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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5

동물원에서의 죽음 최태규 [민음사에서 연간 3회 발간하는 인문잡지 4호 ‘동물’책에 한 꼭지로 실린 글을 옮겨 싣는다.(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0585647) 동물의 삶과 죽음, 동물의 죽음 앞에서 인간의 책임 문제를 사려깊고 먹먹하게 살펴보는 이 글을 옮겨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민음사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2018년 초가을 ‘동물원’이라는 낱말을 언론에 오르내리게 한 퓨마가 있었다.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당한 뽀롱이였다. 뽀롱이는 열려 있는 문으로 걸어 나왔다. 아메리카대륙에 조상을 둔 퓨마 뽀롱이는 사육사가 깜빡 잠그지 않은 문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가 총을 맞고 죽었다. 현생 인류가 동물과 맺은 관계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먹고.. 2021. 6. 3.
노동자만 죽어나가는 세상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이상수(반올림 상임활동가) [지난 12월 26일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해고금지! 김진숙 복지!’을 요구하는 ‘생명을 살리고 죽음을 멈추는 240 희망차량’이 있었다. 아래는 희망차량을 출발하면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이상수 반올림 상임활동가가 했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반올림 카페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 한진택배에서 배달일을 하던 노동자가 또 쓰러졌습니다. 두 번의 뇌출혈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뇌출혈은 과로로 인한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평균 16시간을 일했다고 합니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이어지고 사회적 비난이 들끓자 택배사들이 대책을 내놓았었습니다. ‘분류작업 전담인력을 배치하겠다’ ‘야간택.. 2020. 12. 28.
사람에게 하면 안 되는, 사람이 당하면 안 되는 일들이 있다 '운동권 막 그런 건 아니지만'에서 말하는 '운동권 막 그런 거'가 하는 이야기 윤미래 [‘시스터 후어사이더’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필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시스터 후어사이더’는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 배제의 논리 속에 진행돼 온 집단적 괴롭힘과 사이버불링을 고발하며 그 생존자(밀사)를 방어하는 내용의 글들을 계속 올려왔다. 좀 더 자세한 것은 이 글을 참고할 수 있다.] 나는 2009년에 대학에 들어갔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2년 차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그즈음부터 죽음이 흔해졌다. 입학 첫해에 처음 배운 83학번 김세진, 이재호는 전방입소 거부시위 중에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했다. 김세진 선배가 칸트를 그렇게 좋아했다지. 하늘 높이 뜬.. 2020. 12. 22.
[박노자] 직장 성추행이 없는 사회/ 욕망, 초아, 죽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박노자는 이번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과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총 4편의 글을 연달아 발표했는데, 지면 관계상 그 중에서 두 편을 골라서 올린다. 나머지 두 편의 글은 맨 아래의 링크들을 따라가 블로그에서 직접 찾아 볼 수 있다.] ● 직장 성추행이 없는 사회를 위하여! 이 세상에서는 아직도 '직장 성희롱', '직장 성추행'이 없는 사회는 없었습니다. 자유주의자들이나 사회주의자들이 정치, 사회적 .. 2020. 7. 17.
노동자를 죽이는 위험 앞에 침묵하라는 산업기술보호법 이상수(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상임활동가) [에 실렸던 글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580)] 오랜 세월 반올림 투쟁은 반도체 직업병 인정 투쟁이라고 불렸습니다. 자신의 병이 직업병임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이 나라에서, 피해자들은 직업병임을 입증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증거는 회사가 가지고 있었고, 피해자들은 자신이 일했던 일터의 위험에 대해 배운 적이 없습니다. 생산성과 품질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게 듣고 매일같이 실적을 추궁당했지만, 무엇이 위험한지 알려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반도체 회로를 찍고 녹여내는 포토공정에서 자신을.. 2020.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