방적인 사법적 행동이 아닌, 다리를 놓고 대화와 교류의 새로운 길을 만드는 데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는 행동에 반대하는 것을 포함하여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강력한 헌신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입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을 향한 비폭력적인 형태의 압박을 차단하거나 심지어는 범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 이 성명은 그 글을 읽어야 했던 모든 사람들의 지능을 향해 계산된 모독이었다.

블링컨은 ICC의 조사 때문에 좌절두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안을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따위는 없다는 것을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영원히 그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형태의 법적인 책임으로부터 면제받기를 원했다.

블링컨은 202212, 스모트리히와 벤-그비르를 포함한 네타냐후의 새 정부가 설립된 이후 열린 J 스트리트 회의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미국의 지지는 성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바이나트가 언급했듯이, 블링컨의 연설은 네타냐후에게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주었다.

블링컨은 도널드 트럼프가 부여했던 무의미한 굴욕을 되돌리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다. 그는 워싱턴에 있는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공관이나 동예루살렘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다시 열 것을 약속하지도 않았다. 1844년에 설립되어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에 의해서 2019년에 문을 닫은 대사관 말이다.

폼페이오는 버락 오바마를 향해 ISIS의 동조자라고 부른 바 있다. 블링컨은 정착촌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가 뒤집고 바이든 행정부가 바로잡지 못한 또다른 미국의 오래된 입장이다.

블링컨이 J 스트리트에서 연설한 바로 그 달에, 국제법 체계를 통해 이스라엘의 책임을 물으려는 또 다른 시도가 있었다. 유엔 총회는 국제사법재판소(ICJ)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 아래에서의 이스라엘 정책과 관행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미국은 영국과 독일 같은 유럽 국가들과 함께 이와 같은 요청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해 7, 영국 정부는 이 사건을 심리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43페이지짜리 법적 문서를 사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팔레스타인의 한 고위 소식통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서류를 가리켜 이스라엘측 주장에 대한 철저한 지지라고 표현했다.

앤서니 블링컨은 이전에 팔레스타인이 주권 국가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ICC 제소를 반대한 바 있다. 이제 그의 영국 동료들은 이 점령을 양 국가 간의 분쟁이라고 제시함으로써 블링컨의 주장을 뒤집었다. 여기서 유일하게 일관된 원칙은 이스라엘이 완전한 면책권을 누려야한다는 요구 뿐이었다.

단속

유럽과 북미의 이스라엘 지지자들도 시민사회를 통해 압박을 가한다는 이러한 생각에 동일하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를 뜻하는 첫글자를 따 이름 붙여진 BDS 운동은 팔레스타인을 억압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는 각국 정부에 대응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러나 프랑스나 미국의 사례처럼, 이러한 운동을 불법화하고자 하는 시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영국 국회는 지방 의회와 같은 공공 기관이 타국의 행위에 대한 정치적, 또는 도덕적 반대를 이유로 지원이나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론상으로 이 법안은 의회가 이스라엘 뿐 아니라 그 어떠한 국가와도 정치적, 또는 도덕적인 반대와 관계 없이 거래하도록 강제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 고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거래에서 영국 정부가 이 규정을 면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시 말해, 영국 정부는 제 3차 중동전쟁 이전의 이스라엘 영토와, 전쟁 이후 분계선 너머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영토 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이는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지를 이스라엘 국가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간주하며, 미래 어느 시점에도 이를 해체하지 않으리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시각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시민사회의 합법적인 행동에 대해 이스라엘의 서방 동맹들이 보낸 적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반응은 그들이 팔레스타인인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민족 운동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향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길 원하는 게 아니다. 심지어는 운동에서 폭력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조차 원하는 게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점령과, 이를 위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지원하는 그들의 역량을 줄이는 모든 형태의 행동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네타냐후로 하여금 재앙의 길을 걷도록 지원한 워싱턴과 런던, 그 외 많은 서방의 정치인들은 이제 네타냐후의 가자지구 공격을 이스라엘의 자위권이라는 명목 하에 지원하고 있다. 이 자위권이 그동안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서 민간인을 향한 대규모 폭력을 행사할 권리로 해석되어 왔음에도 말이다. 이번 공격은 이미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죽였다. 내버려둔다면 수백명, 혹은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더 죽을 것이다. 이러한 파괴적인 공격을 막는 것이 현재로서 최우선으로 지켜져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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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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