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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22

검찰 대란과 한국 사회 전지윤 '대한민국 죄의 경중' - 온라인에서 퍼옴 ● ‘조국 대전’(검찰대란) 중간 평가 장관 사퇴를 통해서 ‘조국 대전’은 한 고비를 넘겼다. 이 치열한 쟁투의 정세적 의미를 평가하며 누가 승리하고 누가 패배했고 어떤 정치적 성과와 한계를 남겼는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에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대개 역사와 명분, 이념과 이해관계를 따르는 남성들과 달리 감정을 통해서 사건을 기억하는 여성들의 관점에 자신이 더 끌리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하찮은 이야기 따위는 필요없소. 우리의 위대한 승리에 대해 쓰시오”라는 수많은 압력에도 왜 여성들의 ‘자잘한’ 기억과 감정들로 책을 채우게 됐는지 말한다. “하지만 나에겐 바로 이 ‘하찮은 것들’이 중요하다. 이 하찮은 것들이야말로 삶의 온.. 2019. 11. 8.
‘조국 대전’과 좌파의 전술 논쟁 [‘조국 대전’이 두달 넘게 이어지고 촛불집회까지 등장하면서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감정적으로 적대하지 않으면서도, 가시 돋친 말이나 거친 언사로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우호적으로 치열하면서 생산적인 열린 토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취지에서 ‘조국 대전’에 대한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내부적 토론 과정에서 제출된 견해들을 묶어서 올린다. 앞으로도 논쟁과 반론글들을 계속 소개할 계획이다.] ● 계급적 분노와 검찰의 반동에 대한 분노 사이에서 김지수 조국 일가의 행동(입시, 사모펀드)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그리 크지 않을 거 같지만 계급적으로는 심각히 부적절한 행동 같습니다. 다만 그 행동들은 조국보다는 조국의 부인이 주도했던 거.. 2019. 10. 4.
성평등, 성폭력, 그리고 좌파 전지윤 ● 20대 남성과 성평등, 그리고 남성성 20대 남성들의 일부가 자신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 속에 페미니즘에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다양한 통계와 사례들이 제시돼 왔다. 어떤 사람들은 여기서 문정부의 개혁 배신을 탓하지만, 번지수가 틀린 거 같다. 개혁 배신이 불만이라면 더 강한 개혁을 요구해야지 왜 페미니즘에 화살을 돌리는가. ‘남성과 여성의 공통의 이해관계를 위한 단결’을 주장하는 것도 너무 원론적이고 설득력이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아래쪽과 위쪽의 이해가 다르지 않고 서로 잘 지내야 한다는 주장은 위쪽에서만 편하게들리기 쉽다. 지금의 현상은 기울어진 운동장과 편파적인 심판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타난 반발로 보인다. 노동시장, 연애결혼시장, 법과 제도에서 공정한 .. 2019. 8. 25.
시대, 당, 그리고 새로 올 좌파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cnally)번역: 두견 [얼마전 미국의 ‘국제사회주의조직(ISO)’이 회원 총투표를 통해 해산했다. 이 조직은 6년 동안 은폐해 왔던 성폭력 사건이 고발되면서 붕괴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반성적 평가가 제시됐는데, 그 중 하나는 ‘레닌주의 조직’이라는 모델에 대한 재평가였다. 아래 글은 바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이번에 ISO 회원들 사이에서 많이 읽혀졌다. 원래 이 글은 캐나다 출신의 사회주의자인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cnally)가 2009년 초에 ISO의 국제 조직자에게 보낸 편지였다. 이 편지에서 맥낼리는 '초소형 정당'(micro-party) 정치와 관련된 종파적 관행과 첨예한 결별을 촉구했었다. 맥낼리는 최근 ISO 내부와 더 넓은 좌파들의 토론에 .. 2019. 8. 14.
좌파, 성폭력, 정신장애, 피해와 가해 전지윤 ● 미국 좌파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나는 얼마전 미국의 중요한 급진좌파 단체인 국제사회주의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ISO)이 성폭력 사건을 지도부가 은폐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겪게 된 위기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같은 국제사회주의 경향(IST)으로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던 이 곳의 노동자연대 분들이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뭔가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헛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미국의 ISO 동지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뿐 아니라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투표를 통해 조직을 스스로 해산하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의 과정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ISO 회원들이.. 2019. 7. 15.
자신들만이 정답을 독점하고 있다는 태도의 문제 사이먼 하디(Simon Hardy)는 이 글에서 볼셰비즘을 둘러싸고 오늘날의 좌파 내에서 마주치는 문제있는 해석들을 재검토하면서, 전후 좌파가 서로 싸우는 종파들로 무너진 것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있다. 이 글은 더 긴 글의 2부이며 1부는 http://anticapitalists.org/2012/12/28/building-a-revolutionary-organisation-i/에 있다. 볼셰비키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재평가하는 1부는, 이미 비슷한 취지의 글을 번역해서 올린 적이 있기에 따로 번역하지 않았다.(레닌주의를 넘어서 http://www.anotherworld.kr/391)이 글의 필자인 사이먼 하디(Simon Hardy)는 영국의 사회주의자로서 루크 쿠퍼(Luke Cooper)와 함께 등을 썼.. 2017. 7. 11.
영국노동당 코빈의 성공이 좌파에게 보여주는 것 번역: 윤미래 [근래 제레미 코빈이 주도한 영국 노동당의 변화와 성공적 발전은, 이것을 어떻게 분석하고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국제적 급진좌파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래 닐 데이비슨(Neil Davidson)의 인터뷰는 관련해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식으로 개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지, 오늘날 필요한 좌파의 전술과 조직 형태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을 발전시키기에 도움이 될 인터뷰이다. 원래 전반부에 지난 영국 총선 결과에 대한 자세한 평가를 담고 있었지만, 앞서 나온 좌파들의 평가들과 겹친다고 봐서 그 부분은 굳이 번역하지 않았고 후반부만 번역했다. 닐 데이비슨은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서 영국의 ‘21세기 혁명적 사회주의’(revolutionary social.. 2017. 7. 4.
탄핵이 바꾸지 않은 것과 바꾼 것 윤미래 탄핵 이후에도, 여전히 국회와 행정부 사법부는 대개 금수저들이 점령할 것이다. 언론은 노조를 귀족이라 욕하고 보수 프로파간다를 설파하면서 여성들을 가십거리로 팔아먹을 것이다. 정부는 경제위기를 넘기기 위해 더 많은 희생과 더 많은 노력을 강요할 것이며 북한을 위협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행보에 대체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노동조합과 반전단체를 비롯해 자본의 핵심 이익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또 무자비한 경찰폭력에 짓밟힐 것이고, 법원은 여기에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입힐 것이다. 경제는 여전히 힘들 것이고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며 청년들은 여전히 앞길이 막막할 것이다. 여성들은 여전히 더 많이 일하고 적게 벌 것이며, 거기에 같은 계급의 남성들로부터 박탈감과 패배감을 위로받기 위한 감정.. 2017. 3. 14.
3·1절 집회 단상: 태극기의 헤게모니 투쟁 윤미래 세종대왕상을 사이에 두고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와 그냥 태극기 또는 성조기와 함께 매단 태극기가 대치했다. 언론은 대체로 '둘로 나뉜 3·1절'이라고 이 풍경을 보도했고 일부 보수 언론은 촛불도 태극기도 자중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누가 보면 박근혜가 탄핵감인지 아닌지 애매한 문제로 소추됐고 여론이 50:50으로 갈리는 줄 오해할 지경이다. 언론이 기계적 중립의 외양 아래서 이런 방식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경향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매번 똑같이 유감스럽다. 그래도 비례의 문제를 빼고 본다면 3·1절과 태극기의 의미를 둘러싼 전선이 생긴 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판단과 대응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난 이틀간 했던 생각들을 짧게 정리해보았다. 태극기가 휘날리고 애국가가 울려퍼지.. 2017. 3. 3.
브렉시트 이후 - 현실을 직시하며 친이민·반우파 대중 속으로 전지윤 우리는 난민을 환영한다 영국에서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했든, 잔류를 지지했든 지금은 인종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맞서 단결하고 투쟁할 때’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적으로 타당했다. 하지만 브렉시트와 좌파의 전술에 대한 평가와 토론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진지한 운동선수는 다음 경기를 위해 지난 경기를 평가하고 모니터한다. 내가 어떻게 해서 패배했거나 승리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다음 경기를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먼저 좌파의 일부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기성체제를 뒤흔든 타격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것이 누구에 의한 어느 쪽에서 타격인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기뻐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예컨대 20.. 2016.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