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세상을향한연대1256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이후 : "악어의 눈물"에 대처하는 방법 서범진 "그래서,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건데?" 애인에게 항상 혼날 때 듣던 그 말을, 내가 한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으사 산 국민과 죽은 희생자를 심판하시는 그녀에게 감히 묻게 될 줄은 진정 몰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다 듣고나서, 난 내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상실한 싸이코패스라도 된 기분이었다. 대통령이 울었다. 어쩐 일인지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녀에게 실망했던 지지자들은 그녀의 눈물을 보고 마음을 다시 돌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물이 당혹스러웠다. 왜 우는 것인지, 무엇이 그녀의 눈가를 젖게 만든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되뇌인 희생자들의 이름이 그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걸까. 그녀는 그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2014. 5. 20.
박근혜 눈에서 물을 짜내는 데 무려 한달이 걸렸다 전지윤 박근혜의 눈에서 억지로 짜내듯 눈물이 약간 나오는 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박근혜는 자신도 ‘아파할 줄 아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하지만 박근혜의 우는 연기는 정몽준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 정몽준은 아마도 ‘옳은 말을 했지만 때를 잘못 고른’ 아들을 생각하며 감정을 고조시켰으리라. 오전에 사과하고 오후에 핵발전소 수출하러 간다는 박근혜의 눈물에 냉소적이지 않기는 힘들다. 이 곳에서 재난을 수습도 안 해놓고 이제는 딴 곳으로 재난을 수출하러 간다? 물론 외국가서 새옷 입고 뽐내기 하는 취미를 언제까지 참기는 힘들겠지. 무엇보다 문제는 오늘 나온 알맹이없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담화 내용이다. 오늘 담화의 핵심은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로 보인다. 일.. 2014. 5. 19.
"5월 3일 세월호 ... 후기를 읽고"에 대한 답변 [편집자] 전지윤 동지의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를 읽고’ (http://rreload.tistory.com/22)에 대한 답변이다. 서범진 지윤씨의 의견을 잘 읽었습니다. 저도 물론 산업투쟁의 부상 가능성을 닫아두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투쟁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것은 제가 진실로 희망하기도 하는 바이거니와, 무엇보다 분석상으로 보았을 때도 이 점을 쉽게 단언하기에는 저 자신이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또 "거리 투쟁과 산업투쟁을 대립시키며 어느 하나를 일면적으로 강조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저 역시 일백 퍼센트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윤 동지의 주장은 사실상 계급투쟁의 주된 양상에 대한 구체적 전망을 유보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해 노동.. 2014. 5. 16.
세월호의 진실과 정의를 위한 투쟁 전지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흔적과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시기를 구분할 수 있다는 ‘세월호 모멘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3백여 명의 소중한 생명이 생매장당하는 것을 우리 모두 눈뜨고 지켜봤기 때문이다. KBS 보도국장이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지만, 정말 정신나간 소리다.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후쿠시마 참사에 대해 한 말에 빗대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사건은 3백 명이 죽은 1개의 사건이 아니라 1명이 죽은 3백 개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 3백 개의 사건이라는 말도 충분치 않다. 이번에 스러진 생명 하나하나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을 알고 지내.. 2014. 5. 15.
영화) <한공주> ㅡ 피해자와 생존자 사이 이서영 영화의 초반부, 한공주는 곧 나가야만 할 집에 선생님과 둘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집에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딱딱 소리를 내는 선풍기가 한 대 매달려 있다. 영화는 ‘밀양 성폭력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은 그 ‘실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를테면 영화 《변호인》이 픽션이라고 초반에 밝혀놓고, 그 재판의 결과가 어땠다는 식의 자막을 깔아버리는 식의 문제들)에 빠지지 않는 데에 성공했다. 영화는 관객의 눈앞에 고통을 전시하지도 않으며, 심리적인 강요를 하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가장 뛰어나게 포착한 장면은 바로 한공주라는 개인이다. 모두가 그녀의 영혼이 산산조각 났을 것이라고 예상할 만큼, 우리 모두의 .. 2014. 5. 15.
5월 3일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를 읽고 [편집자] 서범진 동지의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 (http://rreload.tistory.com/20)에 대한 코멘트이다. 전지윤 서범진 동지가 쓴 ‘5.3.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는 매우 적절한 시기에 나온 매우 적절한 글이었다. 나는 이 글이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울분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시점에 신속하고 내용적으로도 충실하게 쓰여진 것이 매우 반가웠다. 이 글은 지금 대중의 정서가 어떤 것인지를 포착하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에 잘 조응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에는 깊은 슬픔이 묻어났지만, 이대로 슬퍼만 할 수 없다는 강한 힘 또한 서려있었다.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의지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 글을 보면서 그날 청계광장의 분위기.. 2014. 5. 15.
5월 10일 안산 세월호 집회 참가기 조경은 나로써는 너무 늦은 방문이었다. 생중계와 뉴스를 챙겨보면서도 막상 옷을 챙겨 입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아이가 있어서 움직이기 힘들다, 감기 몸살 때문에 아팠다는 말은 이제와 보면 핑계였던 것 같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근조(謹弔)리본을 달고 합동 분향소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 거대한 규모와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나를 안내해주던 아주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부어있었고 꽃을 나눠주는 사람들은 지쳐보였다. 방명록을 쓰고 국화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내가 합동 분향소를 방문했던 건 그곳에서 나를 짓누르는 슬픔을 정면을 마주하고, 시원하게 울고 털어버리자는 계산속이었는데 막상 그곳에서 나는 울 수조차 없었다. 애초에 나를 내려다보는 .. 2014. 5. 14.
3차 노동운동 세미나 전지윤 (정리의 편의를 위해서 질의 응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실제로는 많은 부분 다양한 참가자들의 주장과 토론 속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물론 정리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돼서 정리된 내용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논쟁됐던 내용에서도 양 쪽의 입장을 동등하게 정리했다기 보다 정리자의 입장으로 써있다는 점을 주의하라. 토론 때 충분히 정리되거나 답변되지 못한 점도 정리자의 의견으로 보충했다.)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조건 등의 차이가 큰데 과연 하나의 노조로 조직하거나 단결하는 게 가능할까?: 물론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을 분열 경쟁시킨다. 그리고 노조는 자본주의가 가하는 기업, 업종, 산업별 차이를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노조마저도 기업과 업종과 노동조건의 차이를 넘어서 산별노조라는 큰 .. 2014. 5. 9.
혁명적 지도란 무엇인가? [편집자] RS21의 포럼 “Political Weekend”에서 2014년 3월 31일 “혁명적 지도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이 이루어졌고 이 글은 그 토론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http://rs21.org.uk/2014/03/31/rs21-political-weekend-what-is-revolutionary-leadership/) 캘리번의 복수 (Caliban's Revenge) 번역 김태연 레이첼 에보랄과 댄 스웨인이 “혁명적 지도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토론을 이끌었는데, 이 주제는 극좌파 사이에서 가장 논쟁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로 이번 토론을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댄은 '혁명적 지도'을 둘러싼 이론적 개념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레이첼이 했던 발제는 '혁.. 2014. 5. 9.
5월 3일 세월호 참사 첫 촛불 대중집회 후기 서범진 1. 5월 3일 오후, 오늘도 시청 앞에는 합동분향소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들른 이들로 길고 긴 줄이 세워져있었다. 기적을 비는 노란리본, 슬픈 체념 속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리본들 시청 이곳저곳을 가득 채웠다. 이 날씨 좋은 날, 사람들은 나들이를 나와놓고서도 차마 밝게 웃지를 못했다. 살아있는 우리가 즐겁게 웃어도 되는걸까. 숙연함이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다. 내 잘못이 아닌 걸 알지만, 그래도 또 미안했다. 광장 한 켠에서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참여연대"의 그림 소모임이 걸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노란 바탕에 많은 사람들이 밝게 웃고 있는 걸개 그림 위로, 라는 제목이 붙었다. 세월호의 희생자들이 살아있었더라면, 그들도 우리처럼 밝게 웃으면서 이렇게 있었을 거라고.. 2014. 5. 4.
서평) <좌파 메시아주의라는 이름의 욕망>(진태원)에 대한 비평 핫(hot)한 철학자들에 대한 뛰어난 요약, 빗나간 비판 곽태진 이 글은 국내의 대표적인 알튀세주의자 가운데 한 명인 진태원 선생(이하 존칭 생략)이 쓴 「좌파 메시아주의라는 이름의 욕망: 알랭 바디우, 슬라보이 지제크, 조르조 아감벤의 국내 수용에 대하여」(이하 「욕망」)에 대한 약평이다. 물론 진태원의 논문에 대한 이해나 그 논문이 다루고 있는 사상가들에 대한 이해가 사회주의자로 활동하기 위한 전제조건까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핫(hot)한’ 급진적 철학자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분명 오늘날 급진화하는 대중과 대화하는 데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진태원은 「욕망」에서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조르조 아감벤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개괄하고, 이 사상들이 미국화를 거쳐 국내에 수용.. 2014. 5. 4.
4월 셋째 주 세상읽기 전지윤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은 무상버스 논란도 아니고, 간첩조작 파문도 아니고, 세 모녀 자살이 보여 준 처참한 현실도 아니다. 무상버스 논란은 4년전 무상급식 때와는 달리 별 쟁점도 되지 못하고 사그라지고 있다. 새민련에 대한 불신과 연관있을 것이다. 재벌 임원 연봉 공개도 무려 직원들의 140배나 되는 액수에 대한 분노를 정치적 쟁점화할만 했지만, 역시 금세 사그라졌다. 오로지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무인기 논란이다. 무인기 논란은 4년 전 천안함 때를 떠오르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우파는 “하늘이 뚫렸다”고 호들갑을 떨었고, 갑작스레 전군지휘관 회의를 해서 저고도 레이다망 설치를 논의하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다. ‘북한이 무인기에 핵탄두를 실어서 보낼 수도 있다’, ‘무인기에서 생화학 무기를 떨.. 201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