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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44

그리스 민중의 ‘NO!’가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전지윤 [이 글은 7월 6일에 필자가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일부 수정 보완한 것이다.] 그리스 민중이 더는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유럽을 원한다고, 부자와 권력자들만의 유럽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끝없는 비극보다는 차라리 극적인 결말이 낫다’고 선언했다. 시간이 갈수록 NO와 YES를 둘러싸고 계급적 분할이 분명해졌던 이번 ‘계급투표’에서 노동자와 피억압 민중들이 승리한 것이다. 올해 초 총선에서 좌파 정권의 창출에 이어서, 또 한 번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 민중의 승리일뿐 아니라 유럽 모든 민중의 승리이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일터에서 쫓겨나던, 연금을 삭감당했던, 주택을 압류당했던 사람들이 어제.. 2015. 7. 7.
그리스 민중이 굴복을 거부하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기를 전지윤 그리스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6월 27일 하루 동안에만 6억 유로의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갔고, 자동현금입출금기의 1/3 가량에서 돈을 뽑기가 불가능해졌다. 그러자 시리자 정부는 당장 은행 휴업과 자본 통제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그리스 아테네에 모인 수많은 민중들이 트로이카를 규탄하며 긴축 반대를 외치고 있다 지금의 충돌은 시리자가 당선됐을 때부터 예고됐다. 시리자는 유로존 지배계급(트로이카)이 강요하는 긴축을 중단시켜 줄 것이란 기대 속에 급진좌파 정권을 수립했다. 하지만 2월말의 첫 대결에서 시리자는 유로그룹의 압력에 타협하며 4개월 후로 정면대결을 미뤄버렸다. 당시에 시리자가 트로이카에게 양보했던 것들은 그리스 민중들에게 약속한 공약과는 모순되는 내용이었다. 아마도 시.. 2015. 7. 5.
7월 첫째주 세상읽기 전지윤 ● 박근혜와 유승민의 치킨게임 최근 박근혜가 국회법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어서 유승민이 납작 엎드리는 걸 보면서 ‘유신으로 돌아갔다’는 한탄이 많이 나왔다. 물론 기가막힐 일이지만, 이런 상황은 박근혜의 모순이 커지고 입지가 좁아지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박근혜로서는 벌써 ‘비박’이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차지하고 툭하면 자신에게 대드는 것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졌는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거부권을 수용하며 한발 뒤로 물러서면서도 유승민 제거 요구는 거부했다. 물론 계속 압박하겠지만 새누리에서 ‘친박’의 비중이 1/7 정도로 줄어든 상황에서 쉽지 않거나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 정말 ‘유신체제’에서라면 대통령의 의지가 여당에 먹히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당장 여당 지.. 2015. 7. 1.
“나는 소년이 아닌 아기로 태어났다”: 성, 젠더, 트랜스젠더 해방 샤니스 맥빈 번역: 박세율 [퀴어퍼레이드를 앞두고 우파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동성애 혐오 선동을 하며 가족 가치와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한 옹호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성, 젠더가 어떻게 구성되며 억압과 차별을 낳는지 분석하면서 특히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방어하는 이 글은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퀴어퍼레이드에 나서는 성소수자들의 투쟁과 권리를 지지하며 이 글을 싣는다.] 출처: http://rs21.org.uk/2015/03/27/i-was-born-a-baby-not-a-boy-sex-gender-and-trans-liberation/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정체성은 사회적 공간 및 운동 안에서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적 성 구조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을 해석하.. 2015. 6. 26.
함께 돌아보며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면 전지윤 '진보논객'으로 인정받던 사람들이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문제가 폭로되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내 주변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했고 오래 시간 비겁하게 회피했던 것이 떠오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반성적으로 나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 사건을 접하는 사람들이 먼저 피해야 할 것은 소위 ‘합리적 의심’이다. ‘왜 이 시점에 저런 방식으로 폭로하고 나선 것이지? 다른 방법은 없었나?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전혀 합리적이지도 않고, 그런 말을 접할 때마다 피해를 호소한 사람은 숨이 막히는 듯할 것이다. 심지어 폭로에 나선 여성의 과거나 언행, SNS기록 등을 들춰내며 그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행위는 너무 가혹하다. 누군가가 사기나, 교통사고나, 의료사고나,.. 2015. 6. 23.
삶을 희생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을까 박상우 얼마전 우연히 SNS를 통해 어느 활동가분께서 체력 고갈로 입원하셨다는 글을 보았다. 내가 알던 분은 아니었는데, 아주 오랫동안 휴가 한번 안 가고 열심히 운동에 투신해오셨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일은 항상 많고 사람은 늘 모자라니 열정이 있는 사람은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과로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쪽 진영의 경제적 상황이야 뻔한데, '존경하는 동지'라는 칭호가 그 노고와 헌신을 보상하기에 충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진보진영의 활동가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고, 과로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지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상이 적으면서, 늘 일손이 모자란 곳에서 장기간 근무하다보니, 그로 인해 건강마저 악화되고 가정을 지키기 어렵게되는 일마저 있다는 것은 여러번 .. 2015. 6. 18.
“메르스 사태는 이윤중심 의료체계가 낳은 재앙입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인터뷰“메르스 사태는 이윤중심 의료체계가 가져 온 재앙입니다” 인터뷰· 정리 허승영 [메르스 공포가 온 사회를 뒤덮고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전염될지 모른다. 치사율도 꽤 높기 때문에 이 공포는 죽음의 공포에 맞닿아 있다.중동 이외의 모든 국가에서 감염자가 10명 이하였던 이 질병이 유독 한국에서 이렇게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단순한 우연도 우리가 운이 없었기 때문도 아니다. 이 사태는 한국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금 우리가 이 사태를 통해서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끔찍한 재앙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이 사태의 근본적 문제와 대안에 대해서 정형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형준 선생님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2015. 6. 12.
민주집중주의 조직에서 토론의 역할 데이비드 홀링스 번역: 박상우 [이 글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내에서 2013년 내부 논쟁 과정에서 나온 글이다. 기간이나 범위를 제한하면서 규율 위반이라고 징계할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 비판과 이견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다루고 있다. 논쟁의 구체적 맥락이 있기는 하지만, 민주집중제와 레닌주의에 대한 재평가와 혁신을 위한 고민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서 번역 소개한다.] 출처:http://prisonersofwant.tumblr.com/post/54626496551/the-role-of-debate-in-a-democratic-centralist “몇몇 신성한 공식을 아무 생각 없이 되풀이하는 것이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종파는 스탈린주의자들뿐 아니라 트.. 2015. 6. 11.
‘적색 개발주의’인가 ‘국가자본주의’인가 전지윤 [박노자 교수와 노동자연대 사이에 진행된 논쟁에 대해 논평한 두가지 글을 차례로 싣는다.] 1. '적색개발주의'인가 '국가자본주의'인가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성격에 대해서 최근 박노자 교수와 노동자연대 동지들간의 논쟁(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73350)은 인상적이다. 박노자 교수는 자신이 노동자연대와 ‘99%의 의견을 같이하면서 1%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논쟁이 서로간의 공통점과 동지적 연대의 지점에 대한 충분한 공감을 바탕으로 우호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논쟁 초기에 나는 박노자 교수의 이런 주장에 좀 더 공감이 갔다. “‘적은 내부에 있다’는 백년 전의 반전적 사회주의 운동가의 격언대로 중국이나 북조선 등 한국의 ‘공식적 적.. 2015. 6. 10.
6월 첫째주 세상읽기 전지윤 ●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얼마전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 미국-쿠바 국교정상화는 더 진전될 것 같다. 50년이나 계속된 미국의 제국주의적 봉쇄와 압박이 중단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쿠바의 끈질긴 저항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반응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쿠바의 승리로만 보기는 어렵다. 쿠바 정권이 중국식 시장개혁을 추진하며 ‘테러, 마약과의 전쟁에서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 말이다. 미국은 이란과도 타협했듯이, ‘뒷마당’에서 쿠바와도 타협하면서 더욱 더 ‘아시아 회귀’와 중국 포위에 힘을 집중하려는 것 같다.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을 둘러싼 분위기는 험악하다. 그래서 아버지에서 아들로 권력을 넘겨 준 북한은 ‘악마’이지만, 형에서 동생으로 권력을 넘겨 준 쿠바.. 2015. 6. 8.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를 위한 '미로찾기' 이만재 [미디어 산업이 갈수록 비정규직 백화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비정규직 조직화 활동에 대해서 고민과 방향 등을 잘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의 문제의식은 더 나아가 노동운동이 직면한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되고 있다. 언론노조 활동가가 최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기관지 '질라라비' 6월호에 기고했던 글을 옮겨 싣는다. 재게재를 허락해 준 필자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 감사드린다.] 미디어 산업 전체에 대한 자본화에 저항하고 미디어 공공성을 확립하기 위한 작은 발걸음미디어 비정규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 ‘미로찾기’를 시작하며 자본이 만든 미로에 갇힌 미디어 비정규 노동자들 열정만 있으면 청년들에게 적은 급여를 줘도 된다는 소위 ‘열정페이’ 논란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방송과 신문에.. 2015. 6. 5.
메르스 - 가장 치명적 바이러스는 '돈벌이 의료' 전지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났지만 보통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관심이 없는 정부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 어제 사고 발생 13일만에 입을 연 박근혜는 확진 환자 수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관계당국의 늦장 대응과 총체적 혼란 속에 이번에도 세월호 때와 비슷한 대응이 반복됐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주장에 “세대간 도적질”이라며 치고나오던 그런 신속함을 이번에는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국가가 책임있게 나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에, 최초 환자의 부인, 옆병상 환자, 그 가족, 다른 병실 환자, 간병인, 문병객, 간호사 등으로 줄줄이 2차 감염이 시작됐다. 이처럼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한 민간 병원은 얼마 후 자진폐쇄를 했다. 그런데 그 조치가 오히려 감염 전파.. 2015.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