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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과 보고

“아베의 개헌도, 전쟁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7. 8. 22.

김동혁

 


815일 일본 도쿄에서는 개헌 용납 못 한다! 대행동‘815일 실행위원회의 주최로 개헌·전쟁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815일 집회가 주최되었다. 이 집회에는 일본의 사회주의자 단체 중 하나인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전국위원회, 통칭 중핵파와 밀접한 정치적인 연관이 있는 진보·좌파단체들과 인사·활동가·참가자들이 참가했다. 나는 일본 여행 중에 일정을 내어 이 집회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815일을 일본 제국의 압제와 탄압으로부터 해방된 광복절로 기념하듯이, 일본에서도 공식적으로 815일을 태평양 전쟁의 종전기념일로 기념한다. 다만 일본의 몇몇 진보·좌파단체들은 815일을 일본 제국주의의 붕괴와 1945년 이후로 지속된 평화를 염원하는 일본 민중들의 투쟁을 강조해 패전기념일로 기념한다. 이 집회 또한 그런 의미에서 매년마다 개최되는 것으로, 중핵파의 연례행사 중에서 꽤 큰 규모로 치러진다. 집회에는 약 530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했다.

 

주지하다시피 지금의 아베 신조 정권은 일본을 전쟁하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자위대의 집단적자위권을 용인하는 일련의 전쟁법을 통과시키고, 공공연히 전쟁 포기와 군대 미보유를 명시한 평화헌법을 개헌하려고 한다. 아베 정권은 올해 가을 국회 회기에 평화헌법이라고 불리는 헌법 제 9조에 자위대의 보유에 대한 항목을 넣고, 내년 국회에 개헌을 발의하는 한편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붙인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2020년에는 반드시 헌법을 개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반제국주의·평화주의의 일환으로 패전기념일을 기념하며 개헌과 전쟁에 대한 반대를 천명하는 집회는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핵파는 한국의 진보·좌파진영과 밀접한 국제연대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작년부터 올해까지 일어난 박근혜 퇴진 운동과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집회의 사전행사로 박근혜 퇴진 운동, 6.30 사회적 총파업, 사드 반대 투쟁, 한국의 민주노총에서도 연대한 개헌·전쟁 반대 히로시마·나가사키 대행진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었다. 또한 이번 집회에서는 민주노총 서울본부를 대표해 전공노 영등포지부 최민수 지부장이 참석해 연대발언을 했다.

 

기조발언으로 한국의 민변과 비슷한 단체인 구원연락센터의 대표변호사인 하야마 타케오 씨와, 평화유족회전국연락회의 대표인 니시카와 시게노리 씨가 발언했다. 하야마 타케오 씨는 개헌 저지는 1%가 지배하는 체제를 뒤집는 역사적인 승리와 직결된다. 개헌을 저지하고, ··일에 의한 조선전쟁(한반도에 대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표현)을 저지하자고 발언했다. 니시카와 시게노리 씨는 제가 전쟁 세대이므로 전쟁은 두 번 다시 용납할 수 없다. 제가 말하고 싶은 바는, 다시금 따져 개헌 저지를 위한 전쟁은 국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전쟁은 국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발언은 이후의 다른 발언에서도 몇 차례 언급되었다.

 

이어서 2020년 도쿄 올림픽 선언이라는 주제로 히토츠바시 대학원의 우카시 사토시 교수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현재 아베 정권은 동일본대지진과 더불어, 아베노믹스도 실패한데다가 개헌 반대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정치적으로 위기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쿄 올림픽을 개최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고 발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도쿄 올림픽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이 불리한 전황을 무마하기 위해 치룬 황기 2600행사와, 일본 자본주의가 패전 후 부흥의 일환으로 치룬 1960년 도쿄 올림픽과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고 단정했다.

 

교수는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IOC에 뇌물을 줬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아베 정권은 이번 올림픽 개최의 목적을 국위선양이라고 한다고 말해 좌중에게 웃음을 주었다. 또한 피폭지인 후쿠시마와 가까운 도쿄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올림픽을 치르려면 엄청난 세금이 소요되는데 그만한 가치가 없으므로 반민주적이며, 올림픽은 민족 간의 경쟁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교수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한 반대가 개헌 저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연대 발언하는 전공노 영등포지부 최민수 지부장 



민주노총 서울본부를 대표해 연대발언을 맡은 최민수 지부장은 먼저 한국에서는 민중들이 대규모 탄핵운동과 민주노총의 총파업으로 박근혜를 탄핵시켰다며 박근혜 퇴진 운동의 성과를 강조했다. 또한 일본의 노동운동과 산리즈카·시바야마 공항 반대 운동(통칭 나리타 국제공항 반대운동’)에 혁혁한 기여를 하고 있는 도로치바(국철치바동력차노동조합)에 경의를 표한다고 발언했다


최민수 지부장이 나리타 국제공항 반대운동을 언급한 이유는 산리즈카·시바야마연합공항반대동맹의 사무국장으로 50년 넘게 투쟁을 이어 간 키타하라 코지 씨가 올해 89일에 서거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과 도로치바의 변함없는 연대로 함께 나아가자. 11월 한국 전국노동자대회의 도로치바의 방문을 기대한다고 마무리 지었다. 최민수 지부장의 연대발언은 발언 도중에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도로치바의 타나카 야스히로 위원장이 이어서 발언했다. 타나카 야스히로 위원장은 전후 전쟁과 개헌을 막기 위해 몇 십 몇 백만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살아 왔다. 저는 그것이 우리 노동운동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30년 전 나카소네(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개헌을 위해 국로(국철노동조합)를 부숴 사회투쟁을 부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후퇴하면서도 개헌과 노동개악을 막은 것은 우리 노동조합이었다고 다시금 지적했다. 또한 한국 민주노총의 박근혜 퇴진을 요구한 투쟁은 사회의 전면적인 붕괴·부패·부정이라는 현실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노동조합의 힘으로 아베 정권을 타도해 전쟁·개헌·민영화·노동조건개악을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청년·학생들이 발언했다. 국철동력차노동조합총연합(도로소렌고) 청년부의 테리누마 야스코 부부장은 지금 아베 정권은 (후쿠시마와 가까운) 조반선 (일부)를 재개통해 노동자들에게 피폭지에서 근무하라고 강제하고 있고, 피난 주민들의 귀환을 강제하고 있다. 이것이 아베 정권의 실체이다. 한국에서 민주노총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켰다. 민중을 위협하는 아베 정권 또한 노동조합의 힘으로 퇴진시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전학련 위원장이며 호세이대학에서 활동하다가 퇴학당한 사이토 이쿠마 씨는 대학 캠퍼스를 거점으로 개헌 저지를 위한 대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집회는 일본의 명절인 오봉절과 겹쳐 규모가 비교적 작았지만, 2시간 반 정도 진행된 집회에서는 열기와 결의가 충만했다. 또한 집회에서 실천된 국제연대를 통해 아베 정권의 전쟁법 강행과 개헌 강행은 단순히 일국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다. 일본을 전쟁하는 국가로 개조하기 위한 아베 정권의 시도는 동아시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제국주의적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정, 그리고 이로 인한 동아시아 각국의 치열한 군비 경쟁과 불가분한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에 기초한 한·일 민중 연대와 투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했다.

 

도로치바의 타나카 야스히로 위원장

 


(기사 등록 2017.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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