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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92

[박노자] 국가와 안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번주 월요일날에 제가 한국에서 돌아온 뒤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연구실에 들어오자마자 노크소리가 들렸습니다. 저의 소속 학과의 학과장이 "당신이 생존해서 돌아왔는지 알고 싶어서 왔다"고 제 방에 돌연히 온 것입니다. 노르웨이 학생 1명을 포함해서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소식은, 많은 노르웨이인들을 충격에 빠뜨려 저같이 한국에 있다 오는 사람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참사의 현장이 될 해밀턴 호텔의 근방을.. 2022. 11. 9.
윤석열 정권이 10.29 참사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전지윤 ● 10.29 대참사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는 윤석열 정권 윤석열 정부는 바로 얼마 전에 해외순방에서 있었던 막말과 욕설 파문에서, 온 국민이 다 보고 들은 것도 부정하면서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바이든이라는 말도 욕설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막을 이상하게 단 MBC가 문제’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마녀사냥하면서 사람들을 겁주고 입을 막아버리는 태도로 모두를 기막히게 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을 속이거나, 긴가민가 하는 것은 우기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뻔히 모두가 보고 들은 사실을 거짓말로 우기고 덮어버리는 것은 정말 차원이 다르다. 그것과 똑같은 방식과 태도가 이번 대참사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기본적인 상식과 양심도 없는 이 정권의 태도는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뛰.. 2022. 11. 6.
중-러에 비판적일 수 있는 좌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 학생들 중에서는 홍콩 (향항)인들이 좀 꽤나 있습니다. 그들의 과제물을 읽거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홍콩 역사의 변천들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지요. 사실, 1960-70년대만 해도 홍콩은 일본 이상으로 중국-북한-월남 이외의 동아시아에서 뜨거운 혁명 운동의 중심지이었습니다. 민족 모순 (영국 식민주의, 영국인들의 인종주의)과 계급 모순 (저임금 중국인 육체 노동자들의 분노, 개혁에 대한 욕구)들이 완벽하게 중첩돼 종종 "폭동", 즉 매우 폭력적.. 2022. 10. 27.
세상읽기 – 종북몰이/카카오 사태/우크라이나/이란 전지윤 ● 종북 낙인과 혐오 선동은 김문수의 개인적 특징이 아니다 요 며칠간 김문수의 막말과 혐오발언들이 우리의 귀와 세상을 더럽혔다. ‘윤건영은 종북본성을 가지고 수령님께 충성한다’,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다’,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화물연대가 하는 것은 북한과 똑같다’, ‘노란봉투법은 공산주의’,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이고 총살감’,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김정은의 기쁨조’... 그런데 이것을 김문수라는 개인의 돌출적 해프닝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면 크게 착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성격과 방향, 계급적 기반과 긴밀히 연결된 문제이다. 이런 막말과 극언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 여럿에게서, 그것도 핵심 지도부에서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다음 대표로 떠오르.. 2022. 10. 24.
[박노자] 세계 "친러파"들에 대한 단상 [러시아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통찰력을 보여 온 박노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서 시작된 전쟁에 대해서 분석하고 전망하는 글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소비에트 시절에는 대외적으로 소련의 가장 중요한 "명분 차원의 대외 정책"은 바로 "세계 진보/민족해방 운동 지원"이었습니다. 1917년10월 혁명을 가장 중요한 상징적 자본으로 삼는 정권인 만큼, 이런 대외 정책은 당연했습니다. 소련이 "세계적 진보/민족해방 운동"의 "보루"로 기능하지 못하는 .. 2022. 10. 14.
세상읽기 – 윤석열/브라질/김경율/MBC/신당역 전지윤 ● 거짓과 폭력으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어디서든 붕괴해야 한다 윤석열 시대가 어떨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것 같다. 목사 전광훈이 알박기로 보상금 500억을 얻어내고, 김학의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내는 시대이다. 전광훈이 이 과정에서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는 최근 과 에 잘 나와있다. 또, 약물강간과 불법촬영 등이 다 등장하는 김학의 사건이 무죄라니. 검사 시절 윤석열이 이미 그 밑밥을 깔았고, 특히 일부 ‘진보’ 인사들이 ‘절차정의’를 말하고, ‘믿을 수 없는 성매매 여성들’이라는 프레임을 만들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최근 김학의 편은 훌륭했지만 이 뒷부분이 생략돼서 아쉬웠다.) 그리고 이제 절대 비속어같은 것은 할 리가 없는 ‘무오류의 지도자’ 윤석열.. 2022. 10. 11.
[박노자] 병합 정치의 의미/ 동원 국가의 운명 [러시아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통찰력을 보여 온 박노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서 시작된 전쟁에 대해서 분석하고 전망하는 글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 병합 정치의 의미? 오늘은 제 인생에서 몇 안되는 충격의 날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예상했지만, 그렇다 해도 그 충격은 그대로입니다. 오늘 푸틴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병합에 대한 공식 선언을 발표해 사실상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의 가능성을 거의 차단해 놓았습니다. 앞으로는 미국과의 핵 대결이 미-러 .. 2022. 10. 1.
세상읽기 – 윤석열/기후위기/우크라이나/신당역/영화 전지윤 ●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 한국을 뒤흔든 5일 지난 며칠 동안 ‘바이든’과 ‘날리면’으로 모두들 너무 지치고 힘들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 후배들 데리고 폭탄주 먹으며 똥폼잡고 쌍욕하던 검사 시절 버릇이 어디 가지 않는구나 싶었는데, 그 후에 족벌언론의 보도, 국민의힘의 반박, 윤석열 지지자들의 댓글들을 계속 보게 되면서 이제는 도무지 뭐가 뭔지 헷갈릴 지경이다. 즉 바이든이 노골적으로 못본 척하고 외면하는 속에서도 계속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결국 ‘48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윤석열의 끈질긴 노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수모를 당하고서도 뒤 돌아서서 호쾌하게 농담을 하며 대담한 배짱을 과시한 용기와 자세를 보자는 것이다. 이어서 “이 새끼들”이 ‘.. 2022. 9. 28.
[박노자] 통일 희망의 종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최근 접한 소식입니다. 북한이 이제 까지 공식적으로 제정해 통과, 발표시켰다는 소식이지요. 이 법은 "위협"이 될 경우 비핵 국가에 대한 사실상의 선제 공격까지 허용하는 등 핵 사용의 범위를 상당히 넓게 설정합니다. 국내외에 공포된 이런 법의 존재로 봐서는, 북한 지도자들에게는 이제 "비핵화"의 의향이라고 없습니다. 추호도 없습니다. 아마도 4-5년전 트럼프와의 협상은 그야말로 "마지막의 기회"이었는데, 그 협상은 미국 안보주의적 보수의 반대로 결렬.. 2022. 9. 18.
세상읽기 – 김건희/영국여왕/칠레/아프간/우크라 전지윤 ● 김건희 씨의 논문 표절이 가능했고 덮어지는 배경 최근 김건희 씨의 논문 표절과 그것을 덮어버리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분노하며 국민대 교수와 학생 등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는데, 사실 이 문제는 단지 국민대 구성원들이 비겁하고 양심이 없다는 시각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점이 많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지의 배경과 구조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드라마 감독판의 장점도 그것을 보여주는 것에 있었다. 쿠팡이 멋대로 편집한 는 단지 거짓말을 잘하는 허영에 가득 찬 여성의 이야기로 읽히는 점이 있다면, 감독판은 학벌주의 사회가 가하는 압력과 경력 조작을 가능하게 하는 학문, 정치, 경제 영역으로 연결된 카르텔의 존재를 보여 준다. 학문적 탐구의 내용과 질이 아니라 학벌, 학연, 인맥, 로비를 통.. 2022. 9. 15.
고르바초프가 소련을 구할 수 있었는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가 공산당의 총서기가 됐을 때에는 저는 13살이었습니다. 이미 정치 의식이 형성돼 가는 나이인데, 그 당시를 충분히 기억합니다. 그가 총서기로 임명되고 나서 머지 않아 "제2의 수도"인 레닌그라드를 찾아 왔는데, 저는 적지 않게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는 길거리 사람들, 노동자들과 준비된 연설문도 없이, 즉석에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죠. 이미 의례화되고 "즉석 발언"이라고 없는 공산당 최고급 간부들의 "스타일"과 사뭇 다른 태도임으로, 뭔가가 기대.. 2022. 9. 6.
세상읽기 – 김순호/이준석/정경심/임금격차/안나 전지윤 ● 경찰 프락치였다는 김순호가 윤석열 정권에 필요한 이유 윤석열 정권이 취임 초기부터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것이 바로 검찰을 중심으로 경찰, 국정원 등의 국가억압폭력기구들을 수직계열화하면서 ‘공안, 사정 정국’을 위한 전진기지로 재구성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추진된 것이 바로 경찰국 신설이고, 그 경찰국의 수장으로 등장한 것이 김순호이다. 그리고, 30년간 ‘공안정보 경찰’로서 잔뼈가 굵은 김순호가 사실은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다가 변절해서 경찰 프락치 노릇을 하며 동료들을 팔아넘기고 출세의 수단으로 삼았던 것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증거와 증언들로 볼 때 이것은 거의 확실한 사실로 보인다. 처음에 김순호는 군부독재 정권이 진행하던 ‘강제징집, 녹화사업’의 피해자였다. 독재정권.. 2022. 8. 26.