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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세상을향한연대1248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시대정신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는 시대정신: ‘소련 이후’의 사회주의에 대한 짧은 생각 윤미래 소련 이후의 시대에 맑스주의자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980년대 후반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세계 계급투쟁의 판세는 크게 바뀌었고, 맑스주의는 공식적으로 실패한 이념이라 선언되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선포했다. 한국의 운동은 90년대 중반까지 조금 더 명맥을 유지했지만 이내 체제내화의 길을 밟기 시작했다. 사회주의는 아주아주 별난 사람들이나 쓰는 케케묵은 사어가 되었고, 우리 세대는 자본주의 체제가 인류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사회적 상식으로 알고 살았다. 이 시대에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은, 역사적인 시류의 한 자락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시류를 거스르는 ‘미친놈’이 되는 것을 감.. 2016. 4. 14.
진보정당 투표에 대한 고민 - 곤혹스런 선택을 앞두고 허승영 “사회주의자들에게 투쟁할 환경을 선택할 사치는 없다.” 영국의 EU 탈퇴(이른바 브렉시트) 선거를 앞 둔 시점에서 한 사회주의자의 이 절묘한 한 마디는 총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듯하다. 우리가 바란 것은 딱 하나였다. 진보 후보들이 단결해서 나오는 것. 그래서 살얼음판처럼 위험하고 엄혹한 시기를 돌파할 수 있는 진보세력의 힘을 보여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 바람은 안타깝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진보는 결국 분열했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우리에게는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정의당 이렇게 찢어진 네 개의 진보정당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우리에게 놓인 선택지 중에 가장 많이 고민하게 하는 정당은 정의당일 것이다. 우선 정의당이 가장.. 2016. 4. 12.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고 주장한다 * 우리는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세상을 꿈꾼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는 빈곤, 차별, 전쟁, 환경파괴 등 온갖 부조리와 비극, 참상을 낳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의 필요와 요구가 아닌 소수의 부와 권력을 위해 운영되는 사회에서 우리의 고통과 슬픔도 계속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본주의의 이윤과 경쟁 논리는 어떤 인간적 가치들과도 양립할 수 없다. 이것이 낳은 결과와 폐해에 맞서는 투쟁은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그 투쟁이 근본적 원인을 바꾸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한계에 머물기 쉽다. 이 체제가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이윤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필요를 위한, 기본 생존의 보장과 생산·사회의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다른 세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우리의 꿈은, 세계적 전쟁과.. 2016. 4. 11.
좀비 자본주의와 새로운 좌파의 건설 이 글은 캐나다의 사회주의자인 데이비드 맥낼리(David Macnally)가 지난해 6월에 터키 좌파 신문 과 인터뷰한 것을 번역한 것이다. 맥낼리는 캐나다의 극좌파 조직인 ‘뉴 소셜리스트’(New Socialist)의 주요 활동가이면서 세계 경제, 여성 억압, 변혁운동의 전략과 전술에 대한 많은 책과 글을 쓴 학자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마르크스주의의 혁신을 위한 많은 이론적 기여를 해 왔다. 한국에 출판된 그의 책으로는 ≪글로벌 슬럼프≫(그린비)가 있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davidmcnally.org/?p=861 1. 당신은 2007년에 시작된 경제 위기가 자본주의 역사상 네 번째로 큰 경제 위기라고 했는데요. 더 넓은 그림을 그려보는 의미에서 이 위.. 2016. 4. 11.
20대 총선 - 최악도 차악도 아닌 저항과 단결의 불씨를 전지윤 요즘 우파는 2012년 대선 때의 총력 결집된 모습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이명박 집권 중반기에 친이와 친박이 한지붕 두 가족으로 갈라지던 때와 비슷해지고 있다. 박근혜와 척지고 나선 유승민, ‘옥새투쟁’을 벌인 김무성 등이 그것을 보여 준다. 레임덕을 방지하고 퇴임 이후를 보장받으려는 박근혜, 차기 권력을 노리며 세 결집과 선 긋기를 시도하는 유승민과 김무성 등이 이런 상황을 만들고 있다. 얼마 전까진 국정원의 칼을 쥔 박근혜가 여전히 강력해 보였다. 뭐가 약점이 잡혔는지 김무성은 무기력해 보였고, 미운털이 박힌 유승민은 가망없어 보였다. 친박이 진박타령까지 하면서, 당권을 쥔 다수파인 비박을 넘어설 것처럼 보였다. 김무성은 쫓겨나고 개헌을 통한 친박 권력연장이 될 것이란 소문도 많았다. 하지만 .. 2016. 4. 5.
영화 ‘스포트라이트’ - 누군가 불을 켤 것이란 희망 전지윤 최근에 본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는 2001년에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준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범죄와 그것을 파헤치는 기자들을 다룬다. 영화는 별 극적 장치와 효과도 없이 정면으로 충실하게 사실들을 쫓아간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결국 진실에 다가가게 한다. 그걸 따라가기 위해 집중해서 보느라 약간 힘이 들 정도다. 영화가 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결코 선정적이지 않다. 흔한 성범죄 묘사, 회상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것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경험인지, 영혼까지 학대당하는 일인지 잘 느끼고 공감하게 해 준다. 자신이 깊이 신뢰하던 사람에게 당한 학대와 폭력이 얼마나 큰 충격을 낳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다만 감독은 이것이.. 2016. 3. 31.
민주집중제, 핵심을 계승하며 새롭게 발전시키자 민주집중제, 핵심을 계승하며 새롭게 발전시키자 - '어떤 공식의 운명'에 대한 논평 윤미래 에서 라스 리는 ‘민주적 집중주의’라는 단어가 볼셰비키들의 문헌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검토한 후 크게 두 가지 결론을 내놓는다. 첫째, 민주적 집중주의는 1905년 혁명 직후의 짧은 기간 동안만 작동되었다. 둘째, 민주적 집중주의라는 단어는 1906~08년과 1920~21년 동안에만 문건에 등장하며 두 시기에 각각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이에 근거하여 라스 리는 “레닌이 볼셰비즘에 고유하거나 본질적인 ‘민주적 중앙집중주의’라는 특정한 조직 철학을 가졌다는 일반적인 추정이 일종의 신화”라고 주장한다. 라스 리가 어떤 동기에서 민주집중주의라는 개념을 해체하거나 최소한 ‘민주’집중제와 민주‘집중’제라는 동음이의어로 .. 2016. 3. 29.
노동운동의 요구와 방향을 좁히지 말아야 한다 노동운동의 요구와 방향을 좁히지 말아야 한다 - 길을 찾으려면, 협력하며 동지적으로 토론해야 전지윤 최일붕 동지가 나를 비판한 것에 대해 답변하는 글(http://rreload.tistory.com/260)을 쓰면서, 나는 “이것이 과연 뭔가 제대로 된 토론으로 발전할 것인가?”라고 걱정했었다. 169호에 실린 최일붕·김하영 동지의 재반박 글들을 보면서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씁쓸해진다.(http://wspaper.org/article/16985, http://wspaper.org/article/16996,http://wspaper.org/article/17013) 일단 두 동지는 지난 글에서 내가 비판적으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설득력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두 동지의 답변은 좀 혼란스럽.. 2016. 3. 25.
소책자 광고 - <다른 세계를 향한 정치적 혁신> - 신자유주의와 노동운동, 그리고 여성 억압 머리말 우리는 2014년 2월말 노동자연대(옛 다함께)에서 분리한 이후, ‘정치적 혁신’을 주요한 과제로 삼아 왔다. 변화된 현실을 더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또 변혁할 수 있도록 정치적·이론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었다. 비록 노동자연대가 이 나라 변혁운동에 많은 기여를 한 조직이고, 나도 여기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모든 인간과 조직은 한계가 있고 오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그것은 평가를 필요로 하고, 평가는 더 나은 발전의 동력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동지적이고 정치적인 돌아보기와 비판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려 노력해 왔다. 오류를 인식하거나 교정하지 못하며 계속 정당화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이론적 문제점들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 2016. 3. 22.
어떤 공식의 운명: ‘민주' 집중주의에서 민주 '집중주의’로 역사학자인 라스 리(Lars T. Lih)가 볼셰비키와 ‘민주집중주의’에 대한 기존 통설을 재검토하며 신화 해체를 시도한다. 라스 리는 러시아어 원자료와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에 입각한 ‘레닌주의’에 대한 재해석으로 주목받아 왔고 등의 책을 썼다. 번역에 수고해 준 김민재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https://johnriddell.wordpress.com/2013/04/14/fortunes-of-a-formula-from-democratic-centralism-to-democratic-centralism/ 블라디미르 네프스키(1876~1937)는 (1920년대에 쓰인 자서전적 스케치의 구절을 빌려오면) “보통의 당 활동가”로서 볼셰비키 지하운동에서의 전업 활동가의 삶을 살았다. 1897년에 당에 가입한.. 2016. 3. 21.
진정한 승부는 알파고보다 더 감정없는 인간들과의 대결 전지윤 3월 15일 마지막 한판이 남았지만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승부는 이미 수많은 관심과 논란을 일으켰다. 수천대의 컴퓨터 CPU를 연결해 수십만 번의 대국을 통한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한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완전히 이기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웠던 것 같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해가며, 온라인 연결망을 통한 협업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면 앞으로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두뇌 신경망을 모델로 삼아 정교하게 설계된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 과정을 따라잡고, 부분적으로 능가하게 된 상황은 유물론적 세계관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기계적이지 않은] 유물론은 의식과 정신을 고도로 조직된 물질에 기반해 인간와 사회의 유기적 상호작용 속에서 발전하는 것으로 여겨.. 2016. 3. 15.
현장 취재 -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토론회 전진한 2월 29일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 성인지적 객관성은 가능한가?' 토론회는 주최측의 예상을 훨씬 넘어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토론회장을 가득 메웠다. 여성억압과 성폭력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창기 서울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운영위원의 능숙한 사회 속에 3시간 동안 벌어진 토론은 매우 뜨거웠다. (이 토론회의 발제문과 토론문 전문은 이 기사에서 볼 수 있다. -> '상처 치유와 신뢰 회복의 길을 함께 찾아가자' http://rreload.tistory.com/257) 사진 제공 - 담쟁이 김민재 발제 먼저 ‘피해자중심주의의 대안을 만드는 모임 담쟁이’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온 김민재 회원의 발제로 토론이 시작되었다. “피해자.. 2016.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