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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과 주장260

러시아 혁명 98주년 - 트로츠키의 삶과 투쟁 전지윤 [98년 전 11월(러시아 구력으로는 10월)에 러시아 10월 혁명이 일어났다. 그것을 기념하는 뜻에서 필자가 몇 년 전에 쓴 트로츠키에 대한 글을 다시 고쳐서 싣는다. 트로츠키는 10월 혁명에 참가한 주요한 혁명가 중 하나였다.] 1940년 8월 20일 스탈린이 보낸 자객은 트로츠키의 머리를 피켈(등산용 도끼)로 내리쳤다. 숨을 거두며 트로츠키는 자신의 아내에게 “나타샤, 당신을 사랑하오”하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말도 남겼다. “동지들에게 전해 주시오. 나는 4차 인터내셔널[트로츠키가 이끌던 국제 혁명 조직]의 승리를 확신하니 전진해 나가기를” 러시아 혁명의 주역중 하나였고, 러시아에서 추방된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인류의 해방을 꿈꾸며 활동하던 트로츠키는 이렇게 숨을 거뒀다. 다가오.. 2015. 11. 12.
국정화 - 병들어 가는 체제와 지배자들의 광기어린 도발 전지윤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 시도를 보면서 올해 상반기에 개봉했던 영화 가 다시 생각났다. 스탈린 시대를 다룬 이 영화의 주인공은 국가의 노선과 정책을 확고하게 지지하지 않거나 의심을 품는 모든 사람을 ‘반국가 세력’으로 낙인찍고 숙청하는 보안경찰이다. 숙청의 논리는 마침내 그 보안경찰의 부인과 보안경찰 자신까지 숙청의 대상이 되게 만든다. 이 영화의 또 한 축은 ‘사회주의에서 범죄나 살인은 사라졌다’는 믿음과 통제를 위해, 연쇄살인사건을 은폐하는 국가의 모습이다. 살인사건의 뿌리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스탈린체제가 저지른 ‘홀로도모르’ 대학살이 있었지만, 결국 ‘서방자본주의가 타락시킨 괴물’의 탓이라며 덮어지게 된다. ‘자랑스러운 성공의 역사’라는 역사관을 강요하며 부끄러운 과거를 덮고, 이것에 반대하는 모.. 2015. 11. 3.
청산하지 못한 유산이 ‘독재 교과서’로 돌아 왔다 임광순(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편집자: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비판하며 원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이 글을 여기 다시 실을 수 있도록 해 준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미칠듯한 미쳐버린 ‘국정 교과서’ 이름 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다. 정부는 ‘단일교과서’, ‘통합교과서’ 이름을 거쳐 ‘올바른 교과서’로 이름을 안착시키려 한다. 반대 측에서는 ‘친일독재교과서’라고 많이 불린다. 또 반대측 일부에서는 ‘친일-독재’ 프레임만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심지어 작곡가 김형석까지도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이 교과서를 비판했다. 대체 이놈의 국정교과서는 뭐라 불러야 할까? 널 부르는 호칭이 다른 건, 널 생각하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독재교과서 나는 국정교과서를 '독재교과서'라 부르련다. 이승만,.. 2015. 10. 17.
노동시장의 ‘헬조선’화를 다같이 막아내자 전지윤 엊그제 노사정 야합으로 합의된 내용은 노동시장의 전체적인 틀을 지금보다 훨씬 친기업적·반노동적으로 대폭 이동시키는 내용이 명백하다. 그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1.임금피크제를 징검다리 삼아서 연공급에서 성과급으로 임금체계 개악과 삭감. 2.취업, 승진, 징계, 해고 등에서 사측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취업규칙 변경. 3.고용과 노동시간의 유연화와 장시간 노동체계 유지. 4.기간제 4년 연장과 파견제 허용업종 확대로 비정규직 등골 빼먹기. 그리고 당장 이런 공격의 직격탄을 맞을 사람들은 노동조합이라는 방패가 없는 미조직,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사측이 성과급을 도입하고, 취업규칙을 멋대로 바꾸고, ‘공정해고’를 휘둘러도 방패삼을 노조나 단협도 없기 때문이다. .. 2015. 9. 15.
아래서 끓고 있는 한반도 긴장은 언제든 또 넘칠 수 있다 전지윤 이번에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다가 가까스로 봉합된 것은 무조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지역의 긴장이 아직 당장의 확전이나 전면전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게 다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과정은 여러모로 다시 되짚어볼 점이 많다. 먼저 이 사건의 불씨가 된 지뢰 사건과 포격 사건의 진실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란 점이다. 정말 북한이 지뢰를 설치한 게 맞는지, 나아가 군사분계선에서 포격을 가한 것이 맞는지도 명백한 증거로 입증되지 않고 있다. 지뢰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포격에 대해서는 군당국이 궤적과 탄피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와 군의 대응은 모순에 부딪힌다. 즉 ‘좀 전에 나에게 날아온 돌이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심지어 날아온 게 맞는지’도 .. 2015. 9. 4.
DMZ 포격전 - 누가 더 제정신이 아닌지 보여주고 싶은 것인가 전지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어디서 나온 지뢰인지 결정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11년만에 남북 합의를 어기고 확성기 방송을 시작할 때부터 불안했다. 그러더니 결국 이 지경이 됐다. ‘42년만에 DMZ에서 남북간 포격전이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힘을 보탠 남북한의 모든 세력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특히 북한 지뢰 도발을 기정사실화하며 ‘단호한 응징’, ‘확전 불사’를 떠들었던 우파들은 호전적 선동을 그만둬야 한다. 이들은 최근 ‘정전협정 무시하고 원점과 지휘부까지 타격하겠다던 안보실장 김관진은 뭐하냐’라며 군부 강경파를 더욱 부추겨 왔다. ‘북한이 도발했는 데 뭐하고 있냐’며 ‘안보 무능’이라고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던 새민련도 잘 한 게 없다. 물론 확성기에 포탄.. 2015. 8. 21.
김수행 선생님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꿈을 기억하며 전지윤 김수행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이어서 슬픔과 허전함을 감추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접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더욱 이 소식이 아프게 다가온다. 비록 김수행 선생님을 먼발치에서 보거나 가벼운 인사 정도 드린 적밖에 없지만 그분은 나나 우리 모두에게 정말 많은 것을 베풀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고인이 일생을 바친 번역일 것이다. 고인은 이렇게 한탄한 적도 있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불만인 것은, 마르크스는 천지를 진동시킬 이론을 발견하는 데 일생을 보냈는데, 나는 왜 마르크스의 책을 번역하고 해설하는 데 일생을 보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2001년 자본론 개역판 역자 서문) 하지만 그럼에도 고인은 자신의 이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고인은 “대다수의 주민을 못.. 2015. 8. 4.
“메르스 사태는 이윤중심 의료체계가 낳은 재앙입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인터뷰“메르스 사태는 이윤중심 의료체계가 가져 온 재앙입니다” 인터뷰· 정리 허승영 [메르스 공포가 온 사회를 뒤덮고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전염될지 모른다. 치사율도 꽤 높기 때문에 이 공포는 죽음의 공포에 맞닿아 있다.중동 이외의 모든 국가에서 감염자가 10명 이하였던 이 질병이 유독 한국에서 이렇게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단순한 우연도 우리가 운이 없었기 때문도 아니다. 이 사태는 한국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금 우리가 이 사태를 통해서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끔찍한 재앙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이 사태의 근본적 문제와 대안에 대해서 정형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형준 선생님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2015. 6. 12.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를 위한 '미로찾기' 이만재 [미디어 산업이 갈수록 비정규직 백화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비정규직 조직화 활동에 대해서 고민과 방향 등을 잘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의 문제의식은 더 나아가 노동운동이 직면한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되고 있다. 언론노조 활동가가 최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기관지 '질라라비' 6월호에 기고했던 글을 옮겨 싣는다. 재게재를 허락해 준 필자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 감사드린다.] 미디어 산업 전체에 대한 자본화에 저항하고 미디어 공공성을 확립하기 위한 작은 발걸음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 ‘미로찾기’를 시작하며 자본이 만든 미로에 갇힌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들 열정만 있으면 청년들에게 적은 급여를 줘도 된다는 소위 ‘열정페이’ 논란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방송과 신문에.. 2015. 6. 5.
노무현의 잃어버린 꿈과 ‘진보의 미래’ 전지윤 이 글은 (노무현 지음, 동녘, 2009)를 서평하는 형식으로 쓰여졌고, 2010년 봄호에 처음으로 실렸던 글을 약간 다듬은 것이다. 이 글에 원래 있었던 각주는 모두 생략했다. 2009년 5월 23일 아침,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이 고향집 뒷산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사망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다. 바로 얼마 전에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비극적 죽음은 곧바로 ‘노무현은 죽은 게 아니라 죽임을 당한 것이고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을 죽였다’는 반응을 불러 왔다. 실제로 2008년 말부터 본격화된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노무현을 낭떠러지 절벽 끝으로 내몬 셈이었다. ‘노무현 후견인’ 박연차에 대한 수사는 노무.. 2015. 5. 25.
양심적 CEO의 선행을 보면서도 찝찝한 이유 박상우 얼마 전 미국의 한 CEO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카드결제 대행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는데, 약 한달 전 자신의 연봉 중 90% 이상을 삭감해서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하였다.(자신의 연봉을 깎아서 직원 최저 연봉을 올려준 CEO) 그는 미국인의 28%가 매년 약 7만달러를 벌 때 '성공'의 느낌을 갖는다고 한 연구 자료를 토대로 자신과 직원들의 임금을 연 7만달러 수준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갈수록 극심해지는 '소득불평등'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나름대로 “자본주의적 해결책”을 시도한 것이라고 하였다. 직원들의 반응은 물론 열광적이었다. 그리고 비단 직원들 뿐만이 아니라 기사를 접한 사람들 역시 "세상은 아직 희망이 있군요.", "이런 CEO 만나고 싶다.", "존경하고 싶네요.. 2015. 4. 28.
중국은 사회주의나 반제국주의 국가인가? 전지윤 사드나 아시아투자인프라은행 논란은 중국의 부상을 반영한다. 관련해서 중국의 역사와 사회성격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진보진영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것은 갈수록 파열음을 내는 미중 갈등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성장하는 중국 민중 저항을 어떻게 볼 것인지 뿐 아니라 도대체 사회주의란 무엇인가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이 관련 논의와 고민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열강의 침입과 군벌의 시대 중국에 대한 제국주의 침탈은 1840년 아편전쟁과 함께 시작됐다. 이후 제국주의 열강은 앞 다퉈 중국에 들어와서 추악한 이권다툼을 벌였다. 서구 열강과 일본의 침략은 중국 민중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에서 열강의 전쟁물자 생산기지가 된 중국에서는 노동계급과 저항.. 2015.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