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촛불22

'규제프리존법' 통과 위기 - 우리가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전진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칠게 요약하면 ‘재벌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고, 최순실과 그의 아바타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들에게 부당한 특혜를 준 사건’이다. 정부가 이재용 경영승계를 위해 국민연금 수천억원을 내버린 일이 대표적이다. 재벌들은 돈 뜯긴 피해자인척 했지만 이제 뇌물을 주고받은 공범이라는 것이 상식이 됐다. 그런데 심각한 부패권력-재벌기업 커넥션이 또 있다. 바로 ‘규제프리존법’ 거래다. 재벌들이 이 법을 위해 박근혜-최순실에 수천억을 쏟아 부었고, 이제 그 대가를 받아내려는 참인데 크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내용으로 봐도 ‘규제완화’ 정책이 그렇듯 국민들 대다수의 삶을 망가뜨릴 법이다. 그런데 야당이 협조해 곧 이 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다.. 2017. 2. 20.
국가보안법 - 촛불을 끄려는 자들의 독성 병기 전지윤 최근 이진영 대표에 대한 구속은 촛불에 대한 공격이면서, 동시에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황당무계하고 시대착오적인 악법인지를 다시 보여 줬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온라인에 올리고 판매했다고 구속되는 일이 언제든 가능한 것이다. 나도 10여년 전에 국가보안법으로 두 번 구속된 적이 있다. 당시 나에게 적용된 것은 국가보안법 7조였다. 내가 반국가단체, 즉 북한을 ‘찬양·고무’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 ‘북한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 관료들이 노동자를 억압하는 체제이며, 북한 노동자들은 관료집단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도 말이다. 두 번째 구속됐을 때 검찰이 나를 국가보안법으로 기소한 증거물은 이런 것들이었다. 대학 수업 때 제출한 ‘국가보안법 왜 문제인가’ 리포트, 한 잡지에 기.. 2017. 1. 16.
국회는 ‘민의’를 수용했는가? - 촛불은 더 나아가야 한다 윤미래 국회가 아니라 거리의 촛불이 탄핵을 가능하게 한 동력이었다 단비 같은 승리다. 새누리당의 절반조차 박근혜에게 등을 돌렸다. 박근혜 탄핵안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의 7시간’이 공식적 탄핵 사유로 포함된 가운데 300명 가운데 무려 234명의 의원의 찬성표로 국회를 통과했다. 언론은 앞다투어 촛불의 승리를 선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일어서면 세상이 바뀐다’는, 그간에 너무나도 절실했던 희망을 다시 품고 있다. 그러나 이 승리에 대한 환성들 일부에는 ‘여기서 멈추자’는 메시지가 같이 담겨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탄핵 가결로부터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움직이는 우리의 대표자이며, 국회는 민의를 수용할 능력이 있고, 한국의 정치제도는 신뢰할 만하다고 환호하고 있다. .. 2016. 12. 16.
한상균을 석방하고 박근혜를 구속하라 무너진 불법권력의 눈치를 본 권력부역 정치판결한상균 위원장과 배태선 전 조직실장에 대한 유죄판결, 실형선고를 규탄한다. [어제 법원은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과 배태선 전 조직실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서 일부 감형을 하긴 했지만 다시 유죄와 중형을 판결했다. 박근혜 정부에 맞서 앞장서 투쟁한 한상균 위원장과 민중총궐기 투쟁의 정당성이 거듭 확인되는 상황에서 촛불 민심을 정면으로 거역한 것이다. 이 판결을 규탄하면서 발표한 민주노총의 성명을 옮겨서 싣는다.] 오늘 서울고등법원은 한상균 위원장과 배태선 전 조직실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감형은 면피이며, 촛불민심이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본 터무니없는 유죄판결이고 중형선고이다.재판부는 국민에게 탄핵당한 불법권력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박근혜 즉각 퇴진과 더불어 부.. 2016. 12. 14.
한국의 뜨거운 겨울 - 커다란 역사적 가능성이 열리다 전지윤 이 글은 영국의 급진좌파인 rs21(Revolutionary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에 필자가 기고한 글의 원본이다. 외국의 독자들을 위해서 좀 더 포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지금 사태의 배경과 전망을 설명했다. 글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과 편집 과정에서 일부 문구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다. 이 글을 영어로 옮기고 다듬는 데 수고해주신 동지들과 부족한 글을 실어 준 rs21 동지들 모두에게 깊이 감사한다. 출처: https://rs21.org.uk/2016/12/09/revolutionary-reflections-a-hot-winter-in-south-korea-the-opening-of-an-historic-opportunity/ 한국 사회에 거대한 .. 2016. 12. 12.
탄핵 승리를 발판삼아, 촛불을 더 크고 뜨겁게 전지윤 230만 촛불의 힘이 마침내 중대한 역사적 전진을 이뤄냈다. 탄핵만은 피해보려고 온갖 꼼수를 쓰던 박근혜에게 결정적이고 속 시원한 한방을 먹인 것이다. 아래로부터 투쟁의 압력은 동요하며 타협할 기회만 노리던 야당을 돌아세웠고, 새누리 비박들의 장난질을 차단했을뿐 아니라, 나아가 친박 일부조차 촛불의 힘에 굴복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 결과를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할 충분한 이유와 자격이 있다. 탄핵 표결 결과가 발표되는 시간에 나는 지하철역 화장실로 가고 있었다. 한 택배 노동자가 화장실 앞 의자에 앉아서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는 게 보였다. 배달할 물건을 무릎에 놓은 채 국회 생중계를 보고 계셨다. 내가 “결과가 나왔나요?”하고 물었더니 그 분은 “이겼어요. 234표로!”하며 나를 쳐다보며 환하게 .. 2016. 12. 9.
거리가 계속 공을 쥐고 있어야 한다 - 촛불, 파업, 동맹휴업, 농기계 진격의 4트랙으로 전진하자 전지윤 역시 제도권과 국회는 촛불 민심을 담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게 다시 드러났다. 박근혜가 왜 틈만나면 국회로 공을 넘기려고 안간힘을 쓰는지도 말이다. 국회에 자기의 공범인 새누리와 오락가락하는 기회주의 야당이 있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4월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비박계가 탄핵 대열에서 이탈하고, 국민의당은 발을 빼면서 지금 박근혜 탄핵안은 상정조차 불투명해졌다. 개똥이든 새똥이든 똥은 똥이듯이, 비박도 결국 새누리였다. 특히 엘시티 비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김무성이 말을 바꾸는 이유는 뻔해 보인다. 최근 새누리 원내대표 정진석은 “새누리당이 반역자고 쓸어버려야 할 대상이냐!”고 민주당을.. 2016. 12. 2.
폭력/비폭력 논쟁 - 100만 촛불은 배우면서 진화한다 전지윤 박근혜 퇴진 투쟁이 발전해 나가면서 ‘폭력-비폭력’ 토론도 벌어져 왔다. 논쟁의 한편에는 저들이 그어놓은 선을 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한편에는 혹시 불상사가 일어나 역풍이 불까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투쟁의 방향에 대한 이런 진지한 토론은 전적으로 환영할 만하다. 민주적이고 열린 토론을 통해서만 답이 찾아질테니 말이다. 나는 이 토론이 서로 상처주지 않는 방식으로, 우호적이고 생산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했다. 일부 사람들처럼 서로를 ‘애국가나 부르는 한심한 사람들’, ‘충돌을 유도하는 프락치’라는 식으로 모욕하기 시작하면 토론은 실종되고 감정적 대립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토론이 ‘폭력-비폭력’이라는 부적절한 이분 구도에 갇히기 보다는 ‘대중행동이냐 소수행동이냐’는 더.. 2016. 11. 25.
제도권 야당을 믿지 말고 촛불의 힘을 더욱 키워야 한다 전진한 민주당의 우왕좌왕,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던 것이 정점이었다. 민주당이 국민들의 ‘영수’를 자처하며, 감옥에 가야 할 박근혜를 협상장에 모시려던 돌발행동은 큰 비난만 낳았다. ‘거국중립내각’, ‘2선후퇴’ 등으로 어물거리던 민주당은 100만 촛불을 직접 보고서야 ‘퇴진’ 당론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의 비주류에서조차 ‘탄핵’과 ‘새누리당 해체’ 입장이 나온 때였다. 퇴진에 부정적이었던 문재인은 거대한 거리의 물결을 목격하고서 ‘조건없는 퇴진’으로 선회했다. ‘개, 돼지’ 취급받던 평범한 사람들의 거대한 목소리는 이렇게 매 주말 정치권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은 민심의 꽁무니조차 제대로 쫓지 못하고 있다. 바로 야당들이 박근혜를 퇴진시키겠.. 2016. 11. 24.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이후 : "악어의 눈물"에 대처하는 방법 서범진 "그래서,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건데?" 애인에게 항상 혼날 때 듣던 그 말을, 내가 한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으사 산 국민과 죽은 희생자를 심판하시는 그녀에게 감히 묻게 될 줄은 진정 몰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를 다 듣고나서, 난 내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상실한 싸이코패스라도 된 기분이었다. 대통령이 울었다. 어쩐 일인지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녀에게 실망했던 지지자들은 그녀의 눈물을 보고 마음을 다시 돌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물이 당혹스러웠다. 왜 우는 것인지, 무엇이 그녀의 눈가를 젖게 만든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되뇌인 희생자들의 이름이 그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걸까. 그녀는 그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2014.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