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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20

세상읽기 – 프랑스 총선/ 우크라이나 전쟁/ 언론개혁 전지윤 ● 프랑스 총선 결과를 보며 생각하는 한국 정치 요즘 뭔가 힘이 날만한 희망적 소식은 많지 않다. 화물연대가 윤석열 정부 초기에 여전한 투쟁의 필요성과 힘을 보여 준 정도가 기억난다.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등 해외에서도 좋은 소식은 많지 않다. 미국에서 아마존,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노조 조직화의 물결이 시작됐다는 소식 정도가 있다. 덧붙여 최근 두 가지 선거 결과는 고무적이다. 하나는 콜롬비아에서 역사상 최초로 좌파 대통령과 정부가 등장한 것이다.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 온 친미적이고 부패한 우파세력에 대한 환멸과 분노 속에서, 좌파 게릴라 출신의 구스타보 페트로가, 콜롬비아판 트럼프라고 불리던 포퓰리즘적 극우익인 로돌포 에르난데스를 꺾고 대통령이 된 것이다. 더구나 이것은 콜롬비아를 뒤흔든 대.. 2022. 6. 24.
개인의 선택 박철균 1. 사실 토요일에 구의역 추모제 다녀오고 근처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했었다. 2. 정말 다행스럽게도 '무투표 당선'이 아닌 7장 투표용지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지역에 살고 있었고, 더 운이 좋게도 투표용지가 전부 양당택일이라서 투표가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의 슬픈 사연과는 다르게 내가 사는 지역은 2장(구청장, 시의원) 빼고 5장은 양당이 아닌 다른 진보정당 등 '제 3의 선택'(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기본소득당)이 가능했다. 그저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 다만 4년 후에도 이런 기회가 있을 지 슬픈 생각이 든다. 3. 며칠 전, 집을 나서다 우리 지역에 구의원으로 출마한 정의당 후보가 그 가파른 언덕이 많은 우리 동네에 자전거를 타고 오르 내리며 3번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을 보.. 2022. 6. 3.
세상읽기 - 대선/마녀사냥/우크라이나와 반전평화 전지윤 ● 윤석열 당선 - 왜 이런 망할 일이 벌어졌는가 인종적 젠더적 혐오를 부추기는 극우세력이 성장하고 권력을 잡는 현상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문재인 5년 이후 윤석열이 등장한 것은 여러모로 오바마 8년 이후에 트럼프가 당선된 것과 비슷하다. 2016년에 트럼프가 당선된 날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여성들이 서로 부둥켜 앉고 울었다거나, 저녁에 마트에 갔더니 울면서 술을 고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소식을 보고 가슴 아팠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그 심정이 너무 생생하게 다가온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치검찰-족벌언론들의 사냥감이 돼서 지독한 몰이를 당하던 사람들의 심정이다. 나를 괴롭히던 집단이 최고권력을 잡는 것을 목격할 때의 심정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금 이 순간 우.. 2022. 3. 12.
[박노자] 노동의 배제, 한국의 최대 문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1990년대 중후반, 한국이 민주화되어 가는 그 과정에서는 해외 정치, 사회학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한 가지 이야기는 지속적인 대화 주제이었습니다. 한국이 주요 제조업 대국이 되고 제도적 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성숙되어 가는데, 언제까지 '노동'이 주류 정치에서 배제될 것이냐는 것이었죠. 기억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1990년대는 '3김'의 지역 감정 정치의 전성기이었습니다. 지역 감정, 지역 예산 배정을 둘러싼 '토건 예산 정치' 속에서는 노동 .. 2021. 5. 26.
[토론과 논쟁] 4.7 재보선이 보여준 것 [4.7 재보선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이 나오면서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토론에 기여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측면들을 평가하면서 몇가지 교훈과 강조점을 보여주는 두 개의 글을 묶어서 싣는다.] ● 그러고도 이길 거라 생각했는가? 박철균 부산은 모르겠는데 서울은 예상밖이라는 사람의 반응을 보았다. 틀렸다. 이미 이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질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 애당초 보궐선거 자체가 두 지역 모두 전 시장이 성폭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엎드려 절하고 절하고 또 절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후보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시민사회에서 후보를 내서 거기에 함께 하는 전략을 썼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렇지 않았다. 예전 문제가 터질 때 출마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규칙마저 스스로 말장난.. 2021. 4. 13.
정의당 지도부 선거 돌아보기 정의당 6기 당직자 선거 - 과도기 상황에서 진보적 방향이 선택되다 박철균 1.한달동안 진행되었던 정의당 당직 선거가 끝났다. 이번 정의당 선거는 21대 총선 전후로 일어났던 정의당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의당이 어떤 정치적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선거는 끝났고, 정의당 6기 대표는 김종철 선임대변인이 대표로 당선됐다. 2. 사실 정의당의 과도기적 상황은 정의당이 만들어지던 시절부터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노회찬/심상정을 중심으로 한 통합정당 추진세력, 그리고 국민참여당 계열이 모두 모여 만들어진 것이 통합진보당이었고, 그 통합진보당이 19대 총선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당내의 분열이 일어나 만들어진 것이 정의당이다. 그러다 보니 당의.. 2020. 10. 12.
21대 총선 평가와 진보좌파의 과제 ● 4.15 총선 결과에 대한 짧은 생각 김영재 이번 21대 총선은 기본적으로 촛불운동의 연장선에서 치러졌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19 확산 사태가 국내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쟁점을 압도 했지만, 코로나 19 사태 발생 이전에 촛불운동이 한국 사회에 제기했던 쟁점들이 근본적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촛불운동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대중의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사회 개혁 요구, 미투 운동, 학교비정규직,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등이 펼쳐졌습니다. 수구 우파 세력은 한국 사회를 과거로 돌리기 위해 태극기 부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열면서 반격을 노렸지만 거듭 실패했습니다. 수구 우파 세력은 조국 사태에서 대대적 반격을 꾀했지만 이에 맞선 검찰개혁 촛불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문재인 대.. 2020. 5. 4.
세상읽기 - 진보 선거연합/ ‘국민 눈높이’라는 낙인과 배제 전지윤 울산에서 가능하다면 전국에서도 가능하다 ● '진보 선거연합'은 왜 선택지에서 제외돼 왔는가 비례선거연합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돼 왔다.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고 부담스러운 주제이지만, 이것은 단순히 당장의 총선이라는 시간 속에서 볼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2016년 촛불 이후 진보좌파의 과제가 무엇이었나는 더 긴 틀 속에서 봐야 한다. 진보좌파는 촛불이 만들어준 공간 속에서 적폐를 철저히 청산하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는 민주개혁을 뒷받침하면서, 더 나아가 급진적 사회경제개혁을 아젠다로 만들어내야 했다. 그리고 이것을 수행할 역사적 블록을 구축해야 했다. 왜냐하면 촛불 이후 집권한 민주당이 그것을 수행할 의지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의가 아니라 역사적, 구조적 한계의 문.. 2020. 3. 20.
비례연합정당: 선택이 남길 균열과 상처에 대한 우려 박철균 1. 비례연합정당의 등식이 성립하려면 더불어민주당에 해당하는 쪽과 진보에 해당하는 쪽이 언제나 같은 방향을 향하냐 그리고 누구를 향해 정치를 하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아마도 비례연합정당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민주/진보의 한 축으로 바라보고 미래통합당을 절대 악의 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것만은 막자는 인식이 굉장히 강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보았던 온갖 패악질과 심지어는 군사력 동원 같은 걸 2017년에 도입하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두려움은 이해 할 수 있다. 설사 비례연합정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도 찬성하는 사람들은 어떤 절박한 심정이길래 저러는 지는 일단 이해해야 한다. 2.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진보가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겐 비례연합정당은 굉장히.. 2020. 3. 16.
촛불대선과 진보 후보 - 무엇이 연대와 투쟁을 위한 선택일까 전지윤 보수우파 세력에 기반한 후보가 일찌감치 당선권에서 멀어진 역사상 최초의 대선. 촛불의 힘과 성과가 반영된 ‘촛불 대선’은 이처럼 ‘거꾸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마련했다. 얼마 전까지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에서 갈라진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더구나 심상정 후보도 예전같은 언론의 외면과 무시를 당하지는 않고 있다. 우파 후보들은 완전히 사분오열돼 있는데, 마치 진보정당들의 초기와 어려웠던 시절을 보는 것 같다. 보수의 독립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독자파’, 보수진영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통합파’, 당선 가능한 야권 후보를 지지하고 동맹을 맺자는 ‘비판적 지지파’가 등장해서 서로 치고받고 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색깔론도 전 같은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번 대선은 촛불 투쟁을 뒤.. 2017. 5. 4.
세상읽기 - 브라질의 ‘의회 쿠데타’/ 총선 평가 논쟁 등 전지윤 ● 브라질 우파가 호세프 탄핵의 ‘의회 쿠데타’를 통해 노리는 것 최근, 브라질 노동자당의 호세프 대통령이 직면한 탄핵 위기는 여러모로 2004년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의 노무현 탄핵 시도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 노무현 정부는 이미 개혁약속을 져버리고 오히려 개악을 추진하기 시작했지만, 우파가 말하는 ‘부당한 선거 개입’은 노무현을 탄핵하려는 진정한 이유가 아니었다. 브라질 상황도 비슷하다. 언뜻 보기엔 브라질 노동자당이 연루된 부패스캔들 때문에 호세프를 탄핵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브라질 우파의 공식 탄핵 사유조차 다른 것이다. ‘국영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실업자 지원과 사회복지에 쓰고 이를 바로 상환하지 않은 것’이 죄라는 것이다. 국가 재정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운 게 잘못이란 것이다... 2016. 4. 30.
진보정당 투표에 대한 고민 - 곤혹스런 선택을 앞두고 허승영 “사회주의자들에게 투쟁할 환경을 선택할 사치는 없다.” 영국의 EU 탈퇴(이른바 브렉시트) 선거를 앞 둔 시점에서 한 사회주의자의 이 절묘한 한 마디는 총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듯하다. 우리가 바란 것은 딱 하나였다. 진보 후보들이 단결해서 나오는 것. 그래서 살얼음판처럼 위험하고 엄혹한 시기를 돌파할 수 있는 진보세력의 힘을 보여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 바람은 안타깝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진보는 결국 분열했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우리에게는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정의당 이렇게 찢어진 네 개의 진보정당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우리에게 놓인 선택지 중에 가장 많이 고민하게 하는 정당은 정의당일 것이다. 우선 정의당이 가장.. 2016.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