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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170

[박노자] 미아들을 낳는 시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 세계의 어느 사회나 다 위계질서적입니다. 중산 계급의 규모가 커지고 노동자들을 (준)중산계급으로 만든 전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위계의 피라미드는 기존의 사회나 오늘날 사회에 비해 덜 가파를 수 있었겠지만, 좌우간 피라미드는 피라미드입니다. 이 구조는 본질적으로 과연 언제, 어떻게 바뀔 수 있을는지, 저는 대답할 자신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에는 거의 없어졌지만 각종의 '혁명 정당'들이.. 2020. 12. 8.
[박노자] 유럽과 동아시아 사이의 차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직업적으로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는, 해마다 제 학생들에게 왜 동아시아가 아닌 유럽이 18세기말에 선수를 쳐서 먼저 공업화로 나갔느냐를 수업 시간에 설명하곤 하는 일입니다. 사실, 유럽의 이와 같은 '도약'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본래는 유라시아의 경제, 교역, 기술상의 중심지는 당연히(!) 동아시아권이었습니다. 로마제국과 한나라가 동시에 존재했던 시기에 로마의 귀부인들이 한.. 2020. 11. 29.
[박노자] 전쟁: 자본주의 사회의 원동력? 전쟁: 자본주의, 의회주의, 그리고 복지 사회의 원동력?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그다지 관심을 끌지 않았지만, 최근에 구소련 지대는 또 한 바탕의 전쟁을 겪었습니다. 26년 전에 아르메니아계 민병대에 카라바흐(아르차흐) 지역을 빼앗긴 아제르바이잔은, 이제 터키의 원조를 받아 설욕전을 벌여 거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상당 부분 '실지 회복'에 성공한 셈이죠. 세계가 보는 앞에서, 세계적 판데믹 속에서 이루어진 .. 2020. 11. 22.
[박노자] 대한민국, '브레이크 없는' 사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요즘, 전세계가 새로운 대공황과 신냉전의 암울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솔직히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최선'을 바라지는 않지만, 제발 '극악'이라도 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입니다. 신냉전이 열전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대공황이 전체적인 시스템 파탄과 파쇼화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입니다. 상황이 점점 경향적으로 나빠져 가는 가운데, 이 '.. 2020. 11. 11.
[박노자] 자본주의가 왜 여태까지 생존해왔는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역사를 하는 입장에서 옛날 책이나 잡지, 신문들을 읽어야 하는데, 그걸 읽으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자본주의가 지난 100년 동안 계속해서 '사망 진단'을 받아 온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머지 않은 붕괴'를 예측하는 것은 지난 세기의 하나의 지성계 경향이었던 것이죠. 그럴 만도 했습니다. 세계 대전의 도살이나 미국 전체 근로 인구의 4분의 1이 실업자가 돼 .. 2020. 11. 3.
[박노자] '미아'로 산다는 것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가끔 가다가 제 삶을 돌이켜 볼때에 이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미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미아란 길을 잃어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아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물론 '주거 공간'이라는 직접적인 의미에서야 '집'을 갖고 있죠. 그런데 '집'이란 그것보다 훨씬 더 넓은 의미를 갖는 단어입니다. 인간이 군중 동물인 만큼 인간에게 '집'이 되는 것은 그가 속해온 군중.. 2020. 10. 20.
[박노자] '혁명'의 조건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가끔 가다가 한국 현대사를 강의하면서 이런 유의 질문을 받곤 합니다. "남한은 민주화 운동이 이미 4.19 학생 혁명으로 시작돼 결국 군사 독재 타도로, 1987년 이후 민주화로 이어졌는데, 북한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느냐"라든가, "왜 한국과 대만은 민주화로 이동했는데, 싱가포르는 권위주의 통치 시스템이 영구화됐는가" 같은 질문들입니다. 아주 간추려서, 이 질문들에 대한 매우 단.. 2020. 10. 10.
[박노자] 국가 폭력과 그 효과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가 늘 잘 쓰는 개념 중의 하나는 '국가 폭력'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만약 초기 국가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하자면, '국가 폭력'이라는 표현은 동어 반복이 됩니다. 애당초에 갓 생긴 국가의 주된 기능이란, 그 지도자를 '하늘의 자손' 등으로 신격화시키고 커다란 신전을 짓는 이외에는 바로 대외적인 '폭력'이었습니다. 중국 국가 의례의 기원이라면 은나라 때에 사방 정벌해서 얻은 '오랑캐'.. 2020. 9. 29.
[박노자] '서울 공화국'의 세계사적 맥락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한국학에 대한 최초 학술 논문을 26년 전에 썼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적어도 하나 이상 계속 써왔습니다. 한글로 쓰면 참고문헌 목록에서는 출판사만 적으면 되고 출판한 곳을 적을 필요가 꼭 없지만, 구미권이나 러시아의 학술지들은 대개 '출판한 곳'도 꼭 적기를 요구합니다. 그런데, 파주에서 출판 단지가 생겨 예컨대 한길사를 "파주: 한길사"라고 적어야 하는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2020. 9. 20.
[박노자] 1920~30년대 혁명, 그리고 1980년대 혁명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혁명'이 현실적인 화두가 오른 시기는 딱 두 번 있습니다. 첫째 시기는 1919년 3월1일, 즉 3.1운동부터 시작돼 1936년 12월 25일에 경성의 전설적인 지하 공산주의 지도자 이재유가 양주군 공덕리역 근처에서 일경들에게 끝내 잡혀 들어감으로서 '공산당 재건'의 시도들이 사실상 패배할 때까지 지속됐습니다. 그 시기의 주인공은 조선공산당을 이룬 여러 정파들, 그리고.. 2020. 9. 13.
[박노자] 한 반도, 두 개의 민족?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만물은 변화무쌍입니다. 지속적인, 쉴 사이 없는 변화야말로 모든 물질의 제일 중요한 특징이죠. '민족 정체성'이랄까, 국가나 종족/민족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의 형태 등 역시 늘, 계속 바뀝니다. 어디에서나 언제나 그렇죠. 1917년 혁명 이전의 러시아 제국 총인구의 80%는 농민이었습니다. 그 농민들의 대다수는 문맹자이었고 대부분은 토속신앙과 섞인 정교회 신도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모두들.. 2020. 9. 5.
[박노자] '중국의 세계 패권'은 없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실렸던 글(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미 제국이 이제 가시적으로 힘이 빠지는 현 상황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대체해서' 다음 세계 패권국이 되지 않을까, 라는 문제들이 계속 제기됩니다. 굳이 '궤도'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꼭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방향'으로 치면 미국의 쇠퇴는 가면 갈수록 가시화되는 반면, 중국은 여태까지 역병과 경제위기 등의 상황을 비교적 효율적으로 관리해온 것입니다. 그런데 한쪽의 하향 궤도, 그리고.. 2020.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