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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6

[박노자] 우리 자존심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소련 학교에 다니면서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을 들어본 바 없지만, 나중에 한국 친구들에게 들은 바로는, 한국에서는 이런 '대중적 심리학'의 기초를 이미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지금 고3인 제 아들의 고교 심리학 교과서로 봐서는, 노르웨이에서도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은 다수가 학교에서 익혀야 하는 필수 교양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욕구들의 위계를 보다 보면 몇 가지 의아한 점이 생기긴 합니다. 예컨대 매슬로는 성 (섹스)를 1차적인 생리적.. 2022. 6. 20.
논쟁 - 정의기억연대 논란에 관해 어떻게 볼 것인가 [이용수 선생님의 기자회견 이후 언론과 정치세력, 나아가 검찰까지 개입하면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뜨거워지고 있다. 이 문제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진행된 토론과 논쟁을 두 가지 글로 묶어서 소개한다.] ● 정의기억연대 논란에 대한 나의 개인적 생각 박철균 1. 이제야 집에 들어와서 이용수님의 입장문을 본다. 기자회견과 비교해서 많이 다듬은 것 같다, 누가 손 봐준 것 같다 등 온갖 깎아내리기성 발언(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부디 주류 언론이 정의기억연대의 오피셜 발언을 깎아내리고 폄하하는 태도에 화를 내지 않길 바랍니다. 내로남불과 진영논리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잃게 합니다.) 댓글들이 눈을 아프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글에 실린 모든 입장은 이용수님이 앞으로 올곧이.. 2020. 5. 21.
기억과 권력의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어떤 지식인들에게 고함 윤미래 어느 학교에나 여성학 수업에는 으레히 교수에게 ‘진정한 성평등’에 대해 가르치려 드는 남학생 ‘빌런’들이 등장하곤 한다. 임명묵 씨가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라는 글은, 비록 그보다는 풍부한 학문적인 내용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나, “학교 다니며 귀동냥으로 들은 수준”의 “간단하고 초보적인 탈식민주의 얘기”로 수십 년간 탈식민주의 여성 운동을 선도해온 학자와 활동가들을 계도할 수 있다고 믿는 (다분히 젠더화된) 오만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들과 본질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 식민지에 대한 제국의 억압, 개인에 대한 국가의 억압을 ‘위안부’ 문제의 세 가지 축으로 열거한 뒤, 이 글은 “이 두 관점도 충분히 주의깊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인사치레를 남기고 앞의 두 가지를.. 2020. 5. 14.
마녀사냥의 새로운 먹이감이 된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 전지윤 나에게 지난 5월 7일은 한국 보수언론과 많은 기성언론들의 문제를 드러내는 세 가지 보도가 있었던 날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첫째는 삼성 이재용 사과에 대한 보도다. 알맹이 없고 정작 피해자는 배제된 이 기만적 쇼는 언론보도를 통해서 그럴듯한 의미있는 사과로 탈바꿈했고 심지어 노조 혐오로도 이어졌는데, 그것은 삼성홍보실의 승리였고 광고의 힘이었다. 둘째,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과 성적지향을 연결시켜서 공포와 혐오를 부추기는 국민일보 등의 보도가 있었다. 중국인, 신천지 때와 마찬가지로 희생양을 삼기 위해서 방역과 아무 관련없는 감염 피해자의 소수자성을 매개로 삼아 이미 존재하던 혐오와 편견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아주 노골적이었다. 셋째, 윤미향 당선자에 대한 보도였고 이것이 이 글에서 주로 .. 2020. 5. 13.
‘위안부’ 문제의 본질? - 사죄와 배상을 생략할 수 없는 이유 윤미래 박유하 교수가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발굴했으며 사람들이 이것을 외면하고 있다는 언설을, 다름아닌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을 수용한 사람들이 하는 것은 비유할 사례를 찾기도 어려울 만큼의 역설이다. 사물의 의미는 사물 자체로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해석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고, 따라서 본질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며, 현재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맞게 계속 재해석 재규정되고 협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야말로 포스트모더니즘 인식론의 가장 강력한 합리적 핵심이다. 신자유주의자, 문화적 보수주의자, 국가주의자, 저항적 민족주의자, 국제사회주의자, 여성주의자가 본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다 다를 수밖에 없고 이것은 사람들이 제 욕망을 위해 현실을 왜곡할 때뿐만이 아니라 오로지 사실만을 채택하며 가능한한 많은 사.. 2017. 6. 26.
한미일 지배자들에게 두 번 죽임을 당한 위안부 할머니들 전지윤 전시 성범죄의 피해를 겪은 수십만 명 중에 대부분이 돌아가시고, ‘위안부’ 할머니들은 이제 46분 밖에 살아남아 계시지 않다. 46분의 온 몸에는 그 끔찍한 기억과 상처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일본 지배자들의 태도는 이 할머니들이 다 세상을 떠나서 그 기억들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듯한 것이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를 ‘한일관계 개선의 걸림돌’ 취급해 온 한국 지배자들의 태도도 다르지 않았다. 1965년 박정희 정부가 한일청구권 협상을 통해 많은 문제를 헐값에 ‘땡처리’한 후부터 줄곧 그랬다. 그러나 한일 지배자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이 ‘기다리기’ 정책은 계속될 수 없었다. 한일 지배자들에게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는 것을 피할 수만 있다면 얼.. 2015.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