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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141

[박노자] 대통령은 마술사도 절대 군주도 아니지 않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인의 "정치열"은 아마도 세계 최고에 가까울 것입니다. 예컨대 노르웨이에서는 지하철, 길거리, 버스, 직장의 휴게실에서 정치를 논하는 광경은 극히 드뭅니다. 한국에서는 정치 이야기는 도처에서 단골메뉴고,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스트레스 풀이를 위한 민간요법 정도입니다. 신경 진정제의 대체물 같은 것이죠. 이웃 나라, 예컨대 일본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현상이죠. 그 만큼 한국에서 민주주의 쟁취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또 그 만큼은 사회적 갈등 등 ".. 2021. 7. 27.
[박노자] 고시 권력, 그대로 좋은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국내에서 인식되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행정 국가는 많은 나라에서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이번 K방역에서 보여진 것처럼 촘촘하고 철저한 부분도 있지만, 이와 함께 그 선발의 방식은 여러 나라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죠. 예컨대 구소련의 후계 국가들을 보면, 가장 '맛이 있는' 자리들을 대체로 최고 권력자들의 친인척과 그 가신, 그 가방모찌들이 나누어 먹는 것은 보통입니다. "최고 존엄"의 절친이 장관이 되고, 그 아들이 국영 기업 지배인으로 가고, 그들과 친.. 2021. 7. 11.
세상읽기 - 이준석/ 평등법/ 윤미향/ 칠레 전지윤 ● 이준석 현상의 오해와 이해 이준석 현상에 대해서 몇 가지 오해들이 있는 것 같다. 먼저 이준석의 반페미니즘 선동을 두고 ‘한국사회에서 새롭게 나타난 혐오의 정치’라는 분석은 합리적 핵심을 이해하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이런 분석은 빨갱이라고, 전라도라고, 종북이라고 혐오를 당해온 수많은 피해자들을 삭제하는 것이다.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형성된 한국사회의 기득권 우파와 특권카르텔은 ‘혐오의 정치’를 핵심무기로 삼았고 그것은 수많은 인권유린과 인명 학살까지 낳을 정도로 지독했다. 지금도 이석기 의원은 감옥에 있다. 이준석으로 상징되는 신혐오주의자들에 비해 구혐오주의자들은 약화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구혐오의 물적기반이 되는 역사적, 경제적, 사회적, 법적 조건과 제도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심.. 2021. 6. 28.
[박노자] 극단의 시대는, 한국에서는 계속 지속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유명한 사학자 홉스범은 20세기를 '극단의 세기'라고 명명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위기, 세계 대전 등 속에서는 19세기후반-20세기 초반 열강의 체제를 뒷받침했던 중도, 온건 성향의 의회주의는 붕괴되고 일부 국가들은 극우적 독재, 또 일부 국가들은 경제의 전면적 국가화와 당-국가 건설 ('현실 사회주의') 길로 접어든 것이었습니다. 군사화된 국가의 힘이 극대화되는 그 과정에서 지속적 전쟁의 화염 속에서는 개별적 인간의 목숨 가치란 '파리' 이하로 떨어.. 2021. 6. 6.
[박노자] 노동의 배제, 한국의 최대 문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1990년대 중후반, 한국이 민주화되어 가는 그 과정에서는 해외 정치, 사회학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한 가지 이야기는 지속적인 대화 주제이었습니다. 한국이 주요 제조업 대국이 되고 제도적 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성숙되어 가는데, 언제까지 '노동'이 주류 정치에서 배제될 것이냐는 것이었죠. 기억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1990년대는 '3김'의 지역 감정 정치의 전성기이었습니다. 지역 감정, 지역 예산 배정을 둘러싼 '토건 예산 정치' 속에서는 노동 .. 2021. 5. 26.
[박노자] '정치'에 계속 의미를 두는 이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기가 참 쉽습니다. 한국의 20대들이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탈정치화됐다면, 그럴 만한 이유 역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 이후 30여년 동안 한국 자유주의/개혁주의 운동의 정치적 결산이 '강남좌파' 기득권층으로서의 그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평화 문제도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문재인 정권이라면 이런 자유주의/개혁주의 흐름에, 특히 아직 노동/주택 시장 진입도 못하고 있는 젊은 사람으로서 충분히 의심을 품어 볼만.. 2021. 5. 13.
[박노자] 한국 사회에서의 '외부적 타자'의 종류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민족주의', '폐쇄성' 등을 자주 거론하지만, 사실 근대에 접어들어 한반도에서 가시적인 '외부적 타자'들과 마주치는 게 점차 일상이 됐습니다. 시작은 아마도 1882년 임오군란 이후 청나라 상인들의 청나라 군대와 함께 이루어진 한반도로의 진출이었을 것입니다. 그 때까지 극소수 귀화자 이외에는 '상주 중국인'이 없었는데, 근대의 도래와 함께 판이 바뀐 거죠. 이미 갑신정변 그 당시에는 조선 각지에서 약 4500명의 일본인이 있었지만, 식민지 말기에는.. 2021. 5. 1.
[박노자] 신권위주의/극우화, 세계와 한국을 덮어버린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 반갑게도 - 많은 한국인들은 버마의 참극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버마에서는 관료 독재도 당 독재도 아닌 군부 독재가 지금 다시 돌아오는 상황이 조성되어, 그만큼 그 유혈성도 돋보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이와 같은 광경들이 1980년 광주부터 연상시켜 커다란 공감을 형성케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문제는, 2008년 세계 공황의 도래,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파산 이후로는 버마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신권위주의의 커.. 2021. 4. 19.
[박노자] 국가의 종류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촘스키 선생이 한 말씀 중에서 저로서 가장 중요하게 느껴지는 발언은 바로 이것입니다. "국가 자본주의 아닌 자본주의란 현재로서 없다. 국가가 그 역할을 하루라도 다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시스템은 다음 날 망한다". ​ 사실 맞는 말입니다. 미국 전문가들이 라이벌 중국의 혼합 경제를 가리켜 '국가 자본주의'라고 비난조로 이야기하지만 미국 본국의 예컨대 바이든 정권의 최근 2100조원 규모의 부양책이란 뭘까요? 한국 정부 예산의 4배(!)나 되는 규모의 .. 2021. 4. 7.
[박노자] 자본의 기본적 논리: 자기 파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 세상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전 형태의 '돈'이 처음 나타난 것은 기원전 약 6-5세기, 중국과 리디아 (오늘날 터키)라는 두 군데의 생산력이 발달된 지역에서이었습니다. 아마도 '부자'라는 신분의 출현도 대체로 같은 시기로 봐야 할 것입니다. 초기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부'는 '관직' 내지 지배 왕족과의 혈연 관계 등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시장 시스템이 어느 정도 발달됨에 따라 '권력'과 '부'는 상대적으로 이원화됩니다. 권력이 아닌, 또 .. 2021. 3. 26.
[박노자] '탈인간화', 계급 사회의 핵심 '코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소련 초등학교에 처음 갔을 때엔, 그 교실의 벽에 고리키의 유명한 명언이 걸려 있는 걸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인간이란 말은 자랑스럽게 들린다!“는 명언이었습니다. 고리키는 실제로 먼저 니체의 '초인론'을 접했다가 나중에 맑시즘으로 온 문호이었는데, 아마도 '자랑스럽게 들린다'는 게 '초인'같이 '인간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쯤이었겠죠? 전 고리키를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만, 인간의 역사를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인간이라는 말이 전혀 .. 2021. 3. 15.
[박노자] '진짜 남자'란 무엇인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며칠 전에 제가 2월23일에 몇 분의 러시아/구소련 출신의 여성 동료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 날에 '축하'가 오나 싶어서 생각해 봤는데, 아참, 러시아에서 그 날이 '조국 방위자의 날'이라는 걸 그 때 깨달은 것입니다. 소련 시절에는 2월23일은 소련 군대의 명절이었는데, 지금 '조국 방위자의 날'이 된 거죠. 그러면 병역 면제자인 저를 이 '국군의 날'을 기해 '축하'하는 이유는? 소련도 그렇고 러시아도 그렇지.. 2021.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